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전날 올레로 인해 김원장 무릎에 빨간 불이 들어와서 전날 다카치호 올레를 제낀 후 남아 있는 일정을 살펴보니

오늘 말고 내일 예정인 아마쿠사 마츠시마 올레는 아무리 생각해도 현 김원장 상태에선 무리일 듯 하다.

(이외 히라도 올레도 다소 부담스럽기는 하나 히라도까지는 일단 여정이 많이 남아 있으므로 얘는 일단 홀드)

그리하여 급 일정을 변경, 

오늘 예정 되어 있던 아마쿠사 이와지마 올레를 내일로 미루고, 

내일 예정 되어 있는 아마쿠사 마츠시마 올레는 취소하기로.

그러니 갑자기 오늘이 텅 비잖으. 어디서 무얼하고 놀까 둘러보다... 급 구마모토 선택.  


우리 여정에서 구마모토를 구경하고 가려면 원래 올레 to 올레 루트에서는 살짝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에(=김기사가 운전을 더해야 하기 때문에), 내가 급 열공한 뒤 일감으로 세웠던 계획은 다음과 같다. 


시내 한복판에 들어가려면 차가 막힐 수도 있고 주차 요금도 더 비싸진다. 그러니 구마모토 트램 종점(겐군마치 역) 근처에 주차를 하고(=시내까지 진입해서 운전 거리를 늘리지 말고) 트램을 타고 시내에 들어가 구경하고 다시 트램 타고 나오자(그렇다. 난 간만에 트램을 타보고 싶었다 ㅎ)


참고로 우리의 구마모토 관광 요일은 일요일이었다

트램 종점 겐군마치역 부근 유료 주차장 현황 https://cxc-kumamoto.com/report/kengun/

만약 시내 한복판에 세운다면 여기다 세워야지 했었다 https://times-info.net/P43-kumamoto/C101/park-detail-BUK0013908/#d_page_map


그랬더니 김기사의 첫 질문이 종점에서 시내까지 트램 타면 얼마나 걸리느냐였다. 40분 정도? 하니까 바로 트램 안 탄데 ㅋㅋㅋ 트램 오래 탈 거 같으면 구마모토 시내고 뭐고 다 안 간데 ㅋㅋㅋ (야 인간아, 너만 여행하냐, 나도 구경 좀 하자)


그래서 다시 공부 - 여행 나와서도 여정 공부를 하다니 나는야 업계의 범생이로세

보다 김원장 취향에 맞춘 새로운 수정안은 구마모토 시내 남동쪽에 자리 잡은 에즈코 호수 공원에 가는 것이었다. 둘레가 6Km 정도 되니까 그냥 김원장 이랴이랴 몰면서 한 바퀴 이상 돌 수도 있는 데다가,


만약 저 빨간 동그라미 주차장에 차를 세울 수 있다면(심지어 공원 주차장은 무료임) 이론상 15분 정도 조용한 길을 걸어 '시립체육관 앞' 트램역까지 갈 수 있고 + 시립체육관 앞 역에서 트램을 타면 시내 한복판까지 약 20분이면 가기 때문에 ㅎㅎㅎ 김원장을 잘만 꼬시면 공원을 가는 척 하면서 시내 구경까지 할 수 있을거라는 계산이 섰기 때문 (미혼 분들~ 맞춰 사는 결혼 생활이 이렇게 어렵습니다) 


그러자 그는 결국 낚였습니다 ㅋㅋㅋㅋㅋ


노렸던 주차장에 무사히 차를 세우고 (일요일이라 그런지 딱 한 자리가 남아 있어서 아싸라비야 외치며 세웠는데, 다행히 턴오버는 빨라보였다)


공원 내 섬들을 연결하는 다리를 건너 산책(을 빙자한 시내 구경하러 가는 길 냐하하) 시작



날씨도 좋았습니다



시내와 멀지 않은 곳에 있다고 하기엔 제법 마음에 드는 공원


시립체육관 앞 (시리쓰타이이쿠칸 마에) 트램역 도착


이히히히  트램을 타고


도리초스지 역 하차



안녕 구마모토성!


시모토리 쇼핑 아케이드 먼저 구경하고 돈키호테도 가고



지난 1차 규슈 올레때 갈까말까 심히 고민했었던 돈까스 맛집 카츠레츠테이...

몇 시간 뒤면 도착할 숙소 가이세키가 훌륭하다는 소문이 있어 내 비록 오늘도 고기는 못 먹고 가지만... 기둘리라. 언냐 또 올께


 


오늘의 무거운 저녁을 위해 김원장이 선택한 가벼운 점심은,

이번 여행에 있어 완전히 꽂힌 우동 데스네. 이 양반이 틈만 나면 우동일세. 

이제 (비록 글자는 못 읽어도) 김원장이 좋아하는 기본 우동인 가케우동과 내가 먹는 몇 가지 우동은 더듬더듬 말할 수 있다 후훗


우동 먹고 가미토리 마저 구경하고(안경점에 들어갔는데 일어 못 하고 영어 한다니까 직원이 도망감 ㅋ) 이제 다시 에즈코 호수 공원으로 가자스라


돌아온 시립체육관 앞 역. 공원 맞은편 쪽으로 아까는 행사 준비중이더니 그 사이 뭔 축제?가 시작했다.  


초대 손님으로 보이는 젊은 옵하들이 사무라이 복장 같은 걸 갖춰입고 칼춤을 추고 있네. 이런 구경을 또 놓칠 수 없지 ㅎㅎ 


일본 증명 사진


번화가 한복판에서 우동 먹으면서 김원장한테 오래간만에 큰 시내 구경도 나름 재밌지? 물었을 땐 바로 '응' 하더니

축제장에선 번화가보다 이렇게 일반 동네에서 지역민들하고 어우러져 그들의 일상을 엿보는게 더 좋데. 이런 배은망덕한 인간 같으니 


축제장 마저 한 바퀴 돌아보고 다시 공원으로


그리고 오늘의 숙소가 위치한 가미아마쿠사로 고고씽


줄줄이 이어진 연륙교를 건너는 재미가 있네 (들어갈 땐 멋져도 나중에 김기사가 싫어하는 배 타고 나와야 한다는 건 함정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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