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동그리님께서 만들어 주신 (감동의 포스팅 http://blog.naver.com/catalunya/220211548158) 바쿠 도보 여행 코스를 밟아보는 날이다.

불바르 공원을 따라, 카스피해를 따라, 나는 걷는다.



(바쿠의 기후가 어떠한지 대충 분위기 파악이 되는 아이들. 김원장은 여기 와서 코가 헐기 시작했다) 



얼마간 걷다보니 바쿠 올드 시티 처녀의 성 발견. 워낙은 동그리님께서 알려주신 순서대로 여기 이체리쉐히르(올드 시티)부터 보려고 했는데, 바닷가 길로 걸어오다보니 정작 올드 시티쪽으로 건너가는 길이 보이질 않는다(모스크바에 비해 봐도 바쿠는 보행자 친화적인 도시가 아니다. 횡단보도는 없거나 만들다 만 모습. 물론 지하도+에스컬레이터 조합은 잘 만들어 뒀드라만. 이 동네 도로 또한 일방 통행이 많다)


바로 전략을 수정한다. 동그리님 정보에 의하면 카펫 박물관 근처에는 지하도가 있다고 했으니, 현충원 먼저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올드 시티를 들르기로. 조삼모사 아니겠는가.


(무소의 뿔처럼)


(포시즌 호텔 앞. 버스를 찍은거다 ㅋ)


(카펫 박물관. 김원장에게 들어갈래? 하니까 카펫은 이란과 터키에서 많이 봤다 답한다. 너 잘났다)


엇, 맞은편에 동그리님 말씀하신 푸니쿨라 탑승장(과 영부인 소유 고급 식당까지) 발견! 지하도로 얼른 건너가 보자. 


(많이 신났던 모양이다)


(현 대통령인 일함 알리예프가 어쩌구저쩌구 공치사가 쓰여져 있고... 저 위 푸니쿨라가 정체를 드러낸다. 

김원장 옆 문짝을 자세히 보면,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점심 시간에는 운행을 안 하며 아범아 월요일은 쉰덴다 같다)


(무료 탑승. 공짜다 보니 국 텔루라이드 곤돌라 http://blog.daum.net/worldtravel/13690282 생각이 났다)


정확한 운행 간격을 모르겠다. 승강장에서 얼마 기다리지 않고 바로 탑승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푸니쿨라에 앉아서 한 30분 기다렸나?

하여간 꽤나 오래 기다렸다. 내려올땐 또 어찌 되려나 걱정될 때쯤 출발했다. 


도착!

(동그리님 지도에 의하면 '국회의사당'이 정면에 보이고)


우선 터키식 모스크부터 


그리고 현충원 본분에 맞게 아르메니아와의 전쟁에서 전사한 분들의 묘역을 지나...

(1992년. 비슷비슷한 날짜에 앞서거니 뒷서거니 돌아가신 분들의 묘는 언제 어디서 봐도 마음이 아프다. 나와 동갑도, 김원장과 동갑도 있다)


(참고로 비석마다 oglu 라고 적혀 있어서 대체 무슨 뜻일까 했다. 아마 여기도 파키스탄처럼 홍길동"의 아들" 홍석천, 그렇게 부르는 듯)  


(김원장 뒤로 바쿠 랜드마크 중 하나인 플레임 타워가 보인다)


영원의 불 (이걸 보니 조로아스터교가 생각났다) 그리고 그곳에서 바라본 바쿠 



현충원을 한 바퀴 천천히 돌아보고 난 뒤 푸니쿨라로 승강장으로 돌아왔더니 아니나 다를까 수십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푸니쿨라를 기다리고 있었다. 올라올 때의 경우를 떠올리자니 족히 1시간 이상 기다려야만 탑승이 가능할 것 같았다. 기다려서 타고 가느냐, 그냥 걸어서 내려가느냐 잠시 고민하는데, 여기서도 수많은 젊은이들이 우리를 보고 일본인이네 중국인이네 해가면서 인사를 걸어오고 여기저기서 나를 몰래 도촬하기도 한다. 쯧쯧 나 이쁜 건 알아가지고 ㅋㅋㅋ 결국 내가 한 여학생팀이 나를 찍는 걸 모르는 척 하고 있다가 하나 둘 셋, 급 확 돌아서서 프레임 안에 제대로 포즈 잡고 들어가주니까 애들이 열광한다 ㅋㅋㅋ 귀여운 것들. 원래 뭐든지 처음이 어려운 법. 내가 다가서니 애들도 미친 듯 다가선다. 결국 이 딸뻘 애들하고 한 번 이상씩 다 찍어주고(이것들이 얼굴 뒤로 빼지 말라니까), 

이를 보고 몰려온 남자애들 또한 김원장하고 한 장씩 찍고

끝내는 


이 사람들 모두가 몰려와서... 우리와 단체 사진을 엄청 찍었다 ㅠㅠ 심지어 비디오 촬영까지 해갔다. 나 바쿠에 얼굴 좀 팔린 것 같음 ㅋㅋㅋ


정신 없는 포토 타임을 거치고 나니 더 이상 그 자리에서 버티기가 진짜 쪽팔렸다. 안 되겠다. 이 자리를 피해 그냥 걸어 내려가자! 로커스 지도를 켜고 대충 방향 잡아 내려갔다. 다행히 보일 듯 말 듯 계단이 쭉 이어져서 잘 내려올 수 있었다. 


이제 아까 못 갔던 올드 시티로 가보자! 포시즌 호텔 옆 구멍을 통해 올드 시티로 진입했다. 






(윗 사진을 찍고 있는 김원장과 빨래를 함께 찍고) 


아마도 이 글자가 이체리쉐히르


올드 시티는 그냥 저냥이었다. 로마나 프라하에 비할쏘냐. 이 쪽 국가들과 비교하자면... 이란이나 예멘 분위기만 할까.

동그리님께서 알려주신 카라반 사라이는 입구 앞에 레스토랑 직원들이 진치고 있는 바람에 부담스러워 들어가질 않았다. 


올드 시티 구경 끝


(빵가게 총각과의 불륜 현장. 여보 저는 순전히 빵이 좋았을 뿐이에요...)


숙소에서 수영하고 놀다가 저녁으로는 중식을 먹자고 했다. 숙소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장성 반점으로 얄라얄라.


주문은 영어와 중국어 혼재로 ㅋㅋㅋ


(이 집은 마파두부와 마라두부를 따로 팔길래 마라두부로 주문. 아제르에서 매운 두부를 먹다니 로맨틱)

(내가 마라두부랑 비벼 먹을 요량으로 맨밥 시킨다니 김원장 왈 맨밥에서 혹 냄새 나면 어떡하냐며 대신 주문한 지단 차오판. 성공적)

(내가 탕수육 시키겠다니까 김원장 왈 아제르바이잔에선 돼지고기 퀄리티가 보장이 안 된다며 대신 닭 추천. 따봉 성공적)

결론 : 김원장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여보, 빵 청년 건은 용서해 주세요)


식후 산책은 다시 불바르 공원. 우리로서는 바쿠 여행의 시작이자 끝이 되어준 곳. 

(얘네의 아우성이 호텔까지 들리는 듯)


친구네 케밥집에 가서 돈두르마를 먹었다. 터키의 그것을 기대했으나 아쉽게도 흔하디 흔한 소프트 아이스크림이었다.


불의 나라 바람의 도시 그리고 본분을 잊지 않은 플레임 타워



(이름 그대로 불꽃쇼를 좀 하는가 싶더니 어느새 유러피안 게임 선전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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