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로그 리버 마을 수퍼에서 장 보고(상추 사고) ROGUE-UMPQUA SCENIC BYWAY 따라 쭈욱 달렸다(http://www.oregon.com/byways/rogue_umpqua) 움프콰는 이 동네 원주민 종족 이름 같은데, 오리건주를 여행하다보면 상당히 다양한 상표에 이 움프콰란 이름을 갖다붙여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우유부터 은행까지 ㅎ


여행을 떠나 지금까지 내내 봄이라는 계절을 만끽하고 있다. 오늘은 꽃가루가 눈처럼 내리는 드라이브 길이다. 날이 좀 흐리다는게 흠. 




길고 긴 Rogue River와 함께 나란히 달리다 헤어지다를 반복하다가, Rogue River National Forest에 들어서면서 풍경은 확 달라진다. 


Rogue River Gorge도 구경하고(여기서 배타고 하루 종일 내려가면 아침에 떠나온 숙소에 닿겠지? 두고 온 것 있음 얼른 뛰어들어! 하면서) 




드디어 Crater Lake National Park에 도착(공원 홈페이지 http://www.nps.gov/crla/index.htm)




우선 Steel Visitor Center에 들러 짧은 필름을 감상하고


크레이터 레이크의 Rim Village를 향하여 고고씽. 아이고, 그런데 눈이 너무 많이 왔다. 


아래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사실 크레이터 레이크 주변에 이런저런 트레일이 많고 


가능하다면 이 중 1번, 8번, 3번, 9번 총 4개(씩이나)의 트레일을 해야지! 그리고 길 열렸으면 6번도 해야지! 한껏 욕심부리고 왔는데... 대부분의 트레일이 눈에 다 덮여 버렸다 T_T (실상 길마저 안 열린 구간이 많았다)



게다가 날씨마저 완전 찌뿌둥. 아까 비지터 센터에서 동영상 보니까 크레이터 레이크의 하이라이트는 그 아름다운 물빛이던데. 엉엉엉

<눈이야 감든 말든 대충 증명사진 찍고/글고보니 저 뒤의 65세 할아버지(?), 젊은 처자들한테 수작걸고 있었던 기억 ㅋ>


크레이터 레이크의 심볼인 Wizard Island 사진이나 몇 장 담아볼까 하여 차를 몰고 West Rim Drive로.




떠나오기 전 Discovery Point 까지만 길이 열렸다길래 그런가 보다 했는데, 막상 Discovery Point에 이르니 차단 바를 열어둔 것이 마치 북쪽 입구까지 길이 쫙 열린 듯 했다. 그래서 좀 더 달려가보자, 하고는 Watchman Overlook 근처를 넘는데... 흐미, 갑자기 엄청난 비바람이 몰아치는 바람에 오메 무서라, 하고 얼렁 유턴했다 ㅎㅎㅎ 


다행히 크레이터 레이크를 뒤로 하고 고도를 낮추니 비는 다시 잦아 들었고, 염두에 두었던 3, 6, 9 삼육구삼육구 번(막상 9번은 넘 시큰둥하여 포기), 그리고 하산길에 재차 확인한 8번까지 눈에 덮여버린 모든 카드를 아쉽게 버리고, 마지막 1번 트레일인 Annie Creek Canyon Trail을 마침내 겨우 하는데, Trail-head가 눈에 덮여 정식 입구를 찾느라 걸린 시간에 비하면, 정작 트레일은 오래 하지 못 했다. 왜냐하면 엄청난 모기떼 때문 T_T 골고루 하네, 정말.  


이렇게 제대로 한 것 하나 없이 -_-; 크레이터 레이크 국립 공원을 떠나 숙소까지는 잠시 Volcanic Legacy Scenic Byway를 타고




오늘의 숙소가 위치한 Fort Klamath에 도착.



The Aspen Inn


@ 홈페이지 http://www.theaspeninn.com/

@ 예약 : 여러 번의 이메일과 팩스 등을 통해 125.35불에 예약(예약을 위해 가장 쇼를 한 집이다. 홈페이지에선 예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메일로 이 숙소에서 가장 조용한 방 타입을 추천 받은 다음, 예약을 하겠다고 하니 전화를 하라고 해서, 영어 전화 어렵다고 했더니 그럼 팩스를 보내라길래, 팩스를 보내는데 계속 전화로 연결되어서 ㅋㅋ 결국 전화를 거니까 이번엔 다시 팩스로 연결되고... 하여간 이외에도 쇼를 좀 더한 끝에 결국 예약에 성공했기 때문에, 근 두 달 전 일인데도 숙소 주인 하이디 아줌마가 내 이름을 기억하고 있는 건 일견 당연해 보였다 ㅋㅋㅋ)   

@ 투숙일 : 5월 23일 금요일 

@ 룸 타입 : A-Frame Cabin. 2층 구조로 아래층에 퀸 침대 같은게 하나, 위층에 작은 침대가 두 개 있다. 이런 집에선 아래 층보다 추워도+커튼이 없어 일찍부터 빛이 들어와도 나는 꼭 2층에서 잔다 ㅋㅋㅋ

@ 특이사항 : 친절한 하이디 아줌마 어쩐지 레즈비언 분위기가 풍기던데 정체를 밝혀라 ㅎㅎ 각설하고 신기하게 주인이 이렇게 직접 나와 맞이하는 집은 직함/이름을 밝히지 않아도 오라, 당신이 이 집 주인이구려, 혹은 넌 직원이 아니라 이 집 가족이구나, 그런 티가 팍팍 난다. 자영업 몇 년 해보니 어느 순간부터 그런게 다 보여 ㅎㅎ

우여곡절 끝에 이 집을 예약하긴 했지만, 이 집이 "오늘의 정답"이었다기 보다는 그냥 이 지역에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예약한 것 뿐인데, 그렇다보니 사실 이 집이 도로와 면하고 있다면 또 나름 면하고 있는 구조인지라 다소 걱정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웬걸, 아주~ 조용했다. 그야말로 새소리만 들리고. 마치 아프리카 우간다에서처럼. 생각보다 포트 클라마스 마을이, 아니 마을이라고 할 것도 없이 넘 작아서 그런지 해질 무렵이 되자 그나마 오가던 차량마저 거의 사라졌다. 아...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조용한 산장 같은 분위기야 매우 좋았으나, 사실 이런 집이 보기에는 좋아도 실사용 면에서는 일반 체인 모텔에 비해 불편한 게 좀 있는지라, 채널이 하나 밖에 안 나오는 TV야 어차피 보지도 않고 이 동네가 오지(?)임을 고려할 때 그러려니 해도, 인터넷이 넘 느리고, 조식도 안 주고, 수영장/자쿠지도 없고 그런건 우리에게 단점이었다. 아, 김원장 말로는 침대가 약간 꺼져서 불편하다고(닥쳐 조용하면 됐지ㅋㅋㅋ).   






실상 이 집이 우리에게 있어 가장 불편(?)했던 점은, 객실에서는 전자렌지를 사용한 요리만 가능하다는 규정이었다(이유는 구조상 냄새가 잘 안 빠지기 때문이라고). 그래서 한 끼는 아침에 미리 준비해 온 상추쌈으로 해결했고(우리에겐 비장의 쌈장이 있었다 으하하), 다른 한 끼는 김원장이 스파게티가 먹고 싶다고 하여 차를 몰고 약 15분 정도를 달려 -_-; Chiloquin이라는, 포트 클라마스보다야 크지만 거의 망하기 일보 직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은 마을의 한 가게에 들러 냉동 스파게티를 사다 먹었다(그렇다. 포트 클라마스엔 정말 아무 것도 없다). 전자렌지용 스파게티 하나 사러 차를 몰고 십 몇 마일을 달리다보니 정말 미국에 온 것 같았다. 나토 미쿡 사람 다 됐습네까?

<그런데 이런 듣보잡 수퍼에서 튀김 우동을 팔다니. Asian Bowls 섹션에선 뭔 볶음밥도 팔고>


<그럴 줄 예상했지만 그래도 넘 맛없... T_T>


<조식 제공은 안 하지만 아침에 커피/코코아/녹차 같은 건 줍니다 네네 미국 커피 인심이야 최고죠. 이 카페인 중독자들아>


<데스크실 벽면에 세계 지도가 걸려있고 각국에서 찾아온 투숙객들의 국적을 표시할 수 있게 해놓았길래 나도 대전에 노란 핀 팍 박아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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