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마이크 테스트, 여기는 파타야 좀티엔 비치, 오바. 

 

 

 

 

숙소가 비싼 값을 하는지 빌라 통부라에서의 생활은 매우 만족스러운 편이다. 다만 밥 먹고 물질하다가 또 밥 먹고 물질하고... 그걸 메인으로 며칠이고 휴양 버전으로 개기긴 아무래도 우리 취향에 - 좀 더 엄격히 말하자면 김원장 취향에 - 썩 안 맞지 싶다. 그리하여 이젠 더 밝히기도 쪽팔린 상황이지만, 여하튼 김원장의 원에 따라 예정대로 20일, 내일 체크아웃을 하는대로 방콕으로 돌아가 귀국을 하기로 한다. 된장, 이게 대체 몇 번째 오락가락인지. 그러나 꿋꿋하고도 착한 이 마누라 -_-, 노트북을 열고 인터넷에 연결하여 홍익여행사에 문의 글을 다시 남겨본다.

 

안녕하세요?

스카이스타 항공편을 이용하여 수 일내로 한국으로 가는 편도 항공권 2장을 구매하고자 합니다.

좌석이 있다면 21일 새벽편 이후로 탑승 가능합니다(21일, 22일, 23일...).

좌석 여부 확인해 알려주시면 날짜를 정해 곧 입금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스카이스타라고 딱 지적해 여쭈어 본 이유는 현재 태국 방콕에서 한국 인천으로 들어가는 편도 항공권을 가장 저렴하게 내놓는 곳이라는 정보를 가지고 있어서였다. 내일 체크아웃을 하고 또 2~3시간 정도 길에서 시간을 보낸 뒤 다시 공항에서 출발 시각까지 또 몇 시간이고 기다리다가 비행기를 타느니, 아예 내일은 방콕에서 하루 편히 묵고 그 다음날, 뽀송뽀송해진 몸과 맘으로 비행기를 타겠다는 얄팍한 계산에 저리 문의를 해 본 것이다.  

 

 

첨벙첨벙 수영하고 놀다오니 답장이 와 있었다.   

 

안녕하세요

스카이스타 항공은 지금 체크해서 좌석이 있다고 나중에 있으리란 보장이 없습니다.
먼저 입금해서 발권하시는 분이 우선 순위입니다.

현재 상황은 다음 주에 좌석이 없고 21일 02시 출발 비즈니스석이 3좌석 있습니다.

비즈니스는 한분에 13,000바트입니다.
이 좌석도 언제 없어질지 알수 없습니다.

발권을 하시려면 입금해 주시고 영문성함을 남여구분해서 여권번호,여권 만료일,생년월일을 같이 알려주시면 됩니다.

스카이 스타 외에는 차이나 항공이 12,300바트고 대만을 경유해서 가게 됩니다.
1. CI 68 Q 23JUL BKKTPE HS2 0645 1125
2. CI 9036 Q 23JUL TPEICN HS2 1325 1650
스케줄은 위와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니, 달랑 모레 새벽 2시 출발편 말고는 아예 좌석이 없다고라? 그것도 비지니스석이라 1인 13,000바트나 한다고라? 일단 다음과 같은 글을 남기고 장고에 들어간다.

 

빠른 답변 감사드립니다. 그럼 일단 생각을 좀 해봐야 할 것 같네요. 결정되면 다시 글 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원장, 어떡할까? 가격도 개떡 같고 출발 시간도 개떡같애. 거기다 한 술 더 떠서 다음 주는 아예 좌석이 없다는데? 내 물어보지만 김원장 역시 뾰족한 수가 없기는 마찬가지.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에라, (개)떡 본 김에 제사나 지내자. 일단 여기(=통부라)에서 이틀만 더 이런 럭셔리한 나날을 즐겨보는거야, 이런 식의 본 질문과 연관없는 답변을 내놓는다. -_-;

 

낫티님께 숙박일수를 이틀 더 연장하고자 연락을 드리니 마침 빌라 통부라에 오실 일이 있다네. 일이 편하게 풀리려나 보다. 통부라 라운지에서 낫티님을 직접 만나 체크 아웃 날짜를 이틀 더 연장한다. 직접 뵈니 의외로 젊고도 잘 생기신 분이라 조금 놀랐다. 이럴 줄 알았으면 머리라도 빗고 만나뵙는건데 ^^; 연장 절차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원래 체크아웃 날짜였던 20일이 22일로 착착 미뤄진다.  

 

여기까지 일을 저지르긴 했지만 아무래도 계속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의 일정 역시 죽도 밥도 안 될 것 같다. 아마도 이틀 뒤 또 귀국행 비행기표 알아보겠다고 여기저기 들쑤시고 있을지도 모르지. 아니, 그럴 확률이 거의 99%다. 우리, 더 이상 그러지 말고 그냥 마음을 굳히자. 8월 귀국행 비행기표를 아예 사버리는거야. 

 

스카이스타 항공편은 인터넷으로 구입하기 어려웠지만 홍익여행사에서 언급을 한 차이나 항공이라면 개인이 인터넷으로 쉽게 항공권을 살 수 있었다(http://www.china-airlines.com/en/). 8월 4일 월요일에 약속이 있고, 그 전에 하룻밤 이상 시댁에서 또 하룻밤은 친정에서 보낼 것을 고려하여 8월 1일 귀국편을 골랐다(타이페이 경유). 

 
Bangkok(BKK) to Incheon International Airport(ICN)
Flight 1: Friday, August 1, 2008
Confirmed
Departure: 2008-08-01 06:45, BKK -Bangkok
Arrival: 2008-08-01 11:25, TPE -Taipei
Flight: CI0068
Class: Q Class
Travel Time: 3 : 40
Stopover/Direct: Direct
Baggage: 20 kilograms
Seat: Internet seat selection is available during July 19
~ July 31 ,for more information, please click here.
 
Flight 2: Friday, August 1, 2008
Confirmed
Departure: 2008-08-01 13:25, TPE -Taipei
Arrival: 2008-08-01 16:50, ICN -Incheon International Airport
Flight: CI9036
Class: Q Class
Travel Time: 2 : 25
Stopover/Direct: Direct
Baggage: 20 kilograms
Seat: Internet seat selection is available during July 19
~ July 31 ,for more information, please click here.
 
Flight payment and ticket
 

Actual Payment For Passenger Ticket
Item
Total for all travellers
Fare total THB 18,000
Tax/Surcharge total THB 6,140
Payment total THB 24,140
 

인터넷이 편하고도 저렴하구나. 좌석까지 골라 지정했는데 12,070밧/인이 들었으니 홍익여행사 사장님껜 죄송한 노릇이지만 1인당 230밧씩 아꼈네! (써놓고 나니 나름 후딱 사버린 것 같은데 사실은 이 과정에서 "나 정말 결제한다!"를 몇 번 외쳐야했다 -_-) 여하거나 이로서 귀국일이 정말로 쿵! 정해졌다. 8월 1일이라... 그럼 이제 한국 갈 날이 얼마나 남은거지?

 

역시 항공권을 사버리길 잘했다. 마음이 한결 홀가분해졌다. 이번 여행을 나서면서는 아무 것도 기대하는 바 없다고, 기대하지도 말자고, 그렇게 다짐하고 출격했는데 떠나온지 5개월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매일매일 별것도 아닌 일에 욕심을 부려대는 내 자신이(그리고 옆에 있는 그 누군가가 ㅋㅋ) 심히 부끄럽다. 앞으로 남아있는 열흘 남짓, 정말 기대 없이 파타야에서 있어보자구. 안 그래도 외국에서 한번쯤 살아보고 싶어했잖아. 이번을 그 기회로 삼으면 딱이겠네. 남국에서의 보름간 생활, 아니 치앙마이에서의 시간까지 합치면 태국에서의 만 한 달간 생활, 나중에 전일생을 놓고 얼마나 소중한 시간이 되겠어? 

 

저건 분명 신포도겠지, 바라보며 자위하는 여우꼴일지도 모르지만, 막상 그렇게 생각하니 정말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어느 한 지역을 떠나지 않은 채 일정기간 머무르는 여행. 비일상으로 대변되는 여행이 아닌, 일상으로 살.아.보.는. 여행. 그렇게 생각하니 남아있는 열몇일이 짧으면 어떡하지, 하는 (방금 전까지의 상황을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생각마저 든다. 그래, 일단 여기서 지내보자, 살아보자! 

 

@ 좀티엔 비치에서 발견한 한 여행사의 각종 투어 프로그램 가격 

 

 

@ 타이 맛사지 : 숙소에서 좀티엔 비치쪽으로 나가다 발견한 맛사지 가게 Sabai Thong Massage

시설은 별로지만 맛사지사 아주머니들의 실력과 시간당 150밧을 생각하면 경쟁력이 있다. 10번인가 방문 도장 찍으면 한 번 무료인가 하는 쿠폰도 발급줬는데 언제 이 칸을 다 채우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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