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에야말로 체코 제 2의 도시 브르노에 왔으므로 체코 음식도 아니고 인도 음식도 아닌 베트남 음식을 먹기로 한다.


브르노 외곽의 비나모 베트남 마켓 Vinamo Vietnamese Market의 푸드코트 https://vinamo.cz/restaurace/

징동이님의 브루노에서 한국 음식 구입하기 https://blog.naver.com/generalpooh/220162737481

사라썽님의 체코 브르노 베트남 시장 https://blog.naver.com/syj9330/220276784645


# 주차는 부지내 주차 공간에 무료

# 현재 푸드코트는 상가동 2층(계단 이용)에 형성되어 있다


우리는 (평소와 달리) 한국 음식 구입하러 온 게 아니고 (진짜 한국 식재료를 팔긴 합니다만) 순수하게 베트남 음식도 먹고 베트남 마켓도 구경할 겸 왔습니다. 사실 브르노 시내에도 베트남 음식점은 많지만 ㅎ 우리만 이러는게 아닌지 브르노 시민들도 와서 쇼핑도 하고 베트남 음식으로 밥도 먹고 하데요.


2층 푸드코트에는 적어도 메뉴판 상으로는 크게 차별화가 안 되어 보이는 베트남 음식점들이 대여섯곳 성업 중. 맛집을 따로 알아오지 않은 관계로 우리는 그 중 (한동안 내가 노래를 불렀던) 분보남보를 할인 행사에 낚였습니다 한다는 식당을 선택했다.  


이쯤에서 떠올리는 나와 분보남보의 첫 만남 http://blog.daum.net/worldtravel/13690797 


김원장이 발견하고 놀라워하는 것은



다름 아닌 방금 떠나온 브르노 올드 타운. 여기서도 보이네!


# 참고로 내가 고수 빼주세요! 를 중국어랑 태국어로는 나름 의사 표명을 하는데 ㅎ 베트남어는 육성조에다가 베트남이 남북으로 길어서 고수를 칭하는 단어도 다르다고 하고... 그렇담 빠른 포기 (김원장 왈, 차라리 체코어를 찾아보라고 ㅋㅋㅋ). 하지만 다행히 영어도 잘 먹히더라는 ㅎ 




     

베트남에 왔으니 정신차려! 여기 체코야!!! 카페 쓰어다(Cafe SuaDa) 또한 추가 


# 나는 자신있게 분보남보를 시켰고 그리워한 만큼 당근 분보남보도 충분히 맛있었으나... 역시 김원장 포보(Pho Bo)가 더 맛있구마잉~ 어멋, 근데 사진상으로는 왜 제 자리에 포보가 ㅋㅋㅋ (닥쳐라. 이렇게 되면 포보가 내 것이다!)

# 이 집 또한 어쩐지 같은 아시안이라고 더 챙겨주는 것 같은 느낌 같은 느낌. 우리가 남이가  

# 체코에서 한식이 그리울 땐 널린 베트남 식당 가서 쌀국수를 먹읍시다 (응?) 

# 분보남보 99, 포보 119, 음료(오렌지 복숭아 에이드 + 카페 쓰어다) 각 50 = 총 318 코루나. 약 16,000원

# 마켓 한 바퀴 둘러보니 다른 나라에서는 중국인들이 차지하던 분야를 체코에서는 베트남인들이 꽉 잡은 듯


만족스런 외식 후 차를 몰아 달려간 곳은, 이흘라바(Jihlava).

사실 이흘라바는 원래 방문 계획이 없던 곳인데... 전날 익일 루트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이흘라바를 지나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흘라바는 2008년 요르단 와디럼을 여행할 당시, 우리와 함께 여행했던 팀원들 중 가장 사랑스러웠던 체코 커플이 살던 곳. 아마도 공무원(?)으로 일하는 것 같았던 그들은, 이흘라바가 (체코 제 1의 도시) 프라하와 (체코 제 2의 도시) 브르노 사이에 있는 작은 도시로, 작지만 아름다운 곳이라고 힘을 주어 얘기했었다 (귀국 후까지 연이 이어지면서 나중에는 이흘라바 전경을 담은 엽서도 보내줬었다 ㅎ). 그래서 내가 체코 모라비아의 대표 도시 올로모츠 지명은 몰라도 이흘라바라는 지명은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는 사실


이 쯤에서 붙여보는 요르단 와디럼 여행기 http://blog.daum.net/worldtravel/13468278



그래서 무작정 이흘라바로 오긴 왔는데... 아이 해브 노 아이디어 앳 올. 김원장이 빨리 바츨라프 & 야나 커플 찾아내라고 ㅋㅋㅋㅋㅋ


# 참고로 주차는 메인 스퀘어와 가까워 보이는 Parkoviště Křížová 에 했는데 뭔 날인지 이 날은 무료로 운영되고 있었다. 아싸.  


지도를 들여다보니 와중에 Jihlava underground 라는 곳이 흥미로울 것 같아서(참고 https://www.jihlava.cz/en/podzemi/)

여기 가보자! - 안 그래도 딱히 계획이랄 것이 없는 여정이지만 그 중에서도 완전 무데뽀로 댕기는 것도 나름 재밌는데?(응?) 하면서 찾아가보니 ; 


가이드 투어로만 진행이 되고 + 체코어(???)로 설명하며 + 다음 투어 시각까지는 30분 정도 남은데다 + 그 타임에 약 20명의 어린 학생들이 선 예약되어 있는데 (= 그러니 다소 정신 없을텐데) 괜찮겠어? 하고 묻더라. 흠... (난관이 너무 많은데?) 일단 생각해 볼께, 하고 후퇴. 


시간이 남아요? 고민이 있어요? 그렇다면 답은 아이스크림이죠


# 구글에 근처에 아이스크림 집 어딨니 하니까 Zmrzlina Americano 알려주더이다. 오늘도 후회합니다. 구글 주식을 샀어야 했어

홈페이지 https://www.facebook.com/ZMRZLINAAMERICANO/

# 고평점답게 현지인들이 줄 서 먹던데... 우리 앞앞앞에 어린 여자아이가 있었는데 주인 아저씨가 아이스크림을 건네주자마자 그만 뚝! 하고 떨어뜨렸어 ㅜㅠ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셔벗 식감에 워낙 길어서 떨어뜨리기 딱 좋습니다). 아이가 완전 급 울상. 이 일 수습이 어찌 되려나 싶었는데, 아저씨가 얼른 휴지로 바닥 뒷수습하는 동시에 아이스크림 새로 하나 뽑아 아이에게 그냥 주더라. 아이는 바로 웃음을 되찾고  뒤에 줄 서 있던 어른들은 그 모습을, 어쩜 다들 비슷한 미소로 바라보고 ㅎㅎㅎ

# 주민 대여섯에 한 명 꼴로 이 집 아이스크림을 핥아대는 가운데... 김원장한테 물었지. 우쩔래? 애들하고 같이 + 체코어로 지하 볼래, 말래? 하니까 딱히 할 일도 없고 하니 보겠데 ㅎ


그래서 다시 갔다(아이스크림 질질 흘리고 먹어서 여기 화장실에서 손도 씻었다). 약 40분에 걸친 가이드 투어 60코루나/인

그러하다 이런 분위기 ㅋㅋㅋ (지하 입장 시작 장면) 참고로 시끄럽고 장난기 많은 남자 아이들은 먼저 들어가 있는 상태입니다 

학생들 말고는 인솔하시는 선생님, 그리고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이 두 팀 더 있었다. 우리 말고는 에브리바디 체코인들입니다.


다행히(?) 우리 둘에겐 코팅된 영어 안내문을 빌려 주었다 (실상 이 시각 가이드를 맡았던 예쁜 언냐는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나... 우리만을 위해 설명을 두 번 반복할 순 없었던 관계로. 하지만 틈나는 대로 우리를 챙겨주긴 했다 ^^). 인터넷 뒤지면 다 나오겠지만 오늘 우리가 얼결에 온 곳에 대해 대충 설명하면 ; 


이흘라바 올드 타운 지하에 자그마치 총 길이가 25km에 달하는 지하 통로?가 있다. 그것도 단층도 아니고 몇 층에 달해서 깊게는 지하 8~14m? 에도 저장실이 있다고. 첫 층의 경우 14세기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지하에 자연스럽게 생기는 습기나 환기 문제에 대해 제법 과학적이고 효율적으로 지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지하 구조물이 처음에 왜 만들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확실하게 밝혀진 바가 없으나, 예전 은을 캐내는 광산이었거나 전쟁에 대비한 군용으로 지었거나 뭐 그렇게 생각하는 듯. 어쨌거나 이후 세대를 거치면서는 시대에 따라 물건을 감추기도 하고 와인을 보관하는 창고 용도로 쓰이면서 공간이 모자라? 광부들을 이용해 더 확장시켰다고 한다. 한 때는 하수도?로도 쓰였고 독일 점령 시기에는 공습 대피소로 쓰이기도 했었다는데 현 세대에 이르러 일부 구간을 정비하여 일반인에게 오픈한 것. 




지하 동굴답게 서늘하고 살짝 미끄러웠다. 투어의 하이라이트라면 단연 '빛나는 복도'일텐데 해당 구간에서 언냐가 동굴 전체 조명을 꺼버린 후 본인의 조명을 이용해 초록색의 형광 물질이 동굴벽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것을 보여준다. 예상했겠지만 학생들 모두 와~ 함 ㅋㅋㅋ 귀여운 것들(선생님, 애들 조용히 시키다 목 다 쉬겠어요 ㅎ 그리고보니 선생님도 영어 잘하심. 우리 막 챙겨주고 통역도 해주심). 안내문에 따르면 처음에는 이 구간에서 왜 이런 빛이 나는가를 두고, 이 곳을 카타콤, 즉 수도사들의 무덤으로 썼었는데 뼈의 인 성분이 이런 빛을 내는 것이다, 라는 썰 혹은 광산에 묻혀있는 특수한 성분이 방사선을 내뿜고 있다는 썰... 등이 오갔으나 나중에 밝혀진 바로는 일부러 동굴 벽에 이런 발광 성분을 발랐던 것으로? 전쟁 중 대피할 때 비상 조명으로 쓰인게 아닐까... 한다나 뭐라나. 아몰랑        


이흘라바에서 'Cause I'm your lady ~~~♬  tv는 사랑을 싣고 음악이 깔리면서 바츨라프와 야나를 다시 만났다면 우리의 여행이 훨씬 아름다웠을 것이나... 오늘은 여기까지 ㅎ


이제 이번 체코 모라비아 여정의 마지막 마을인 텔치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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