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귀국편으로 구입한 차이나 에어라인(http://www.china-airlines.com/en/)은 06시 45분 출발, 대만 타이페이를 거쳐 한국으로 입국하는 경유편이었던지라 내 생각엔 늦어도 오전 5시까지는 공항에 도착해 있어야 할 것 같았다(물론 숙소 데스크에선 내 아무리 e-ckeck in을 했다해도 적어도 4시 30분엔 도착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어제 모닝콜을 부탁해 둔 시각은 오전 4시 15분. 일어나서 샤워하고 준비하는데 대충 30분, 그리고 공항까지 가는데는 10분 남짓일거라는 계산 하에 그 시각에 부탁을 해두긴 했는데 행여 비행기를 놓치면 큰일이라는 혼자만의 강박관념과 간혹 모닝콜을 까먹는 데스크도 몇 번 겪었던 개인적 경험과 공사 소음이 사라진 뒤 그 자리를 채웠던 자동차와 비행기 소음으로 인해 제대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오히려 김원장이 나보다 잘 잔 것 같더라).

 

밤새 거의 2~30분 간격으로 시계를 들여다 보다가 결국 모닝콜 시각 조금 못 미쳐 벌떡 일어나 샤워를 했고 이후 김원장 깨우고 짐 정리 모두 마친 뒤 어제 미리 예약해 둔 숙소의 공항 송영 서비스용 차량을 타고 오전 4시 45분, 깜깜한 어둠을 뚫고 공항을 향해 나섰다(통타 리조트의 공항 송영 서비스는 맘에 들었다. 차도 좋고 아저씨도 친절했다) 지난 밤 비행기 소음에 시달리긴 했지만 그만큼 공항까지는 정말 가까운 거리였던지라 차량에 올라탄지 5분 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통타 리조트의 입지 선정이 빛나는 순간이었다고나 할까.

 

역시 너무 이른 시각이라서인지 예상대로 체크인 카운터가 한산하여 두 눈이 벌겋게 충혈된 채로 수이 체크인을 할 수 있었는데 사람 맘이 참 간사한지라 이렇게 일사천리로 일이 잘 진행되고 나니까 숙소의 편안한 침대 위에 좀 더 자빠져있다 나올껄, 하는 생각이 들더라. 나원참. 여하튼 남아있는 모든 태국 바트화를 달러로 재환전하고(115불이 생기고 30밧은 남았다) 라운지에서 좀 뒹굴다가 (여정 끝까지 알차게 고마운 pp 카드) 드디어 한국으로 떠나는, 아니 엄격히 말하자면 일단 대만으로 향하는 CI0068편에 탑승했다. 타이페이까지는 3시간 40분이 걸릴 예정(대만 현지 시각으로 오전 11시 25분 도착 예정)이란다.  

 

 

 

대만에 도착하기 전에 기내식 한 판 먹어주고 대만에 도착한 뒤 라운지에 들러 착실한 대만 버전의 메뉴를 또 한 판 즐겨주고(역시 중국계 라운지는 누가 뭐래도 중국계답다) 그렇게 대만 공항에서 약 2시간을 보낸 뒤 오후 13시 25분, 마침내 인천 인터내셔널 에어포트로 향한다는 비행기에 마지막으로 오른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바라보며 잠시 이번 귀국길에 대만에 며칠 들릴까 했다가 재미없을 것 같아 취소했던 일이 살짝 아쉽다는 듯 다시 떠오른다. 역시 못 먹는 떡이 맛나보인다니까.

 

이제 이 비행이 당분간의 마지막이 되겠지(승무원도 아닌데 이런 생각이 ㅋㅋ). 잠시 이런저런 생각에 주마등 버전으로 마구 젖어 들다가 드디어 창밖으로 익숙하면서도 낯설고 반가우면서도 그다지 기쁘지만은 않은 한국을 어느새 다시 만나게 된다. 하긴 대만과 한국은 그다지 멀지 않으니까. 여하튼. 이렇게. 하여간. 그렇게.

 

돌아왔다. 한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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