몬테네그로 출국 검문소를 떠나기가 무섭게 바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입국 검문소를 만났다. 몬테네그로의 그것에 비하면 훨씬 크고 아름다 새 것처럼 보이는 시설이었다. 보아하니 그간 우리를 (한참 전에) 앞질렀던 몇 대의 차와 오토바이들이 모조리 여기에 멈춰서서 입국 수속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벌써 한참 기다린 듯한 비주얼이었다. 아마도 우리 앞 쪽의 커다란 버스가 이 정체를 일으킨 범인인 듯 했다(저 버스 45인승인가) 여러 승객들의 여권을 일일이 확인하느라 시간이 걸리나 보다... 천천히 오기를 잘 했네... 이럴거면 창구 하나를 더 열지... 일요일이라 직원이 모자라나... 그러고 있는데 그 와중에 우리 뒤로 세운 밴의 운전사 하나가 여권을 잔뜩 들고 검문소로 가서 뭐라뭐라 하니까 그 밴 먼저 수속을 밟아주는 바람에 (그러려니 하는 우리와 달리) 앞 차 운전자는 항의도 하고 그랬다. 잘한다. 화이팅. 우리 몫까지 항의해라, 속으로 열심히 응원했지만 딱히 먹히지는 않았... 


날도 더운데 40분을 기다려서야 겨우 우리 차례가 돌아왔다. 조금 전 몬테네그로를 출국할 때와 마찬가지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입국 역시 여권과 차량 등록증, 허가증, 그린카드를 제출, 확인 받는 것으로 끝. 기다림이 길었던 만큼 후다닥 서류 챙겨 서둘러 다음 바(bar) 아래를 빠져 나가려는데 그 자리에 서 있던 아저씨가 막아선다. 트렁크를 열어 보라고. 별 거 다하네. 대충 보는 둥 마는 둥 하더니 통과. 오늘도 국경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긴 했지만 그래도 벌써 발칸 반도의 세번째 나라에 입국했다 와하하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 대해 정리를 잘 해둔 분이 계셔서

http://lifephobia.tistory.com/114




지나는 차들이 거의 없어(물론 모스타르 거의 다 와서 두브로브닉과 연결되는 도로를 만나고부터는 소통량이 좀 많아졌지만) 더 인상 깊은 드라이빙이 되었던 것 같다. 한참을 달려 모스타르 도착. 

<출처 http://wwwext.comune.fi.it/mostar/en/maps/pop2.html. 참고로 우리 숙소는 7번 바로 못 미쳐 있었다>


Little Rock Apartments


@ 예약 : 부킹닷컴

@ 방 : 원 베드룸 아파트먼트 with 발코니

@ 가격 : 27.5유로+도시세 1인당 1유로씩 추가= 29.5유로 지불(그러나 여권 보자는 이야기는 안 하더라). 

@ 장점

- 조용하다

- 싸고 예쁘고 깨끗하다. 관리가 잘 되고 있는 느낌. 역시 여성이 맡아 운영해야 하나보다. 

올드타운까지 도보로 약 10분 거리

- 인터넷 속도 좋다

- 저렴한 가격의 미니바 보유

@ 단점

- 딱히 없다. 발코니에서 뷰가 안 나온다는 정도?

@ 기타 

- 투숙 며칠 전 숙소측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자신이 동네 다른 곳에 살고 있으니 도착 전에 문자로 연락 달라는 거였다. 로밍폰 문자가 잘 들어갈지 좀 걱정이 되어서 일단 한 시까지 가겠다고 그 때 보자고 이메일을 보내놓고 소요 시간 계산해서 출발했는데... 국경에서 40분 정도 예상치 못하게 기다리는 바람에 1시 30분이나 되어야 도착할 것 같은 거다. 차 속에서 나 1시 30분에 도착할 것 같다고 문자를 두 번 보내긴 했는데... 잘 들어갔는지 모르겠다. 하여튼 지도를 살펴 보면서 모스타르 시내로 쭈욱 들어가는데... 응? 정녕 진입로가 이 골목이 맞단 말인가? 급정거. 아무래도 누군가에게 물어봐야겠다 싶어 차에서 내리는데 마침 한 아저씨가 내게 다가온다. 그러더니 먼저 내게 "리틀락 아파트먼트?" 하시네 ㅋㅋㅋ 어찌 아셨지. 혹 오래 기다리신건 아니냐 물으니 아니라고 하시던데, 영어가 서로 짧아서 ㅎ (몇 분 후 나타나 아파트 설명해주신 부인분이 영어를 잘하셨다)

- 참고로 부킹닷컴 상의 지도 위치는 거의 맞다. 진입 골목이 놀랄만큼 좁을 뿐. 아저씨가 반대 방향에서 나오는 차 직접 막아가며 우리 차를 숙소 주차장까지 안내해 주셨다. 참고로 숙소는 주변에 비하면 매우 신축/고급이며, 좁은 골목길과 어울리지 않는, 철문이 열려야만 진입이 가능한 진짜 secure parking lot을 가진 건물 안에 있다.     

- 내일 몇 시에 떠날 예정이니, 그 시간에 키 가지러 올께, 해서 약속 시간을 잡고 아저씨네 가족과 헤어졌다

- 다음날 아줌마는 어제 본 아들내미 데리고 약속 시간에 칼같이 맞춰 오셨다. 너무 잘 쉬다 간다 인사했더니 그럼 부킹닷컴 후기 잘 좀 남겨달라 하시더라

- 체크인을 위해 숙소로 들어갈 때(살짝 오르막)는 괜찮았는데 체크아웃하고 숙소를 나올 때는 바닥 긁히는 소리가 ㅋㅋㅋ 참고로 진출입도 (구글맵과는 달리) 한 방향(시내쪽)으로만 가능하다. 김원장 왈, 이 집 이후 이제 어떤 숙소 주차 상황도 두렵지 않다고. 

- 더블 베드 하나 놓여 있는 방 외에 거실에 싱글 베드가 두 개 더 있어서 4인까지 투숙 가능

- 우리가 발견한 가장 가까운 수퍼마켓은 (비록 작지만) 숙소 골목 내려와서 만나는 큰 다리 건너 끝 부분 오른편에 있다. 고 맞은편에는 빵집도 있다.






그리고 모스타르 구경

카즈베기와 마찬가지로 똑같은 사진을 계속 찍게 되는 이 마을의 매력







(똑같은 사진처럼 보이겠지만 아랫사진은 서로 좋아 죽는 염장질 커플을 찍은 겁니다)


한 바퀴 돌아보고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 트립어드바이저에서 

1등한 집은(http://www.tripadvisor.com/Restaurant_Review-g295388-d4422166-Reviews-National_Restaurant_Cevabdzinica_Tima_Irma-Mostar_Herzegovina_Neretva_Canton.html김원장이 분위기가 싫데서,

2등한 집은 내가 메뉴가 마음에 안 들어서,

4등한 집은(http://www.tripadvisor.com/Restaurant_Review-g295388-d1101001-Reviews-Sadrvan-Mostar_Herzegovina_Neretva_Canton.html) 좁은 2인석으로만 안내해줘서, 게다가 그 중 한 자리는 한국인 패키지팀 바로 옆 자리라서(역시 우리의 동포들은 남을 욕하는 중이었다)

3등한 집(http://www.tripadvisor.com/Restaurant_Review-g295388-d895834-Reviews-Hindin_Han-Mostar_Herzegovina_Neretva_Canton.html)으로 갔다. 예전의 여행이 론리플래닛과 방명록으로 진행되었다면, 요즘 여행은 트립어드바이저와 부킹닷컴으로 채워지는 듯.



보스니아에 왔으니 나는야 '체바피(cevapi)'를 먹어봐야지. 김원장은 간만에 생선요리, 송어 구이를 시키고. 

참고로 보스니아는 마르카, 라는 화폐 단위를 사용하지만, 모스타르에서는 어딜가나 유로도 받았다(대략 1유로=2마르카)

저녁 식사의 경우 26마르카가 나왔는데 무척 친절한 아저씨를 위해 팁까지 15유로 지불. 

참, 내 입맛엔 심심한 송어보다 고기 승(다 먹었다). 빵도 맛있었다 


식후 산책 한 바퀴






내려갈 때 봐뒀네. 올라올 때 먹을 아이스크림

(똑같은 아이스크림을 몬테네그로 부드바에서는 1유로에, 보스니아 모스타르에서는 1마르카=0.5유로에 판다. 심지어 모스타르가 더 맛있어!)



@ 아까 4등 식당에서 본 그 패키지 팀원인지 아닌지 모르겠는데, 만취한 한국인 아저씨가 부인분의 부축에 힘입어 비틀비틀 다리를 건넜다. 고성은 옵션. 주변 사람들이 힐끗힐끗 쳐다 보는데 내가 다 스미마셍스럽더라. 모스타르가 겪어온 역사적 사실에 속이 너무 많이 상하셨던 모양.

@ 한 기념품 가게 전면 유리창에 붙은 (전)유고슬라비아의 몰락 지도를 정신 없이 보고 있는데, 우리 목소리가 컸는지 갑자기 뒤에서 이런 말이 들려왔다. "한국분이세요?" 얼른 뒤를 돌아보니 중년의 아저씨와 20대로 보이는 따님, 다시 말해 부녀지간. 듣자하니 따님이 두 달간 유럽 여행을 하는 중에 아버님께서 한국에서 날아와 크로아티아부터 2주간 도킹하신 거라고. 아버님의 도착 후에는 차를 빌려 함께 여행 중이시라고 했다. 이야기만 들어도 참 좋아 보였다. 울 아빠도 여행 무척 좋아하시는데... 얼른 건강 되찾으셔서 나와 함께 에펠탑 구경을 하는 날이 언제나 오려나. 이야기가 잠깐 샜으나, 하여간 모스타르에 오니 그간 못 만난 동포들을 꽤 볼 수 있었다(아마도 from 두브로브닉?). 


앞으로는 반짝반짝 빛나라 모스타르

'2015(코발발·중미) > 발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스니아] Sarajevo to border  (0) 2015.06.12
[보스니아] Mostar to Sarajevo  (0) 2015.06.12
[몬테네그로] Kotor to border  (0) 2015.06.10
[몬테네그로] Budva & Kotor  (0) 2015.06.10
[몬테네그로] Ulcinj  (0) 2015.06.09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