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방문할 국립공원은 노스 다코타주의 Theodore Roosevelt 국립공원. 일단 오늘은 국립공원 앞 마을 메도라(Medora)까지만 가서 그냥 하룻밤 자고 국립공원은 내일 구경 가기로 했다. 흠... 오늘 갈 길이 멀다. 자그마치 4시간. 그나마 산을 벗어난 평원 지대이고 차 없는 고속도로라 운전에 신경을 덜 쓸 수 있다는게 약간의 위안. 


예상은 했지만... 한국에선 절대 볼 수 없는 끊임없는 지평선의 향연이다. 그야말로 360도 어디로 고개를 돌려봐도 탁 트인. 





캐나다 기차가 길기로 유명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있었는데 미국에서 가끔 BNSF 철도 회사의 기차를 본다. 약 85000대의 화차를 보유한 회사라더니 진짜 어마어마하다. 볼 때마다 저 많은 객량을 끌어대는 그 힘에 감탄한다.

 

오늘 여정의 중간쯤 위치한 Miles City에서 잠시 쉬었다 갈겸 마트에 들렀다. 혹시나 하고 아시안 푸드 섹션에 가보니 여기서도 굶어죽진 않겠구나 싶다. 



드넓은 평원을 달리다 보면 바람이 이는 풍경도 좋지만 다양한 모양의 구름 또한 그렇게 멋질 수가 없다(김원장은 문득 티벳 생각이 난다고 한다). 오늘은 한동안 땡볕 구간에서 시달리다 어마무시 큰 구름떼를 만났다. 카운트 다운 하면서 구름군 아래로 진입하자 바로 어두컴컴. 어라 낮이야 밤이야. 덕분에 잠시 시원한 드라이빙을 즐기다가 다시 카운트 다운 하면서 구름떼를 벗어난다. 가끔 여기서 십 몇 킬로는 족히 떨어져 있을 구름군에서 번개가 수없이 치는 모습도 보곤 한다. 국토의 2/3가 산이라 지평선은 매우 귀한데다가 그냥 한반도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도시나 다름 없는 내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광경이라 와방 신기할 따름.      







AmericInn Lodge & Suites Medora


@ 홈페이지 : http://www.americinn.com/Hotels/ND/Medora

@ 예약 : 홈페이지 통해 AAA 가격으로 187.15불   

@ 투숙일 : 6월 17일(화)  

@ 룸 타입 : 2 Queen Beds

@ 특이사항 : 메도라는 루즈벨트 국립공원으로 먹고 사는 듯 보이는 마을이다. 국립공원(은 남과 북 두 유닛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우리는 접근이 용이한 남쪽 유닛만 관광하기로 했다)으로 진입하는 출입구가 아예 마을 한복판에 있으니까. 그래서인지 메도라의 저렴한 숙소 대부분은 내가 찾는 기준에 영 부합하지 않는지라 어쩔 수 없이 예산을 팍 올려 체인점인 이 집을 구할 수 밖에 없었다. 

건물 자체는 오래되어 보였지만, 최근(?) 리모델링해서 그런지 객실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꽤 괜찮았다. 체크인 절차는 호호 할아버지가 하셨는데 내 영어를 너무 안 받아주셔서(김원장이 보기에는 내 발음 문제라기 보다는 할아버지 청력의 문제 같다고 ㅋ) 좀 당황스러웠고. 

가장 저렴한 등급이라 뷰가 안 나오는 방이었는데 그 덕분에 오히려 더 조용했다는. 인터넷 속도는 보통, 수영장/자쿠지는 크고 좋았고, 조식은 평범(메뉴는 평균 이상은 하는데 조식당 분위기가 좀 허접하고 이 날 따라 이용객이 꽉 차서 사진 한 장 못 찍고 대충 먹고 나왔다). 




단언컨대 이번 여행을 떠나온 이래, 김원장이 가장 행복에 가득차 환호했던 순간은 바로 이근호가 골을 넣었을 때였다. 

앞으로는 여행 루트 짜고 여행 정보고 뭐고 다 필요없고 국대 A 매치나 따라 다닐까...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겠다 ㅋ



우리가 바깥 경치 좋은 자쿠지에서 뜨뜻하니 몸을 지지고 있을 때 수영장에는 서남아계로 보이는 아저씨가 이미 목하 수영 중이셨다. 우리가 몸을 좀 달군 뒤 수영장으로 들어가면서 수영장의 인원은 토탈 셋이 되었는데, 몇 번 얌전히 왔다갔다하던 김원장이 갑자기 물 왕창 첨벙첨벙 튕겨대며 접영을 하네?!?! 

그렇게 한 두번 오가니까 아저씨 바로 나가시던데 -_-;;; 내가 김원장한테 이게 웬 스미마셍 몹쓸 에티켓이냐 타박했더니 김원장 왈, 본의는 아니었지만 그리고 보니 이렇게 하면 다른 사람들이 알아서? 치사해서? 더러워서? 비켜준다고 밀러샘께 배웠다나(?) 뭐라나.        


참, 왜 같은 공간에 두었는지는 모르지만 수영장 옆에 당구대도 있었다. 


이 날 저녁은 참치 미역국에 열무 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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