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용에서 갓 튀겨낸 덴푸라 냄새가 진동하는 가운데 차를 몰아 - 김기사는 자꾸 치킨 냄새가 난다고 ㅋㅋㅋ 오니이케항에 도착했다.



항구에 왜 왔겠으 배 타러왔지



보시는 바와 같이 우리는 오늘 구치노쓰/구치노츠 항에서 시작하는 미나미시마바라 올레를 할 예정인데

오니이케 항에서 구치노쓰 항까지 배를 타면 30분,

VS

배를 안 타고 차로 가면...

답이 없다 ㅎ


배멀미에 취약한 김기사는 오늘 대항해(?)를 앞두고 다소 긴장타는 모습이었으나... 상기 첨부한 지도와 같은 상황에서는 지라고 어쩔텐가.

만약 멀미를 하게 되면... 좋아질 때까지 구치노쓰 항에 그냥 자빠져있기로. 설마 6시간 15분이나 자빠져있진 않겠지


지난 밤 오늘 일정에 대해 벼락치기 복습을 하는데... 어랏, 그 사이 비행기도 아니고 유류할증료? 조로 요금이 조금씩 올랐다고 한다. 


준비 당시 내 예상으로 뽑은 견적은 ; 우리 차량 1500엔 (운전자 김기사 포함) + 써티 1인 요금 360엔 = 1860엔이었는데... 

그렇다면 지금은 ;  우리 차량 1650엔 (운전자 김기사 포함) + 써티 1인 요금 390엔 =2040엔쯤 하겠구만




오니이케 항에 진입하니 이미 먼저 온 차 두 대가 대기타고 있었더랬다. 우리도 눈치껏 안내해 주시는 아저씨 수신호를 통해 차량 줄부터 세웠다.

하차하려는데 그 아저씨께서 차켄쇼 어쩌구 말 건네시다가(어차피 못 알아들어요) 내가 손에 차검증을 들고 있는 걸 보시고 바로 입을 다무셨다.


한국에서 오늘 구간 예습할 당시 페리 사이트에서 아래와 같은 문장을 발견, 번역기 돌려보고  


切符をご購入の際は、お手数ですが窓口にて車検証をご提示くださいますようお願い致します。

표를 구입하실 때는 번거로우시겠지만 창구에서 차량 검사증을 제시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렌터카 빌릴 때 車検証 글자 캡쳐하여 보여주니 조수석 앞 글러브 박스 안에 있는 두꺼운 파일을 가리키더라고. ok, i've got it


그래서 룰루랄라(덴푸라 밑에 오니기리까지 발견하고 기분이 매우 좋은 상태였음) 차검증인지 뭔지 파일을 들고 매표소에 제출하며 

차량 1대, 운전자 1명, 승객 1명 번역기에 찍어 보여주니까 상냥한 언냐가 계산기에 3130엔을 찍어 보인다


응? 3130엔??? 2040엔이 아니고???

일단 달라는 대로 주고 표를 받아들고 내역을 살펴보니...

뭬이야? 승용차 차량 선적값이 예상 외로 많이 나왔어! 1650엔이 아니고 2740엔이야!!!


이럴리가 없는데 하고 여행 시작 이래 조금 전 배표 산다고 처음 꺼내본 ㅋㅋㅋ 차검증 파일을 뒤적여 보니...

아아 그러하다 우리의 닛산 노트는 차 길이가 자그마치 410 cm였던 것이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작은 차 빌렸다고 생각해서 셀프 무시하고 있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까비 11 cm만 짧았어도

뭐이여 우리 차가 이렇게 길었어? 새삼 다시 줄 세워놓은 우리 차를 바라보니... 음... 내 예상보다 좀 길긴 길었군 ㅎ 인제야 알았네


번역기를 돌렸을 때 이외 주의 사항

 ※ 자가용, 트럭 등은 선착순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양해 바랍니다. (단체 전세 버스만 예약을 받고 있습니다.) 
 ※ 항해 중 차량 갑판의 출입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단, 피치 못할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승무원에 호기심 하고 나와주세요. ) 응? 호기심?


이성을 되찾은 뒤 아직도 시간 여유가 있어 - 그러하다. 덴푸라 기다려서 받아와도 충분했다 ㅋ 선착순이라고 해서 20분은 먼저 가야지 했었기에

엄마한테 사진 한 장 보내주려고 주변을 배회하던 (승선을 앞두고 긴장에 똥줄 타던) 김기사를 불러 사진 한 장 부탁했더니


아쫌 아무리 보기 흉해도 인물을 크게 찍어달라고 (feat 하즈방의 무의식 발현. 심지어 첫 마디는 나 니 폰으로 사진 찍을 줄 모르는데)


어엇 배 들어온다


다시 차에 올라타 차례대로 + 안내대로 배 위에 오릅니다

우리 차 넘버 쓰리 (이래뵈도 410cm)


오호호호호호홋 차 끌고 배 탔다. 참 쉽죠잉? 김기사는 미쿡 씨애를 생각 난다고


안녕 오니이케항~ 안녕 아마쿠사~ 안녕 구마모토~ 안녕 크레용~

우리의 멀미 대왕 김기사는 차를 세워놓자마자 부리나케 멀미 덜 할 자리 찾아 페리 삼만리를 했는데...

이렇게나 기쁠데가, 오늘 완전 잔잔해요 (그리고 나중에 알았는데... 이 때 잠잠한 거였어요) 중고나라 뺨치게 평화롭습니다


오니이케항과 구치노쓰항을 오가는 페리는 두 대로 양 항구에서 동시에 출발한다고 한다.

총 소요시간은 30분이므로... 저 아이와 스쳐 지나가니 약 15분이 지난 모양 (국민학교 산수시간)


그리고 벌써 미나미 시마바라가 보인다 ㅎ (벌써, 라는 표현은 사실 틀렸다. 날씨 좋을 땐 아마쿠사쪽에서 원래 보였때문에)

하여튼 보인다. 하선 후 곧 걷게 될 미나미 시마바라 올레길(?)도 보인다


심지어 미나미시마바라 올레 종점인 구치노츠 역사 민속 자료관도 보이고, 그 옆에 곧 주차 예정인 공간도 보인다 ㅋㅋㅋ 

예상보다 작았던 나가사키현 미나미 시마바라시 구치노쓰 마을. 

실제 번화할(?) 미나미시마바라 시청(?)까지는 항구에서 차를 몰고 20 여분이 더 걸린다고. 그러니까 오늘도 한적한 시골길을 걷는 게군


승선 중 승무원에게 '호기심' 하고 내려가 보지는 못 했다 (항해중엔 못 내려가도록 통로를 막아두고 하선 시간이 되어야만 통로를 열어준다)


구치노쓰항을 찍은 게 아닙니다

이 날 우리는 일본인 단체 패키지 팀이 탄 대형 버스와 함께 승선했는데 팀원중 유독 화려하게 치장한 늘씬한 아주머니가 계셨죠

짧은 빨간색 원피스를 입고 긴 머리를 아름답게 휘날리던 그 분은 알고 보니 남성분 ㅎㅎㅎ 여성으로 태어나셨음 좋았을 것을 ㅠ  



이렇게 무사히 구치노쓰 항에 도착했습니다!!! w/o nausea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