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다큐 : <고대문명의 비밀 -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 문화가 섞인다는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다. 이 동네 지도를 들여다보면 클레오파트라가 살았던 이 곳 알렉산드리아와 이탈리아 로마는 지척이라 할 수 있다. 아니 이집트란 나라 자체가 바다 건너 그리스나 이탈리아와 멀지 않다. 우리는 유럽의 백인들 위주로 만들어진 역사관을 교육받은 탓에 그리스, 로마의 문화가 이집트의 그것보다 우월하다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실제로도 그랬을까? 어쩌면 당시 이집트의 문화가 그리스, 로마인들에게 자신들이 누리고 있던 문화보다 훨씬 매력적으로 비춰지진 않았을까?

 

평소에야 당근 생각해보지도 않았던 것들이지만, 지금 이 자리에 서서 실제 일어났던 역사적 사건들과 그 의미를 연관지어 생각해보니 내가 가진 세계관과 역사관이 얼마나 한 쪽으로 비뚤어져 있는건지 모르겠다. 과연 내 생각이라 믿었던 것들은 누가 만들어 주입한 생각인지. 그리고 여행이라는 수단을 통해 얼마나 교정이 되려는지.

 

 

알렉산드리아는 그렇게 많은 역사적 의미를 갖춘 땅이건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무엇보다 먼저 어필하는 매력은 단순하게도 바다다. 그 옛날 누군가에는 새로운 미지의 땅에 이르는 길로서 그 의미가 있었겠지만, 지금 나에게 알렉산드리아의 바다는 간만에 보는 지중해이자 이 도시 젊은이들의 데이트 코스요, 이 도시 주민들의 해수욕장이자 이 도시 상인들의 주수입원으로 느껴질 뿐이니 결국 이게 나의 한계련가.

 

 

 

알렉산드리아에서는 가이드북의 소개에 따라 맛있다는 커피도 이집저집 다니면서 맛을 보고, 전기구이 닭도 뜯고 전망 죽이는 바닷가 카페에서 오징어 튀김에, 그럴싸한 레스토랑에서 즉석으로 구워내는 해물 피자도 먹는다. 그렇게 골목골목을 두 발로 누비고 다니다 우연히 가판에서 빗을 파는 할아버지를 발견하곤 에티오피아에서 이집트로 넘어오는 길에 잃어버렸던 빗을 충원하기로 맘을 먹는데(그러니까 굳이 밝히자면 이집트 들어와서 아직까지 한 번도 머리를 안 빗었다는 -_-), 이 할아버지, 조금 더 받으셔도, 조금 더 바가지를 씌워도 되련만, 굳이 내 손바닥에서 0.25파운드만 골라 집어가시네. 우리 돈으로 50원도 채 안 되는 플라스틱빗이 이렇게 알렉산드리아에서 새로 생겼다.

 

 

한참 시간이 흐른 뒤 알렉산드리아를 떠올렸을 때, 내 기억 속에서 가장 먼저 그려지는 것이 무엇이 되려는지 궁금하다. 

 

 

@ 오늘 숙소 근처의 West Delta 버스 사무실에서 수에즈로 가는 버스 티켓을 예매하다(25파운드/인). 여기서 수에즈로 가는 표를 못 구하면 트램을 타고 외곽에 있는 터미널로 가려고 했는데 일이 편하게 되었다. 표를 예매하면서 물어보니 이 버스를 타는 곳은 내가 알고 있는 터미널과는 다른 뉴 스테이션이라며 여기서 거기까지는 택시를 타고 가야한다고 아랍어로 친절히 적어주었다(다만 그 바람에 알렉산드리아에서 한 번은 타주리라 마음먹었던 트램은 끝까지 못 타보고 뜨게 생겼네).

 

@ 알렉산드리아의 인터넷은 한 시간에 2파운드로 진짜 저렴하면서도 빠르다(카이로는 시간당 5파운드). 우리가 이용했던 업소는 론리플래닛에 소개된 M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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