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우리는 또 다시 록키로 간다. 이번엔 캐나다 앨버타가 아닌 미국 콜로라도 록키다. 록키의 저주, 넌 록키를 벗어날 수 없어 

볼더를 떠나 Lyons에서 좌회전하면서부터, 즉 루스벨트 국유림에 들어서면서부터 풍경이 그럴싸해지기 시작한다. 루스벨트의 저주, 넌 루스벨트도 벗어날 수 없어



<글고보니 계속 같은 차 꽁무니를 찍고 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설산이 보이기 시작하면 - 그렇다. 설산, 저것이야말로 록키의 포스지 - 곧 오늘 놀다갈 Wild Basin 표지판이 등장한다. 


입장료를 내는데(아니지, 실제로 우리에겐 국립공원 연간 패스가 있기 때문에 입장료를 내지 않는다. 그냥 패스를 보여주고 받고 그러는 순간) 레인저 청년이 오늘 여기서 뭐할거야? 묻는다. 순간 준비해 온 트레일 이름이 기억이 안나서 몰라. 뭔 폭포 트레일인데? 하니까 (그럼에도 알아 들었는지) 응, 거기 지금 주차장이 꽉 찼거든? 그러니까 어쩌구저쩌구 블라블라 한다. 쿨하게 알았어!(알긴 뭘 알아 ㅋㅋㅋ) 하고 다시 출발. 지금까지의 통뼈 짐작으로 못 알아 들어도 별 일 없을 것이란 판단 ㅋㅋㅋ 


입구에서부터 Trailhead 주차장까지는 좁은 비포장 도로였다. 제법 긴 거리를 달려 주차장에 도착하니 진짜 주차장이 만차! 한 바퀴 돌며 빈공간을 찾는데 없어. 에잉, 우리나라처럼 빽빽하게 차 세우면 여기 열 대는 더 들어가겠구만 -_-; 그런데 이런 날이면 꼭 주차장에 나와 우리 같은 인간들을 챙겨주는 레인저(이번엔 할아버지)가 다가와 김원장에게 저~어쪽 나무 아래 공간에 살짝 세우라고, 정식 공간은 아니지만 괜찮을거라고, 지금 후진하라고, 본인이 뒤를 봐주겠다고(아마도 그러는 것 같다 ㅎㅎ) 하는데, 김원장 성격이 정식 공간이 아닌 곳에 주차하는 건 또 싫어해서, 아니다, 괜찮다. 우린 요 앞 overflow 주차장에 세우고 걸어 들어올께. 고맙고맙 하고 다시 주차장을 벗어나 200m 정도 떨어진 간이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다시 걸어 돌아왔다.    

   


그리고 계획해 왔던 트레일 정보를 찾아 뒤적거려 보니 내가 가고자 하는 곳의 명칭이 Ouzel Falls Trail인데, 

안내판 여기저기 Ouzel Falls Bridge가 작년 이 지역 대홍수 여파로 유실되었다고 한다. 옆에 서 있던 또 다른 레인저 아저씨한테 그럼 다리 전까지는 갈 수 있냐 하니 거기까진 갈 수 있다고. 거기서 폭포 보이냐 하니까 무너진 그 다리가 바로 폭포 앞에 있었던 다리라 다리 전에서도 물론 잘 보인다고. 흠, 그럼 그 다리 따위 무너지거나 말거나 내 계획에는 별반 다를 바가 없구나. 일단 예정대로 Ouzel Falls Bridge까지만 목표로 삼고 가보되, 행여 힘들면 Calypso Cascades에서 미련없이 돌아오기로 하고 출발. 




트레일에 들어서자 김원장이 간만에 오늘은 본인이 사진을 찍어 보겠다고 하여 카메라 패스


흠... 어지간히 찍을게 없었던 모양이구려...







김원장에게 카메라를 맡기니 평소 이런 짓거리마저 노출되는 사고가! 내 그간 이미지를 어떻게 쌓아왔는데... 한 컷으로 바로 돌아오는겨?


Calypso Cascades 도착


실제로는 꽤 멋진 편인데 사진상으론 그 느낌이 별로 ㅠㅠ


Calypso Cascades에 이르러도 체력이 충분했던 김원장이 끝까지 가보자고 하여 계속 등산


드디어 넘어가지 마시오, 무너진 다리 앞이자 Ouzel 폭포 앞에 도착!

대충 저 너머에 제법 근사한 폭포가 있긴 한데, 사실 우린 트레일 자체가 목표지, 폭포 자체에는 별 관심이 없었던지라 사진이라곤 이것 밖에.


아침에 미리 준비해 온 과일이나 먹으며 노닥거리다 보니 어째 마치 여기가 국내 어드메 같아??? -_-; (이게 해외여행객이 할 짓이오? 버럭)


먹을 거 다 먹었으니 이제 하산. 어쩐지 불안하여(느낌이 영 찝찝하더라니) 카메라를 다시 뺏고 열심히 걸어서




다시 주차장에 도착. 콸콸콸 계곡 물소리 신나게 듣고 간만에 다리가 뻐근하니 뿌듯한 트레킹이었음. 이제 숙소가 있는 Estes Park로 고고씽!





Comfort Inn (Estes Park)


@ 홈페이지 : http://www.comfortinn.com/hotel-estes_park-colorado-CO406

@ 예약 : 홈페이지 통해 AAA 가격으로 147.81불 예약  

@ 투숙일 : 6월 23일(월)  

@ 룸 타입 : 1 Queen Bed, Balcony, Drive-Up, Exterior Corridor, Air Conditioning, Small Room

@ 특이사항 : 아무리 콜로라도 록키 관광에 있어 최고의 입지인, 그래서 물가 비싼 Estes Park 마을이라지만(마을 전체 분위기부터가 완전 휴양지스럽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침대도 퀸베드 달랑 하나(+발걸이 있는 1인용 소파)뿐이거늘 갑자기 방이 확 작아졌다. 캐나다 밴쿠버 생각 나더라(이럴 때마다 생각나는 밴쿠버는 무슨 죄야. 그래도 밴쿠버 숙소보다는 여기가 더 크지 않아?) 그래도 다행히 있을 건 다 있고 조용하고(229호를 받았는데 같은 등급의 방 중에서는 개중 가장 조용할 법 했다. 참고로 같은 등급의 방 중 226호부터 231호까지는 2층, 232호부터 237호까지는 1층이며, 2층이라고 해도 언덕쪽에서 접근이 가능해 문 바로 앞에 주차가 가능하다) 뷰가 좋아서 ^^ 지내는데 별 불편은 못 느꼈다(김원장이 욕실에 팬이 없고 창만 있다고 알려주긴 했다만). 인터넷 속도는 그저 그랬고, 조식은 괜찮은 편이었고, 야외 수영장은 어제와 마찬가지로 추워서 이용 안 했고, 반 실내 자쿠지는 사람이 많아서 이따가 이용해야지 하다가 타이밍을 놓쳤다. 



<발코니의 록키 뷰. 이게 얼마만이오, 와락>

발가락 담금질 철사장 단련 중



오후엔 로비에서 커피 + 쿠키 챙겨들고


숙소에서 가까운 에스테스 호수에 쓰레빠 끌고 룰루랄라 산책을 갔다



여기도 성질 드러운(사정을 보아하니 드러울 수 밖에 없는) 엘크가 사는 모냥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렬로 다니는게 웃겼던 인상 깊었던 아이들



오늘의 보너스샷 : 날 날씬하게 보이게 해줘서 고마워요, 이름 모를 아주머니

마지막 엉덩이의 저주, 나 역시 저만한 엉덩이에서 벗어날 수 없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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