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딩 아이스필드 트레일(Harding Icefield Trail)


이번 여행은 대략 작년 12월 말부터 올해 4월 말까지 총 4개월간 준비 기간이 있었는데, (중간중간 크고 작은 사건이 있었지만) 대략의 루트가 정해지고 난 후부터는 (인터넷이) 주어진 낮시간 대부분을 그저 "조용한 숙소"를 찾는데 다 써버렸다 ㅎㅎㅎ 그렇다보니 상대적으로 (실상은 전혀 쓰잘데기없는) 어떤 한 마을에 존재하는 모든 숙소의 장단점은 어렴풋이 기억나는데, 결정적으로 그 마을에서 무엇을 하고 놀아야 잘했다고 소문이 날까, 에 대해서는 전혀 정력을 쏟지 않은터라... 대충 대표적인 트레일 하나씩만 골라 쭈-욱 뽑아 왔을 뿐이다. 슈어드의 경우에는 재보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그게 바로 "하딩 아이스필드 트레일"이었는데, 이 트레일에 관해 준비를 자세히 안 해오다보니, 이 트레일이 1년 365일 아무 때나 끝까지 갈 수 있는 트레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슈어드에서 이거 하려고 2박 예약 잡은건데 ㅋㅋㅋ 날씨가 내 발목을 잡을 줄이야.  


김원장은 매우 아쉬워하는 눈치였지만 어쩌랴 하는데까지 하기로 하고 출발 


트레일 초입에 입산 방명록 같은게 있었는데 오늘의 트레커로는 우리가 처음이었다. 지난 며칠 동안 다녀간 아이들의 코멘트를 쭉 읽어보니 눈 때문에 여기서부터 0.6마일 떨어져 있는 브릿지(bridge)까지 다녀왔다는 애, 거길 넘어 Marmot Meadow까지 다녀왔다는 애는 보여도, 그 이상은 눈/얼음 때문에 도저히 못 간다고 하는거라 흠, 그렇다면 우리도 거기까지 밖에 못 가겠구나 짐작할 수 있었다. 

 


다음 사진 혐짤 주의











어떤 선배 트레커가 무스 똥으로 장난을 쳐 두었더라. 그나저나 무스들은 왜 이리 많이 싸는가




하품샷


올라가는 내내 아무도 없고(그래서 곰 나올까봐 좀 무섭긴 했지만) 점차 경치가 좋아져서 기분이 막 업될 무렵, 

브릿지가 나타났다. 

김원장 혼자 살짝 더 올라가 길 상태를 확인해 봤지만 브릿지 너머로는 아직 눈이 녹지 않아서 비틀비틀 0.7마일을 더 가 Marmot Meadow까지는 어떻게든 가더라도 나중에 내려오는 길이 장난 아닐 것 같았다. 어쩔 수 없이 여기서 그만 후퇴하고, 대신 이 동네 오는 사람들 대부분이 찾는 Exit Glacier나 더 보고 가기로.

(사실 날이 완전히 풀려 아무런 문제 없이 하딩 아이스필드 트레일의 끝까지 갔다고 해도, 이 트레일의 '길이'며 '경사'가 절대 만만치 않은터라 김원장은 몰라도 나로서는 한편으론 브릿지에서 찍고 턴, 하는게 참 좋더라 ㅋㅋ 만약 끝까지 갔더라면 내려올 때는 거의 반 미쳐서 내려왔을 듯. 업던지 헬기 불러!)


@ 하여간 그래서 이번엔 Exit Glacier로 고고씽


뜻밖에 김원장도 벌써 다리 아프다고. 댁도 늙었구려. 낼모레 오십.


빙하가 팍팍 녹고 있단다


엑시트 빙하만 해도 김원장이 저리 작게 보일만큼 엄청 큰데 얘 위의 하딩 아이스필드는 대체 얼마나 어마무시한걸까.


<얘도 단거. 가만히 서있으면 크레바스 틈 아래 물이 졸졸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 Two Lakes Trail


그리고 보니 슈어드 시내에서 해변쪽 트레일 말고 시내 안쪽의 Two Lakes Trail도 했다. 호수가 너무 흔한 곳이라 주택가 바로 뒤만 해도 이런 트레일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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