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6시 30분, 기상. 샤워하고 밥하고 짐 정리를 마친 뒤,

오전 7시 30분, 조안 아주머니가 정성스레 차려준 아침 식사를 한다. 참, 이 때 있었던 에피소드 한 가지.

 

"커피 드릴까요?"

"예, 주세요"

"호트밀도 드릴까요?"

 

어.. 호트밀이 뭐지? 오트밀을 말하는 걸까? 밥 다 먹었는데 다시 오트밀을?

 

"호트밀이요?"

"예, 호트밀이요"

"죄송하지만 호트밀이 뭐죠?"

 

아주머니는 내 접시 바로 앞에 놓인 차가운 밀크를 들어보이며 호트요, 호트! 한다. 아하, Hot milk! -_-;

 

이 일로 나는 아주머니의 조상이 독일계인가보다 짐작하고 있었는데, 엊그제 이 숙소 홈페이지를 찾아 소개를 읽어보니 스코틀랜드계인가 보다. 예전에 영국에서 Tree와 Three를 구분 못 해서 잠시 헤맨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생각이 나네 ^^;

 

 

오전 8시, 클랜윌리암을 떠난다. 나미비아를 향해 가는 중이라는 우리에게 도로 사정은 좋다고 알려주며 즐거운 여행과 더불어 무사 기원을 해주시는 두 분을 뒤로 하고.

 

 

클랜윌리암을 웬만큼 벗어나자 길은 다시 차 한 대 다니지 않는 일직선으로 뻗어 김원장의 질주 본능을 자극한다. 어허, 130Km은 너무 빠르다니까 그러네.

 

 

오전 10시 20분, 차를 세우고 휴식을 취하며 그간 고이 모셔두었던 라리암(말라리아 예방약)을 꺼낸다. 일정대로라면 건조한 나미비아야 북부 일부를 빼고는 모기 문제가 없겠지만, 습도가 높은 보츠와나의 마운(Maun)에 일주일 이내 도착하게 될테니까. 라리암 복용.

 

오전 11시 20분, 라리암 복용 뒤로 계속 가슴이 답답함을 호소해 온 김원장의 증상이 최고조에 이르다. 지난 동아프리카 여행 때도 복용 당일 더부룩함은 항상 있었던 증상이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리라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김원장의 이번 증세는 옆에서 보기에 다소 심각하다. 운전하면서 계속 물을 홀짝홀짝 마셔대고, 콜록콜록 기침 해대고.. 저래서 괜찮을까? 가방을 뒤져 상비약으로 가져온 소화제를 찾아 김원장에게 건넨다. 다행히 소화제 복용 후 점차 미세하게나마 증상에 호전을 보인다. 나 역시 배가 더부룩해져 오는데, 항상 그렇듯 동시에 어떤 일을 겪어도 김원장보다 늦게 시작하고 김원장보다 마일드하게 겪은 뒤 김원장보다 빨리 사라진다(김원장은 이번에 이렇게 심하게 겪는 게 본인의 나이탓이 아닐까 의심하는 눈치다). 

 

오전 11시 30분, 다행히 중간 기착지로 삼은 스프링복(Springbok)에 곧 도착한다. 이 곳에서 좀 걸어주면 라리암으로 생긴 증상이 많이 호전되리라 기대해 본다.

 

스프링복은 Northern Cape주에서도 알아주는 큰 도시지만, 그렇다고 해도 인구가 만 명 정도에 불과한, 우리네 읍과 비슷한 시가지를 지니고 있다. 다만 거리를 지나다니는 흑인들 중 아랫지방 흑인들과는 생김새가 확연히 구분되는 흑인들이 있어 우리의 관심을 끈다. 음..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영화 부시맨을 보면 보통의 흑인들보다 훨씬 체구가 작으면서, 피부색은 좀 더 밝고, 보다 동양적으로 생긴 흑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바로 그 흑인처럼 생긴 산족(KhoiSan)들을 많이 볼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키 크고 늘씬한 마사이족과 함께 서 있으면 누가 봐도 같은 부족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듯.

 

그리고 또 하나, 오늘이 한 달의 마지막 주 금요일이라서인지(혹은 그냥 금요일이라서인지는 몰라도), ATM 앞에 늘어선 줄의 길이가 상당하다. 마치 스프링복의 모든 월급장이들은 다들 나와 서 있는 것처럼. 그리고 장날도 아닌데 마치 장날인 것처럼(혹은 어쩜 정말 장날일런지도 -_-;), 많은 사람들이 양 손에 배부른 비닐 봉지를 들고 입가에는 미소를 가득 머금은 채 쇼핑의 즐거움에 폭 빠져있다. 스프링복에 들어와 이 광경을 처음 봤을 때는 대체 오늘이 뭔 날인가, 어리둥절했지만 날짜를 헤아려보고난 뒤 우리가 내린 결론은 바로 오늘이 '돈' 들어오는 날이라는 것이였다.

 

<나의 후추 등심 스테이크>

 

<김원장의 코동블뤼. 너무 질기고 여기저기 이쑤시개로 고정을 해놓아 다소 산적스러운>

 

라리암 덕으로 마음껏 먹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곧 다른 나라, 즉 나미비아에 들어가게 되니 뭐라도 먹어두는 편이 안전하다(참고로 LP에 소개된 스프링복의 BJ's 식당은 자취를 감추고 그 자리를 다른 식당이 차지하고 있다). 점심을 먹기 위해 찾은 Titbits restaurant에 역시, 월급날의 여유를 맘껏 즐기는 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대낮부터 신나게 피자를 안주삼아 맥주를 들이키고 있다. 오, 저건 내가 무지 좋아하는 조합인데 ^^;

 

자, 그럼 다시 출발해 볼까? 스프링복에서 남아공/나미비아 국경까지는 단지 100Km 정도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어제는 제법 국가간을 오가는 트럭들이 보이는 듯 싶더니 오늘은 트럭조차 거의 안 보인다>

 

 

오후 1시 30분, 드디어 국경을 알리는 표지판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남아공측의 국경 마을 Vioolsdrif와 나미비아측의 국경 마을 Noordoewer는 남아공에선 매우 이름난 오렌지 강을 사이에 두고 경계를 형성하고 있다. 남아공에서 제일 긴 강답게 우리와의 인연도 길다. 레소토에서, 알리왈 노스에서, 그리고 다시 이 곳 비울스드리프에서 재회할 수 있었으니까(참고로 알리왈 노스에서 알게 된 사실인데, 처음 나는 오렌지강이라는 이름을 듣고는 강물의 색이 오렌지빛인 줄 알고 열심히 강을 바라 보았다. 하지만 오렌지강의 물색은 오렌지색이 아니었다. 알고보니 네덜란드의 윌리엄 오렌지공에선가 따온 이름이라고. 그럼 이 오렌지가 네덜란드의 그 오렌지 군단과도 관련이 있는건가? 이 놈의 flight of idea라니, 여하튼).

 

<푸른 오렌지강>

 

과연 우리 차로 무사히 나미비아에 진입을 할 수 있을 것인가...

 

국경에는 벌써 몇 대의 차가 줄을 지어 서 있다. 우리도 수신호에 맞춰 그 뒤에 차를 세우고 앞 차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눈치껏 코치껏 따라하며 남아공 출국 사무소를 쉽사리 벗어난다. 오호호! 해낸거야! 오렌지강을 건너 이젠 나미비아 입국 사무소를 향해 엑셀을 밟는가 싶더니.. 어어, 그런데, 이게 어인 일인가! 나미비아 입국 사무소로부터 여기까지 늘어선 차들의 행렬이 끝이 안 보인다. 허거덩, 이게 다 나미비아 입국을 하려는 차들이란 말인가! 이 차들이 갑자기 어디서 이렇게들 나타난거지? 그 와중에 우리 차 뒤로 연이어 남아공을 막 벗어난 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선다. 이게 바로 남아공 출입국시 겹치지 않게 조심하라던 South African Holiday의 풍경이란 말인가? 혹시 오늘부터 겨울방학이라도? 

 

 

우리 뒤의 차에서 사람들이 내려 앞으로 서둘러 걸어가길래 우리도 얼른 차에서 내려 나미비아 입국 사무소 앞까지 발걸음도 빠르게 움직여 본다. 아, 사람들은 길에 그냥 차를 세워두고 다 여기와서 기다리고 있었구나! 인간 체인은 좀처럼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는다. 우리 앞으로는 오버랜드팀으로 보이는 무리가 두 팀이나 있다. 그리고 한국인임이 거의 확실한 젊은이들도 몇 보인다(비록 아는 척은 안 했지만). 바로 우리 앞에선 남아공 대가족은 패를 갈라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더니만 다시 제 자리로 돌아와 이 많은 사람들의 입국 처리를 하는데 데스크에 겨우 두 명뿐이더라며 혀를 찬다.

 

결국 입국 사무소의 반대편, 즉 훨씬 한갓지던 나미비아 출국 사무소에서도 입국 절차를 동시에 처리해주기로 한 모양이다. 당연 그런 변화를 모르고 있던 나는 내 뒤로 연이어 서있던 한 떼의 남아공인들이 와르르 반대편 사무소에 가서 줄을 서는 양을 뭔 일이래~ 바라보기만 할 뿐이다 -_-; 뒤늦게 그 사연을 알고 나서야 아까비. 저것 좀 봐, 나보다 늦게 온 사람이 훨씬 앞에 섰네~(하지만 그 줄은 가뭄에 콩 나듯이 나미비아를 출국하여 남아공으로 입국하려는 사람들이 있어 더욱 처리 속도가 느려진다)

 

<나미비아 입국 사무소 앞에 늘어선 사람들. 숨어있는 김원장을 찾아보세요>

 

 

캠핑카를 몰고 온 사람들은 차 안의 냉장고에서 시원한 음료수를 꺼내와 마시기도 하고, 샌드위치를 아예 만들어와 나눠 먹기도 하면서 이 지루하고도 무료한 시간을 견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어쨌거나 홀리데이를 맞아 놀러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인지라 앞으로 펼쳐질 기대감으로 인해 분위기는 썩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저기서 시끄럽게 떠들고 웃고 아이들은 맨발로 뛰어다니며 서로를 잡거나 그를 피해 숨느라고 바쁘다. 그래, 놀러와서 짜증낼 이유가 뭐 있나..

 

하지만, 이렇게 줄 서서 3시간 하고도 45분만에 -_-; 입국 도장을 받았을 때는 뭔 큰 일을 해낸 것처럼 성취감에 젖어 행복해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론 솔직히 좀 짜증이 났다. 물론 입국 사무소의 직원 둘은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괄약근을 조이고 땀 흘리며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나미비아 정부는 이렇게 입국 인원이 많이 몰릴 때 직원을 몇 더 배치하는 센스를 보여줄 순 없단 말인가!

 

눈치 빠른 사람들이 그만큼 빨리 입국 도장을 받는 시스템이었던지라 우리 차로 돌아오는 길에 주차장으로 변해있던, 도로에 차들이 늘어서 있던 줄을 바라보니 듬성듬성 이가 빠져있다. 자, 우리도 어서 서두르자. 오래 서있었던지라 피곤이 몰려오지만, 그래도 이젠 정말 나미비아행이다. 야호! 

 

오후 6시, 나미비아 출입국사무소의 차단기가 들어올려지는 것을 마지막으로 드디어 우리는 나미비아에 입성했다. 그러나 이미 시간이 너무 많이 지체된 터다. 원래 오늘의 목적지는 이 곳 국경으로부터 130Km쯤 떨어진 Grunau라는 곳이었는데, 벌써 어둑어둑해져 오는 걸 보니 아무래도 오늘은 국경 근처에서 자야겠다. 나미비아의 국경 마을인 Noordoewer로 들어가 운영 중인 숙소 몇 개를 들러보지만 오늘은 이미 방이 찼거나(다들 긴 수속밟느라 힘들었나보다) 아예 영업을 안 한다고 한다. 이를 어째? 어쩔 수 없다. 워낙의 목적지인 그루나우까지 가는 수 밖에.

 

 

차 안에서 저녁을 먹는 동안 개미(?) 새끼 하나 보이지 않는 - 진짜 몽골 다음으로 인구 밀도가 희박한 나라라임을 내세우기라도 하듯 - 나미비아의 지평선 위로 노을이 내려 앉기 시작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팔자 좋게도 모든 걱정이 사라진다. ^^; 차가 달리는 방향 왼편으로는 즉 서쪽으로는 해가 이지러진채 내려앉고, 오른편 동쪽에서는 너무나도 둥글고 환한 보름달이 떠오르기 시작한다(오늘이 보름이었던가?). 아, 이 동시 패션이 정말이지 아름답구나.

 

내가 이렇게 때아닌 감상에 젖는 동안 김원장은 운전을 하면서 아까 입국 사무소에서 본 사람들의 차가 우리 차를 추월하여 지나갈 때 빵빵~ 경적을 울려 인사를 나누기도 한다. 그렇게 우리는 달려달려 그루나우에 도착했다.

 

문제는 김원장이 했던 불길한 예언이 맞아떨어진 데 있었다. 처음 나미비아측 국경 마을에서 방이 없다고 했을 때, 나는 그루나우까지만 가면 방이 있을 것이라고 했고, 김원장은 다시 그루나우에 가도 방이 없으면 그 땐 어떻게 할 거냐 되물은 적이 있다. 나는 설마 그럴리가, 하며 받아치면서 혹시라도 그런 일이 발생하면 그건 그 때가서 고민하자, 하며 뒤로 넘겼는데, 오오 이런, 정말 그루나우에 방이 없는 것이다. 굳이 착용하고 있는 보청기가 아니더라도 말이 잘 안 통하는, 그러나 친절한 그루나우의 첫 숙소 주인 아저씨가 그루나우 뿐만 아니라 그루나우 권역에 존재하는 모든 숙소에 일일히 전화를 넣어주지만(그래봐야 몇 개 되지도 않지만), 안타깝게도 모두 다 full이라는 대답만이 돌아온다. 그렇다. 이 숙소에 역시, 아까 함께 줄 서 있던 사람들이 가득 메우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우리보다 앞서 통과한 사람들 중 상당수가 이 곳을 비롯, 국경 이후의 첫 마을 그루나우 여기저기에 와 짐을 풀곤 고된 하루를 곱씹고 있는 것이다. 이를 어떡하지?

 

차 좋다는게 뭔가, 주차장에 세워놓은 차 안에 도로 기어 들어가 오늘 하룻밤 이 안에서 자볼까? 호기를 부려본다. 그러나 아이구머니나, 그러기엔 무척 춥다. 어쩌지? 어쩌지? 우리는 잠시 고민을 하다 결국 그루나우에서도 다시 북쪽으로 150Km 가량 떨어져 있는 Keetmanshoop까지 진출해보기로 한다. 

 

혹시나 그 곳마저 방이 없을까봐 급한 마음에 안 되는 영어지만 확인부터 해보기로 한다. 큰 맘을 먹고 전화 카드를 한 장 사고, 공중전화를 찾아 키트만스후프에서 가장 방이 많다는 큰 호텔에부터 전화를 넣는다. 따르릉~ 따르릉~ (이 긴장모드 ^^;) 여보세요? 너네 오늘 방 있니? 그래? 방이 있다고? 휴, 다행이다. 아참, 근데 더블룸 얼만데? -_-; 더블룸 없어? 트윈룸? 오케이, 그래 그래, 그럼 좀 기다려줘. 나 그루나운데 금방 갈께. 참참, 그런데 그루나우에서 너희 호텔까지 어떻게 찾아가지? 알았어, 고마워, 거기서 곧 봐~ (^O^ 통화를 해내다!)  

 

이미 밤은 머리 꼭대기까지 우리를 삼켰다. 하늘을 바라보니 다행히도 보름달이 훤하다(맞구나, 지금 찾아보니 이 날이 정말 음력 보름이었다 ^^). 

 

- 그런데 김원장, 더 달릴 수 있겠어? 

- 어쩔 수 없잖아. 이 날씨에 추운 차 안에서 자느니 좀 더 고생해도 따뜻한 침대에서 자는 게 다음 일정을 위해서도 나으리라 생각해.

 

키스만스후프로 향하는 차가 거의 다니지 않아 고속도로에는 적막만이 감돈다. 가로등을 비롯, 도로변으로 인간의 흔적을 느끼게 하는 물건이 거의 없어 오직 자동차 헤드라이트와 둥실 떠 있는 보름달의 힘으로 안전 운전을 해야 한다. 얼마나 달렸을까... 때마침 뒤에서 트럭이 나타나 얼른 그에게 양보를 하고, 그 트럭의 불빛을 따라가기로 한다. 문제는 트럭이 이 나라에서는 다소 답답하게도 시속 100Km의 속도를 준수하고 있다는 점이었는데, 그 속도를 맞춰주기엔 몸이 너무 피곤하여 잠시 앞서 달리는 승용차 뒤를 따라가려니 그들은 보통 140~150Km을 우습게 넘나들더라. 그 밤에 그 속도로 따라가려니 좀 무서워져서 에이, 늦게 도착하더라도 트럭 뒤를 따르자, 그래, 그게 낫겠다, 했다.  

 

지극히 심플하게도 도시 이름 하나와 그 밑에 그 곳까지 남은 거리만 달랑 적어놓은 표지판이 10Km 간격으로 서 있다(뭐냐.. 갈림길도 없고 가는 길에 나올 마을도 저거 하나뿐이냐?). 키트만스후프, 앞으로 150, 140, 130,...100, 90,...50.. 김원장과 인간의 갈망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던 중, 김원장이 갑자기 점차 줄어드는 표지판의 저 숫자마저 나름 스트레스다, 해서 키득거리고 있을 때 드디어 저~멀리 키트만스후프가 드디어 불빛으로 나 여기 있소~ 그 존재를 알려온다. 표지판을 확인하니 20Km 전방이다. 20Km 전방의 마을 불빛이 식별되는 곳, 그렇게 공간이 텅~하니 비어있는 곳, 그 곳이 바로 나미비아다. 오늘 우리는 이렇게 나미비아와 인상 깊은 첫 인사를 나눴다.

 

아, 근데 대체 지금 몇 시야?

 

# 남아공 -> 나미비아 출입국 with 차

 

입국시 줄이 길어서 그렇지, 사실 수속 자체는 그리 복잡하지 않았다. 생각나는 대로 우리가 겪은 이야기를 해 보자면,  

 

1. 남아공에서의 출국

 

국경 입구에 차를 세운다 -> 보더콜리를 끌고 다니는 검사관의 지시에 따라 본네트를 연다(그가 Chassis number를 볼 수 있도록) -> 렌트카임을 확인하더니 Letter(of authority for cossing the SA border)를 요구한다 -> 보여주고 통과되면 숫자 1, 2, 3, 4가 쓰여진 종이에 1번란을 체크한 뒤 우리에게 준다 -> 그 종이를 들고 Departure 사무소에서 2번란에 스탬프를 받는다 -> 바로 옆 방으로 건너가 3, 4번란에 마저 도장을 받는다 -> 출구에서 모든 란에 도장을 받은 종이를 제출하고 차를 몰아 오렌지강을 건너 출국한다.

 

2. 나미비아로의 입국 

 

국경 입구에 차를 세운다 -> (인원이 너무 많아서인지 경찰이 미리 나눠주던) 입국신고서(아래 사진 첨부)를 작성한다 -> 입국 신고서와 비자를 받은 여권을 입국 사무소에 제출, 스탬프를 받는다 -> (차량을 가져 왔을 경우) 바로 오른편 방으로 들어가 차량에 대해 해당 서류를 작성한 뒤 Cross Border Charge Permit으로 160R를 지불한다(아마도 차종에 따라 비용이 다를 듯) -> 다시 차를 몰고 출구에서 그 Permit을 보여준다 -> 차단기가 올라가면 통과! 

 

<특별히 남다를 바 없는 나미비아 출입국 신고서>

 

# 드라이브

 

주행거리 : 자그마치 785 Km! 캬캬, 인간승리

 

 

Clanwilliam - Springbok - Vioolsdrif - 국경 - Noordoewer - Grunau - Keetmanshoop 순으로 이동. 중간중간 마을을 들르면서 클랜윌리암에서 국경까지 대략 500Km 정도, 이후 국경에서 키트만스후프까지 대략 280Km를 달린 듯 싶다.

 

나미비아 역시 차가 거의 안 다니는 고속도로를 보유하고 있으며 도로 수준은 좋은 편이다. 표지판 역시 남아공의 그것과 거의 같다. 오늘 달린 코스상에서 특별히 위험한 구간은 없었음.

 

# 나미비아 관광청

 

http://www.namibiatourism.com.na/index.php

http://namibian.org/ 관광청은 아니지만, 나미비아 여행을 준비한다면 결국 이 곳을 만나게 될 듯(참고로 여행 준비 중 나미비아의 빈트훅에서 이 곳과 경쟁관계에 있는 카멜레온 백패커스에 http://www.chameleonsafaris.com/chameleon_backpackers.asp 동시에 메일을 보낸 적이 있는데 카멜레온측이 훨씬 반응도가 좋긴 했다)

 

# 환율 및 환전

 

나미비아는 나미비아 달러(N$)화를 사용하며 남아공 랜드가 그대로 나미비아에서 같은 가치로 통용된다(반대로 나미비아 달러를 남아공에서 사용할 순 없다). 남아공 랜드화로 지불했을 때 나미비아 달러화로 거스름돈을 받기도 하니 다음 여행 계획에 맞춰 잔돈 소진에 신경쓸 것. 체감 물가는 남아공보다 비싸게 느껴진다. 남아공과 마찬가지로 신용카드가 널리 쓰인다.  

 

# 숙소

 

http://canyon-namibia.com/canyonhotel/index.html 

 

 

그루나우에 방이 없어 우여곡절 끝에 도착하게 된 키스만스후프의 캐년 호텔. 그루나우에 가면 방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  철떡같이 믿었던 나(그루나우에서 원래 노렸던 곳은 http://www.grunauch.iway.na/), 갑자기 듣도보도 못한 키트만스후프의 적당한 숙소를 찾아내야하는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LP에 소개된 키트만스후프의 숙소들은 대부분 시내 외곽에 있어 깜깜한 한밤중에 찾아가기도 어렵거니와 보유한 방 수가 적은 것 같아, 케이프타운에 있는 NTB에서 나미비아 비자를 받을 때 챙겨온 이 책 저 책을 들고 나미비아 숙소 정보를 뒤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걸린 숙소가 바로 방이 70개에 달한다는 이 3성급 캐년 호텔.  

 

더블이 없다하여 트윈으로 받았다. 트윈룸의 가격은 방값 465N$ + Tourism levy 8.09N$=473.09N$. 김원장이 한 번 확인이나 해보래서 물었는데 조식 포함이라더라 ^^

 

 

@ 방 : 트윈 침대, TV, 커피포트 등

@ 화장실 : ensuite, 샤워기

@ 다소 시끄러운 소리를 내고 작동도 시원찮은 히터

@ 건물 내 카지노를 운영하는 듯. 전반적으로 낡은, 그야말로 전형적인 '호텔'. 내어주는 영수증에 내 국적을 당당히 중국으로 기재해 주던 -_-

 

# 가계부

 

1. 주유 2회 : 235R (at 클랜윌리암) + 195R (at 스프링복)

2. 점심(스프링복) : 130R (밀크쉐이크 9.95R, 코크 라이트 7.95R, 코동블뤼 54.95R, 서로인 스테이크팁 49.95R, 팁 포함)

3. Cross border charge permit : 160 N$

4. 수퍼 : 18 N$ (음료수 2병+사과 2개) + 20 N$ 전화카드

5. 숙소 : 473.09 N$ 신용카드 결제(=63,785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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