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숙소에서 공항까지


여전히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오전 6시쯤 숙소를 나섰다. 담배는 워낙들 피지만 내가 걸어 다녔던 길거리에 담배 꽁초 외 쓰레기는 거의 못 본 것 같다. 말 그대로 불금을 보냈는지 밤새 논 것만 같은 사람들을 몇 지났다.

불과 열흘 남짓 전에 러시아에서는 전승 70주년 기념 행사로 시끄러웠다. 여기저기서 아직 끝나지 않은 기념 흔적들을 엿볼 수 있었는데, 이 색연필 모양의 조형물들도 그 중 하나. 안에 어린아이들이 전승 70주년을 맞아 그린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틀 전 시내 들어올 때의 코스를 그대로 되밟아 초록색 메트로 Tverskaya 역에서 Belorusskaya 역으로 두 정거장 이동.



메트로 출구로 나와 바로 옆 아에로 익스프레스 건물로 검색대 통과하여 진입.

자판기들이 안 먹혀서 그냥 매표소 줄 서서 편도 표 2장 구입(450X2=900루블).

참고로 티켓은 공항 -> 시내 이동시 공항에서 찍고 들어왔으나, 시내 -> 공항 이동시에는 그냥 탑승하고 공항에서 찍고 나가는 시스템이더라.


아에로 익스프레스 벨라루스까야 역에 우리를 태우고 갈 빨간 아에로 익스프레스가 들어오고 있다. 


35분을 달려 다시 셰레메티예보 공항(http://www.svo.aero/en/)에 도착했다. 참고로 공항은 대략 아래와 같은 모양(별표는 라운지 위치)으로 



바쿠행 비행기는 터미널 F 에서 탑승해야 했기 때문에 아에로 익스프레스 하차 이후 공항내 표지판을 따라 7분인가를 더 걸어야 했는데 

아에로 익스프레스 개찰구 통과하고 간이 검색대 한 번, 그리고 공항 내를 걷다가 터미널 E 입구에서인가 한 번 더 짐을 통과시킨 후

터미널 F 로 갔는데, 어라, 여기 아에로플로트 체크인 데스크가 없다??? 

알고 보니 터미널 F 진입하자마자 보이던 세관 뒤에 데스크들이 숨어 있더라. 그래서 다시 세관 검색대에서 짐을 또 통과시키고 겨우 체크인.


모스크바(SVO)-바쿠 하이데르

출발 10:15 (05/23, 토) 모스크바(SVO)예약상황 OK

좌석등급 일반석

유효기간 180일
비행시간03시간 05분항공사로고 러시아항공 [SU1854편] 
항공사예약번호 : 
도착 15:20 (05/23, 토) 바쿠 하이데르
총 소요시간
3시간 5분 (비행 시간 : 3시간 5분, 대기시간 : 0시간 0분)

대한항공과 달리 여기서는 데스크 창구마다 행선지가 지정되어 있는게 신기했고, 애들이 일을 어떻게 하는건지 영 속도가 안 나서 김원장 짜증 지수 +1, 체크인 후 출국 심사를 하려고 줄을 섰는데 뒤에 선 남자 둘이 엄청 수다를 떠는 바람에 김원장 짜증 지수 +2, 그 와중에 탑승에 지각한 4명이 공항 직원의 지시로 하필 우리 줄 맨 앞으로 끼어들게 되는 바람에 김짜수 +3, 출국 심사 후에도 또 줄을 세우길래 뭔일인가 했는데 어라, 미공항에서 보던 전신 스캐너가. 핸드 캐리 짐은 짐대로 우리는 우리대로 또 한 번 양 손 들고. 김짜수 +4


폭발 직전 김원장을 데려다가 얼른 라운지에 풀어 넣음. 터미널 F 에는 PP 라운지가 앰버와 클래식, 두 개인데(http://www.prioritypass.com/) 둘 중 클래식이 낫다는 후기가 있어 클래식으로 고고씽, 각자의 PP카드로 입장. 

아침을 안 먹고 나왔기 때문에 처음부터 여기서 아침을 해결할 계획이었음 ㅋ


쌀과 계란이 들어간 파이라고 했는데 맛이 이상하지 않았다. 괜찮았다

분명 아침만 해결할 생각이었는데 어느새 내 앞엔 해장 술이...

김짜수 다시 거의 제로로 올려 놓은 뒤 보딩.


이 자리를 빌어 러시아 모스크바 여행에 도움을 주신

으너기님(http://y21c486.blog.me/)

대륙엠님(http://blog.naver.com/dairyukem/)께 

감사 인사 올립니다. 


@ 비행 


3-3 배열의 작은 비행기였는데 개인 모니터는 고사하고 정 안 되면 객실 앞에 대표 모니터 하나라도 좀 놓아줄 것이지. 뿐이랴, 내릴 때까지 의자 젖히는 법을 도무지 알 수 없었으니 ㅋ 

뱅기는 정시에 출발했고, 언냐들은 우리에게 러시아어로 계속 말을 했으며, 커피와 차에 밀크를 넣어달라고 했는데 차에만 넣어주지를 않나, 설탕을 달라고 했는데 왜 레몬을... 하여간 닭고기와 소고기(이것만 겨우 영어) 하나씩 선택한 기내식은 간이 덜 된 듯 했지만 그래서 먹는데는 오히려 별 부담이 없었다. 승객 대부분이 아제르바이잔인인지 술 마시는 사람이 없었고 유난히 가족 여행객이 많았다. 창가에 앉은 김원장 말로는 마치 국내선 마냥 계속해서 낮게 날았다고. 

뜰 때는 뒷편 아기가 미친 듯이 울어대서 뒷쪽 승객들이 불쌍했는데 내릴 때는 우리 바로 앞 줄 아기가 이 새끼가 혹 진짜 미친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울어대는 바람에 주변 승객들이 약 30분간 무척 괴로워했다. 그러니 김원장은 오죽했으랴...




모스크바에서 바쿠까지 비행시간은 2시간 50분이라고 했고, 바쿠 시각으로 오후 3시 5분(모스크바와 두시간 차이), 비행기가 무사히 착륙하자 전 승객이 박수를 치는 광경은 여전했다. 우리도 같이 박수!


@ 입국심사


바쿠 공항은 모스크바의 그것보다 훨씬 좋았다. 지은지 얼마 안 된 듯. 

외국인 줄에 선 뒤 출력해 간 아제르바이잔 e-비자 (http://blog.daum.net/worldtravel/13690376)와 여권을 내미니 높이도 붙어있던 카메라를 보라더라. 비자 종이에 도장 쿵 찍어주고 끝. 비자 받는 데 용 쓴 거에 비하면 입국 심사는 허무할 정도.




아제르바이잔 화폐 마낫 환전은 동그리님께 미리 여쭤본 결과, 공항과 시내가 별 차이가 안 난다고 하셔서 그냥 몸 편히 공항내 ATM에서 200마낫 인출. 공항에서 시내까지 들어가는 버스비는 0.3마낫/인이라는데 ATM은 자랑스레 100마낫 짜리 지폐 두 장을 뱉는다. 어쩔 수 없이 옆 환전소로 가서 미인계를 이용, 잔돈으로 바꾸는데 성공.


참고로 동그리님께 여쭤본 시점이 지난 2월인데, 그 때만 해도 1달러당 0.78마낫의 고정 환율이었더랬다. 

그러나 최근 범세계적 유가 하락 때문에 (아시다시피 아제르바이잔의 효자 수출 품목은 석유) 결국 견디지 못하고 2월 21일, 1달러당 1.05마낫으로 약 1/3 평가 절하를 해버렸다. 우리로서는 3개월 전과 비교했을 때 물가가 그만큼 저렴해진 셈. 와하하하하하하. 지금은 1마낫이 약 1000원꼴로 계산하기 편하다 (참고로 한때는 1900원까지 갔던 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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