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록키도 지겹다 벗어났겠다, 하와이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기까지는 겨우(?) 3박이 남았을 뿐. 운전을 최대한 안 하는 방향으로 일정을 꾸렸을 때 우리 선택지에 남아있는/남을 수 밖에 없는 도시는 결국 '콜로라도 스프링스'와 '덴버' 두 곳 뿐이었다. 그래도 콜로라도주 최대의 도시 덴버보다는 제 2의 도시인 콜로라도 스프링스가 우리 취향에는 코딱지만큼이라도 낫겠지 싶어(얘네는 제 1도시와 제 2도시가 왜 이리 가깝게 붙어있는지 원) 콜로라도 스프링스 2박+덴버 공항 앞에서 1박의 조합으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  


물론 기왕 이렇게 된 것, 하와이로 (혹은 한국으로) 일찍 가면 어떨까, 하는 안도 나왔지만... 사실 우리에겐 지상 낙원이라는 하와이조차 그다지 끌리는 목적지는 아니었기 때문에(어디까지나 개취) 하와이 가선 (혹은 한국 들어가선) 또 뭐하누? 하는 셀프 질문에 막혀 그냥 깨갱. 게다가 이번이 우리 인생에 있어 마지막(?) 미국 방문일 수도 있으니 그냥 남아있는 3일, 미본토에서 어떻게든 개겨 보는 쪽으로 -_-;  


<이만한 대도시는 간만인 듯 싶다>


<대도시답게 어제에 이어 또 사고 현장 목격. 다행히 아주 큰 사고는 아닌 듯>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의 첫번째 방문지는 Air Force Academy (미국 공군 사관 학교)



  홈페이지 방문자용 정보 http://www.usafa.af.mil/information/visitors/index.asp


일반 방문객은 상기 사진상 보이는 북쪽 입구를 통해서 입장해야 하는데, 정복을 갖춰입은 새끈한 오빠야가 검문한다. ID (우리는 여권) 보여달라고 해서 보여줬더니 김원장을 테러리스트로 의심 기어를 중립으로 놓고 핸드 브레이크는 올리고 차 트렁크를 열어 달라고 하더라(물론 여기는 숙소가 아니니 한 번에 못 알아 들었다 ㅋㅋㅋ). 트렁크 대충 보더니 통과. 가방 속을 봤다면 폭탄 맞은게 맞긴 한데


교내를 쭈욱 달려 비지터 센터 도착 


딱히 갈 데가 없어서 여길 찾아온 나와는 달리, 역시 김원장은 남자라 그런가 은근 관심 가지고 이런저런 전시물들을 둘러보더만... 


나로서는 예전 이 곳이 금녀의 구역일 때 학교 빌딩 어드메에 “Give me men to match my mountains"라나 그 비슷한 유명 표어가 적혀 있었다던데(학교 뒤쪽으로 엄청 높은 록키의 Pikes Peak가 보인다) 언젠가부터 여학생도 입학이 가능해지면서 (아예 지금은 교장 선생님도 여성) 그 문장이 사라졌다는게 오히려 더 흥미로움.   


그리고 이 곳의 유명 건축물인 종교관(Cadet Chapel)으로 고고씽




종교의 자유가 있는 나라답게 기독교, 천주교, 불교, 유대교, 이슬람교...인들을 위한 예배당을 모두 만들어 놓았지만, 아무래도 쪽수 때문인가 기독교와 천주교 예배당에 비해 나머지 세 종교의 예배당은 구석에 세들어 있는 모양새 ㅎ



여기저기 둘러보던 김원장이 세상에 힌두교인이 10억 이상인데 왜 힌두교인을 위한 예배당은 따로 없냐고 혼잣말 하는 걸 듣고 힌두신들 다 데려다 놓을 공간이 안 나와서 그런다고 아무렇게나 대답 ㅋㅋㅋ 그러다보니 대화는 어느새 옛날 옛적 빵 한 봉지 얻어먹기 위해 크리스마스에만 교회에 찾아갔던 김원장 어린이의 눈물 없인 못 듣는 이야기... 그렇게 삼천포로 확 빠지고.


연병장이 미국답게 무지 넓어서 얘네들은 굳이 10바퀴씩 안 뛰어도 되겠다 싶더라  


체력 단련 운동장도 여기서 뭔 올림픽이라도 열건가 스포츠 종목별로 만들어 놓고 ㅎ

김원장이 뱅기들 이름 및 성능(?)을 열심히 알려줬으나 기억 하나도 안 남. 저 위의 것이 F14인가 15였고 이게 B-52였던가 ㅋㅋㅋ 


공사 방문 뒤에는 이미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한인마트 중 3곳을 골라내어 리스트를 만들어 두었던지라 그 곳들을 방문해 보기로 했는데

(참고로 덴버에는 커다란 한인 마트 체인점까지 있지만 콜로라도 스프링스에는 개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의 마트만 있는 듯 하다)

제일 먼저 찾아간 A는 망한건지 현재 영업을 안하는건지 애매모호한 분위기라 패스,

나름 제일 규모가 클 것이라 예상했던 B에서 원했던 김밥을 득템하고 숙소로(그러나 냉장고 안에는 유효기간이 지난 식품들이 ㅠㅠ).


Hilton Garden Inn Colorado Springs Airport 


@ 홈페이지 : http://hiltongardeninn3.hilton.com/en/hotels/colorado/hilton-garden-inn-colorado-springs-airport-COSAPGI/index.html?WT.mc_id=EPEMGIResconfEN (참고로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Hilton Garden Inn이 두 개 이상 있는데 우리는 그 중 공항 앞)

@ 예약 : 홈페이지 통해 AAA 가격으로 101.96불 예약  

@ 투숙일 : 7월 4일(금)

@ 룸 타입 : 2 queen beds

@ 특이사항 : 이 곳 역시 김원장이 힐튼 브랜드에 눈이 멀어 골라낸 숙소(참고로 나는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한 숙소에서 2박 연박을 원했는데 김원장은 1박씩을 원했기 때문에 다음 날 불과 1마일 남짓 떨어진 다른 숙소로 옮겨야 했다). 싹싹한 체크인 언니한테 조용한 방을 재차 부탁하니 원래 배정되어 있던 도로측에서 그 반대편으로 바꿔줘서 좋아라 했는데, 방향은 맞았지만 불행히도 꼭대기층을 안 주는 바람에 윗 층에서 쿵쿵 거리고/복도에서 애들이 뛰어다녀서 김원장이 투덜거렸다. 인터넷 속도는 그럭저럭, 수영장과 자쿠지의 경우에는 곧 다른 투숙객들이 들어오는 바람에 평소만큼 이용하지 않았고 조식은 불포함(유료로 별도 판매). 전반적으로 나는 이 숙소가 가성비를 고려했을 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반해 김원장은 브랜드에 비해 호텔이 낡았고 내부 소음 문제가 해결 안 되어 마음에 안 든다고. 본인이 고른 호텔이라 다행 ㅋㅋㅋ   






이 날은 마침 미국의 독립 기념일인지라 급 검색을 통하여 시내 한복판 메모리얼 파크(Memorial Park)에 가면 무료 공연도 보고 불꽃놀이까지 님도 보고 뽕도 딸 수 있을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 그렇담 저녁식사도 공원 노점상에서 각종 주전부리로 해결하기로 하고 시간 맞춰 메모리얼 파크를 찾아갔는데...


어라, 이거 어째 분위기가 이상하다. 아직 공원까지 적어도 1킬로 이상 남은 듯 한데 도로 주변 동네 사람들이 자기들 주차장을 유료로 내놓는다는 표지판을 내걸었네? 안 되겠다. 좀 걷더라도 공원 주차장에 들어갈 생각을 말고 일단 근처 적당한 공간에 주차하자. 


그렇게 길가에 아무렇게나 차를 구겨 넣고 공원에 가보니... 허거덩. 대체 언제부터들 자리 깔고 나와계셨음??? 

유원지가 되어버린 호수변을 지나 공연장쪽으로 발길을 옮겨 보는데 여기도 장난 아님(주차는 거기다 미리 잘 한게로구나)


우리네 야시장처럼 뭔가 다채로운 먹거리를 기대하고 찾아간 노점상 부스였건만... 평소 넘 부실하다 생각했던 미국식 식단의 부정적인 면을 그대로 답습, 팝콘 아니면 감자 튀김이요, 감자 튀김이 아니면 아이스크림이요, 아이스크림이 아니면 핫도그, 핫도그 아니면 칠면조 통구이...

아무리 둘러봐도 딱히 땡기지 않는 메뉴 뿐인데 역시 가격은 비싸 그리고 그걸 먹기 위한 줄은 또 열라 길어 ㅠㅠ


결국 냄새는 그럴싸했지만 그렇다고 침샘까지 자극시키기에는 꽤 모자란 거기서 거기인 메뉴들을 그저 둘러보기만 하고 일단 공연장으로 계속 고고씽.

헉...

여행하면서 못 본 미쿡인들 여기서 다 봄.


독립기념일 연휴를 맞아 다들 들로 산으로 바다로(여기서 록키야 지척이지만 바다는 좀 멀지) 나간 줄로만 알았더니...

교외로 안 나간 콜로라도 스프링스 주민들은 어째 다 여기 와 있는 듯 -_-; 나만 공짜 좋아하는게 아녔음

그러나저러나 역시 미쿡답게 참으로 자유분방한 분위기


공연 시작 시간이 가까워지면 질수록 딱히 할 일 없는 독립기념일을 축하하려는 시민들은 삼삼오오 끊임없이 모여들고

(상황이 이러하니 우리는 벌써부터 공연 이후 교통 체증 걱정 ㅠㅠ)

드디어 아기다리고기다리 던 공연 시작(http://csphilharmonic.org/concert/independence-day-2/)


공연은 미국 국가 연주로 시작되었는데 아래와 같이 웅성웅성 자빠져 있던 사람들이 

모두 벌떡 기립하여 가슴에 손을 얹고 엄숙히 국가를 경청하는 모습은 어린 시절 영화관을 떠올리게 했... 어쩐지 뭉클


콜로라도 스프링스 몇 내빈들의 인사(이런건 꼭 안 빠져요)와 날이 날이니만큼 미국이란 그들의 조국 &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대한 찬사가 줄줄이 이어지고, 그리고 (우리 같은 외쿡인들은 빼고) 모두들 한마음으로 신이여, 미국을 보호하소서! (물론 신이 다른 나라들도 보호해주실거라 믿지만)   


드디어 콜로라도 스프링스 필하모닉의, 어디선가 들어봄직한 신나는 음악 연주가 이어지고(김원장 말로는 클래식+영화 주제곡 짬뽕 레퍼토리)

그렇게 간만의 야외 음악 감상을 하다보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아직 공연은 채 끝나지 않았지만, 이어질 불꽃놀이를 위해 우리는 남들보다 살짝 먼저 장소를 옮기기로. 

(주워 듣자하니 처음에 지나온 호수변이 불꽃놀이시 불꽃이 반사되어 가장 멋지게 볼 수 있다길래. 호호호 나는야 얌생이) 

호수변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해가 지기만을 기다리는데... 아까는 금방이라도 꼴까닥 넘어갈 것 같아서 자리를 옮겼건만, 간당간당 해는 좀처럼 넘어가질 않고 사람 애를 태우네. 불꽃놀이는 몇 시 몇 분 시간을 정해놓고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해가 완벽히 져야만 시작한다는데... 한 자리에 서서 30분 넘게 기다렸지만(걸어서 이동한 시간까지 합치면 거의 한 시간 가까이) 이건 뭐 내내 할 듯 말 듯. 게다가 이 늦은 시각에도 사람들이 개미처럼 끊임없이 모여드는 양을 보더니 김원장 왈, 지금까지 기다린게 아까워서라도 어지간하면 보고 가려고 했지만 아무래도 그냥 떠야할 것 같다고 ㅠㅠ    


결국 아쉽지만 김기사의 설득에 넘어가 이 자리를 남들보다 먼저 벗어나기로 했다. 결정적으로 배가 너무 고파서 ㅎㅎㅎ 금강산도 식후경.


참고로 그 놈의 불꽃놀이는 우리가 텅빈 시가지를 내달려 숙소에 도착한 뒤 시작했는데(멀어서 그렇지 숙소에서도 보임 ㅋㅋ)

콜로라도 스프링스 고속도로 안내 전광판에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는 (개인의) 불꽃놀이가 불법입니다!! 운운 하고 있길래 그런가 보다 했더니,

숙소 주변 여기저기서 크고 작은 폭죽이 끊임없이 터져 ㅋㅋㅋ 


하지만 지금은 독립기념일 불꽃놀이 따위 관심 밖이고 마요네즈 찍어먹는 참치(캔) 한 덩이가 더 소중해 -_-;



  다음 날 찾아간 곳은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자랑, Garden of Gods. 일명 신들의 정원(비지터 센터엔 당당히 한글도 쓰여져 그려져 있었다).


참고로 오전에는 숙소에서 나올 때 어제 안 들렀던 C 한인마트를 찾아가 김밥을 구입했는데 전날 구입했던 B 마트의 그것보다 못 하더라. (그래서 오후에는 다시 B 마트의 김밥을 샀다). 덧붙이자면 그간 대형마트에서 구입해 왔던 김밥들과 비교할 때 가격은 비슷한 수준이나 맛과 양은 떨어진다.  


이미 여정 막바지에 치달아 있던 우리로서는 신들의 정원이 아니라 신들 할애비의 정원이래도 시큰둥할 판이었는데, 기껏 찾아갔거늘 토요일이라서인가, 독립 기념일 연휴라서 그런가 비지터 센터에는 관광객들이 바글바글(그 중엔 한국인도 두어팀. 대도시에 와서 그런지 부쩍 만나는 인종이 다양해졌음)이고 트레일을 하기엔 날이 덥고 뿐인가 아예 진입로부터 막히고 있더라. 

비지터 센터 전망대에서 진입하는 차들로 인해 꾸역꾸역 막히는 신들의 정원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그냥 휙 돌아갈까... 라는 마음이 뭉게뭉게. 그러나 꾹 참고 그냥 정원내 순환로나 한 바퀴 돌아보고 얼른 뜨자로 겨우 중지를 모으는데 성공했다. 정원 내에는 '뽀뽀하는 낙타'니 '거인의 발자국'이니 '열쇠구멍 모양 창'이니 '잠자는 거인' 등등 따로 이름이 붙여진 19개의 기암괴석이 있었으나 내 막눈에는 뽀뽀하는 낙타만 보일까 나머지는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 내 맘속에 피어보지도 못 하고 져버리고 말았다. 미안. 이게 다 수많은 국립공원을 거친 뒤 하필 여기를 맨 마지막으로 온 내 죄야. 








신들의 정원을 후다닥 빠져나온 뒤 아까 Old Colorado City를 지날 때 미리 점찍어둔 Farm Market으로.



음... 미국치곤 신선하나 푸에블로의 팜 마켓이 그랬듯 이 곳 또한 기대 이하

그래도 어쩐지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맛집은 고층 건물 늘어선 (동쪽) 다운타운보다 여기 (서쪽) Old Colorado City에 다 모여 있는 분위기. 그리고 아무 생각없이 걷기 또한 다운타운보다 이런 곳이 훨씬 좋다. 하릴없이 왔다리갔다리 하다가 다시 다운타운을 통과, 콜로라도 스프링스 공항 근처의 새로운 숙소로. 




Radisson Hotel Colorado Springs Airport 


@ 홈페이지 : http://www.radisson.com/colorado-springs-hotel-co-80916/colospri?language=en&s_cid=em.20140628.radisson.trig.bookconfirm.en.r11of1.cta1

@ 예약 : 홈페이지 통해 AAA 가격으로 107.32불 예약(실결제는 107.55불)  

@ 투숙일 : 7월 5일(토)

@ 룸 타입 : 2 double beds

@ 특이사항 : 이 집은 내가 나름 좋을거라 기대하고 자신있게 예약한 곳인데, (투숙객이 많아서 그런지 얼리 체크인도 안 되었고) 역시 가격은 정직한 것인가 생각보다 많이 낡았더라. 투 퀸 대신 그 자리에 투 더블 베드가 들어가서 그런가 (꼭 그 뿐만은 아닌 듯 싶지만 하여간) 방 자체는 인상적일 정도로 넓음. 이 집에 머무는 동안 작은 문제를 겪었는데, 화장실 바닥에서 꽤 거슬리는 진동과 소음이 계속 난다는 것이었다. 결국 그 정체는 아래층 방 투숙객이 화장실 팬을 틀어 놓았기 때문으로 판명 되었는데 끝내 해결되긴 했지만 그간 직원 몇이 다녀가고 몇 통의 전화를 받고 뭐 그래야만 했다는. 인터넷은 그럭저럭, 수영장/자쿠지는 야외 중정에 있었는데 아이들을 비롯한 이용객이 너무 많아 우리는 이용 안 했고, 조식은 그간 동급의 숙소에선 보지 못했던 다양성을 지니고 있다는 장점이 있었으나 아쉽게도 질적인 면은 가짓수를 따라가지 못 하는 듯(질만 좋았어도 점수가 확 올라갔을텐데 ㅋ). 투숙객이 많아서 그런지 식당(저녁엔 bar)도 줄서서 입장해야 했고 그렇다보니 분위기도 어수선해서 음식이 코로 들어갈리는 없지 어디로 들어가는지 다소 정신 없음. 가격을 생각하면 가성비는 뛰어난 편이지만, 그렇다고 다시 묵을 것 같지는 않다.   







저녁 산책 중 만난 귀여운 토끼. 김원장이 토끼의 외모를 닮았음 좋았을 것을 어찌 성질만 닮았을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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