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까지 맞춰놓고 일찌감치 기상. 어제 그 따위로 타지마할을 슬쩍 봐놓고도 죄책감 한 점 없이 어쨌거나 오늘은 타지마할을 뒤로 하고 자이푸르(Jaipur)로 가(야하)는 날이다. 물론 우리에겐 기차표를 하루 뒤로 미루고 타지마할을 구경한 뒤 떠나는 옵션도 존재했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시간과 경비를 들여가며 일정을 바꿔 아그라에서 하루 더 머무를 이유를 찾지 못했다(http://blog.daum.net/worldtravel/13689546가 그 증거다). 게다가 이번 인도 여행의 원래 목적이 라자스탄(Rajasthan) 여행이었으니(나중에 밝힐 기회가 있겠지만 이 때만 해도 정말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라자스탄을 얼마나 오래토록 별러왔는데), 오늘 맞는 자이푸르부터가 리얼 본게임의 시작이라고 생각했다. 자, 이제부터 잘하면 된다구!

 

오늘 타야하는 기차는 아그라에서 오전 6시 15분에 출발해서 오전 11시 30분에 자이푸르에 도착하는 스케줄이었다. 너무 이른 시각이라 오토릭샤가 잘 안 잡힐까봐 서둘러 일어났는데 내 예상과는 달리 참 일찍부터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릭샤가 한 대 있었다. 그런데 지도상으로는 지금 가야할 거리(타지 간지 to 아그라 포트역)가 그제 탔던 거리(아그라 칸트역 to 타지 간지)보다 짧아 보이는데도 오토릭샤 아저씨는 120루피를 불렀다(참고로 그제는 수수료를 포함하고도 52루피를 지불했었다).  

 

보라, 분명 오늘 가야할 거리가 더 짧다.

 

아저씨는 (주변에 다른 릭샤가 없었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은데) 마치 당연하다는 듯 그 가격을 고집했다. 하지만 우리 역시 만만치 않았다. 그래? 안 깎아주려면 말아라, 하고 휙, 뒤돌아서서 큰 길 쪽을 향해 걷기 시작했으니까. 호기롭게 돌아서긴 했지만 사실 마음 한 구석은 불안할 수 밖에 없었다. 큰 길로 나갔는데 오토릭샤가 없으면 어떡하나, 기차 시간에 맞춰 역에 도착해야 하는데 늦으면 어쩌나, 행여라도 기차 놓치면 대박이다, 뭐 그런 생각들 때문에. 하지만 우리 기가 더 셌던 모양이다. 오토 릭샤 아저씨가 얼른 우리 뒤를 따라왔으니까. 결국 120루피는 100루피로, 그리고 결국엔 우리가 원하던 50루피까지 쫘~악 떨어졌다. 씽씽 달려 아그라 포트 역에 도착. 일찍부터 서두른 탓에 흥정에 시간을 좀 빼앗겼는데도 여유만땅으로 도착했다. 예상외로 부쩍 떨어진 새벽 공기탓에 온 몸이 부들부들 떨려와 일단 역 앞 노점상에서 짜이를 마시며 몸부터 녹였다. 그리고 시간 맞춰 역으로 입장, 

 

 

예약 챠트를 통해 우리 이름도 확인하고 나서 전광판(6년만에 다시 찾은 인도에서 깜짝 놀랐던 점 중 하나. 역에 전광판이라니!)을 바라보니 우리가 타야할 기차는 자그마치 1시간이나 연착될 거라고 한다. 헉! 이럴 줄 알았으면 따뜻한 방에서 좀 더 자다가 나오는건데. 역 내엔 도무지 편히 기다릴만한 공간이 보이질 않아 다시 역전 맞은편 노점상으로 나갔다. 제일 안쪽 깊숙히 자리를 잡고 짜이 또 주세요!를 외쳤다. 벽이랍시고 어설프게 두르긴 했지만 새벽 찬 공기에 그대로 노출된 곳이었던지라 짜이를 마시며 가만히 앉아 있자니 꽤나 추웠다. 인도에서 이렇게 추운 아침을 맞은 기억이 없는데... 인도가 이렇게까지 추워지나? 이 정도라면 인도인들이 겨울철에 얼어죽는다는 말이 사실이겠구나, 싶더라. 

 

덜덜 떨다가 시간 맞춰 다시 역으로 갔다.  

 

이게 뭐야? 우리가 타야할 4863 열차는 아까 1시간 연착에 더해 30분을 더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변경되어 있었다. 된장.

 

역에는 여전히 마음 편히 짱 박힐만한 공간이 전혀 없었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많아 바깥보다는 훨씬 따뜻했다. 차라리 역에서 개기자. 

 

그러다 엄청난 내공의 소유자 발견!

이 날씨에 이 자리에서 이렇게 기차를 기다리려면 내공이 십갑자는 넘어야 할거다. 

 

그렇게 대기시간 1시간이 1시간 30분이 되고, 1시간 30분이 다시 2시간으로 바뀌자 정말 짜증이 났다. 좁고 불편한 역에서 제대로 앉지도 못한 채 일출을 고스란히 맞이하고 있으려니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오늘 하루 더 아그라에 묵으면서 편안히 푹 자고 타지마할도 느긋하게 구경하고... 등등. 후회가 쓰나미급으로 밀려왔다. 다시 한 번 전광판이 2시간을 2시간 30분으로 바꿔놓는 순간에는, 정말이지, 이 쯤에서 이번 여행을 포기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었다 T_T

 

다행히(?) 2시간 30분만에 열차가 도착했다. 둘 다 더 이상 투덜거릴 기운도 없는 시점이었다. 엉덩이를 좌석에 붙이고 오늘 일어난 상황에 대하여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결론은 이거였다.

 

우리 둘 모두 인도를 여행하기엔 너무 늙어버렸다

 

2002년의 푸릇푸릇(?)했던 때(그 때는 김원장도 30대)의 기억을 간직한 채 다시 이 땅을 밟은 우리는 그간 우리가 한국에서 누려온 안락함의 영향에 대해 엄청나게 간과하고 있었음이 오늘 여실히 드러났다. 우리는 지난 6년간 (간혹 여행할 때를 제외하고는) 돈을 벌었고, 소비는 대부분 우리 일신의 안락을 위해 쓰여졌다. 고속도로 옆 좁고 낡은, 게다가 소음에 취약한 복도식 아파트가 싫어, 작은 산 옆으로 새로 입주하는 큰 평수의 계단식 아파트로 이사를 가면서도 가장 조용한 동을 찾았고, 층간 소음이 싫어 아예 꼭대기층으로 계약했다. 뿐인가, 차도 보다 큰 차로 바꿨고 서울에 갈 때면 KTX를 이용하며 거실에는 소파도 들여 놓았다. 맞벌이라는 핑계로 외식은 루틴이었는데 그러다보니 언젠가부턴 항상 맛집만 찾아다니게 되었다.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다더니 우리 몸은 편안함에 한없이,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적응을 잘도 해 나갔다. 그런데 그게 이제 와 독이 된 것이다. 나(몸)는 이제 도미토리에선 선택의 여지가 없는 한 절대 자지 않고, 김원장의 반대할 만한 특별한 이유가 없는 방이라면 무조건 화장실이 딸린 방을 고집하며, 이제는 론리플래닛 숙소 기준 중 중급까지도 아우르는 위치에 이르러 버렸는데, 또 다른 나(마음)는 (아직은 우리나라에 비해 대부분의 인프라가 뒤쳐진) 환상적인(덧붙여 추억으로 미화된) 인도 여행을 꿈꿔왔으니 이 지점에서 몸과 맘이 서로 충돌하여 사고가 날 수 밖에. 이젠 더 이상 인도라는 나라에 대한 호기심과 애정 어린 관심보다는 인도가 지닌 불편함과 불쾌함이 더욱 크게 와닿는 형편에 이르른 우리의 머릿속은 참으로 복잡했다. 바로 이 곳이 그렇게 그리워하던 인도라는 사실이(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우리는 불과 몇 달전, 루마니아에서 우크라이나로 넘어가려다 갑자기 인도에 가고싶다는 김원장의 주장에 유럽에서 아시아로 서둘러 날아온 적도 있다), 그리고 더 이상 순수하게 세상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우리 심신의 나이가 모두 마음에 들지 않았다.

 

2시간 30분 늦게 출발한 기차는 어둠을 헤치고 은하수를 건너서 자이푸르에 예정된 시각보다 약 2시간 10분 정도 늦게 도착했다(그러니까 이론상 20분 가량은 단축한 셈이다). 오후 1시 40분, 조용하다하여 며칠 전부터 미리 예약을 시도했던 자이푸르의 숙소로부터 끝내 방이 없다는 답변을 받고 대안 없이 도착한 터라 안 그래도 지친 우리의 마음이 더욱 무거웠다. 가이드북을 뒤져 그나마 조용한 편이라는 숙소(Atithi guesthouse)를 골라내고 prepaid 오토 릭샤(30루피)에 올랐다. 이 오토릭샤 운전석에는 두 청년이 함께 앉았는데(이 역시 인도에서는 흔하게 겪는 일이라 그러려니 했다) 우리가 한국인임을 파악한 이 두 청년이 알고 있는 한국말들을 연이어 내뱉기 시작했다.

 

어디 가요, 배고파, 사랑해, 좋아해...

 

그들이야 호의(또는 상술의 일부)로 꺼낸 말들이었겠지만 사실 그만큼 외국인들이(특히 한국인) 많이 지나간 또 하나의 "관광지"에 왔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라자스탄은 진짜 오래 전부터 오고 싶었던 곳인데, 그리고 자이푸르는 그런 라자스탄의 출입구격인 도시라 할 만 한데, 첫 인상이 이래서야. 

 

숙소에 이르는 동안 그들은 여지없이 자이푸르 가이드를 해주겠다느니, 좋은 숙소를 소개해 주겠다느니, 뭐 내가 아는 어지간한 레파토리는 하나씩 다 꺼내놓았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아주 끈덕지게 달라붙는 스타일은 아니어서 숙소 앞에 우리를 내려주고는 "내일 아침 몇 시에 이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을께~" 일방 통보 후 별 다른 지체 없이 사라져 주었다.

 

이 숙소마저 방이 없으면 어찌 해야 하나... 요즘 철이 성수기긴 한가봐... 가는 데마다 방이 없네... 걱정하며 들어선 Atithi guesthouse. 다행히 방이 남아 있었는데 처음 보여준 방은 꼭대기층의, 전망도 시설도 아주 멋진 방이었다(보통 제일 좋은 방부터 보여주니까ㅎㅎ). 얼핏보면 허니문이래도 묵을 만한 수준의 방으로 1박에 1100루피라고 했다. 이 정도면 같은 가격대의 럭나우 곰티 호텔에 비해 훨씬 낭만적이고 우아한 분위기였으므로 지르려고 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오픈된 좋은 전망은 결국 소음을 동반하는 터라 김원장은 뷰는 없어도 좋으니 조용한 방으로 달라고 요구했다(아까비 -_-). 그래서 결국 우리 방은 2층 구석에 박힌, 뷰 따위는 모르는 트윈룸으로 결정이 났다(750루피. 에어컨과 TV, 화장실이 딸린 방으로 넓고 깨끗하다). 전반적으로 이 숙소는 마치 인도가 아닌 것처럼 ^^; 느껴질 정도로 매우 관리가 잘 되어 있었는데 다만 가장 조용한 방이랍시고 배정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런저런 소음이 들려오는 통에(가까운 도로에서 들려오는 차량 소음 외에 결혼 시즌이라 여러 악기들 소리까지 더했다) 김원장은 외부로 난 모든 틈새를 베개들로 막겠는다는 둥 이런저런 애를 써야했다(핫샤워는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11시 30분까지 사용 가능). 

 

참고로 다른 한국인 여행자분(http://cafe.daum.net/gabee/2rVR/1328)Atithi guesthouse

자이푸르에서 3일 동안 쉬면서 묵은 게스트 하우스 입니다. 일정상 자이푸르에서 3일 있을 수 밖에 없었지만 자이푸르는 3일 정도까지 머물 곳은 못 되고 다만 Atithi 게스트 하우스는 다녀 본 숙소 중에서 제일 깨끗하고 편안했던 것 같습니다. 위치도 역에서 걸어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깝습니다. 자이푸르 타워라고 타워는 아니고 항공사들 있는 4층 정도 되는 빌딩 옆 골목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메인 버스 스탠드는 더 가깝고요. 그런데 온통 프랑스인 이태리인 뿐이더군요. 3일 있는 동안 동양인은 한 명도 못 봤어요. 백배에도 론니에도 나온 곳인데... 복도 층계 방 화장실 모두 대리석 바닥으로 무척 깨끗하며 특히나 호텔급 서비스를 제공해 줍니다. 매일 시트도 갈아주고 청소도 해 주는데 팁을 두고 나가도 건드리지 않더군요. 부설 식당도 깨끗하고요. 저녁엔 옥상 가든으로 주문해서 먹을 수도 있고 식사비는 체크 아웃때 함께 계산해서 편합니다. 직원들도 친절하고요. 단, 아침 7시 정도까지 근무하는 야간 당직자는 뭘 모르는 사람 같아요. 방값도 맘대로 부르고. 그 사람은 상대하지 말고 8시쯤 정식 직원이 출근하면 체크인때 더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전 쿨러 있는 2층 방 550에 묶었는데 2층을 원했지만 방은 오히려 1층이 더 깨끗해 보이더라고요. 하여튼 인도 게스트 하우스 숙소 중에선 제일 좋았어요.

 

고락푸르에서 미리 예매해 온 기차표는 오늘 자이푸르에 도착한 것을 마지막으로 동이 났다. 다시 말해 비록 내가 타지마할은 제꼈을지언정 본게임이라 여겼던 라자스탄부터는 이후 일정을 확 열어둔 것이다. 자이푸르에서부터는 이 곳에서 며칠이나 머무를까... 편안하게 생각해도 아무 문제 없도록. 하지만 저 정도의 소음에도(적어도 내 역치에는 별 소음 아녔기에) 괴로워하는 김원장을 보니 오늘 당장은 여기서 묵는다해도 내일은 이 집에서 꼭 벗어나야 했다. 그래서 원래 우리가 예약을 시도했었으나 방이 없다고 거절당한, 조용하다는 숙소를 직접 찾아가 보기로 했다. 그다지 쾌적하지 않은 길을 지나(앗, 베스킨라빈스가 있네! 이 동네가 부촌인가?) 꾸역꾸역 찾아간 Hotel Pearl Palace.

 

# 홈페이지 : http://www.hotelpearlpalace.com/

 

 

 

방이 없다고 거절 메일 보낼땐 언제고 직접 찾아갔더니 방이 있다더라(딜럭스 에어컨룸 900루피). 며칠 전부터 예약을 위해 공들였는데 이런 답변을 들으니 순간 울컥. 일단 오늘은 이미 다른 숙소에 짐을 풀었기에 내일을 대비해 방 구경이나 해보기로 했다. 여차하면 이리로 방을 옮겨야지, 싶었지만 방 구경을 마친 뒤에는 차라리 Atithi guesthouse가 경쟁력이 있다고 결론내렸다. 이 동네가 차분한 고급 주택가임은 분명했지만 그러다보니 중심부와 거리가 멀어질 수 밖에 없었고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이 집의 자랑인 아기자기한 인테리어가 다소 정신 없게 느껴졌던 탓이 크다(다시 한 번 말하지만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다. 실제 다른 외국인 여행자들의 이 숙소에 대한 평가는 최상이다). 결정적으로 김원장이 숙소를 고르는데 있어 소음 차단 다음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점이 채광인데, 이 집의 약간 동굴스러운 느낌이 싫다고 한다. 데스크에선 내일 묵으려면 오늘 미리 얼마라도 돈을 내고 예약을 해둬야 한다고 강조하는데 어쩐지 말투가 얄미워서 일단 거절하고 물러섰다. 아무래도 이 집 역시 대안은 아닌 것 같지?  

 

# 참고 : 당신이 아쿠아 회원이라면 http://aq.co.kr/info/asia/572622

 

그 집을 나와 시내 방향으로 내 자랑인 산만함을 한껏 내세우며 한참을 걸었다. 자이푸르, 하면 바람 궁전이니 핑크 시티로 유명하지만 사실 그런 것보다 나는 워낙 먹는데 집착하는 스타일이라 ^^; 이 도시에서 유명하다는 라시부터 꼭 먹어보고 싶었다. 일단 김원장 눈에 먼저 꽂힌 맥도날드에서 치킨 버거 콤보 하나 먹고(115루피) 연이어 라시를 먹으러 갔는데, 기껏 찾아갔더니 원조라고 알려진 집은 이미 오늘치 라시가 동이 났다고 해서 제대로 된 간판도 없는 옆 집에서 먹었다. 그런데도 오오, 이것은 예술. 그 자리에서 각자 두 잔씩 해치웠다(잔당 10루피). 그간 인도 네팔 통틀어 먹어본 라시 중 단연 최고(그 전까진 포카라 홍금보 아저씨네가 내 입맛에 최고였는데). 어쩜 플레인 라시가 바나나 라시보다도 맛있을 수 있을까.  

 

몇 시간 동안 걸어서 자이푸르를 돌아다니다 보니 내 예상보다 훨씬 큰 도시임을 알 수 있었다. 더 이상 걷기는 무리라는 판단 아래, 일부러 사이클 릭샤를 잡아탔다(자이푸르의 유명 극장 Raj Mandir에서 숙소까지 40루피). 라시 소원을 풀어서 그런가, 아저씨의 페달질에 맞춰 내 옆으로 천천히 흘러가는 자이푸르가 아까보다 좀 더 예뻐보였다.

 

저녁은 룸 서비스가 된다길래 주문(피자+토스트+콜라+커피=153루피)해서 방에서 먹었는데, 

95루피(약 2500원)의 피자. 토핑도 심플, 맛도 심플

 

아직도 바깥 어딘가에선 누군가의 결혼식 잔치가 끝나지 않은 모양이었다(다시 말해 소란스러웠다는 이야기고 동시에 김원장의 저기압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미 자이푸르를 싸돌아 다니다 두 커플의 결혼 행렬이 지나가는 것도 직접 본지라 오늘은 이게 다겠지, 했는데 갑자기 요란한 폭죽 소리가 들려 숙소 옥상으로 서둘러 올라가 보니 화려한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고 있더라. 대체 이 동네서 몇 쌍이나 결혼 하는거야? 

 

오늘로 다시 집을 떠난지도 만 한 달이 넘어간다.

 

여행이...

 

길구나.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