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김원장은 어떤지 몰라도) 개인적으로 (영어를 읽으며 머리를 쓰거나 두 귀로 외국어를 들어야 하는 -_-;) 역사보다는 (그저 뜬 눈과 두 발만 있음 즐길 수 있는) 자연을 훨씬 선호하기 때문에, 같은 미국의 국립공원이라도 이런 유적지는 땡기지도, 기대하지도, 가보고 싶지도 않았다 스프라이트님, 죄송합니다 m(_"_)m. 하지만 이번 여행에 있어 김원장이 주문한 대로, 아무 생각 없이 콜로라도 주의 모든 국립공원을 일정에 꾸역꾸역 넣다보니 -_-; 오늘은 푸에블로 인디언의 선조로 알려진, 아나사지 인디언들의 부락 유적지가 모여 있는 Mesa Verde National Park에 방문하게 되었다는 사연.


홈페이지 http://www.nps.gov/meve/index.htm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이 곳의 묘한 관계 http://blog.daum.net/ddubuk/13669673

위키백과 한글 설명 http://ko.wikipedia.org/wiki/%EB%A9%94%EC%82%AC%EB%B2%84%EB%93%9C_%EA%B5%AD%EB%A6%BD%EA%B3%B5%EC%9B%90

 

세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고 학생때 벼락치기 버릇이 여태껏 남아 있어서 방문 전날에야 뭐 중요한 내용 없는가... 하고 홈페이지를 뒤적이다 보니, Cliff PalaceBalcony House의 경우에는 유료 투어로만 방문이 가능한데 여름철 성수기에는 티켓이 쉽게 매진되기 때문에 가능하면 전날(혹은 전전날) 예매를 해두라는 것이 야마였다. 1인당 4불이었던가 가격이 얼마 하지도 않거니와 굳이 국립공원 앞 비지터 센터까지 왔다리갔다리할 필요도 없고 마침 묵고 있던 코테즈 마을에서도 구매가 가능하다길래 오호, 그럼 지금 얼른 나가서 내일 아침 시간으로 예매나 해와야겠다 하고 시계를 봤더니... 문 닫을 시간에서 5분이 지났네??? (내가 이렇다 ㅎㅎㅎ)


그래서 모든 것은 알라에게 맡기고(=표가 있음 보고 없음 말고) 당일 아침 국립공원 비지터 센터부터 방문해 보았다.  


때는 오전 10시가 막 넘어가던 시점이었는데, 남아있는 가장 빠른 티켓은 12시 30분 발코니 하우스(참고로 한국에서 준비할 때는 어쩐지 발코니 하우스가 더 멋질 것 같아서 발코니 하우스 하나만 보고 얼렁 떠야지, 하고 계획 세워 왔는데 직접 와보니 현지에선 오히려 클리프 팰리스가 훨씬 인기 많더라는 ㅎ). 잠시 고민했지만 이 날씨에 한 시간 이상 멍하니 기다릴 자신이 없어서(발코니 하우스에서 다시 입구까지 나오는데만 한 시간 드라이빙 잡아야 할텐데) 역시나 쿨하게 (여우와 신포도 버전으로) 그럼 우린 대신 가이드 투어 필요 없는 Spruce Tree House나 보지 뭐, 했다. 


이렇게 마음을 내려 놓으니(응?) 오히려 여유가 생기는구나 허허허. 가벼운 마음으로 비지터 센터 차분히 관람.  





<지금 내게 설명을 하는거냐 욕을 하는거냐>


그리고 Spruce Tree House를 향해 출발


접근 경로를 이렇게 밖에 만들 수 없었을까, 아니면 유적 보호 측면에서 일부러 이렇게 만든걸까 싶었던 꼬불꼬불+머나먼 길.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등산화로 갈아신고 남들마냥 내리막길을 따라 걷는다. 이 사람들 다 우리처럼 티켓 못 구한거야? 


 엇, 저기 뭔가 보인다!!! 줌으로 당겨보니

오호... 우리도 얼른 가보자(이 길은 매우 덥다. 출발 지점 안내문에서 물 챙겨 가라더니)



<남들이 줄서서 들어가길래 뭔지도 모르고 우리도 따라 들어가 봄>

<우리가 보기엔 특별한 것 없음=아는 만큼 보인다더니>

어쩐지 옛날 요르단 페트라 생각도 나고 주변 사람들도 막 감탄하는 것 같고 하니까 은근 함께 들떴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우리는 서기 550년에 백제의 성왕이 고구려를 공격하여 한성을 되찾고(신라는 그 당시 진흥왕이 있었고) 뭐 그러고 있을 때

얘들은 이런데 시원한 패션으로 살면서 옥수수 갈고 사슴 사냥 하고 그랬음둥????? (갑자기 감흥에 찬물이 확 ㅎㅎ 그리고 급 샘솟는 애국심)


물론 김원장은 이런 상황에서도 세계 인류는 한 핏줄로 다 연결되어 있다나 뭐라나 이런 선조들 덕분에 지금의 우리가 존재하는거라나 뭐라나



Spruce Tree House 구경 후에는 Chapin Mesa Archeological Museum 방문

<옥수수를 주식으로 하는 나라들에도 조만간 가보자>


<뭔가 바람직해 보이던 코너>


다음은 Mesa Top Loop 한 바퀴 돌기. 그리고 그 중간에 찾아간 Sun Temple



사실 썬 템플에 간 이유는 건너편 Cliff Palace를 훔쳐보기 위함이다 ㅋㅋㅋ


어쩌다보니 생각보다 공원에서 보낸 시간이 길어져 아까 비지터 센터에서 12시 30분 투어 티켓을 사서 왔어도 괜찮았을 뻔...했지만 

세상만사 이처럼 후회하면 늦으리.

 

우리는 이제 Mesa Verde National Park를 떠나련다.





공원을 벗어나는데도 시간이 제법 걸려서 김원장이 잠시 쉬었다 가자는 바람에 다시 비지터 센터를 찾아가 본 것 또 보고 놀다가 겨우 탈출

참고로 허허벌판 비지터 센터에서 와이파이가 잡히는데, 전날 묵은 코테즈의 홀리데이인보다도 속도가 낫다는 ㅠㅠ


이제 만코스, 두랑고를 거쳐 오늘의 숙소가 있는 이그나시오(Ignacio)로(이 지역은 Ute 인디언 보호구역이라 나미의 '인디언 인형처럼' 신나게 부르면서 갔음 무슨 상관?).



SKY UTE CASINO RESORT


@ 홈페이지 : http://www.skyutecasino.com/

@ 예약 : 홈페이지 통해 133.9불 예약  

@ 투숙일 : 6월 30일(월)

@ 룸 타입 : 2 queen beds

@ 특이사항 : 이론상으로는 두랑고에 방을 구하는 게 맞았지만, 두랑고의 그럴싸한 숙소들은 하나같이 가격이 너무 비싸서 주변으로 시야를 넓히다보니 이 집이 잡혔다. 자고로 카지노 호텔은 (유혹에 못 이겨 카지노에서 털리지 않는한)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것이 우리의 지론인지라. 

주고 받는 대화 한 마디 한 마디 끝날 때마다 나를 허니 내지는 달링으로 불러주던 체크인 담당 아주머니는 예약시 부탁한대로 가장 조용한 꼭대기층 방을 내주었다. 방은 고급스러운 세팅으로 비록 조식 불포함 가격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절대 134불 짜리 방은 아니더라. 욕실도 꽤 커서 욕조와 샤워부스가 분리된 구조. 인터넷 속도는 이번 여행에 있어 거의 최고 수준으로 그간 '이 동네는 오지라 와이파이도 잘 안 되는건가' 싶었던 의문점들을 싸그리 없애 주었음(역시 투자의 문제였던가). 자쿠지/수영장은 꽤 크고 유수풀이라 그런지, 우리 생각엔 '제대로 된 부모라면 카지노에 애들 데리고 오겠어?' 했지만 실상 애들이 신나게 놀고 있더라는 ㅎ   




<방 뷰>

<두랑고에서 사온 오렌지 치킨. 전에 먹은 제네랄 쏘 치킨이 깐풍기라면 얘는 탕수육 비슷한 맛. 둘 다 맛나다. 없어서 못 먹지>

<수영장 벽면에 말타고 총든 인디언들 사진이 똭!>

<그래도 이번엔 땡김의 유혹을 묵묵히 이겨낸 덕에 체크아웃의 그 순간까지 가성비 뛰어난 호텔로 자리매김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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