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에서 먹어보는 첫 호텔 조식, 터키에서는 항상 비슷한 세팅, 즉 에크멕이라 불리우는 빵과 치즈, 잼과 버터, 토마토와 오이, 그리고 절대 빠지지 않는 올리브에 차이(tea)가 기본 조식 메뉴로 등장했는데, 불가리아 식단을 보니 올리브가 사라졌다. 안타깝게도 빵맛은 터키의 그것에 비하면 확 떨어지고 대신 요구르트가 짜잔~(이쯤에서 울려퍼지는 불가리~스 ♬). 물론 요구르트는 터키에서도 아이란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이 많이 마시는 음료이긴 하지만, 불가리아의 요구르트맛이 훨씬 덜 시큼한 편이라 한결 먹기가 좋다.

 

<플로브디브의 아침>

 

이 곳 플로브디브에서 벨리코 타르노보-코프리브쉿차-소피아로 이을까, 아니면 곧장 플로브디브에서 코프리브쉿차-소피아로 이을까 고민을 하다가, 김원장이 버스 오래 타기 싫다고 하여 벨리코 타르노보를 빼기로 한다. 이로서 불가리아에 두번째 오면서도 불가리아 제일의 관광지 중 하나라는 벨리코 타르노보는 또 다음으로 미루게 되는 셈. 막상 떠나려니 코프리브쉿차 역시 버스 발차 시간이 어정쩡한지라 갈아타는 번거로움이 있더라도 김원장이 좋아하는 기차를 타고 찾아가 보기로 한다. 

 

 

 

 

기차 여행은 기대 이상으로 즐거웠고, 거기에 코프리브쉿차역에서 코프리브쉿차 시내까지는 친절한 현지인 아저씨 차를 얻어타는 행운까지 누렸는데, 어랍쇼, 숲길을 달려 우리 앞에 덩그러니 펼쳐진 코프리브쉿차의 모습이 생각보다 그럴싸한데다, 안내소에서 소개 받은 전통 가옥 스타일의 숙소가 너무나 마음에 들고마는 것이다. ^^ 

 

비록 코프리브쉿차에 들어서면서부터 내리던 부슬비가 좀처럼 그칠 기미가 보이질 않고 있다만, 이 곳 코프리브쉿차, 딱 우리가 찾던 마을이다.

 

그러니까 헤아려보자면 이란 야즈드, 예멘의 사나와 샤하라, 이집트 다합, 시리아 하마, 터키 괴레메를 잇는 연장선에 다음 꼭지점으로 당첨되었다는 소리. ^^

 

 

애정이 팍팍 생기는 방에서 비 내린답시고 (비행기 타고 온) 칼국수 제대로 끓여먹고(엄마 다시 한 번 땡큐 ^^) 커피도 한 잔 끓여 마시고 근처 가게에서 맥주도 한 캔 사다가(물론 안주거리도) 어제에 이어 오늘도 한 캔 빨아주신다. 연이은 맥주라니 정녕 유럽에 왔구나, 유럽에 왔어~ 그 누가 에브리데이 술이라고 탓할지라도 오늘처럼 행복한 날, 술 한 잔이 어찌 빠질쏘냐.

 

@ 플로브디브 – 코프리브쉿차 기차 여정 :

 

 

플로브디브 11시 18분 발차 -> 카를로보 12시 50분 도착(카를로보 역내 카페에서 콜라 0.7+빵 0.7로 요기), 카를로보 14시 10분 발차 -> 코프리브쉿차 15시 13분 도착(총 5.1레바/인).

전자는 갓 제작되어 깔린 듯 보이는, 플로브디브와 카를로보 구간만을 오가는 최신식 전차였고, 후자는 만든지 20년도 넘어보이는, 비가 새는 -_-; 기차였는데 두 기차 모두 나름 즐거운 여정을 선사했다. 참, 전자를 타고 달리는 중에 우리 열차에 선로를 건너던 양떼 중 한 마리가 치이는 바람에 -_-; 열차가 급정차하고 잠시 어수선해지기도. 나참, 별일이 다 일어나네. 

 

코프리브쉿차 역에서 마을까지는 9Km 정도 떨어져 있는 관계로 가이드북에서는 기차 시간에 연계된 버스나 택시를 타야한다고 소개하고 있는데, 막상 하차해보니 버스 같은 게 보이질 않았다. 그 작은 역전에서 어리버리 부부, 두리번거리고 있으니 누군가를 마중나온 듯한 한 아저씨가 우리까지 덩달아 태워주신다고 하셔서 얼씨구나, 하고 타고 마을까지 올라옴. 아저씨, 정말 감사합니다~

 

@ 코프리브쉿차 마을은 우리네로 따지자면 안동 하회마을 같은 곳이라고나 할까. 불가리아 전통 양식의 주택들을 박물관 삼아 볼 수 있는 곳이고 거기에 더해 그런 양식의 숙소에서 머물 수도 있는 곳이다.

 

 

마을 중앙 인포메이션 센터(윗 사진 참조)에서는 한쪽 벽 가득, 별로 등급이 매겨진 숙소들 사진을 붙여놓고 여행자가 선택하면 연결해주는데, 우리는 그냥 한 곳을 추천해 달라 부탁하니 그 중 별이 두 개 달린 숙소들 중 세 곳을 찍어 주었다. 우리가 선택한 곳은 게 중 가격이 저렴한 35레바/박 짜리로(나머지 둘은 40레바)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전화를 걸자 곧 주인 아주머니가 우리를 데리러 나타나셨다. 우리 숙소는 주인집과는 반 별채로 이루어진 건물의 2층에 위치해 있는데, 방 2개 중 마음에 드는 방을 고르라고 하더라(각 방마다 화장실이 달려 있으며 1층에는 거실까지 갖춰진 좀 더 큰 40레바짜리 방이 있었다). 우리가 택한 방에는 양쪽으로 창이 나 있는데 한 쪽 창을 열면 작은 개울물 소리가, 다른쪽 창을 열면 정원에서 들려오는 새소리가 난다. 그야말로 분위기 끝내주는거지 ^^ (여느 호텔에 비할쏘냐)

 

<주차된 차 앞의 노란 건물이 우리 민박집>

 

<방 안의 작은 창을 열면>

 

숙소의 명함에는 private lodging / Bashtina Striaha / 주인 아줌마 Mariana Tzolova / 이메일 mtzolova@gmail.com mtzolova@yahoo.com이라 쓰여져 있다. 이 마을에서 유명한 Todor Kableshkov의 House museum 근처 다리에서 바로 몇 발짝 떨어진 곳에 위치. 주인 아줌마는 영어를 못하시지만, 오후에 퇴근하는 따님이 영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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