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17일 현재

카오산에서 가장 환율에 좋다는 레인보우 환전소에서는 1불=33.25밧으로 환전해 준다.

 

에라완 하우스에서 어설프지만 방값에 포함되어 있어 마치 무료로 느껴지는 -_-; 아침 식사를 챙겨먹고, 일찌감치 뜰 준비를 마친 뒤 11시에 카오산을 떠나는 미니버스를 타기 위해 어제 표를 구입했던 여행사 앞으로 간다. 예상 외로 미니버스가 벌써 와 있네? 태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7/11에 들러 차안에서 먹을 딸기우유와 간식거리를 사들고 얼른 좋은 자리를 챙겨 맡아둔다. 좌석은 널럴하고 에어컨도 빵빵하고, 음, 오늘은 나름 즐거운 드라이브가 되겠군.

 

그러나 나의 그 희망 섞인 바램은 거기까지였다. 카오산에서 흔히 듣는 불평과는 달리 제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 우리를 태웠던 미니밴은 11시 30분까지 카오산 골목들을 빙빙돌며 여기저기서 승객들을 태웠고, 결국 한 자리도 남김없이 좌석을 꽉 채운 뒤에야 카오산을 벗어나 파타야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아니, 엄격하게 말해 사실 그 버스는 파타야를 향해 달리는 버스가 아니었다. 12시쯤 우리가 내린(실제로는 내려진) 곳은 방콕 시내 어딘가의 한 여행사(CR tours & travel) 앞. 이 여행사 앞에 마련된 주차장 같은 곳에서 우리처럼 어디선가 차를 타고 와 부려진 승객들과 더하고 나뉘어져 다시 차를 갈아타야 한다고 한다. 꼭꼭 쟁여두었던 배낭을 다시 내리고 우리 배낭이 진짜 파타야행 차량에 제대로 실리는지까지 확인한 뒤에 새로 배정된 차에 오르니 벌써 좋은 자리는 남들이 다 차지하고 있다. 이럴 때면 이상하게 에어컨도 부실하고 내부도 낡았더라. 역시나.

 

그리고 나서야 파타야를 향해 재차 떠난 길, 도착해보니 오후 2시 30분이 다 된 시각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일반 공영 버스를 타고 파타야에 오는건데 괜히 몸 좀 편하겠다고 카오산에서 출발하는 사설 버스를 신청했던게 잘못이었구나. 우리는 예상보다 늦은 시각에 도착해서(파타야가 내세우는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방콕에서 제일 가깝다는, 빠르면 2시간에 이른다는 바닷가 휴양지 아니겠는가) 이미 기분이 좋지 않은데, 아마도 이 차를 운행하는 여행사의 파타야 지사 직원들쯤으로 여겨지는 애들은 차에서 내리는 우리를 붙잡고 추가로 1인당 100밧에 우리가 예약해 놓은 곳까지 데려다 준다고 호객을 하지 않나, 자기네는 하룻밤 200밧부터 시작하는 저럼한 숙소를 보유하고 있다고 구경하고 가라고 잡아끌지를 않나, 하여간 귀찮게 군다. 모두 다 뿌리치고 아무 길로나 들어서는데 뒤에서 계속 너희가 가려는 곳은 너무 멀다는 둥, 그리로 가는 차를 타려면 반대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둥 뭐라뭐라 소리를 지르네. 싫다 싫어.  

 

이미 읽어온 정보대로라면 예약해 둔 통부라 빌라(http://www.villathongbura.com/)가 위치한 파타야 남부 좀티엔 비치까지는 여기서 썽태우(태국의 마을버스라고 해야 하나. 나름 정해진 노선을 운행하는 개조된 용달차)를 타고 가면 될 것 같은데, 이 놈의 썽태우가 좀처럼 서질 않는다. 알고보니 우리가 거의 반환점에 가까운 곳에 서있었던 모양. 한참을 기다리다 제대로 방향을 잡고 결국 올라탄 썽태우, 좀티엔 비치를 간다고 하니 거기까지는 안 간다고 내리라고 하고, 다음에 온 빈 썽태우 드라이버에게 좀티엔을 외치니 200밧을 내면 데려다 주겠다고 한다(아마도 택시로 변신하고 싶었나보다). 걔는 완전 무시해주시고. 마침 외국인이 올라타는, 그리고 외국인들이 이미 타고 있던 썽태우가 우리 근처에 서길래 앞뒤가리지 않고 올라탄다(차비는 내릴 때 지불하며 10밧/인). 일단 좀티엔 방향으로 조금이라도 가보는거야. 그런데 이번엔 길이 엄청 막힌다. 방콕도 아니고 일개(?) 파타야의 해안도로가 이렇게 막혀도 되는거야? (나중에 알고보니 그 해안도로, 즉 비치로드가 파타야의 가장 메인 스트리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_-; 김원장은 이번 파타야 방문이 처음인 반면 나는 세번째였던지라 나름 자신이 있었는데, 지난 두 번의 방문과 너무 간격이 떨어져서, 그래서 여기가 어딘지 좀처럼 기억이 하나도 안 났다고 우기고 싶다 -_-;) 여하튼 썽태우는 기어가는 듯 나아갔고 속도가 늦춰지면 늦춰질수록 김원장의 짜증은 늘어만 갔다. 아아, 이런 상황, 정말 괴롭구나 괴로워.

 

안타깝게도 이번에 올라탄 썽태우마저 좀티엔행이 아니었다. 김원장 눈치를 보며 몰래몰래 지도를 들여다보고 있다가 좀티엔과 더욱 멀어지고 있구나, 확실시되는 시점에서 하차, 이제 돈 아끼겠답시고 김원장 더 끌고 댕겼다가는 그 길로 파타야고 뭐고, 숙소 예약을 해두거나 말거나 김원장은 다시 방콕으로 돌아가 한국으로 가겠다고 소리를 질러댈지도 모르는 일이다. 마침 눈 앞에 보이는 오토바이 택시. 좀티엔까지 대당 50밧씩 달라는데 흥정이고 뭐고 할 때가 아니다. OK!

 

 

태국어로 된 숙소 약도를 보여주며 위치를 숙지시킨 후 두 대의 오토바이 택시 뒤에 각기 매달려 타고 막히는 파타야 시내를 피해 골목골목을 내달린다. 이거 스릴 넘치는데? 생각보다 한참 달려 결국 빌라 통부라의 간판을 발견한다. 휴우, 이제야 겨우 도착했구나.

 

 

  

받아온 바우처를 내밀어 체크인.

 

 

통부라 빌라 체크인시 1000밧의 보증금을 추가로 지불한다.

조식은 매일 아침 프론트 데스크에서 쿠폰을 받아 식당으로 가면 된단다.

인터넷의 경우 랜선을 방으로 가져다 줄테니 연결해서 사용하면 되고(비밀번호 부여 받음), 100밧/일의 사용료가 있다고 한다.

빌라 통부라는 빌라답게 방안에 간단한 부엌 시설이 있으나 냄비 같은 주방 식기는 한달(月) 이상 머물러야 제공해 준다고 한다. 물론 접시 따위는 요구하면 언제든 갖다준다.

 

안내를 받은 방은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보았던 것보다, 기대보다 더욱 좋다. 여기까지 산넘고 물건너 오느라 짜증이 났던 우리 부부, 배낭 다 풀어헤쳐놓고 푹신한 침대에 누워서야 마음이 풀리면서 행복해진다. 돈이 좋긴 좋구나~를 연발하면서 숙소를 즐기느라 여념이 없는 우리. 이제 아무 생각 없이 당분간 여기서 푸~욱 쉬는거야. 이후 일정 걱정은 나중에 닥치면 하자고! 케세라세라~

 

참고로 우리가 카오산 한복판에서 파타야 좀티엔 비치의 통부라 빌라에 이르기까지,

미니버스 350밧X2인+썽태우 10밧X2인+오토바이 택시 50밧X2 = 총 820밧을 지불했다.

그런데 좀티엔 비치에서 가끔 방콕까지 800밧에 쏜다는 개인 택시 광고판을 볼 수 있었으니, 

만약 둘 이상의 팀이 편히 파타야까지 가고 싶다면 카오산에서 택시를 800밧에 흥정해 볼 것

(태사랑 www.thailove.net 에서 카오산발 저런 택시 전화번호 정보를 본 듯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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