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29일 화요일,  

 

하루 종일 빈둥거리며 리조트에서 뒹굴다가 저녁 7시나 되어서

파타야 빅씨(http://www.bigc.co.th/en/stores/bigc/pattaya_sai_2/)로 밤나들이.

썽태우를 타고 밤바람 맞는 일이 더 이상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평온한 일상의 한 조각처럼 느껴진다.

일식당 후지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스포츠 용품 전문 매장을 구경하며 이것저것 뒤적거리다

(갑자기 캠핑 혹은 비박 따위에 꽂혀 텐트나 캠핑용품 등을 이것저것 만지작거리는 김원장 -_-)

다시 해변쪽으로 진출. 걷고 또 걸어 워킹스트리트 근처에서 다시 썽태우를 잡아타고 귀가.

밤벚꽃처럼 화려한 워킹스트리트의 네온사인들이 하나 둘씩 우리 뒤로 멀어지기 시작한다. 


2008년 7월 30일 수요일, 

 

어제 스포츠 용품 매장들을 들락날락거린 탓인지 갑자기 내 낡은 운동화를 업그레이드해주겠다고 나선 김원장.

(왜 정작 본인 것은 구입을 못 하고 서로 남의 것을 사려고 드는걸까)

워낙 쇼핑과는 거리가 먼 인간들이었던지라 마음먹고 나서보지만 여의치않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결국 로터스 앞 아울렛 매장에서 겨우 한 켤레 구입.

지난 5개월 동안 세계 여기저기를 직접 밟고 다니며 고생이 많았던 운동화를 말 그대로 헌신짝처럼 내버리고

이제는 룰라랄라~

새 신발 꽃신 신고 한국으로 돌아가겠구나.

언제였던가.

여행지에서 항상 앞으로 메고 다니던 미니 배낭이 너무 낡아 결국 귀국행 비행기를 기다리던 공항에서 폐기처분했던 적이 있는데

그 때도 여기, 태국이 아니었던가...

 

 

오늘의 맛사지는 큰맘먹고 -_-; 헬스랜드에서(여정 막판의 에라~ 질러! 질러! 모드).

http://www.healthlandspa.com/pattaya.html

그동안 맛사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맛사지사의 실력 아니겠어?

아무도 물어오지 않았지만 서로 그렇게 떠들며 내부 시설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애써 인정 안 해줬던 우리.

오늘 헬스랜드의 깨끗하고 조용한 3인실을 우리 둘만 배정 받고 자기들끼리 수다 안 떠는 맛사지사들로부터 맛사지를 받아보니

역시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지불하는 돈의 가치는 (보통) 그 값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

최근 맛사지 경험 중 가장 만족도가 높았다는 결론 하에, 다음부터는 헬스랜드 쿠폰을 끊어서 다니는 방향을 고려해 보기로.

(참고로 쿠폰 구입은 http://cafe3.ktdom.com/thailove/gb/bbs/board.php?bo_table=hit&wr_id=41595)

그러나저러나 저 부스스한 포스트 맛사지 사진을 보다보니

http://blog.daum.net/worldtravel/12473880 에서

이번 여행 출발 당시의 헤어스타일과 비교해 볼 때 그새 많이 변했음을 알 수 있다. 그래그래, 벌써 5개월이 흘렀구나.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안 그래도 그간 숙소와 시내를 오가면서 눈에 콕 박아둔

파타야-방콕 수안나품 국제공항간 택시 대절 서비스 코너에서(코너라고 하기엔 좀 뭣한 거리 가판이었지만)

톨비 60 밧 포함 토탈 1000밧에 자가용 택시로 계약 뚝딱(원래 가격은 1200밧이라나 뭐라나.

여하튼 계약금조로 300밧 먼저 지불하고 영수증 받고 나머지 700밧은 내일 목적지에 도착한 뒤 지불하기로 계약

참고로 우리가 이용한 곳 연락처 0892096678).

 내일 check-out 시각까지 최대한 통부라 리조트에서 개긴 뒤 12시 정오로 예약해둔 저 택시를 타고

지난 25일 미리 예약해둔 수안나폼 공항 바로 근처의 통타 리조트로 뜰 예정.

 

아...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니 마음이 싱숭생숭하구나.

 

@ 오늘의 영화 <거룩한 계보> : 이 영화 괜찮네. 다른 영화에서의 정진영보다 이 영화에서의 싱크로율이 마음에 든다.  


 2008년 7월 31일 목요일,

 

아마도 통부라 리조트가 개장한 이래로 가장 오래 머물렀을 한국인 부부가 떠나는 날,

그동안 낯익은 직원들이랑 인사를 하고 "그간 머물러줘서 고마워. 얼른 또 다시 놀러와~" 하는 송영 카드까지 받아들고

어제 예약해 둔 자가용 택시를 타고 방콕을 향해 달려라 달려. 파타야여, 안녕~

어라, 근데 이 아저씨 어째 무섭게 달리네, 불안불안하더니 정말 통부라를 떠난지 겨우 한 시간 반 만에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면 비행기들이 막 날아다니는게 보이는 통타 리조트 도착.

http://www.thongtaresortandspa.com/

 

사고 없이 무사히 도착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오호라 이런, 리조트 리노베이션이라도 하는지 여기저기 공사중이다.

소음을 무진장 싫어하는 김원장 얼굴은 찌푸려지고 이 곳을 예약한 나는 괜시리 그런 인폼을 미리 안 준 리조트측을 원망해 보는데,

뭐 별 수 있나, 하룻밤 참아야지. 체크인시 최대한 조용한 방으로 부탁했는데도 소음으로부터의 완벽 차단은 불가능해 보인다.

일단 방에 들어와 이것저것 살펴 보는데 TV에서 KBS world 채널이 잡힌다는 점은 좋지만(내일이면 한국에 간단다, 얘야 -_-)

우리가 지불한 방 가격에 내일 조식이 포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이른 시각에 체크아웃을 해야해서 못 먹는다는 아쉬움과

숙소 맛사지샵에서 제공하는 타이맛사지가 시간당 380밧, 오일맛사지가 시간당 580밧이라는 고가 정책이 맘에 안 든다.

(무선 인터넷 서비스도 제공한다고 하지만 우리 방에서는 신호가 잘 안 잡힌다)

그래도 공항 송영 서비스는 룸당 150밧이라기에 나름 경쟁력이 있는 것 같아 모닝콜과 함께 이 부분만 미리 예약해두기로 한다.

 

방에서 쉬려니 밖에서 들들들거리는 소음이 매우 거슬린다는 김원장에게 끌려 무작정 나선 이 동네 탐방.

숙소 주변으로 무척 썰렁해 보였는데 숙소를 나온 뒤 만나는 대로에서 오른편으로 꺾은 뒤 고가 도로를 건너 맞은편으로 나아가니

우와, 완전 대박. 그야말로 외국인들은 찾아볼래야 찾아볼수가 없는

그냥 평범한 필부필부들이 사는, 관광지도 아니고 휴양지도 아닌 동네가 짠, 하고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그 곳에서 우연히 만난 야시장은 정말이지, 너무 사랑스러웠다.

(몇 바퀴 뱅뱅 돌면서 끊임없이 맛나고 신기해 보이는 이것저것을 잔뜩 사먹어서 후한 점수를 주는 게 절대 아니다).

지금껏 보지 못했던 또 다른 태국을 만난 것 같았다고나 할까(나 태국 몇 년차더라? 쩝).

 

태국에서의,

이번 여행에서의 마지막 밤은 이렇게 깊어만가고,

 

 

 

늦은 밤 공사 소음이 잦아드는 듯 싶더니 이제 그 자리를 비행기 소음이 메우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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