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드

 

여기서 푸켓으로 가는 방법? 물론 비행기를 타면 된다.

그럼 비행기를 타려면? 당근 공항으로 가야한다.

공항으로 잘 갔다고 소문이 나려면? 으음... 글쎄...

 

울 직장은 충북 옥천에, 토요일 근무 마감 시간은 오후 4시 30분.

울 목표인 공항은 인천에, 비행기 뜨는 시간은 밤 9시. 그렇담 7시까지는 가줘야 하는데... 남는 시간? 7시-4시 30분=2시간 30분.

 

자가용을 몰고 가면 나는 편하겠지만 출국하는 날 뿐만이 아닌, 밤 비행기로 귀국하는 날마저 운전을 해야하는 오빠는 고달플 것이다. 게다가 주차비 걱정도 빼 놓을 수 없고.

 

그럼 대전-인천공항간 직행 버스를? 대전 시외버스터미널에서 3시간 걸려 공항으로 가는 버스가 있긴 한데 60분~90분 간격이란다. 맞추기가 쉽진 않겠다.

 

결국 우리는 KTX를 타고 서울을 경유하여 공항으로 가기로 했다. 번거롭긴 하겠지만 시간 절약상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 아래...

 

4시경 대충 병원을 정리하고, 역으로 가는 길에 있는 집으로 일단 차를 몰았다. 짐은 이미 지난 밤 대충 꾸려 차 뒤에 던져둔 상태였다. 오빠는 집 앞에 주차를 시키는가 싶더니 집으로 뛰어 들어가 양복을 배낭 모드로 갈아입었다. 각자의 배낭을 짊어메니 이제야 진짜 휴가를 가는가 싶다. 

 

택시로 서대전역에 도착, 미리 예매해 둔 KTX 티켓을 제시하여 공항 리무진(고급형) 버스 요금을 할인 받았다. Tip 1. KTX 연계로 고급형 공항 리무진 요금을 할인 받을 수 있다. 서울역/용산역-인천공항간 편도 구간 정식 요금은 1인 12,000원이지만, KTX 연계 요금은 9,000원으로 3,000원이 할인된다. 만약 왕복으로 끊으면 무려 5,000원이 할인되어 1인 7,000원의 요금으로 리무진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혹시나 연착이 되진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지만 우리의 KTX는 제 시간에 서대전역에 도착, 출발, 그리고 용산역까지 무사히 달렸다. 용산역사를 나와 안내표지판을 따라 오른쪽으로 역사를 끼고 빙그르르~ 돌면 조금은 황당하게 썰렁한 주차장 내에 리무진 정류장이 있다. 마찬가지로 책상 하나 덜렁 놓고 앉아계신 분께 표를 제출하면 OK. 10분~15분 정도의 간격으로 출발하는 리무진은 막히는 시간이라 고생 좀 할 것이라는 나의 예상을 깨고 한강변을 요리조리 누벼 1시간도 채 걸리지 않아 인천공항에 우리를 내려 놓았다. 아, 이게 얼마만이냐... 자그마치^^; 625일만에 밟아보는 공항이다.     

 

감개무량도 잠시, 주위를 둘러보니 벌써 울 비행기 체크인이 시작되었다. 얼렁 타이항공 카운터로 가자. 줄 설때 막간을 이용하여 하는 일은 출입국카드 작성하기. 삐뚤삐뚤하나마 빈 칸을 채워나가다보니 어느새 우리 차례가 되었다. Tip 2. 체크인시 원하는 좌석을 요청할 수 있다(얼핏 듣기로 타이항공/케세이퍼시픽 등은 예약때부터 좌석을 지정할 수 있다고 들었다). 우리가 선호하는 좌석은 이코노미 좌석의 맨 앞 줄 되겠다. 기왕이면 앞 줄에서도 가운데 좌석 말고 양측편에 위치한 좌석이면 더 좋고. 밥 먹을 때 좀 불안스럽긴 하지만, 그 외엔 장시간 비행하면서 다리를 뻗기에 비지니스석이 부럽지 않거니와 큰 짐을 부리거나 화장실 가기에도 편하다. 아, 타이항공의 경우 아시아나항공과 스타얼라이언스로 제휴하여 마일리지 입력이 가능하다. 절대 까먹지 말자! 조심스레 이코노미석 맨 앞 줄을 부탁하니 아니나다를까 이미 다 찼단다. 대신 바로 다음 줄을 주겠다고. 적어도 빨랑 내릴 순 있겠구나... 안 그래도 예약해 둔 숙소가 태국 공항의 트랜짓 호텔격인 '아마리 에어포트 호텔'이었기 때문에 이용 고객이 많아 호텔 체크인시 시간이 소요될까봐 빨랑 내리고 싶어 큰 짐도 안 부친 터였다. Tip 3. 체크인시 창측에 앉을 건지 복도측에 앉을 건지도 정할 수 있다. 예전에는 창측이 좋았는데 요즘에는 나다니기 편한 복도측이 좋다. 물론 필리핀 국내선을 타거나 몰디브 같은 곳을 갈 때에는 무조건 창측을 달라고 한다. 참, 어린이용 키즈밀을 신청하려면 만 하루 전엔가 미리 예약을 해 두어야 한다. 어쨌든 수속이 끝나고 보딩패스를 받아 드니 정말 떠난다는 실감이 든다. 그럼 이제 남은 일이 뭐지?

 

돈도 찾고, 환전도 하고, 출국납부권인가 뭔가 하는 것도 샀다. Tip 4. 환율은 조금씩 매일 변한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미리 여러 은행을 검색하여 좋은 환율일 때 환전을 해 두는 것이 좋겠다. 우리는 그럴 여유가 없어서 공항 내 입점해 있는 4곳의 은행 중 3군데인가만 둘러보고 게 중 가장 잘 쳐주는 곳(1바트=29.86원)에서 환전을 했다. 그럼 이제 진짜 끝난 것 같다. 그런데 어라, 갑자기 울 뱅기가 30분 늦게 출발한다고 전광판에서 번쩍거린다. 서둘러 왔더니만... 그러고보니 배에서 꼬르륵~ 신호가 온다. 뱅기타서 기내식 먹을라구 했는데... 에잇, 모르겠다. 밥 먹으러 가자. 

 

공항은 밥 값이 절라 비싸다. 조금이라도 아껴야하는 배낭족에겐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그 사실이 슬프다. 허겁지겁 나오느라 1000원짜리 김밥 한 줄 준비해 오지 못했다. 우리는 무거운 배낭을 메고 지하로 내려간다. Tip 5. 지하 1층에 위치한 '그린테리아'가 가장 저렴하면서도 맛좋은 식사를 할 수 있는 곳 중 하나란다. 여러 단품 메뉴도 있지만 우리는 골라먹는 메뉴로 가서 "오징어국 2000원+공기밥 1200원+포기김치 1100원=총 4300원"으로 어설프나마 저녁을 해치웠다. 밥 먹고 배를 두들기고 있으려니 피피섬 들어갈 때 필요할지도 모르는 멀미약 준비를 안 한게 생각난다. 공항 약국에서 2000원 짜리 키미테를 하나 산다. 병원에서 평형/전정 기능을 진료해 오던 오빠는 그 효능이 벌써 궁금해지는 모양이다. 이리 살펴 보고 저리 뜯어 보고... Tip 6. 밖에서 사면 1200원이다 -_-; 이제 밖에서 고만 놀고 면세 구역으로 들어가자.     

 

면세 구역내에는 면세점 말고도 여러 라운지들이 있다. 이 중 항공사가 운영하는 라운지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이용하는데 쪼까 제한이 있다(예전에 기회가 있어 한 번 이용해 본 적이 있는데 인터넷도 공짜, 간식도 공짜, 푹신한 소파도 공짜더라). 하지만 통신사들이 운영하는 라운지들은 사정이 다르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휴대폰 보유율을 생각해 볼 때 이는 다분히 열린 공간이 아닐 수 없다. 공항에 일찍 도착해서 보딩까지 시간이 여유로우신 분들은 라운지를 십분 활용하시라! Tip 7. 011, 016 멤버쉽 카드까지 챙겨서 면세 구역 윗 층에 나란히 숨어있는 라운지를 찾아갔더니 밤 9시까지만 오픈한단다. 내가 찾아간 시간이 밤 9시였다. -_-; 다음엔 기필코 라운지를 누려보리라...

 

그럼 이제 푸켓으로 - 사실은 방콕을 경유하여 -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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