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23일 수요일,

 

오전/오후 "일상"이야 이미 아실테고, 오늘 저녁 외식은 근사(?)한 곳에서 하기로 했다. 

장소는 낫티님 추천의 이름 모를 노천 해산물 식당. 좀티엔 비치 남단 끝에 위치한 곳이다.  

 

 

대략 이런 간판을 가진 식당인데... 태국어는 전혀 모르는 관계로 식당 이름을 알 길이 없다.

실내에서도 물론 먹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손님들이 선호하는 좌석은 파도가 넘실거리는 야외석이다.

음... 충청도 버전으로는 뚝방석 -_-; 이라고나할까.

 

 

아래와 같은 사진이 나올 때마다 우리 부부는 "흔들림의 미학"이라는 표현을 쓰곤 하는데...

(사진 못 찍는다 서로 구박하기도 지쳐서 ㅋ)

 

 

잘 리딩이 안 되는 메뉴판에서 어찌어찌 겨우 추천 메뉴를 짜집기해 주문을 한 뒤

한시름 놓은 해맑은(?) 표정으로 상념에 빠져든 김원장 

 

 

 우리가 주문한 것은 뿌팟퐁 커리(태국의 유명 게 요리/120밧)와 대하 구이(350밧) 

 

 

 

낫티님께서 손꼽는 식당 중 하나(물론 가격 카테고리는 하위 -_-;)인데 솔직히 맛은 그냥저냥이었다.

참고로 까놓고 밝히자면 아직 우리는 태국 음식을 잘 못 먹는다. 촌스럽다고나 할까. 

심지어 우리네 그것과 별다를 바 없어야 하는(?) 대하구이마저 태국에서 먹으니까

그냥 심드렁한 맛이더라. 한국에선 손가락 빨며 맛나게 먹던건데...

 

하지만 무엇보다 분위기 하나는 정말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처얼썩처얼썩척쏴아아~의 분위기였다고나 할까(왜 여성들은 분위기에 약할까...).

그리고 좀티엔 비치 북단의 우리 숙소에서 걸어가기엔 다소 먼 거리지만,

식사후 그 긴 비치를 끝에서 끝까지 걸어오는 맛만큼은 정말 쏠쏠했다.

시원한 밤바다, 정겨운 파도소리, 오징어 구워파는 아줌마, 이런 우리에게 빠진건 나잡아봐라 뿐. 

아아... 우리 부부는 어느새 10년차라네. 

 

@ 오늘의 영화 : <최강 로맨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자 김원장이 꺼낸 한 마디, “이거 뭐 열살짜리가 보면 딱 좋아라~하겠구만”

뭐지? 본인도 중간중간 낄낄거리며 봐놓고. -_-; 

 


2008년 7월 24일 목요일,

 

어제 틈나는대로, 아니 아예 자리를 잡고 아는 인터넷 사이트들을 모조리 뒤져서

통부라를 벗어나 파타야의 어느 리조트로 옮겨가야 잘 옮겨갔다고 소문이 날까를 진중히 고민하면서

백개도 넘는 파타야의 숙소들 중 추리고 추려 겨우 몇 개의 리조트로 압축한 뒤

앞으로 남아있는 파타야 체류 7박을 어떻게 나눠 배정을 할까를 놓고 또 장고에 들어갔더랬다.

결국 골라낸 A 리조트, B 리조트, C 리조트에서 각 2박, 2박, 3박씩 하는거야, 까지 결론을 내렸는데

(그리고 나서 역시 난 인터넷 서핑을 잘해! 자화자찬까지 했는데) 그러다 문득,

이게 다 뭐하는 짓이지? 하는 생각이 머리를 치면서 이 모든 것이 다 헛짓이다 싶은 것이다.

 

김원장에게 이런 내 심경의 변화에 대해 헬프 미를 청하니, 

김원장 역시 당근 헛짓이 맞다며, 정 "일신의 안락에 좋은" 숙소를 양보할 수 없다면

더 이상 이리저리 욕망을 키우지 말고 그냥 있던 곳, 즉 여기 통부라에 그냥 머무르기라도 하란다.

욕심을 줄이진 못해도 절대 늘리진 말란 소리.

 

그래서, 그의 말대로 남아있는 7박 모두를 통부라에서의 재연장으로 질렀다.

지금껏 써핑한 시간과 정성이 모두 수포로 돌아갔지만 -_-; 그래도 잘하는 짓이라는 생각이 든다.  

처음 3박 예약에 이어 이틀 연장, 또 이틀 연장, 그리고 이번에 아예 일주일 연장을 한 덕에 

결국 통부라에서만 총 14박 체류가 확정되자 낫티님이 살짝 놀라는 눈치다.

'후줄근한 얘네들 정체가 뭐지? 잠깐 한국서 휴가 나온 애들이 아녔나?' 그런 분위기랄까.

 

그간 김원장 기분에 따라 한국으로 돌아가네 마네 하던 것이 결국 항공권을 사면서 stable 해졌듯 

좀 더 가격 대비 훌륭한 숙소에 묵겠다고 짱돌을 굴리고 굴리다가 이렇게 확 지르고나니

역시나 마음이 편해진다. 불과 조금 전까지만 해도 커서를 움직이는 손이 바쁘게 움직여대고 눈은

희번덕거리며 선배 여행자들이 남긴 평을 읽어내리고 각 사이트마다 내건 가격을 비교하며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던 내 마음이, 이제야 그루터기에 걸터앉아 가쁜 숨 고르게 된 것이다.

그래, 이거였구나. 

 

모나미 볼펜 까망 뚜껑 돌려 열면 볼펜심에 감겨있는 스프링이 하나 톡 떨어지는데,

스프링을 세워 똑바로 위에서 바라보면 2차원의 원 하나가 달랑 보일게다.

하지만 그 스프링을 옆에서 바라보면 3차원의 높이가 생길텐데, 

이렇듯 돌고 돌아 제자리, 매번 발전없어 보이는 내 사고방식(=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이

사실은 그 스프링처럼 조금씩 높이라도 키워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워워~      

 

@ 오늘의 영화 :

<이대로 죽을 순 없다> 어디선가 본 듯한.

<한반도> 오홋, 한물간(?) 배우들의 초호화 캐스팅, 여전히 와닿지 않는 차인표의 연기 및 극중 캐릭터. 안 그래도 요즘 독도 때문에 말이 많다는데...

 

@ 오늘은 일상에 약간 변화를 주어서 오전에 밥 먹고 수영 잠시 하다가 맛사지를 받고 그 길로 파타야 시내로 나갔다. 오늘 점심은 지난 수끼에 이어 마찬가지로 체인점으로 보이는 Hot Pot 에서. 뷔페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는데 1인당 149밧에 7% 정도에 달하는 택스를 별도로 받고 있었다. 점심시간이라서인지 주로 예쁘게 차려입은 현지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어울려 먹고 있더라. 덕분에 분위기는 싱그러웠지만, 양껏 갖다먹는 뷔페다 보니 아무래도 재료의 질은 MK가 낫지 싶다. 

 


 2008년 7월 25일 금요일,

 

다음 주 금요일 이른 아침이면 나는 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라타고 있을테니

이제는 누가 뭐래도 이번 여행 마무리 카운트다운에 들어가야 할 시점이다. 이제 겨우 일주일.

마치 오래 전 이야기라도 나누듯 김원장과 지난 일정들을 하나 둘 돌이켜가며

그 때 정말 재미있었지, 히히덕거리기도 하고 때로는

햐, 그 놈, 보기좋게 우리를 속여 먹다니... 새삼 부르르 떨기도 하고.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로 시작하는 푸쉬킨의 시 마지막에서와 같이,


지나가 버린 모든 것은 그리움이 되리니.

 

(김원장 왈, 과거는 미화되기 마련이라나)   

 

8월 1일, 오전 6시 45분발 뱅기를 타야하니 공항에서는 적어도 새벽 5시 전에 도착해 있어야 할 터.

파타야에서 출발한다면 새벽 3시쯤 어두운 밤길을 나서야 할테니

차라리 하루 전날 미리 공항 근처 숙소를 잡아두고 조금이라도 많이 자다가 가는게 나을 것 같다.

 

인터넷의 바다를 다시 항해한 끝에 잡아낸 공항 근처의 통타리조트(Thong Ta Resort & Spa)를

현재 가장 저렴하게 판매하는 사이트(www.HotelThailand.com)를 통해 예약해두고.

 


HOTEL VOUCHER

MONO TRAVEL COMPANY LIMITED
Jasmine International Tower, 31st Floor 200 Moo 4, Chaeng Watthana Road Pakkred, Nonthaburi 11120, Thailand  Tel: (+66) 2 100 8010, 085 070 2550, 085 0702551  Fax: (+66) 2 584 7012, (+66) 2 584 6951, 02 502 0757  
Website: www.HotelThailand.com  Email: services@hotelthailand.com


Service Provided by Thong Ta Resort & Spa
Address 1894 Ladkabang Rd. Ladkabang Bangna Bangkok 10520 Thailand
Tel 66-2-3267258-9 
Fax 66-2-7392129 
Confirmation no. 154354
Voucher date 25 July 2008
Make Payment by Hotel Thailand
Online agent Mesa
Voucher no. 0094868

Please Provide Accommodation
For Mrs. Kang OOOO

Hotel name Thong Ta Resort & Spa, Bangkok
Night(s) 1 night(s)
Check in date 31 July 2008
Check out date 01 August 2008
Total pax 2 person
Total room 1 room
Room type STANDARD - Twin/Double (2 Persons), (Incl. Breakfast)

Special request Non-Smoking, King Bed, Quiet Room : Subject to availability.
Remark Inclusive of breakfast for 2 persons.
  • We are not responsible for a Joiner Fee. Any additional charge is subject to the hotel's policy only.
  • Special requests and other needs are required which subject to each individual hotel's availability, and cannot be guaranteed by Hotel Thailand

** MonoTravel Policy **
For security reason, upon arriving at your designated hotel, please make sure that the check-in details (your name and nationality) match the original reservation details you provided to us. If you are unable to provide sufficient evidence of your identity, the hotel reserves all rights to refuse your stay at its property.
 

 저녁엔 또 다시 환락의 시내행. 빤짝빤짝.   

나는 매일 이렇게 시내 나들이를 할 것 같으면 차라리 다음 번엔 파타야 시내에 묵으리라, 생각하는데

김원장은 쏭태우 타고 들락날락하는 재미도 있거니와 무엇보다 숙소로는 조용한 주택가가 최고란다. 

여하튼 파타야에 오래 있으면서, 워킹 스트릿 사진 한 번 제대로 올린 적이 없는 것 같아 두 장 첨부. 

 

 

 

 예전에 태국을 드나들 때는 잘 몰랐는데, 이번에 이렇게 파타야에서의 체류일수가 길어지다보니

이 동네 은근 중동에서 온 남성들이 꽤나 많이 돌아다니는 것이 눈에 띈다. 앗살람알레이쿰~

아마 우리가 이번 여행 전반 3개월을 중동 지방에서 보낸 탓도 있을테지만,

이래저래 워낙 여성과의 접촉이 어려운 그들네 문화를 조금 더 알게 되다보니,

여기서 태국여인들 끼고 지고 지내는 그들이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얄밉다.

동네 친구 모하멧은 이슬람의 가르침에 따라 여전히 금욕의 -_-; 세월을 보내고 있을텐데

어찌 너는 여기서 문란한 자세로 시샤나 피워대며 지나가는 여인네에 침 질질 흘려대고 있단 말이냐!

 

하이고, 나와있는 시간이 길다보니 이젠 걱정도 인터내셔날 하네. 이 넘의 오지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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