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카파도키아 괴레메(Goreme)에 도착했다. 누군가 내게 터키에서 오직 딱 한 곳만을 볼 수 있으니 그 곳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이스탄불도, 파묵칼레도, 셀축도 아닌, 바로 이 곳 카파도키아를 택했을 것이다. 그만큼 내게 터키만이 가진 독특한 자연 환경을 대변하는 곳으로서 카파도키아만큼 강렬한 이미지를 심어준 곳은 없었으니까.

 

 

가끔 여행을 하면서, 그리고 이름난 관광지를 찾아 다니면서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흔히 말하는 여행이라는 것이 결국 우리에게 알려진, 내가 알고 있는 것만을 찾아 다니는 그 무언가가 아닌가~하는. 내가 모르고 있는 곳/것은 흥미를 끌지 못하고, 내가 본 적이 있거나 알고 있는 곳/것에 대해서는 확인 사살을 하고… 아는 만큼 보인다고, 일례로 우리가 더 이상 이름난 유적에 목매지 않는 이유도 거기에서 찾을 수 있겠다. 아무리 유명한 곳이라도 내가 그 역사적 배경을 모르면 사실 한낱 돌덩어리들에 불과할 뿐 아닌가. 비슷한 이유로 이미 오래 전에 발길을 끊은 곳이 하나 있는데, 박물관이 바로 그 곳이다. 한국에 살면서 언제 박물관 한 번 제대로 가 본 적이 있던가, 그러면서 왜 외국만 나오면 박물관(혹은 미술관)을 가야 한다는 의무감 같은 것에 시달려야 하는지, 원 ^^; 여하거나 더 이상 그런 여행은 하고 싶지 않다. 그저 자연이 아름답다거나 혹은 사람들이 친절하다거나, 물가가 저렴하다거나 날씨가 너무 좋다거나 따위의 이유로도 충분히 장기체류를 할 수 있는, 남들과는 다른 이유로 어떤 곳/것을 사랑할 수 있는 우리만의 여행을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 곳 카파도키아에서 그 중 하나 이상 발견할 수 있다면, 우리는 여기에 좀 더 머물게 되겠지.  

 

 

@ 터키의 공휴일은 금요일인가, 일요일인가. 지금껏 지나온 모든 이슬람 국가들은 금요일이 공휴일이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카이세리 시내를 거닐 때보니 이상하게도 문을 열지 않은 가게들이 많이 보인다. 설마… 공휴일마저 유럽식으로 바꾼 건 아니겠지? 찾아봐야 할 것이 또 생겼다(나중에 찾아보니 터키의 공휴일은 일요일이었다. 어머나 세상에)

 

 

@ 카이세리 물가 엿보기 : 한 수퍼에서 물건을 몇 개 사고 받은 영수증 내역, 참치캔 2개 7.4리라, 정어리캔(꽁치맛이 나길 바라면서 구입한) 2.35리라, 작은 치약 2.99리라. 곱하기 850원하면 우리 돈. 이해가 안 갈 정도의 고물가.

 

 

@ 카이세리에서 괴레메 오기 : 카이세르 시내 버스 회사 사무실을 찾아 돌아다니다보니 차라리 곧장 버스터미널로 가는 편이 오래 기다리지 않고 바로 탈 수 있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시내버스로 외곽에 위치한 오토가르까지 이동, 그 곳에서 30분 후 출발(정오)하는 네브쉐히르(Nevsehir)행 버스를 10리라/인에 탈 수 있었다(오토가르에서 무선 인터넷 신호가 많이 잡힌다). 이동하는 시간에 비해 비용이 비싼 편.

 

 

 

 

@ 괴레메 숙소 탐방 : 괴레메는 우리가 카파도키아 여행의 베이스로 삼은 도시다(카파도키아를 여행하려는 보통의 배낭여행자라면 괴레메에서 묵는 편이 가장 좋을 듯). 괴레메 오토가르에 붙어있는 인포메이션 센터에 짐을 맡기고 숙소 탐방에 나섰다(참, 인포에서 조금 허접하더라도 A4용지에 인쇄된 무료 지도를 얻자). 사실 인포메이션 센터 벽에 온통 숙소 사진들로 도배가 되어 있고, 그 곳에서 마음에 드는 곳을 골라 이야기를 하면 인포에서 숙소로 전화를 넣어 픽업을 나와주므로 편리하게 숙소까지 갈 수 있지만, 우리는 사진발을 믿을 수 없었던지라… ^^;

 

1.           Sato Cave Hotel (Chateau 샤토) : 동굴 트윈룸 40리라/박. www.satocavehotel.com

2.           카코부라(?) 펜션 : 샤토 호텔 바로 맞은 편의 펜션. 우리가 찾았을 때는 윗층 방들은 모두 full이고 아래 빛이 안 드는 방(게다가 화장실 별도)이 35리라/박

3.           Travellers Hotel : 우리나라 여행객들에게 유명한 트래블러스에서 인수(?)했다는 언덕 꼭대기의 호텔. 전망도 좋고 시설도 좋아보였는데 아무도 없어서 정작 방 구경은 못 했다. 다소 고가일 듯

4.           Fairy Chimney Hotel : 완전 뽕이두만 왜 이리 비싸게 부르나 몰라. 55/66/77유로의 방을 보유하고 있단다(우리가 본 방은 55유로 짜리. 터키 리라로 따지면 대략 110리라쯤 될 듯)

5.           Goreme Suites : 끝내주는 럭셔리 숙소. 그러나 숙박료 역시 80유로/박. 흑.

6.           SOS : 역시나 우리나라 여행객들에게 유명한 곳 중 하나. 동굴룸이든 일반룸이든 60리라. 나는 이 곳의 전망좋고 깨끗한 일반룸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김원장이 방이 너무 좁다며 퇴짜. 자쿠지가 딸린 방의 경우 80리라

7.           Flintstones : 수영장이 있다는 말에 찾아갔다가 겉모습이 너무 후줄근해서 후퇴

8.           Atak pension : 그저 그래보이는 펜션인데 50리라. 조식이 포함되는지 안 물어봤음

9.           Lelysee : 태극기 휘날리는 게 보이길래 찾아갔더니 문을 닫은 듯 -_-;  

10.     Canyon View : 나름 고급스러워 경쟁력 있어보이는 숙소. 60불/박

(별도로 언급하지 않은 한 모두 조식 포함)

 

 

결국 김원장이 정한 곳은 맨 처음 보았던 샤토 케이브 호텔. 가장 볕이 잘 들고 큰 창이 마음에 드는 6번 동굴방으로 결정. 온수 콸콸 잘 나오고 생각보다 눅눅하지 않음. 숙소 스탭들이 투어 권유를 하지 않는다는 소문은 그대로고 적당히 친절함. (식당 혹은 사무실의) 인터넷 무료 사용 가능. 세탁 서비스는 5Kg에 12리라(라서 몰래 조금씩 손빨래 해야 했다는 -_-;).

 

참고로 괴레메에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숙소도 두 곳이 있다. 한 곳은 터키 남성+한국 여성이 운영하는 마론 펜션, 다른 한 곳은 괴레메 오픈 에어 박물관 가는 길쪽에 위치한 파라다이스로 자매분이 운영한다고 들었다.

 

 

 

@ 괴레메 맛집 : Firin Expres(프른 엑스프레스?), 다음(Daum)의 터키 여행 카페에서 맛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간 곳. 야채 피데(4리라)가 "정말 정말 맛있다"(이외 주문한 닭날개 요리 5리라. 후식으로 차이도 공짜로 주시기도 ^^). 오히려 흔히 접하는 피자보다 피데가 훨씬 우리 입맛에 맞는 것 같다(내가 한국에 이런 피데 가게 차린다니까 김원장 말로는 수요가 없어서 망할 거라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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