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규모가 작기도 하거니와 묵고 있는 투숙객도 별로 없는지라, 티 바나의 조식은 (뷔페식이 아닌) 주문식이었다. 메뉴판을 보고 잔머리를 굴려가며 2인이 최대한 다양하게 먹을 수 있게끔 주문을 했는데, 뭔가 착오가 있었는지 우리 앞에 나온 음식들은 결국 그게 그거네. 그래도 간만에 숙소에서 남이 차려주는 아침 식사를 먹는 기분이 쏠쏠하다. 마치 휴양차 리조트에 온 것 같다고나 할까.  

 

 

어제 산책을 하다가 우리 숙소인 티 바나 옆으로, 즉 강변을 따라 여행자용 숙소들이 나란히 몇 개 더 있고 벽안의 외국인들이 그 곳을 들락날락하는 양을 봐두었던지라, 오늘은 그 숙소들 구경을 해보기로 한다. 티 바나와 가장 가깝다고 할 만한 숙소로 Riverside house B&B가 있는데, B&B라는 이름 그대로 아침 포함 박당 500밧이라고 한다. 그리고 Chiangmai Boutique House라는 곳도 구경했는데 에어컨룸이 800밧/박이었다.

 

부티끄란 단어가 나온 김에, 치앙마이에 존재하는 여러 부티끄 숙소들에 관심이 있다면, 

 www.chiangmaiboutiquehotels.com

 

흠... 몇 곳 더 구경해봐도 여전히 우리에겐 어제 구경한 타패 플레이스 호텔이 가장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불가리아에서가 마지막이었던가, 하여간 김원장 안경이 또 흔들린다고 해서 수리점을 찾아보았다. 치앙마이 인구가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지만, 하여간 엄청나게 규모가 큰 안경점을 발견, 20밧 내고 안경도 고쳤다(참고로 불가리아에선 내내 무료로 서비스를 받았다 ^^;). 이후 맛사지를 받아볼까 하여 골목들을 싸돌아 다니다가, 일본어가 쓰여진 작은 맛사지 가게를 우연히 발견, 가게가 너무 작다며 별로 내켜하지 않는 김원장에게 일본어가 쓰여져 있는 곳이라면 가격 대비 실망할 일이 거의 없다는 그간의 경험을 내세워 설득, 그 가게로 끌고 들어갔다. 

 

막상 들어가보니 맛사지 가게라기 보다는 기념품(?)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미니샵에 가까웠는데(www.salachiangmai.com), 맛사지를 받으러 왔다고 하니까 좁은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2층 역시 1층처럼 매우 협소한 공간이었지만, 그래도 나름 맛사지실답게 만들어 놓았더라. 주인 아저씨와 아주머니는 우리를 당연 일본인으로 생각하는 눈치였고, 우리는 아무리 봐도 저 부부가 맛사지사로는 안 보이는데, 갸우뚱 하면서 옷을 갈아입고 있을 때, 주인 아주머니가 못 보던 두 여인네를 데리고 나타났다. 새로이 등장한 두 여인네는 근처의 제법 규모가 큰 맛사지 가게 유니폼을 입고 있었는데, 그로 미루어보아 이 가게와 그 가게가 모종의 뒷거래(?) 같은 것을 맺어 상부상조하는 게 아닐까 싶더라. 다시 말해 이 작은 기념품샵은 소개비를 받고, 큰 맛사지 가게의 직원들이 손님 없는 시간에 일 없이 노느니 출장(?)을 나가서 부수입을 올리는 시스템이랄까. 뭐 그들이 무슨 뒷거래를 하든 저렴한 가격만 보고 들어온 우리야 딱히 상관없었지만. 

 

맛사지사 언니들이 야매가 아닌, 워낙 증빙된 사람들이니만큼 실력은 당연 나쁘지 않았다. 이 정도 수준에 시간당 150밧이라는 가격도 자체 경쟁력이 있었는데 여기에 더해 가게에서는 맛사지를 1시간 이상 받으면 레몬그라스 티와 더불어 알록달록 예쁜 미니 향까지 선물함으로써 다른 가게와 차별화를 시키고 있었다.   

 

참고로 맛사지 가격만 놓고 본다면, 치앙마이의 여타 물가가 방콕보다 저렴한 것에 비해 이 분야만큼은 그렇지 않은 듯 느껴졌다. 아마도 여행자들이 많이 모이는 카오산의 맛사지 업체들이 서로 경쟁(혹은 담합)하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한데, 여하튼 치앙마이의 경우 가장 저렴한 급이 시간당 100밧, 120밧, 150밧이었고 보통은 시간당 180밧 혹은 200밧을 내건 업체들을 흔히 보게 된다. 다시 말해 전자의 저렴한 맛사지 업체들은 골목 골목 찾아봐야 보이고, 후자들은 그냥 눈에 보이는 업체들의 가격이라 생각하면 된다(물론 이런데 말고 고급 스파도 수두룩하다).  

 

단점이라면 가게 입지가 메인 도로인 타패 로드와 가까워 맛사지를 받으며 내내 차소리가 들렸다는 것 정도? 어쨌거나 무엇보다 이 업소를 이용해 얻은 가장 큰 소득이라면 바로, 일본인들을 메인으로 한, 그러나 우리나 영어를 사용하는 이들에게도 아주 유용할, 아래 사진 속의 작은 책자를 한 권 얻은 것에 있다.  

 

놀랍게도 이 책이 담고 있는 치앙마이 관련 정보는 마침 가이드북 따위 없이 여행하고 있던 우리에게 너무나 완벽했다

(여행 당시 www.freecopymap.com이라는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지금 확인차 방문해보니

이젠 http://chelog.seesaa.net/ 라는 사이트로 옮긴 듯 하다. 현재 사이트는 일어로만 소개되어 있지만, 책자는 영어/일어가 병기되어 있어 사용하는데 전혀 어렵지 않다).

내가 가이드북에 있어 가장 중요시여기는 사항이 바로 "정확한 지도"인데, 외국어 가이드북 중에서는 아무래도 론리플래닛이 그래도 가장 정확한 것 같고, 한국어 가이드북 중에서는 - 아직 구매해본 적은 없지만 - 태사랑 요왕님의 지도가 막강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여기 이 지도, 아아, 감탄이 절로 나오는, 그야말로 지극히 일본다운 지도들이 가득한 이 책은 정말이지 너무 사랑스러웠다(일본인들이 만든 책자라 김원장이 좋아하는 일식당에 대한 정보가 넘쳐난다는 것도 분명 한 몫 했으리라). 혹 치앙마이를 여행하다 이 월간지를 만난다면, 얼른 재빠르게 쟁여두도록!

 

상기 소개한 free copy map 이외 무료로 챙길 수 있는 치앙마이 관련 영자 책자로는 시티 라이프(City life)가 있다(www.citylife-citylife.com). 내용이 나쁘다 볼 순 없지만 free copy map에 비하면 수준이 많이 떨어진다.  

 

이후 림핑 수퍼마켓 가서 포장된 초밥을 사다가 숙소에서 맛있게도 냠냠. 바다와는 머~얼리 떨어진 치앙마이지만 골고루 예쁘게도 만들어져 수퍼마켓 진열대에서 이제나저제나 손님에게 간택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얘네들을 보니, 갑자기 루마니아 클루즈 나포카에서 비싼 돈 주고 사먹었던 사시미 세트가 생각나 울컥(http://blog.daum.net/worldtravel/13689605). 루마니아는 왜 그리 비싸게 받느냐 말이다.  

 

 

숙소에서 수영하다가 수영복 입은 채로 왔다리갔다리 숙소를 누비기도 하고,

오후에 다시 나선 산책. 오늘은 치앙마이의 유명한 나이트 바자르를 헤집어 보자꾸나.

 

<뭐지? 절집에 어울리지 않는 저 도날드덕은?> 

 

<뭐지? 로날드의 이 황당한 태국식 자세는?>

 

자, 치앙마이 나이트 바자르에서 바나나 초컬릿 로띠를 먹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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