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과제]


1. 주유하기

2. 스베티스테판 사진 찍기

3. 부드바 구경할 때 주차 잘하기

4. 점심 식사용 식당 찾기

5. 숙소 잘 찾기


김원장이 운전만 괜찮다고 하면 울치니-스베티스테판-부드바-체티니예-국립 공원 로브첸 산을 넘어-코토르 루트였으나, 

그런 바람직한 일은 절대 안 벌어져서 그냥 울치니-스베티스테판-부드바-코토르, 심플한 루트로 결정. 동선은 대략 아래와 같다. 



울치니에서 출발. 안 그래도 울치니를 우리끼리는 (한국의) 울진이라고 불렀는데, 아드리아해를 끼고 달리는 길도 그 옛날 7번 국도와 닮은 구석이 있으 ㅎㅎ (물론 실상은 울진/7번국도보다 크로아티아의 그것을 많이 닮았다) 

지나치는 작은 마을마다 sobe room zimmer camera apartmani...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이 또한 크로아티아 해안선 따라 여행할 때와 같다.

적당한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었다. 알바니아에서 벤진, 이라는 글자를 배워왔으나 몬테네그로 오니 헛것. 여긴 유로 어쩌구라 쓴다. 

만땅 주유가 끝나니 아저씨가 흐발라, 한다. 그것도 크로아티아 말하고 똑같네?

미국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 달리던 때 생각도 나고... 바닷길은 바닷길만의 매력이 있는 듯 하다


스베티 스테판(Sveti Stefan) 사진 찍기 성공. 지금은 '아만' 그룹이 리조트 운영 중이라고 했던가. 욜라 비쌈 ㅋㅋㅋ 참고로 윔블던 챔피언 조코비치가 결혼식을 올리기도 한 곳. 죽기 전에 아만 계열에서 자보는 날이 오긴 올라나. 

우리 옆에서 미친듯이 사진 찍던 중국인 가족이 있었는데 나보고 가족 사진 찍어 달래서 이얼싼 하니까 되게 좋아하더라. 여기쯤 오니까 동양인을 만나는군. 



사진만 달랑 찍고 예전 유고슬라비아 시절 최고의 해안 휴양지중 하나였던 부드바 입성. 유명한 곳이니만큼 주차 지옥이라는 소문이 있어(견인차도 제까닥 출동한다고) 미리 유료 주차장 위치를 대충이라도 챙겨 갔다. 다행히 올드 타운과 가장 가까운 주차장에 무사 주차 성공(우리가 세운 곳은 1시간에 1.5유로던가. 올드 타운과 멀어질수록 주차비가 저렴해진다는 말이 있던데 ㅎ).  



  • 부드바 올드타운 구경 한 바퀴

  • 올드 타운이 이쁘긴 한데, 생각보다 규모가 작고(물론 올드 타운을 제외하면 부드바 마을 자체는 큰 축에 속한다. 고층 건물들도 막 있고), 지진 후 재건했다는 소리를 들어서 선입견이 생겼나, 여긴 그냥 예쁘게 꾸며놓은 관광지구나, 그런 생각만 들었다. 시타델로 올라가는 입구에는 어린 집시 엄마가 아이에게 젖을 물리며 구걸을 하고 있었다. 중국집이 두 어개 있던데 배가 안 고파서 일단 후퇴했는데, 나중에 평보니까 별로라고.
  • 젤라또를 팔길래 이탈리아의 그것을 기대하고 먹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어쩌면 나는 맛이 아니라 추억을 찾고 있을지도. 
그리고 한때 몬테네그로의 수도였던 체티니예(Cetinje)와 몬테네그로라는 국명을 만드는데 일조한 로브첸 산(Mt. Lovcen)을 과감히 제끼고 

계속 내달려 코토르 도착. 이젠 배가 슬슬 고파온다고 해서 숙소로 들어가기 전에 밥부터 먹기로. 
코토르 성 해자 옆 유료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식당으로 고고씽
  • (성벽에 날개 달린 사자가 보인다. 베네치아와 관계 있다는 소리렷다)

오늘 점심은 Mesara Tanjga 라는 집에서(https://ko.foursquare.com/v/mesara-tanjga/50313146e4b0b6665389a382)

제대로 된 레스토랑이라기 보다는 우리네로 치면 정육식당 같은 곳이다. 영어 메뉴판은 없어서 우짜쓰까 하고 있는데 영어하는 아저씨가 나타나서 진열대 확인해 보고 먹고 싶은 것 고르면 된다고 알려 주신다. 한쪽 진열장엔 엄청난 고기들, 다른쪽 진열장엔 샐러드용 야채가 한가득이다. 아저씨가 각 고기가 뭔지(닭/돼지/송아지/양/소 이런저런 부위등등) 불러 주길래, 이따만한 티본 한 덩어리(메뉴판 짜맞추기를 하자면 킬로당 12유로에 판매하는 듯)하고 매우 먹음직스러워 보이던 큼지막한 꼬치 두 개 주문. 아저씨가 거기에 야채 좀 굽고 샐러드랑 같이 한 접시에 줄까? 뭐 그러는 것 같길래 콜. 



가성비가 뛰어나다 본 집이라 아저씨가 권하는 대로 그냥 먹어도 괜찮겠지 싶었는데... 접시에 나온 음식을 보고 순간 헉. 이렇게나 가득 나왔는데 나중에 옴팡 뒤집어 쓰는...?? 

그러나 돈 걱정 잊을만큼 맛이 좋았다. 일단 먹고 보자. 뭐 하나 딱히 떨어지는게 없이 다 맛있네. 심지어 얼마전 코카서스 조지아 트빌리시 고급 레스토랑에서 먹은 스테이크보다 여기 고기가 더 맛있어 ㅋㅋㅋ 더욱 더 훌륭한 것은 음료까지 다 합쳐서 18유로래. 엉엉 나 여기 또 오고 싶다. 


포만감에 겨워하며 숙소로.


Apartments Nancy


@ 예약 : 부킹닷컴

@ 방 : 스튜디오

@ 가격 : 45유로+도시세 1인당 1유로씩 추가=47유로 지불. 

@ 장점

- 조용하다(김원장 좋아라했다)

- 친절한 낸시 아줌마(본명은 아닐 것 같은데)는 바로 윗층에 살고 있다

- 예쁘고 깨끗하다. 관리가 잘 되고 있는 느낌

- 세탁기도 있다 

- 올드타운까지 도보로 약 10분 거리. 오가는 길에 제법 큰 수퍼마켓(건물내 입점)도 있다

@ 단점

인터넷 속도가 그닥이었다

- 세탁기가 있으나 처음 보는 스타일. 좀 헤맸다. 온수기도 밤에 내가 나도 모르게 끄고 잔건가, 모닝 샤워에 뜨거운 물 안 나왔...

@ 기타 

- 부킹닷컴 상의 지도 위치 맞다. 동네 골목은 좁다. 찾기는 잘 찾았는데 진출입은 살짝 부담스러운 골목이랄까. 

주차는 아줌마 만나기 전에 동네 주민의 도움을 받아 건물 아래쪽 코딱지만한 공터에 했는데 체크인 하면서 아줌마가 다시 내려와 확인해 보고는 완벽하다 해줬다.   


- 숙소에 도착해서 1층 문앞에 가보니 전화번호만 쓰여 있는거라. 전화를 시도해 보았는데 내가 로밍폰으로 현지에서 전화를 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잘 안 되더라. 혹시나 하고 2층에 올라가 띵똥 누르니 아줌마가 나타났다. 본인이 낸시라고. 

- 체크인을 위해 여권이 필요했다. 여권을 가지고 올라간 아줌마가 좀 있다가 투숙 카드(?) 같은 것과 직접 만든 크랜베리 주스를 가져다 주셨다(방 소개가 끝난 뒤 바로 물어보시더라. 얼음 물 줄까, 맥주를 마실래, 아니면 크랜베리 주스를 줄까... 맥주에 일순 흔들렸으나 크랜베리! 외쳤다). 올드타운 지도도 챙겨 주시고 성벽 소개도 해주시고... 다소 깐깐해 보이는 얼굴이었지만 이상적인 숙소 주인이었다. 



아주머니가 직접 만드신 크랜베리 주스를 가지고 오셨을 때, 마침 김원장은 샤워 중이었다. 아줌마가 그랬다. 한 잔은 너 먹고 다른 한 잔은 친구 샤워 다 하고 나오면 줘. 어떻게 아셨을까. 우리가 친구처럼 지낸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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