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추 케나이 반도를 구경했으니 이제 케나이를 떠나 다시 앵커리지 방향으로. 








이틀간 머물렀던 슈어드로 빠지는 길도 다시 지나고, 크루즈를 했던 위티어로 빠지는 길도 다시 지나고

오늘의 목적지는 거드우드(거우드). 



The Hotel Alyeska

홈페이지 http://www.alyeskaresort.com/hotel/index.aspx

             http://www.alyeskaresort.com/resort/welcome-korean.aspx (한글 버전도 있었네?)

예약 : 당시 홈페이지에선 조식 포함 조건으로만 예약 가능하길래 부킹닷컴 통해 방만 132.08불(109불+12% 택스+리조트피 10불)  

투숙일 : 5월 8일 목요일

룸 타입 : 스탠다드 더블룸


# 알리에스카 호텔 예약과 관련하여

이 날은 숙박지를 미정으로 남겨둔 몇 날짜 중 하루였다. 원래는 다시 앵커리지에서 묵을 계획이었으나, 김원장이 마음에 들어했던 앵커리지 숙소는 이 날 만실이었고, 하여 그럼 어디 한 번 네가 직접 조용한 방 찾아봐라, 하고 숙제를 던져줬더랬다. 보아하니 김원장이 생각날 때마다 가끔씩 앵커리지 숙소를 들여다보는 듯 했는데... "내가 해봐서 아는데" 그게 쉽나 ㅋㅋㅋㅋㅋ 나름 골라낸 숙소의 후기를 읽어보고 또 읽어보던 김원장이 끝내 나가떨어지면서(내 그럴줄 알았지) 나보고 그간 고생 많았다고... 그 말을 듣는데 갑자기 울컥(나 요즘 왜이러지 갱년기 왔나). 네가 드디어 내 노고를 알아주는구나. 

김원장 왈 앵커리지 '시내' 안에선 도무지 마땅한 대안이 없어보인다면서 앵커리지 가까운 교외에서 숙소를 정해야 할 것 같다고 하는데, 익히 알아본 바 앵커리지 근교에 도로 소음이 적으면서 김원장 수준에 맞을만한(=투덜거리지 않을) 숙소는 알리에스카 호텔 정도 말고는 없었다. 하지만 알리에스카는 내부 소음 차단이 잘 안 된다는 평이 많았던지라 어쩔 수 없이 예약과 동시에 호텔에 조용한 꼭대기층으로 방 배정을 부탁한다는 메일을 보내 보았다. 그랬더니 곧, 호텔은 8층짜리 건물로 내가 예약한 스탠다드 등급의 방은 3층에 있고 일단 복도 끝방으로 배정을 해놓을 것이며 방을 한 단계 올리면 4층~7층, 두 단계 올리면 꼭대기층이니 원한다면 40불 추가로 8층으로 업글해 드릴까요? 라는 답장이 왔다. 공짜라면 몰라도 ㅋㅋ 40불 추가는 부담스러워서 다시, 내가 꼭대기층을 부탁한 이유는 단지 윗층 방에서 쿵쿵거리는게 싫어서야, 라고 보내니 또 얼마 지나지 않아, 그러시다면 해당일 손님 객실의 위층 방을 아예 비워 놓겠습니다, 라는 언빌리버블한 답장이 왔다. 오옷, 이럴 줄 알았으면 고민 말고 진작 이 집으로 예약해 올 것을, 괜히 처음부터 시끄럽다는 말에 후보에서 홀라당 제껴놓았네!!!




건물 자체는 충분히 연식이 있어 보였지만 그래도 몇 년전 리노베이션을 한 덕에 구조는 좀 요상해도 지내는 데에는 아무 문제 없었다(굳이 지적하자면 욕조 배수가 잘 안 된다는 것 정도?). 오히려 4성급씩이나 되는 호텔인지 모르고 있었기에(숙박비가 모텔과 크게 차이나지 않...) 갑자기 데스크 언니들이 급 젊고 예뻐진데다 도어맨이 있질 않나, 커다란 호텔 내부에서 두리번거리고 있으면 바로 직원이 나타나 뭘 도와드릴까요, 묻는게 황공무지로소이다였다.


객실수 많은 거대 호텔이다보니 수영장 크기도 평소 이용하던 모텔급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컸는데 비수기여서 김원장이 전세내어 놀았고,


좀 뻥을 쳐서 일반 모텔 수영장 크기의 자쿠지가 있어서 트레일 후 노곤해진 몸을 더 나른하게 만드는게(응?) 참 좋았다. 들어갈 때마다 아이구 좋다 아이구 좋다가 절로 나옴. 나이는 속일 수 없으.

<숏다리 김원장>

<자쿠지에서 바라보는 뷰>


이 호텔은 딱 패키지용 호텔이라고, 그러니 나와는 안 어울리는 곳이라고 은근 심적 거리를 두고 있었는데 이 정도 가격이라면 앵커리지 도착하자마자 공항에서 차를 빌려 바로 알리에스카로 쏴주겠으! (하지만 이 가격이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것은 아니...) 


@ Winner Creek Trail 


거우드에서 원래 김원장이 하려던 트레일은 다소 빡세다던 "North Face Trail"이었다. 그가 노스페이스 트레일을 하자며 나를 꼬시기를, 올라가는 건 힘이 좀 들겠지만, 일단 700m 꼭대기까지 올라만 가면, 내려올 때는 aerial tram을 공짜로 타고 내려올 수 있다는 것이었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원샷하는 나였기에 상대적으로 등산길보다 하산길에 약한 나였기에 트램을 타고 내려올 수 있다니 다리가 덜 풀릴 것 같아 콜! 했다.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출발하려는 찰나, 엇, 하는 김원장의 단말마의 외침이 들리더니, 지금 트램 운행 안 한데!!! 하더라. 헉, 하마터면 개고생하고 올라갔다가 X될 뻔 했네. 


그 바람에 넘버 투 옵션이었던 위너 크릭 트레일을 하기로. 짜잔~




엇, 그런데 예상보다 너무 일찍 트레일이 끝나버리는데??? 일단 다시 호텔로 되돌아가보자.




뭔가 이상하다 갸우뚱, 호텔 앞 벤치에 앉아 지도를 들여다보던 김원장이 잠시 후 무릎을 탁 치며 하는 말이

"아하, 내가 지도를 잘 못 봤네. 방금 우리가 한 건 Winner Creek Trail이 아니고 Winner Creek Extension Trail이네, 우리가 하려던 (원조) Winner Creek Trail은 반대쪽 방향이었네"

뭐시여 당신 나폴레옹이었어? 어쩌다 부록 트레일을 먼저 했나 -_-;


이번엔 제대로 찾은 Winner Creek Trail 입구. 



결론부터 말하자면, 위너 크릭 트레일은 알래스카 와서 지금껏 한 트레일 중 최고였다. 겨울에 눈이 많이 와서 스키니 스노우 모빌이니 타고 댕기고 쿼드 바이크도 넘쳐나는 이 곳에서 multi-use trail 이라고 써있으면 보통 널찍힌 대로 스타일로 도로폭이 휑하니 넓어지면서 우리가 선호하는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영 안 나오는데, 여기야말로 보행할 맛이 나는, 조용하고 정비 잘 된 숲길이었기 때문이다.  








<카메라의 새로운 기능 테스트 중 ㅋㅋㅋ 흐르는 물을 멋지게 찍어보겠어! 했지만 어쩐지 실패스럽네>


<Hand Tram은 현재 이용 불가라길래 출발지로부터 2.3마일 지점인 Winner Creek Gorge에서 터닝하여 컴백홈>


앞서 계획에 없던 트레일을 실수로 잠시 다녀오느라 정작 위너 크릭 트레일(자체는 약 2시간 소요)을 하고 돌아오는 길 막판에는 좀 힘들긴 했지만, 엔돌핀이 퐁퐁 솟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 거우드에서 먹거리 구하기

지갑이 두꺼우면 호텔에서 맛나게 먹으면 되는데, 

우리는 seward highway에서 거우드로 진입하는 alyeska highway가 만나는 삼거리 지점에 있었던 서브웨이를 갈까 말까 고민했었다

(고 옆에 로컬 피자 가게도 있었던 듯)


보너스샷 : 호텔 수영장에서 한글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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