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떠나는 우리를 위해 더욱 일찍 일어나 식사를 준비해 주신 민박집 아주머니, 오늘 아침 식사 장소는 1층 식당이란다. 잠이 덜 깨 부스스한 얼굴로 내려온 이 곳은 이 민박집의 거실겸 식당이라고 해야하나? 엇, 삼성 전자제품이 여기까지 진출해 있네. 이런 데서 삼성이나 LG를 만나면 반갑단 말이지. 이른 시간인데도 정갈하게 마련해주신 아침 식사에 또 한 번 감동의 물결이 처얼썩 처얼썩 척 쏴아아. 

 

 

이전에 포스팅했던 글(http://blog.daum.net/worldtravel/11180280)에 의하면,

 

유럽식(대륙식) 아침식사(Continental breakfast) : 가장 간단

빵or/and시리얼, 잼과 버터, 주스, 커피or홍차or우유

 

미국식 아침식사(American breakfast) : 대륙식에 과일과 달걀, 소시지와 베이컨 등이 추가

빵or/and시리얼, 주스or/and과일, 달걀 2알 요리, 햄or소시지, 베이컨w토마토, 커피or홍차 

 

영국식 아침식사(English breakfast) : 미국식의 곡물 요리와 달걀 요리사이에 생선 요리를 추가

빵, 시리얼or오트밀or스프, 주스, 과일, 훈제 청어나 양의 콩팥으로 만든 요리(?), 달걀 2알 요리, 햄or소시지, 베이컨w토마토, 커피or홍차, 우유

 

라고 했는데, 오늘 우리가 받은 루마니아식 아침 식단은 유럽식이라 하기엔 넘쳐나는 경향이 있다.  

 

 

<아웅, 이 사랑스러운 쨈이라니>

 

# 지금 옆에서 이 사진을 보면서 던지는 김원장의 한 마디 ; 그러고보니 유럽은 이렇게 산골짝에서도 빵에다 쨈 발라 먹는구나, 그러니 전 세계 어딜가나 먹거리 걱정 안 해서 좋겠네.

 

여하튼 감동의 식사를 마친 뒤, 민박집 주인 아저씨, 아주머니와 따뜻한 헤어짐의 인사를 나누고 다시 묵직한 배낭을 짊어진 채 어제 알려주신 대로 오전 6시 45분, 일찍도 출발하는 시게투 마르마찌에행 버스를 탑승한다. 오늘은 어제 우리가 타고 들어왔던 커다란 버스와는 달리 봉고 스타일의 미니 승합차다.  

 

6시 55분, 예상된 시각보다 10분 정도 늦게 우리 차 출발(5레이/인). 이론상으로는 아래 그림과 같이 이예우드에서 시게투 마르마찌에를 향해 파란선을 따라 달리는 것이 정상일진데,

 

 

이 놈의 버스는 어찌된 일인지 시게투 마르마찌에를 코 앞에 두고 삼거리에서 18번 도로를 따라 좌회전하여 20Km 가량 남진을 하는 바람에 우리를 불안케 하더니 어딘가에 승객 한 명을 내려주고는 냅다 유턴을 하여 다시 시게투 마르마찌에로 돌아온다(노란색 루트 참조). 이 동네 승객들은 그다지 급할 일도 없는 모양인지 누군가 돈만 적당히 내면 루트를 좀 벗어나도 원하는 데까지 데려다 주는데 별 문제 없나보다. 이런 참신한 "빽도" 운행 덕에 오전 8시가 넘어서야 시게투 마르마찌에에 도착했다.

 

이미 밝힌 바 있지만 나의 원래 계획은, 여기 루마니아 북부 마라무레스(Maramures) 지방 여행을 마친 뒤 아래와 같이 빨간선을 따라 수체아바(Suceava) 지방으로 이동하여 그 동네 유명 사원들 구경을 마저 하고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로 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일단 수체아바로 가려면 이 동네 교통편의 한계상 다시 그 느리디 느린 기차를 한참 탄 뒤, 적당한 역에서 내려 우리가 원하는 수체아바 지방의 작은 시골 마을역에 서는 기차로 갈아타야 했는데 그렇게 조합을 하여 루마니아 기차 타임 테이블을 들여다보니 경유역에서 한참 기다려야 하는 것을 포함, 하루 온 종일 걸리는 것도 모자라 늦은 밤, 그 시골역에 뚝 떨어지게 되더라. 이에 김원장이, 시끄러운 루마니아 기차도 싫고, 또 다시 교통편 불편한 시골 마을에 묵으며 비슷비슷한 사원 구경 하기도 싫다며 루트를 바꾸자 했고, 어쩔 수 없이 우리 루트는 반대 방향으로, 다시 말해 아래 파란선 방향으로 급 틀어, 오늘 사투 마레(Satu Mare) 지방의 주도인 사투 마레로 가서 일단 헝가리를 찍었다가 우크라이나로 들어가기로 했다. 시게투 마르마찌에에서 강 하나만 건너면 우크라이나인데 이게 뭔 고생이람. 두 국가간 왕랫길 좀 만들어 놓지(사실 시게투 마르마찌에에서 우크라이나로 가는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 그 길로 못 다니게 해서 그렇지) 

 

 

시게투 마르마찌에 터미널(?)은 다른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바로 역 앞에 있었는데, 마침 10시 30분에 출발하는 사투 마레행 버스가 있다고 해서 일단 차표 구입을 하고(20레이/인. 어째 좀 비싸게 느껴진다. 거리를 보면 15레이로도 될 것 같구만) 미리 배낭을 맡겼다. 아저씨가 우리 배낭을 승합차 뒤에 따로 매달린 오픈된 짐칸에 그냥 휙 던져 놓길래 좀 불안했는데, 여기서는 이렇게 보관해도 어지간해서는 손 안 타는 모양이다.   

 

일단 배낭을 털었으니 남는 시간 동안 시게투 마르마찌에 구경을 한 번 더 하기로 하고 다시 시내로 진출.

 

 

벌써 조금은 익숙해진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사람들이 이런 저런 비닐 봉다리 쇼핑을 해가지고 오는 모습을 발견, 그들이 오는 방향을 되짚어 거슬러 올라가 골목 속으로 들어가 보니 어라, 오늘 여기 장날인가.  

 

 

다같이 돌자 장터 한 바퀴를 마치고 시간 맞춰 터미널로 고고씽. 우리가 탄 봉고차는 서픈짜를 지나고(유명한 마을이니 지날 때 유심히 봤는데 아기자기한 맛은 있어 보이지만 아무래도 우리는 조용한 이예우드 스타일인 듯 싶다) 작은 산을 넘어 사투 마레로. 국경이 가까운 탓에 간간히 헝가리로 빠지는 표지판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지나치는 건물들의 규모가 커지고 빈도가 잦아지는 듯 싶더니 사투 마레로 들어왔단다. 시골 마을에 있다 와서 그런지 생각보다 무지 큰 도시다. 그렇지만 관광지가 아닌 탓에 우리 가이드북에는 한 줄 안내도 없다. 우리 버스가 알아서 여기 기차역이나 터미널 앞에 내려주면 좋으련만, 알고 보니 이 승합차는 사투 마레가 종점이 아니고 더 남진하여 오라데아(Oradea)까지 가는 버스라고 한다. 그래서 역이나 터미널엔 들르지 않고 시내를 관통할 뿐이라고. 얼른 가이드북에서 '오라데아' 라는 곳을 찾아보니 다행히 그 곳은 정보가 꽤 있다. 어쩔까. 만약 헝가리 부다페스트가 목적지라면 추가로 차비를 더 내고 오라데아로 가는 편이 훨씬 유리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 목적지는 헝가리가 아니라 그 북쪽에 있는 우크라이나인데 루마니아 오라데아->헝가리 부다페스트->우크라이나 식으로 이동하는 건 너무 삥 도는 셈이다. 결국 여기 사투 마레가 우크라이나와 가장 가까운 도시니 만큼 이동 거리가 가장 짧을거라는 데 손을 들어준다. 사투 마레 터미널과 가장 가까운 곳에 세워주세요! 외치니 어느 크나큰 사거리변에 우리를 내려준다. 일단 내리긴 했는데... 여기가 어디지? -_-;

 

주위를 둘러보니 수입 차량 판매점이 있다. 옳커니, 저들이라면 영어를 할지도 모르지. 배낭 메고 삐까뻔쩍 잘 차려진 영업점 안에 들어가니 직원들 눈이 휘둥그레진다. "터미널이 어딘가요?" 누군가 등 떠밀어 앞으로 나온 직원 하나가 부끄러운 듯, 그러나 제법 유창한 영어로 알려준다. 사무실을 끼고 오른편으로 쭈욱 직진, 그러면 뭔 길을 만나는데 거기서 우회전, 그리고 길이 막히면 다시 좌회전. 걸어간다면 30분 정도 걸릴 것 같으니 택시를 타는 게 좋을 거라는 이야기도 한다. 

 

그가 알려준 방향을 따라 배낭을 메고 걷는다. 우리가 우회전 해야하는, 발음이 잘 안 되는 거리명을 되뇌이며. 날은 덥고 정확히 얼마나 걸어야할지도 모르니 바가지를 쓸 확률이 높은 곳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택시를 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김원장, 우리 택시타자. 웬일인지 김원장도 그러라고 한다. 그런데 하필 이 길엔 택시도 잘 안 다니네. 된장.

 

땀 삐질삐질 흘리며 직진을 하다 갑자기 번화한 큰 길을 십자로 만난다. 주변을 두리번거려 길 이름을 확인해 본다. 중얼거리며 오던 그 이름과 비슷하다. 오라, 여기가 바로 그 길이로구나. 여기서 우회전. 얼마 걷지 않아 왼편으로 커다란 공원이 나오더니 정면으로는 기차길로 막히면서 도로 또한 철길을 따라 왼편으로 틀어진다. 철길을 보니 와락 반갑다. 역이 멀지 않았다는 소리니까. 

 

그리하여 걸어서 역 앞에 도착했다. 예상했던 것처럼 역과 터미널이 가까이 붙어있다. 가까운 기차역부터 들어가 본다. 헝가리나 우크라이나로 넘어가는 편, 미리 예상했던 것처럼 없다 -_-; (도로 지도는 그렇지 않은데 철로 지도를 보면 직행이 없을 것 같은 구조다) 후퇴. 이번엔 약간의 희망을 품고 터미널로 가 본다. 횡~한 터미널은 거의 망해가는 형상이었는데 다행히(?) 아직 운행을 하긴 하나보다. 청사는 두 곳으로 하나는 국내선, 다른 하나는 국제선용이다. 여기서 루마니아의 수도보다 우크라이나나 헝가리가 더 가깝긴 하지만 여하튼 국제선이겠지, 싶어 먼저 국제선용 청사로 간다. 흠... 매표소에든 대기실에든 아무도 없다. 어쩔 수 없이 국내선 매표소로 가서 버벅거리는 대화를 시도한다. 헝가리, 웅가리아 -_- 그런 단어들을 외치며 Nyiregyhaza라는 단어를 보여주니 명함을 하나 준다(참고로 Nyiregyhaza는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우크라이나로 가는 메인(?) 도로상에 있는, 여기 사투 마레에서 가장 가까운 헝가리측의 도시로 아마도 이 곳에서 우크라이나로 가는 차편이 있을 확률이 매우 크다. 지도를 살펴보면 헝가리에서 우크라이나와 도로 뿐만 아니라 철로로도 이어진 도시다). 

 

<우리가 있는 곳이 지도상 오른쪽 끝단 동그라미 속의 사투 마레,

그 왼편으로 위의 도시가 Nyiregyhaza, 아래 도시가 Debrecen, 중앙이 바로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

그러고보니 사투 마레 남쪽으로 또 하나의 국경 도시 오라데아도 보인다>

 출처 http://www.lib.utexas.edu/maps/europe/hungary.jpg

 

명함을 보니 Transport persoane 한 줄이 제일 먼저 눈에 띄고 꼭대기에는 s.c. Janosi s.r.l 이라고 박혀있고 그 사이 전화 번호가 쓰여있다. 짐작컨데 아마도 터미널에서 지정된 시간에 오가는 대중 교통편은 없고 대신 이렇게 사설업체를 이용해 오가는 게 아닌가 싶다. 그림을 보아하니 인원 수에 따라 다양한 차종 수배가 가능한 것도 같고(이젠 그림보고도 막 유추해 대는구나 -_-).

 

 

어쩌지? 이 곳에 전화를 해 봐야 되나? 영어가 통할라나? 공중 전화는 또 어디있나?

 

터미널을 나와 공중 전화를 찾던 중에 우연히 터미널 맞은 편 사설 주차장 같은 곳에서 뜻밖의 안내문을 발견한다. 

 

 

어라, 명함이랑 똑같다. 오오, 이 안내판에 따르면 여기 Satu Mare에서 Nyiregyhaza를 간다는 소리 같다. Budapesta (99% 부다페스트일 것임이 확실시 되는)도 보이고, Nyiregyhaza가 불발일 경우 우크라이나까지 가기에 두 번째로 거리가 짧아보이는 도시 Debrecen도 보인다. 그리고 바로 그 아래 07 45 숫자가 아마도 출발 시각이 아닐까 싶다(이젠 척보면 눈치 깐다). 옳다쿠나! 

 

확인 사살을 위해 옆에 있는 코딱지만한 가게에 물어본다. 맞단다. 이 주차장에서 매일 오전 헝가리로 가는 버스가 있단다. 시간표를 확인해 보더니 첫 차는 6시 45분에 있다고 한다. 앞서 본 표지판과 시각이 달라 재차 확인을 위해 또 물어보니까 짜증을 낸다. 하긴 6시 45분이라는 숫자도 영어가 안 돼 겨우 의사소통했었다. 하지만 딱 1시간 차이가 나니까 나로서는 혹 이게 썸머 타임 영향 따위를 받는 건 아닌지 좀 불안했다. -_-;

여하튼 이젠 이미 이동이 불가능한 시간인데다 몸은 거의 파김치 수준이니 숙소부터 잡아야지.

  

전세계 어디나 마찬가지로 근처에(즉, 역전에) 숙소가 있겠지 싶어 두리번 거려 본다. 근데 숙소스러운 건물이 좀처럼 보이질 않는다. 가게 앞에 앉아 손주랑 놀고 있던 아저씨 한 분께 물어보니 바로 옆을 가리킨다. 여기가 숙소야? 어쨌든 역 앞에 숙소가 있긴 있구나. 절대 숙소처럼 보이진 않아도.

 

그런데 좀 이상한 곳이다. 우선 숙소 이름부터 어울리지 않게 "카사블랑카"다. 진입로는 더 황당하다. 건물 1층의 오락실로 일단 들어간 뒤 오락실 내의 좁은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면 웬 바(Bar) 스탠드 같은데서 프론트 역할을 한다. 더 웃긴 건 방 안내를 받을 때였다. 바 스탠드에서 왼편으로 몸을 틀면 바로 딴따라 무대다. 그것도 군데 군데 봉이 박혀있는. 그렇다. 여기는 그야말로 봉춤 플로어인게다. 아직 이른 오후라 그런건지 아니면 망한 건지 텅 빈 무대나 우중중한 테이블 자리 모두 불이 꺼진 채로 어둡다. 우리는 넘어지랴 조심조심 무대 위로 올라간다. 봉 몇 개를 지나 무희들이 등장할 커튼 뒤로 들어가니 작은 공간이 있고 또 다시 계단이 나온다. 계단을 올라가니 방들이 여럿 있다. 다행히 쪽방 분위기는 안 난다. 하지만 쪽방이나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손님 중 누군가 봉춤 걸과 눈이 맞으면 올라와 즐기는 모양이다. 

 

마찬가지로 대화가 잘 안 통해서 이 봉춤 업소가 망하고 숙소만 운영을 하는 건지, (거의 망한 분위기로 보이긴 하지만) 업소가 망한 게 아니라면 오늘 이 곳이 영업을 하는 건지, 한다면 몇 시부터 하는 건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우리가 확실하게 아는 사실은 역전 앞 숙소라곤 오직 이 곳 하나 뿐이고, 땀 뻘뻘 흘리며 걸어왔던 길에선 다른 숙소를 본 기억이 없으며, 내일 오전 첫 차편으로 이 곳을 떠날 예정이라는 것이었다. 별다른 옵션이 없지 않은가. 게다가 몸이 피곤하기까지 하니 몇 시간 그냥 눈 붙이고 나가면 된다. 그래, 방값도 싼 데 여기서 묵자(68레이. 더블베드와 TV, 욕실 포함. 방에는 딱 필요한 것 뿐이지만 그래도 참 저렴하다).

 

 

방에서 좀 쉬다가 사투 마레 구경을 나서 본다. 터미널 앞에서 사투 마레 입간판 지도 발견. 내일 차편에 대해서도 대충 파악이 되었겠다, 이제 이런 지도까지 사진기에 찍어 두었으니 두려울 게 없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주황 엑스표쯤에서 버스 아저씨가 우리를 내려주고 버스는 이후 계속 남하해 오라데아로 가버린 듯 싶다. 우리는 그 곳에서 주황색선을 따라 쭈~욱 걸어와서 역까지 온 거고 맞은편 파란 엑스표 지점에 있는 숙소를 잡은 것이다. 유럽 도시 대부분에서 시내의 중심이라면 아마도 광장 근처일테니 광장부터 찾아본다. 아, 저기 있구나! Piata Libertatii. 아까 걸어왔던 길 그대로 되돌아 가다가 꺾지 말고 그냥 쭈욱 직진하면 되겠네!

 

예상했던 대로 지도상의 Piata Libertatii 부근이 가장 번화하다. 이제 유럽도 내 눈치발에 잘 먹히는 건가?

 

 

 

 

헝가리가 가까워서 그런지 헝가리 번호판을 단 차량들이 꽤 보인다. 여기서 쇼핑이라도 해가는 걸까? 아니면 집은 헝가리고 직장이 루마니아에 있나?

 

사투 마레 시내 구경을 마친 뒤 빙둘러 다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날도 덥고 해서 분위기 좋아 보이는 야외 카페에 잠시 들린다. 외국의 야외 카페는 왜 멋져 보이는 걸까? 백주 대낮인데 에브리바디 목하 맥주 들이키고 계신다. 어제의 쭈이꺼가 다시금 떠오르면서 루마니아인들 중 알콜 중독자가 꽤나 많을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 문득. 아, 우리는 건전하게 -_-; 환타 오렌지를 마셨다.

 

 

느지막히 숙소로 돌아온다. 역시 아직도 영업에의 의지를 찾아볼 수 없는 껌껌한 플로어. 방으로 돌아온 김원장은 조용함을 기뻐하며 유로 2008 중계 시청 모드에 돌입한다. 저녁도 해 먹고, 저장해 온 우크라이나편 다큐멘터리도 하나 보고...

 

어둡고 텁텁한 방안이긴 했지만 그래도 여기까진 좋았지. 그러나 몇 시부터였을까? 아래 플로어에서 요란한 음악소리가 쿵쿵 울리기 시작한 것은. 

 

그리고 그 소리는 밤새 그칠 줄 몰랐으니.

 

아아, 김원장, 머리를 찧어가며 괴로워 하고 있다. 

 


 

@ 오늘의 다큐 : <걸어서 세계속으로/동슬라브의 어머니 - 우크라이나 키예프>

흠... 우크라이나 진입을 코 앞에 둔 이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가 왜 하나도 안 땡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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