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gravel road라는 말을 처음 접했을 때,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더랬다. LP를 붙들고 'gravel roads를 달릴 때 주의할 점' 부분을 몇 번이고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았으나 아직까지 그 귀신의 실체를 모르는 공포 영화의 도입부를 보는 느낌이랄까, 도무지 이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gravel road라는 것이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 당최 알 길이 없는 것이다. 게다가 '나미비아 관광청'에서 펴낸 'Welcome to Namibia'였는지 혹은 '드라이브 나미비아(http://drivenamibia.com/)'에서 펴낸 '2006 Drive'에서였는지 어쨌거나 그들 중 누군가가 관광객들을 위한 출간물이라는 공식적인 채널을 빌려 나미비아가 세계 최고 수준의 gravel road를 보유하고 있다며 자랑스레 소개하고 있어 우리의 혼란은 더해질 수 밖에 없었다.

 

방법은 오직 하나, 직접 부딪혀 보는 것! 

 

우리같은 배낭족들이 여행 루트를 짜면서 굳이 피하고 싶어하는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이미 지나온 길을 되짚는 것이다. 어제 내가 굳이 그루나우를 염두에 두고 달렸던 것도 그 곳이 바로 오늘의 목적지, Fish River Canyon을 가는 가장 적합한 길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어제 그루나우에서 묵을 곳을 찾는데 실패했고, 그 곳으로부터 이미 북쪽으로 150Km나 더 올라와 있었다. 그래서 오늘 아침, 우리에게 생긴 가장 큰 고민은, 오늘 다시 길을 되짚어 휘시 리버 캐년을 보러 갈 것인가, 아니면 휘시 리버 캐년을 과감히 제끼고 다음 목적지로 삼은 Sossusvlei 방면으로 아예 떠버리느냐였다. 어제 피곤하게 운전을 한 김원장이 다소 후자에 무게를 실은 반면, 나는 첫째, 우리 계획상 나미비아에서 흥미를 끄는 건더기는 오직 두 군데뿐인데 휘시 리버 캐년이 그 둘 중 하나요, 둘째, 이번 여행에 있어 차를 렌트하는 데 역시, 이 곳이 엄청난 동기 부여를 했었다는 것을 이유로 들어(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이 곳은 나미비아의 국경과 가까운지라 렌트카로 여행할 때 가장 효과적인 동선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비록 우리는 이미 빗나갔지만 여하간) 전자에 온 몸을 던졌다.

 

다행스럽게도 김원장이 나의 첫번째 이유에 웃으며 동의함으로서, 우리는 다시 남하하기로 결심했다. 다만 어제 온 길을 최대한 안 밟는 방향으로. ^^; 그렇게 계획을 새로 세우고 지도를 펼쳐보니, 아, 키트만스후프에서 휘시 리버 캐년을 가려면 그 상상 속의 gravel road를 생각보다 빨리 만나게 된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 마음의 준비는 단단히 됐겠지? Okay!

 

그리하여 키트만스후프를 떠난지 44Km, 4가 겹치는 의미심장한 킬로미터를 달려와 -_-; 우리는 결국 나미비아의 gravel road와 대면했다. 쿠쿵!

 

 

바로 너냐?

 

이런 길로 장장 137Km만 달려주면, 캐년에 도착한다 이거지? -_-

 

머릿속에 그렸던 비포장도로보다야 길은 훨씬 좋아보였지만, 막상 이 길 위를 달리려니, 한 마디로 말해 그야말로 스트레스 그 자체였다. 아시다시피 우리는 가장 저렴한 사양의 작은 수동 기어 차를 남아공에서 빌려서 몰고 있었는데, 여기는 만에 하나라도 차에 문제가 생기면 지나가는 차도 거의 없고, 걸어다니는 사람도 없는 나미비아의 비포장도로 위인 것이다. 

 

가만있자, 만약 여기서 차 바퀴가 펑크라도 난다고 치자. 일단은 차를 세워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작정 다른 차가 지나가기만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 다른 차가 올까? 언제곤 오겠지? 그 차 운전자가 친절을 베풀어 전화가 있는 곳까지 우리를 태워준다고 가정하자. 차를 이 곳에 세워놓고 우리가 둘 다 그 사람 차를 타고 이 자리를 떠나버리면 차에 더 큰 문제가 생길까? 그 사람이 휴대폰이라도 가지고 있다면 좋을텐데. 그러면 우리는 렌트카 업체에 국제(?) 전화를 할 수 있겠지. 하지만 여기서 가장 가까운 지점(거기가 대체 어딜까?)에서 누군가를 보내준다고 해도 우리는 이 곳에서 한참이나 기다려야 할 것이다. 이런 일련의 상황에 대해 김원장이 내가 이 곳을 가자고 주장해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 화를 낼지도 모른다. 그러면 우리는 다투게 되겠지. 그리고, 그리고, 블라블라블라...

 

아휴, 이럴 줄 알았으면 4륜 구동의 큰 차를 빌려왔어야 했나, 아니 휴대폰이라도 한 대 빌려왔어야 했나, 이런저런 걱정으로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바닥의 울퉁불퉁함이 어디 하나 걸러지지 않은 채 그대로 온 몸에 전해져옴을 느끼며 차는 덜커덩덜커덩 계속 달린다. 제법 커다란 자갈돌을 타고 넘을 때마다 함께 소리없는 아우성을 지르며. 쇼바라고 하던가? 그게 엄청 중요한 기능을 하는 놈이구나를 절절히 느끼게 된다. 한국 집에서 얌전히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우리 차가 새삼 그리워지기도 하고.

 

그러나,

 

이 생각도 오래 지속되진 않았다.

 

왜냐? 

 

 

 

 

 

 

그렇다, 경치가 무지 좋았던 것이다 ^^ (사진처럼 야생 타조들이 우리와 함께 살짜쿵 달려주기도 하고) 덕분에 우리는, 아니 적어도 나는, 비포장도로 위를 운전하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에서 잠깐씩 벗어나 주변 경관을 즐길 수 있었다. 물론 몸이 앞뒤로, 혹은 위아래로 크게 흔들릴 때마다 다시 냉혹한 현실로 돌아와야 했지만.

 

그렇게 정신적으로 커다란 부담을 느끼며, 그러나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무사히 휘시 리버 캐년에 도착했다(참, 그 전에 우리가 휘시 리버 캐년을 향해 한참 달려가고 있는데 마침 맞은 편에서 우리와 똑같은 차가 뿌~연 먼지 꼬리를 달고 우리를 향해 달려오는 것이 아닌가! 반갑기는 그 쪽도 마찬가지인 모양. 서로 반갑다고 손 흔들고 경적 울리며 인사를 나눴다. 그렇구나, 너희도 우리와 같은 심정을 겪었겠구나. 어쨌거나 우리와 똑같은 차를 타고 휘시 리버 캐년에서 돌아나오는 이들을 목격한 뒤로 심적 부담이 크게 줄었다. 쟤네도 했는데, 뭘 ^^). 네 이 놈, 이렇게 힘들게 왔는데 기대에 부응하지 않으면 내 네게 큰 매를 내리리라!

 

 

하지만 이번에도 휘시 리버 캐년이 이겼다. 휘시 리버 캐년의 장엄함이 오히려 나를 공격한 것. 깨갱~

 

 

 

 

 

 

 

 

 

 

 

휘시 리버 캐년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즉 미국의 그랜드캐년 다음으로 크다는 말이 있지만, 공식적으로 증명된 바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정작 나미비아 주변 나라들은 이 캐년이 세계에서 두 번째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오히려 나미비아 자신은 아프리카 대륙으로 한정짓고 있다). 어쨌거나 무지 큰 건 사실이다. 두 번째면 어떻고, 또 열 번째면 어떠하리? 아직 그랜드캐년을 못 가본 내게 너는 영원히 처음 만난 "엄청 커다란" 캐년일텐데... 그리고, 전망대를 가장 멋진 부분에 만들어 놓은 까닭도 있겠지만, 여하간 이 곳, 정말 그림 된다.

 

<멀리서 바라본 main viewpoint. 하얀 차 뒤에 우리 차가 세워져 있는데 안 보이네^^;> 

 

이 공원 내에는 2륜 구동 차량으로는 출입이 제한되는 구역이 있는지라 공원 입구에서 이런저런 정보부터 챙겨 얻은 뒤 일단 가장 전망이 좋다는 main viewpoint 앞에 차를 세우고 캐년의 장대한 광경을 구경한다. 그리고는 도시락을 챙겨서 이 곳으로부터 2.5Km 가량 떨어져 있는 또 하나의 작은 viewpoint, 이 곳에서는 일명 Hiker's viewpoint로 통하는 지점으로 룰루랄라 놀러가 보기로 한다.   

 

 

 

<김원장과 Quiver tree. Kokerbooms라고도 불리우는 이 나무는 8m까지 자랄 수 있다고 한다>

 

<동아프리카에서 자주 만났던 바오밥과는 달리, 나미비아의 요 근처 지역에 한해 독특하게 생긴 이 나무의 군락을 만날 수 있다. 실제로는 나무가 아니라 알로에의 한 종류라나?>

 

<아무리 따라가며 요리조리 살펴봐도 처음보는 동물. 미어캣도 아니고 몽구스도 아니고 마멋이라 하기에도 참 뭣한 -_-;>

 

<계곡으로 돌출한 절벽 위에 위치한 Hiker's viewpoint>

 

 

 

 

 

내가 꼽는 휘시 리버 캐년의 가장 큰 단점은, 이렇게 바라보는 것 말고는 직접 체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물론 체험하는 프로그램이 없느냐, 그건 아니고, 나처럼 달랑 하루, 그것도 몇 시간 겨우 할애해서는 제대로 경험해 봤다고 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시간이 많다면, 그리고 그에 앞서 체력이 받혀준다면, Hiker's viewpoint에서 시작하는 4박 5일짜리 Fish River Canyon Hiking Trail을 고려해 볼 수 있다(그렇다, 그래서 그 트레일의 시작점 이름이 바로 Hiker's viewpoint가 된 것이다). 시간은 없는데 돈이 많다면? 걱정마라, 헬기 투어도 가능한 곳이 이 곳이다 ^^; 어쨌거나 내가 만약 나미비아를 다시 오게 된다면, 아마 그 때는 바로 이 트레일이 그 이유가 될 것임이 틀림없다.

 

<Fish River Canyon Hiking Trail을 떠나는 사람들>

 

<미리 예약한 자들만이 이 길을 내려갈 수 있다. 김원장, 저 사람들 부럽지?>

 

<내려가는 길이 몹시 험한지 자꾸 미끄러져 넘어지던 한 아주머니는 결국 네 발을 택한다. 동병상련> 

 

 

 

 

<너는 또 누구란 말이냐>

 

<반찬은 달랑 김치 하나 뿐이어도 제왕의 만찬 안 부러운 Hiker's viewpoint에서의 식사>

 

 

 

<다시 main viewpoint로 돌아오는 길>

 

 

 

휘시 리버 캐년을 뒤로 하고 다시 사람들이 모여사는 마을로 돌아가야 할 시간, 김원장은 달려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야한다고 생각하니 그 길에 대한 생각만으로도 심란하다고 한다 ^^; 하지만 어쩌리오.

 

Gravel road를 달려오면서 뽀얗게 먼지를 뒤집어 쓴 차에 다시 올라타고, 다시 우리는 덜커덩거리는 길 위를 마치 서부 개척 시대 마차를 탄 것 마냥 달려간다. 다행히도 김원장이 그사이 이 도로를 달리는 요령이라도 습득했는지 아까보다는 훨씬 부드럽게 잘 달린다.

 

 

하지만 그래도 방심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나는 수시로 운전 거리를 나타내는 계기판을 쳐다보며 김원장에게 앞으로 얼마나 더 가야 다시 이들이 tar road라 부르는 포장도로를 만나게 됨을 규칙적으로 알려주곤 한다. 힘내, 힘!

 

 

그렇게 2시간 가량 달려 다시 포장도로에 올라섰을 때의 그 안도감이란! 그 행복함이란! 원래 고민이 클수록 그 문제가 해결되었을 때의 기쁨도 큰 법. 여행은 사람을 참 단순하게도 만들고, 익숙해서 고마운 줄 몰랐던, 지금껏 누리고 있었던 것들이 결코 당연한 일들이 아님을, 그야말로 고마운 혜택이었음을 깨닫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그래서 여행이 좋은가 보다.

 

# 휘시 리버 캐년 (Ai-Ais / Richtersveld Transfrontier Park 內 위치)

 

 

@ 휘시 리버 캐년 입장료 : 170 = 80(1인) X 2 + 10(자동차)

 

공원 내로 진입하는 도로는 Hobas와 Ai-Ais 두 곳이며, 우리의 경우 Hobas측에서 접근했는데 공원 입구에서 차를 세우더니 Ai-Ais에서 오는 길인지를 물었다. 아니라고 답하니 입장료를 징수하는 것으로 보아, 만약 내가 당일 다시 Ai-Ais를 방문한다면, 하나의 공원으로 간주하여 추가 요금이 없을 것 같다.

 

휘시 리버 캐년은 장장 160Km의 길이에, 깊이만도 550m에 달하는 세계에서도 그 크기로 손꼽히는 캐년이다. 앞서 밝혔지만, 이 캐년을 가장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Fish River Canyon Hiking Trail이 있는데, 이는 공원 입구 마을인 Hobas에서 공원내로 진입하여 매표소로부터 10여Km 이상 떨어져 있는 Hiker's viewpint에서 시작하여, 캐년 바닥의 강을 따라 4박 5일간 85Km 가량을 걸어 온천이 있는 Ai-Ais에서 끝을 맺는 프로그램이다. 

 

http://www.namibian.org/travel/adventure/hiking/fish_river.htm

 

 

<시작점의 표지판>

 

우리나라의 겨울철에 해당하는 나미비아의 여름철에는 날이 너무 덥고 캐년 바닥을 흐르는 강의 수량이 불어나는 등의 문제로 트레일을 할 수 없는데, 현재는 식수 이용에의 문제로 나미비아의 겨울철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8월 1일부터 트레일이 불가하다고 한다. 이런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보통은 매년 5월 1일부터 9월 15일 사이에 트레일이 가능하다. 하루 30명만이 하이킹을 할 수 있으므로 미리 예약을 해야하며 의사로부터 트레일이 가능한 체력을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한 증명서를 제시하여야 한다고 한다.

 

http://www.nwr.com.na/book_online.php

 

# 드라이브

 

주행거리 : 363Km

 

Keetmanshoop - B4 (44Km) - Seeheim에서 C12 (77Km) - C37 혹은 지도에 따라 D601 (60Km) - Fish River Canyon 왕복

 

★ Seeheim에서 C12 (77Km) - C37 혹은 지도에 따라 D601 (60Km) - Fish River Canyon까지의 길은 인정받은 Scenic route   

 

키트만스후프를 벗어나 44Km는 포장도로를 달리지만 이후 C와 D구간은 모두 gravel road이다. Gravel road의 경우 평균 시속 80Km 정도의 속도로 주행이 가능했다. 이 구간을 달리는 차들은 거의 대부분 휘시 리버 캐년을 여행하는 관광객들의 차량으로 보이며(국경에서 만났던 두 대의 오버랜드 트럭도 만났다. 우리야 그루나우에서 방을 못 구해 키트만스후프까지 이동해야했지만, 이들은 일정상 그 날 밤 휘시 리버 캐년까지 달려 공원 내에서 캠핑을 했을 것이고, 오전에 구경을 마친 뒤 지금 나오는 길일 것이다), 도로의 특성상 달리는 모든 차들이 차 후미로 엄청난 먼지구름을 달고 다니기 때문에, 맞은 편에서 차가 오거나 다른 차가 추월할 때에는 호흡기 뿐만 아니라 시야마저 완벽히 가려버리는 먼지에 주의 및 대비해야 한다(저~멀리 차는 안 보여도 먼지 구름이 보이면 곧 그 곳에 차가 달리고 있다는 소리이며, 그런 차들이 달리는 양을 보고 있노라면 오락실의 방구차가 절로 연상된다).

  

나미비아는 광대한 비포장도로망을 자랑(?)하기 때문에, 나미비아를 자동차로 여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 아래 "Driving on Namibian Roads - Safety Tips"을 읽어두는 편이 도움이 될 것 같다.

 

http://drivenamibia.com/traveltipsresult.php?ttid=63

 

개인적으로는 나미비아에서는 4륜 구동을 권하고 싶은데, 만약 그렇게 한다면 마음의 여유 뿐만 아니라 실제 움직일 수 있는 범위 역시 훨씬 늘어날 것이다. 실제로 나미비아는 오프로드를 신나게 달리는 4륜 구동 매니아들의 천국(?)이며, 남아공에서부터 본인의 쿼드 바이크를 직접 싣고 와 나미비아의 거친 도로를 마음껏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숙소

 

다시 키트만스후프로 돌아왔지만, 오늘은 아직 환하겠다, 특색도 없고 가격도 경쟁력없는 호텔은 싫어서 숙소를 옮겼다. 장소는 키트만스후프 시내 동쪽에서 외곽으로 C17을 따라 약 13Km 정도 떨어진 Quivertree Forest Rest Camp. 전날의 교훈으로 오늘은 전화카드도 있겠다, 과감히 전화부터 걸어본다. 방도 있고 이렇게저렇게 찾아오면 된단다. 그래, 가자! 엇, 근데 시내를 벗어나 숙소에 이르는 길이 또 비포장이다 -_-;

 

http://www.quivertreeforest.com/accommodation.htm 

 

 

LP에 소개되어 있기를, 이글루 방갈로가 있다고 해서 과연 이글루 방갈로라는 것이 무엇일까 의심스러웠는데, 정말 아프리카 한복판에 이글루 모양의 방갈로가 있었다 ^^; (이외 캠핑장부터 B&B에 이르기까지 여러 다른 형태의 숙소도 동시에 운영하고 있었는데 이글루 모양에 필이 꽂히는 바람에 무조건 이글루!를 외쳤다는) 여름에 무섭게 기온이 올라가는 나미비아의 특성을 고려하여 지었는지, 일단 몇 개의 계단을 올라 이글루 숙소의 문을 열면, 이번엔 그 이상의 계단을 내려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숙소 바닥이 지면 아래란 이야기지롱.

 

 

여름엔 시원할지 몰라도 지금은 나미비아의 겨울이라 -_-; 으실으실 꽤 추웠다. 침낭까지 꺼내와 자야했으니까. 비록 벽은 무지 얇지만 어쨌거나 이글루 실내에 있는 우리도 이럴진데, 숙소의 야외 캠핑장에서 텐트치고 자는 그들은 얼마나 추울꼬... 그 밖에도 전체 방 구조가 동그란 모양이다보니 네모난 가구들의 배치가 좀 비효율적으로 보인다. 다만 TV 채널이 다른 곳보다 훨씬 다양한지라 김원장은 EPL 시청에 즐거워한다(참, TV를 보고 있자니 런던에서 또 한 번의 폭탄 테러가 있었는지 그에 관련된 뉴스로 시끄럽다. 재작년 케냐를 여행할 때도 런던 지하철 테러가 벌어졌었는데.. 어찌 아프리카를 여행할 때마다 런던에 테러냐..). 

 

 

@ 방 : 3개의 싱글 침대, TV, 커피포트, 전기 가스렌지(혹은 전자렌지 중 선택), 아주 기본적인 조리용품 등(침대는 3개였지만 투숙객은 2인으로 계산해줘서 385N$ = 방값 329.06 + 15%의 VAT 49.36 + Tourism levy 6.58)

@ 화장실 : ensuite, 샤워기(온수 사용 제한 있음)

@ 시끄럽기도 하거니와 작동도 안 되는 히터(겸 에어컨?)

@ 숙소 이름 그대로 나미비아에서 손꼽히는 quiver tree forest가 주변에 있으며, 이와 더불어 돌덩이들이 기이한 모양으로 쌓아올려진 giant's playground도 있다. 비포장을 더 달리는 일에 관심 갖고 싶지가 않아 -_-; 굳이 따로 찾아가보진 않았는데, 다음날 체크 아웃시 주인이 혹 다녀왔냐고 묻더라. 안 다녀왔다고 하니 방값만 계산하더라. 서로 믿고사는 신용사회 ^^ (입장료 20N$/인)

@ 이 숙소에서는 치타를 기르고(?) 있어서 타이밍이 맞는다면 치타에게 먹이를 주는 광경을 볼 수 있다(나미비아에는 이처럼 숙소 부지에 거대한 우리를 지어놓고 그 안에 야생동물, 그것도 와일드한 놈들을 기르는 곳이 많다). 아무리 울타리를 쳐두었지만, 내 앞을 어슬렁거리는 치타의 포스가 상당하구나.

 

<숙소에 밤이 내리자 묵고 있는 투숙객들이 모두 나와 팀별로 브라이를 굽기 시작했다>

 

 

# 가계부 (단위는 나미비안 달러 N$)

 

1. 주유 2회(출발할 때 한 번, 다녀와서 한 번) : 205 + 105 

2. 휘시리버캐년 입장료 : 170 = 80(1인) X 2 + 10(자동차)

3. 수퍼 (at 키트만스후프) : 45 (이 날은 토요일이었는데 오후 3시 밖에 안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곳을 제외하곤 모든 수퍼가 문을 닫아버렸더라. 대부분 가게의 주인이 백인이라 그런가). 

4. 숙소 : 385 신용카드 결제(=52,132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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