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여정에 관해서는 주한 남아공 대사관(http://www.southafrica-embassy.or.kr/kr/aboutsa/tourism02.php)의 이 동네에 대한 다음 설명이 도움이 될 듯. 

 

...음푸말랑가 여행의 핵심은 파노라마 루트이다. 파노라마처럼 끝없이 이어지는 경관으로 인해 이름이 붙은 이 곳에서는 남아공의 다양한 문화 유산과 함께 숨막힐 듯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규모 면에서 세계 3대 협곡으로 꼽히는 ‘블라이드 리버 캐니언(Blyde River Canyon)’은 유일하게 녹지로 이루어졌다. 원래 평평한 대지였던 이곳은 지반의 침하 현상으로 계곡 부분이 가라앉으면서 거대한 캐니언이 만들어졌고 높이 1,000m에 이르는 협곡들이 대 장관을 빚어낸다. 아프리카 전통 가옥의 지붕을 닮은 '세 개의 론다벨(Three Rondavels)'도 매우 인상적이며, 신이 세상을 내려다 보는 창이라는 의미의 ‘갓즈 윈도우(God’s Window)’ 등 곳곳에 마련된 전망대에서 쉽게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기쁨의 강’이란 뜻의 블라이드 리버와 ‘슬픔의 강’이란 뜻의 트뤼어 리버가 만나는 지점의 ‘브우크스 럭 팟 홀(Bourke’s Luck Potholes)’에는 수천 년 동안 물의 소용돌이가 깎아 만든 아이스크림 스쿠프 모양의 지형이 유명하다. 금광 시대의 전설을 그대로 간직한 마을 ‘필그림스 레스트(Pilgrim’s Rest)’ 그리고 다채로운 색과 기하학적 문양의 조화가 생활에 녹아 있는 은데벨레 민속촌도 이색적인 경험이 될 것이다. 근처의 ‘하이랜드 미앤더(The Highlands Meander)’는 송어의 메카로 불리는 곳으로 제물 낚시광 사이에 인기가 높다...

 

우리가 아침에 눈을 뜬 곳이 바로 하이랜드 미앤더의 덜스트룸, 이 곳에서 파노라마 루트를 즐기기 위해 지도를 펼쳐 살펴보니 시계반대방향으로 도는 것보다 시계방향으로 도는 것이 운전하는데 있어 보다 용이할 것 같다.

 

<출처 http://www.sa-venues.com/maps/mpumalanga-panorama-route.htm>

 

간밤에 잠을 깨울 정도로 바람부는 소리가 요란하더니 하룻새 온도가 뚝 떨어진 모양이다. 그래서일까, 차를 렌트한 이래 아침마다 시동거느라 부산스럽긴 했지만, 오늘처럼 듣기 싫은 삐익삐익 고음의 쇳소리 알람 소리와 함께 시동이 제대로 걸리지 않는 날도 없었던 것 같다. 이러다간 덜스트룸 온동네 사람들 다 깨우겠네 -_-;

 

겨우 시동이 걸리긴 했지만, 달리던 차가 조금이라도 수평을 유지하지 않는 듯 싶으면(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추측에 불과하지만) 여지없이 고음의 알람이 우리를, 아니 김원장을 괴롭힌다. 단순 수평 문제라면 모를까, 다른 문제라면 더 큰 일인데...

 

일단 Lydenburg에서 주유를 하고 차에 대해 서비스 받을 만한 곳이 있나 살펴보지만 여의치 않은지라 계속 북상을 한다. 첫 방문지로 삼은 곳은 Eco caves였는데, 막상 앞에 도착하니 동굴 입구까지는 비포장도로를 좀 달려줘야 한단다. 현재 정상 컨디션이 아닌 것으로 보이는 우리 차로 비포장도로를 왕복하기도 부담스럽지만, 가이드북을 통해 Eco caves에서 현지인들이 원하지도 않는 안내를 하고 돈을 요구하곤 한다는 내용을 접한 김원장은 더군다나 내키지 않는다고 한다. 어쩔까... 입구로 향하는 갈림길에서 잠시 고민하던 우리는 결국 동굴을 포기하고 이대로 곧장 Blyde River Canyon의 Three Rondavels를 향해 달리기로 한다. 

 

그렇게 해서 만나게 된 - 드라이브 중에 이를 찾으려고 열심히 Three로 시작하는 표지판을 찾았는데 실제로 우리의 진행 방향으로는 Drei로만 표기해 둔 바람에 순간 당황했다(다행히 김원장이 간단 독일어는 아직 기억하고 있던 덕분에 지나치진 않았지만 ^^;) - 파노라마 루트에서도 가장 유명한 Three Rondavels. 앞서 밝혔듯 론다벨은 이 지역의 전통 가옥을 말하는데, 놀랍게도 실제 봉우리의 모양들이 론다벨과 매우 흡사하다(세 개 중에서도 특히 가장 오른쪽 봉우리). 

 

 

 

비교를 위해 아래 증명 사진(실제 우리가 이용했던 최신식 론다벨 사진)을 첨부해본다. ^^;

 

 

 

 

 

주변을 둘러보면, 앞으로 수백, 수천년이 흐른 뒤 또 몇 개의 론다벨이 만들어질 조짐이 살짝 엿보이기도 한다. 결국 이 모든 것이 오랜시간에 걸쳐 자연이 빚어낸 작품이라는 사실.  

 

 

 

 

 

 

마침 우리와는 역방향으로 이 곳까지 거슬러 올라와 이 곳부터 관광을 시작하는 일련의 투어팀들이 하나 둘씩 도착하면서 조용하던 Three Rondavels의 노천 시장에도 활기가 돌기 시작한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이 근처 마을의 주민이자 상인들은 판매에 그다지 열의를 보이는 편이 아니다.

 

두 번째로 방문한 곳은 Bourke’s Luck Potholes. 좀 더 일찍 도착했더라면, 5시간이 걸린다는 belvedere day walk를 시도해 봤을텐데 그러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시간이다. 그러나저러나 이 안에 대체 뭐가 있길래 입장료까지? 

 

 

 

 

 

 

오옷, 이렇게 멋진 곳이 숨어있었단 말이지? 입장료 받을만 하네...

 

 

 

 

 

주머니를 뒤적거려 동전 몇 개를 꺼내 우리의 행운을 시험해 본다. 전세계 어디서나 시도해보지만, 매번 원하는 곳에 넣지 못하는 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원 비는 것은 절대 잊지 않는.

 

이번 여행도 무사히 잘 마치고 돌아갈 수 있게 해 주세요~

 

나는 왜 동전만 던지면 트레비가 생각날까? 다시 트레비 앞에 서면 소원이 이루어졌다, 생각하겠지(당시 소원은 그야말로 로마에, 이 트레비 앞에 다시 서는 것이었다). 그러고보니 요즘은 트레비에 동전 던지기들 안한다고 언뜻 본 것 같기도. 

 

 

깻잎과 김으로 간단 도시락을 즐겁게 해치운 뒤, 세번째로 찾아간 곳은 리스본 폭포. 이 근교에 리스본 폭포 말고도 런던 폭포랑 베를린 폭포가 더 있는데, 김원장 왈 빅토리아 폭포도 봤는데 더 이상 폭포들이 눈에 들어오겠냐고 해서 셋 중 가장 멋지다는 리스본 폭포만 찾아가 보기로 했다. 흠...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서 볼 수 있다면 좋으련만.  

 

 

 

어째 국내 OO팔경이라도 구경하듯 리스본 폭포 이후 찾아간 곳은 이름하여 Wonder View. 원더 뷰라고 하여 무언가 엄청난 것을 기대했던 내게는 조금 못 미치던.

 

 

 

다섯번째로 찾아간 곳이 God's Window. 원더뷰에서 좀 실망한 탓에 이 곳은 이름값을 하려나 했는데, 흠... 어째 원더뷰가 더 나은 것 같기도 하고 ^^;

 

게다가 원더뷰는 텅텅 비어 있던데, 이 곳은 Three Rondavels 급으로 이름이 알려지기라도 했는지 관광객들이 훨씬 많이 찾아왔다. 어라, 저 팀은 아까 어디선가 본 가족인데...  

 

 

 

6경은 The Pinnacle. 이 쯤 되니 김원장이 한 소리한다.

 

"이제 그다지 임프레시브하지 않은데 계속 들락날락 운전해야 되냐?"

 

매뉴얼로 비포장 주차장을 들락날락하면서 운전하는 게 슬슬 짜증이 나는 모양 -_-;

 

"그럼 오늘은 피나클까지만 보고 숙소 잡자~"

 

피나클이라고 해서 여러 개의 피나클이 쫘르륵 늘어선 장관을 기대했는데...

 

 

 

, 이 곳을 칭할 때 복수가 아니라 단수임을 알아챘어야 했거늘. 장가계만큼은 아니더라도 블루마운틴의 세 자매봉 정도는 될 줄 알았더니 이렇게 달랑 하나였단 말이냐? -_-;

 

투덜거리는 김원장을 살살 달래며 찾아간 곳은 Graskop의 Harries Pancakes. 아무리 가이드북마다 소개를 한다고 해도 팬케이크가 팬케이크지 뭐 별다를 것이 있나, 싶었는데 이 집은 그런 나의 예측에 완전히 비껴선 곳이었다.

 

우선 인테리어부터가 고급 레스토랑 분위기에, 팬케이크 메뉴라 하기엔 너무나 다양한 종류들을 구비해놓고(팬케이크 안에 넣을 수 있는 모든 속재료란 속재료는 다 넣어 메뉴화시킨 듯 싶다), 깨끗하고 세련된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이, 능숙하고도 공손하게 주문을 받고 서빙하며, 세팅 또한 그럴싸하다(하지만 맛에 있어선 우리 입맛에 비해 너무 달았다). 심지어 나중에 청구서를 보니 아예 서비스 차지로 10%를 떼어가는 것까지, 그런 건 안 따라해도 될텐데... (직원은 모두 흑인인데, 손님은 우리 빼고는 모두 백인이다. 흑백논리란 이럴 때 쓰는 말일까? -_-; 주인일 해리스 아저씨는 흑인일까, 백인일까?)

 

 

 

 

해리스 팬케이크 집 덕택에 이 작은 마을에 팬케이크 파는 집이 많기도 하다. 우리나라처럼 원조 논쟁도 벌어지곤 할까? 팬케이크 유명세를 증명이라도 하듯 끼때와는 살짝 어긋났어도 관광객들을 가득 실은 버스들이 연이어 주차 중이다. 그리고 돈 쓸 만반의 준비를 갖춘 관광객들이 모이는 곳엔, 마찬가지로 그 돈을 뜯을 만반의 준비를 갖춘 기념품(?)상들이 호객하느라 열을 올리고 있다.

 

팬케이크를 먹고 볕이 잘드는 그래스콥 마을 산책을 한다. 이렇게 볕이 잘 드는 마을이면 어디든 정이 간다. 이런 마을에 살았으면 좋겠다,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채 완성되기도 전에 마을 입구에서 급하게 우회전을 하느라 먼지를 펄펄 날리는, 목재를 가득 실은 커다란 트럭이 듣기 싫은 소리를 내며 지나간다. 아닌게 아니라 이 근방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차종이 바로 저 트럭이다. 그만큼 이 지역에 쓸만한 나무가 많다는 소리겠지만.

 

<그래스콥의 병원 간판>

 

김원장이 이제는 몸살이라도 오려는 듯 몸이 나른해진다고 하여 아예 이 곳에 숙소를 잡아볼까 했지만, 그래도 트럭이 시끄럽게 지나다니는 그래스콥은 벗어나고 싶다고 한다. 지도를 살짝 훑어보고 숙박지로 정한 곳이 Sabie.

 

가는 길에 (더 이상 관광지는 안 가겠다 약속해 놓고도 또 우겨서 -_-;) Mac Mac Falls 구경. 

 

 

이제 김원장은 정말로 당분간 "폭포" 안 보겠단다. -_-;

 

# 드라이브

 

주행거리 : 260Km

 

 

Dullstroom - Lydenburg - Ohrigstad - Eco caves - Three rondavels - Blyde river canyon NR - Lisbon falls - Wonder view - God's window - Pinnacle - Graskop - Mac Mac falls - Sabie falls로 이동했다.

파노라마 루트를 빙그르르.

 

표지판이 그럭저럭 되어 있으므로 원하는 spot을 찾기에 어렵지 않다.  

 

# 숙소

 

처음 찾아간 곳은 제법 평이 괜찮던 Merry Pebbles.

 

http://www.merrypebbles.com/sabie/

 

부지도 넓고 그만큼 부대 시설도 잘 갖추어진 곳이었지만, 아무래도 가족 중심의 리조트(혹은 캠핑장)이다 보니 가장 작은 캐빈을 빌리려고 해도 그 좁은 공간에 4명이 자게끔 침대를 들여놓은지라 답답해 보였다. 게다가 시설도 좀 노후된 편이더만(특히 화장실은 좀 우울) 최소 4인용이다보니 가격은 520R나 된다고.

 

잠시 갈등하다 일단 이 곳을 찾아오는 동안 지나쳤던, 별을 세 개 그려놓은 간판을 자랑스레 걸어두어 겉보기엔 그럴싸하게 보였던 Floreat Riverside Lodge 구경을 가보기로 한다.

 

http://www.floreat.co.za/index_english.htm

 

입구에서부터 제대로 갖춰진 데스크로 우리를 맞아 조금 기가 죽었는데, 제일 저렴한 방을 찾으니 515R에 아침까지 포함이란다(흡족하게도 다음 날 아침 식사때 차려진 음식 수준을 보니 이번 여행의 최고 수준이었다). 방을 보니 아주 마음에 들진 않지만(노후된 것은 마찬가지) 그래도 전자에 비하면 훨씬 고급스러운 리조트임이 틀림없어 보이는지라 가격은 비록 5R 차이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전자보다 저렴해서 이 곳으로 결정했다. 자, 김원장, 이제 푹 쉬세요~

 

 

 

@ 방 : 트윈 침대(고정 히터가 있긴 했는데 소음이 심하고 성능은 그다지 좋지 않아 이동식 히터를 하나 더 부탁)

@ 화장실 : ensuite, 욕조, 온수가 콸콸

@ 그럭저럭 나오는 TV

@ 역시나 부지의 크기가 제법 된다. 여름이라면 리조트 내 수영장에서 수영도 하며 놀 수 있을 듯

 

 

<리조트 내와는 사뭇 다른 동네 외곽의 풍경>

 

# 가계부

 

1. 룸서비스 아침식사시 팁: 1 USD

2. 주유 (at Lydenburg) : 198R (195.75+팁)

3. 입장료 (at Bourkes luck) : 44R = 22R X 2인

4. 식사 (at Harrie's Pancakes) : 60R (바나나 카라멜 22+아이스크림 24+소다 9+팁 5)

5. 주차비 (at MacMac falls) : 10R (per car)

6. 숙소 : 515R (+5R 팁 : 히터 가져다준 직원 아저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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