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겨레를 본다.

 

보통 스크랩은 하지 않는데 저절로 손에 가위를 쥐게 했던 만화이다(현재 근무지 책상 옆에 붙어있다). 이 만화를 볼 때마다 선 넘는 연습을 해야지, 해야지, 하게 된다.

 

며칠 전, 그 일환으로 새로운 칼국수집에 갔다. 내가 사는 대전에 제법 알려진 칼국수집이 있는데 칼국수가 생각날때면 종종 그 집을 찾아가 식사를 하곤 했다. 어느 정도 남들의 입을 빌려 입증된, 검증된 곳만을 찾아온 터... 그래서 이번엔 일부러 선을 넘기로 했다. 선을 넘는 연습을 하지 않았다면 평생 단 한 번도 가지 않았을 곳. 그 곳에서 또한 평소에는 즐겨먹지 않는 참신한 메뉴 두 개를 주문하여 먹었다. 역시나... 걱정했던 것보다 괜찮았다.

 

사람은 누구나 익숙한 일들에 젖어 산다(고 생각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익숙한 일들을 선호하게 된다. 왜냐, 그 편이 훨씬 쉽고 편안하니까...(하지만 김유신이 말 목을 벤 일을 떠올려보라!) 나의 단편적인 경우처럼 외식 하나를 해도 가던 곳에서만, 먹던 메뉴만 먹는 경우도 흔하다. 할 줄 안다고 생각하는 일만 하고, 아는 사람만 만나고, 즐겨보던 프로만 보고,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살기 편하다고 생각하고, 가던 길로만 산책을 한다. 그리고 그게 좋다고 생각한다. 자꾸 스스로 깨우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내가 그렇게 살고 있는지조차 모른다.

 

더 이상 선 넘는 일을 두려워하지 말아야지, 오늘도 또 만화를 보며 다짐해 본다.  

 

사족 : 같이 사는 남자의 요즘 선 넘는 연습 몇 가지. 침대에서 안 자고 바닥에서 자기(아직은 불편한 듯). 산책 루트의 100% 수정(훨씬 산책길이 즐거워졌다고 한다). 근무지와 주거지의 변경(아직 갈 길이 멀지만). 안 만나던 사람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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