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렁각시 민박집 주인 아주머니가 차려주신 오늘 아침 식단. 넘 맛있어~♪>

 

워낙의 일정으로는 6월까지 터키를 여행하고 동유럽에는 7월에 입성, 동유럽권에서 약 한 달 정도만 여행을 하려고 했었으나 현재 변경된 일정으로 인해 동유럽 여행에 있어 새로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두 달로 늘어나게 되었음은 이미 이야기한 바 있다.

 

 

 

 

 

본 예정대로라면 불가리아에 주어진 날짜는 겨우 3일 - 예전에 불가리아를 간단하게나마 여행한 적이 있었기에 이번에는 그저 소피아에서 마케도니아 비자만 받고 얼른 마케도니아로 뜨려고 했었던 게 바로 그 이유로, 그것도 비자 받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해서 3일이나 -_-; 배정했었다(심지어 이스탄불에서 마케도니아 비자를 받는데 만약 성공했다면, 아예 불가리아를 제끼고 그리스를 거쳐 마케도니아로 입국하려고도 했었고 -> 그만큼 불가리아는 찬밥 신세였음).

 

 

 

 

                                                          

일정이 두 배로 늘어난 지금, 이론상으로는 불가리아에 (원 일정의 딱 두 배인) 6일간 머무르면서 마케도니아 비자를 받아 출국해야 하는데, 오늘 벌써 이 작은 마을, 코프리브쉿차에 머무른지도 어언 3일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원장은 이 좋은 곳을 왜 떠나야하는지(참고로 여기 날씨는 여전히 좋지 않다. 부슬비가 계속 오락가락, 다행히 오전에는 잠깐 개었는데 고 때 한 3시간 짜리 하이킹이 끝내줬다 - 첨부한 사진 참조 - 김원장은 이런 숲 속에서 꼭 한 번 살아보겠다 다짐 J) 왜 상황이 불분명한 미지의 목적지들을 향해 계속 나아가야 하는지 모르겠단다. 그만큼 이 마을이 좋다는 이야기겠지.

 

 

 

 

 

오늘까지야 나름 핑계거리도 있었다. 주말이고(오늘은 일요일), 그러므로 마케도니아 대사관도 쉴 테니 소피아에 가봤자 여기보다 별 볼일 없을 거라는. 하지만 처음엔 오늘 오후 이 곳을 떠나 오늘 밤은 소피아에서 보내고 월요일인 내일 대사관이 문 열자마자 비자 업무를 보자, 했던 것이 이 마을에 대한 샘솟는 애정으로 말미암아 하루 더 묵기로 한 것이다. 에이, 오늘 가지 말고 여기서 하루 더 자고 내일 첫 차로 소피아에 가서 비자 업무를 보는거야, 라며.

 

 

 

 

 

하지만 아무래도 김원장은 내일 아침, 트레킹 한 판 더 하고 살짝 이른 점심까지 먹고 체크아웃을 한 뒤 오후 버스를 타고 소피아로 갈 것만 같은 분위기를 솔솔 풍기고 있다. 그러면서 하는 이야기가 또 그 이야기다. 이렇게 좋은 곳을 두고 왜 떠나야 하는가.

 

 

 

 

갑자기 김원장이 누누히 하던 이야기가 내 머리속에 번득 떠올랐다. 김원장은 이번 여행을 나오면서 평소 하고 있던 위빠사나 수행 관련 글들을 잔뜩 스크랩 해왔는데(이번 여행을 수련의 장으로 삼겠다나 뭐라나 -_-;) 그 중 한 글의 제목이 바로 “내게 좋은 것을 왜 버려야 하나”였던 것. 어이, 김원장, 김원장이 평소 자신에게 좋은 것을 왜 버려야하는지에 대해 나한테 역설해오지 않았었우? 지긋이 말을 받아치니 김원장이 순간 움찔하는 것 같다.

 

그러더니… 이 마을을 뜨긴 떠야겠다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아실는지? 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버려야 하는지. 

 

 

 <나야 말로 에브리데이 술 퍼 마시느라 행복한데 이 좋은 걸 버리라구?>

 

@ 어쨌거나 결국 소피아로 갈 생각을 한 김원장, 가이드북을 열심히 읽으며 숙소를 찍는 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더니 내게 하는 말, “원하는 숙소에 TV가 없는 것 같은데? 어떡하지?”

그렇다. 오늘은 유로 2008, B조 경기를 했고(독일 선수 포돌스키가 정말 폴란드인 맞아? 독일vs폴란드 경기에서 두 골이나 넣고도 썩 기뻐하지 못하던), 내일은 C조가 경기하는 날이다. ^^

 

@ 뉴스를 보니 코프리브쉿차에만 비가 오는 게 아닌 것 같다(울 민박집 TV에 잡히는 채널이 독일어 방송이든 불가리아어 방송이든 간에 그림은 볼 수 있다는 사실 ㅋㅋ). 북부를 제외하고는 거의 전유럽 날씨가 며칠째 흐리거나 비가 오고 있단다. 우리는 여기가 산간지방이라 더 그런가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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