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해 온 규수 올레중 최남단을 찍고 이제 북상한다. 지금까지는 올레중 심지어 좀 덥기까지 했는데 앞으로는 날씨도 조금씩 추워질라나 

 

 

가고시마와 우리에게 잘 알려진 오키나와 사이, 덜 알려진 섬들이 꽤 있다.

김원장이 멀미에 워낙 취약하므로 우리에게 섬 여행은 쉽지 않지만 만약 멀미 안녕 체질이라면 그런 곳도 제법 매력적일 것 같은 느낌

 

이부스키 스카이라인

어제 탔던 이부스키 스카이라인, 내비양 안내대로 오늘 다시 고대로 일부 구간을 탄다. 미리 신청해 온 

KEP 커버 날짜이기는 하지만 아래 첨부한 그림에서처럼 이부스키 스카이라인의 경우 

KEP가 커버 못 하는 고속도로(15번으로 표시)인데다가 

ETC 설치마저 아직 안 된 구간이므로 따로 톨비를 준비하여 지불하면 된다. 우리가 탄 구간은 (보통차 기준) 320엔 지불

Drivable Areas
  • Cautionary Points (Roads not included with KEP) 
Cautionary Points

 

 

이부스키 스카이라인 이후에는 다시 KEP가 커버하는 고속도로 구간을 달려 

기리시마 묘켄 올레의 시작점-은 아니고, 정확히는 시작점에서 300m 가량 떨어진 오늘의 숙소 주차장-에 도착.

 

 

보는 바와 같이 기리시마 묘켄 올레 또한 순환형이 아니며, 223번 도로를 따라 시종점간 버스가 (띄엄띄엄) 다닌다(후술 참고). 

기리시마 묘켄 올레 고도표는 대략 다음과 같아서 가능하면 종점->시점의 역방향으로 할까 했는데 

안 그래도 그렇게 자주 다닌다고는 볼 수 없는 버스가, 일요일이라 더욱 배차 간격이 벌어지는 바람에 버스 시간에 맞춰 그냥 정방향을 택했다.

막상 걸어보니 크게 어렵지는 않았는데, 골라보자면... 우리처럼 정방향일 경우 "이누카이노타키 폭포"를 본 뒤 차로까지 오르는 계단이, 역방향일 경우라면 (종점인) "시오히타시 온천 료마 공원"에서 올레를 시작하자마자 바로 오르는 계단을 만나게 될텐데 이 구간이 가장 힘든 부분일 듯.

 

@ 거리 : 11킬로

@ 주차 : 숙소 주차장에 (체크인 전 미리) 무료 주차 (미리 메일로 주차 가능 확인)

@ 우리 기준 실제 소요시간 : 11시 시점 출발, 2시 35분 종점 도착, 총 3시간 35분 소요

@ 내 경우 스탬프는 (현재 시점에선 구할 수 없어) 종점인 "시오히타시 온천 료마 공원"에서 받았다. 

@ 특이사항 

알아본 바에 의하면 시점에는 사츠마하야토 묘켄 호텔이 있고(

薩摩隼人妙見ホテル) 이 호텔 부속 건물인 토산품 판매점에 스탬프가 있다고 했는데, 토산품 판매점이 문을 닫았기에 무작정 

사츠마하야토 묘켄 호텔에 들어가 보았다(스탬프라는게 처음엔 그냥 있으면 찍고 없으면 말고 마인드였는데... 갯수가 슬슬 늘어나면서 어느 순간 최대한 찍어봐야겠다 집착 증세 발현 ㅋㅋㅋ). 올레 스탬프를 찾고 있다니 엄청 친절한 사장님(?)께서 투숙객도 아닌데 여기저기 전화까지 해주시며 스탬프는 시점에는 없고 종점에 있다 알려주셨고, 지금 원래 코스로 이용되던 바로 앞 기존 다리가 무너져(?) 보수 공사 중이라 아래 다리로 돌아가야 한다고까지 챙겨주심(대화의 반은 영어 반은 일어 ㅋㅋㅋ). 아아 감사합니다. 

아래 첨부한 지도는 기리시마 묘켄 올레의 시작점을 확대한 것으로, 내 경우 복사한 아랫쪽 지도와 같이 초록색 동글뱅이 숙소에 차를 세우고 초록색 길을 따라 걸어 내려와 기존의 빨간색 올레 경로 대신 노란색 경로로 살짝 돌아 바로 본 루트로 합류가 가능했다 

추가로 기리시마 묘켄 올레 또한 로밍이 잘 되지 않는 순간이 잦았고조 위에 첨부한 큰 한글 지도내 노란 박스 부분(=방심했던 구간)에서 산길로 빠지는 오른편 길을 놓치는 바람에 - 나중에 찾고보니 갈림길 부분에서 안내판이 뽑혀 자빠져 있었... ㅜㅠ (누군가 이 올레가 최고로 관리 잘 되고 있다 했거늘)부지불식간에 와케신사로 올라가는 길 근처까지 진출, 순간 마음이 흔들렸으나(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그 부분에서 크게 돌게 되어 있다)어차피 일찍 가봐야 숙소 체크인도 안 될테고 다시 마음을 다잡고 놓친 산길을 찾아 빠꾸 ㅎ 했다. 관광지인 

"이누카이노타키 폭포" 부근과 "시오히타시 온천 료마 공원"의 경우 관광객들이 제법 있었으나 그 외 올레길에선 아무도 못 만났다

종점인 시오히타시 온천에는 무료 족욕탕이 있으니 수건을 챙길 것

@ 교통 : 우리처럼 렌터카를 이용하신다면 하기 내용 참조. 시점 <-> 종점은 버스로 연결되니 계획을 잘 짜시길.

그 외 일반적인 기리시마 묘켄 올레 접근 방법

 

@ 관련 후기 몇 개

베쯔니님 

http://likejp.com/3018http://likejp.com/3019

유림님  

http://blog.naver.com/8916016/20207197071
다음은 김원장과 써티의 기리시마 묘켄 올레 사진 몇 장

기존 다리 대신 바로 아래 놓인 다리를 건너는 것으로 시작

 

 

저 다리가 원래 건넜어야 하는 다리인건가

 

 

오늘이 여덟번째 규슈 올레인데... 초반부터 기리시마 묘켄 올레 느낌이 가장 좋다. 난 깊은 숲과 계곡이 있는 "낮은(밑줄 쫙)" 산 취향인가봐

보고 있나 고산 취향?

 

이누카이노타키 폭포. 별로 기대 안 했는데 예상보단 컸음 ㅎ

 

 

밝히건데 일본 공항에 도착한 순간부터 이 사진이 찍히기 직전까지

김원장은 일본어를 단 한 마디도 입밖으로 꺼낸 적이 없다 - 물론 한편으로는 당연하다. 모르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이누카이노타키 폭포가 이 동네에서는 나름 볼만한 관광지였던지 가까운 주변에 차를 세우고 폭포를 보러 오는 관광객들이 제법 있었고

그래서 우리는 헉헉 대며 올라가야 하는 오르막 계단길을, 거꾸로 한 발짝씩 조심스레 내려오는 일본인들과 계속 마주쳤는데...

이 사람들이 계속 "곤니찌와~" 인사를 건네오네??? (심지어 얼마나 더 가야 폭포가 나와요? 로 추정되는 질문까지 받아봄) 

그래서 나도 매번 곤니찌와 맞인사를 했는데... 김원장은 바로 한 발짝 내 뒤에 있었기 때문에 그 때도 계속 한 팀인양 묻어갔었지 ㅋㅋㅋ

그러다 어느 순간 계단에서 각자의 페이스가 벌어지면서, 김원장이 저만큼 뒤쳐졌는데 갑자기 나를 부르는 김원장 목소리

 

"왜?"

"네가 빨리 올라가는 바람에(=너 때문에) 나 방금 처음으로 찌와 했잖아!!! (다소 투덜거리는 톤)"

 

찌와 ????? 알고보니 곤니찌와도 말하기 귀찮아서 찌와만 했다고. 그래도 다 통한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귀차니즘 대마왕 대단해

(김원장 말을 듣고 나도 혼잣말로 따라해봤는데... 그의 말에 맞는 구석이 있더라. 곤니는 상대적으로 잘 안 들려 ㅋㅋㅋ)

 

 

 기리시마 묘켄 올레 중에는 일본 근대화의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 "사카모토 료마"가 일본 최초(?)로 신혼 여행을 왔던 길을 걷게 된다

(료마 스스로 '허니문'이라는 영단어로 언급했다는 썰이)

 

나야 료마에 대해 아는 바가 없으므로 이 길이 료마의 허니문 길이라는 사실을 여행 준비중 미리 접했어도 별 감흥이 없었지만

소싯적 "시바 료타로"가 쓴 "료마가 간다"라는 장편 소설을 모조리 읽어버린 김원장에게는 료마와의 조우가 뜻밖의 깜놀이었던 모양이다

(아시다시피 김원장은 "규슈 올레를 매일 하나씩 걷다"라는 큰 계획만 세우고 내게 던져줬을 뿐, 규슈 올레 하나 하나의 이름(지명)/사연 따위는 딱히 관심이 없..)

무심코 걷다가 예상 밖의 장소에서 료마를 만나 살짝 흥분. 나야 뭐... 실제 사진을 보니 료마가 인물은 딱히 없었구나...정도 ㅋㅋㅋ

 

 

도로를 만나기 전까지의 산길은 아름답다

 

와케 신사(和氣神社)의 흰 멧돼지

 

아무리 불러도 먹느라 정신이 없음

 

여기저기 멧돼지 - 사연이 궁금하면 500원(→ 돋는 귀차니즘을 티 안나게 덮는 새로운 방법)

 

오늘의 올레 간식. 차 타고 오는 길에 가고시마 공항 근처 편의점에 들려 참치 마요 삼각김밥 하나 사왔고 어제 이부스키 가이몬 올레 시점인 니시오야마역 맞은편 상점에 스탬프 찍으러 들어갔다가, 일본 최남단 기차역에 놀러온 관광객들이 사재기 폭풍 쇼핑 하는 모습을 보고 얼떨결에 따라 충동 구매한 이부스키 망고 푸딩 ㅎ

부들부들~ 하여간 일본인들의 푸딩 사랑은

 

자, 잘 먹고 쉬었으니 다시 료마의 신혼 여행길을 밟아볼까나 

 

드문드문 료마가 남긴 말로 추정되는 문구들이 붙어 있다

나는 나무가 됴아 숲이 됴아

 

저 아래 기리시마 묘켄 올레의 종점인 시오히타시 온천이 보인다.

 

 

스탬프 찍고 시계를 보니 버스 시간까지는 30분 정도 남았다. 료마와 부인 오료가 발을 담궜다는 종점 족욕탕에 우리도 풋인  

 

내 발이 족발처럼 보이는 것은 굴절로 인한 착시...가 아니라 사실입니다

 

여행 준비 시절 구글 스트리트 맵인가를 봤더니 이 족탕에 100엔 어쩌구 쓰여져 있길래 (무료 족탕에서) 100엔 족탕으로 바뀐 것인가 했는데직접 와보니 무료 족탕 맞네. 100엔은 여기서 파는 온센다마고(온천달걀) 가격이었으 ㅎㅎㅎ 보았으니 당근 먹어준다 ㅎ (소금까지 챙겨주심)온천 달걀을 판매하는 아저씨는 무척이나 살가운 타입이었는데... 김원장이 궁금한 점이 있다길래 "LINE 일본어 통역" 도움을 받아 질문
"모든 일본인이 료마를 좋아하나요?""음... 아니요. 꼭 그렇지는 않아요. 굳이 따지자면 (영어로) fifty fifty?"
대부분의 일본인이 료마를 좋아할거라 예상했던 김원장에게는 다소 충격이었던 듯아저씨가 "

LINE 일본어 통역"기능을 매우 신기하게 생각하셔서 그거 알려드리느라 진땀을 빼다가 

어느새 버스 올 시간이 다 되었던지라 허겁지겁 발 닦고 아저씨와 안녕! 

어쩌면 여러분은 앞으로 기리시마 묘켄 올레 종점에서 "

LINE 일본어 통역"으로 한국인과의 대화 준비까지 만반에 갖추신 

온센다마고 아저씨(라 하기엔 나보다 어려보이는 ^^;)를 만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일본은 우리와 운전 방향이 반대인지라 시점 방향을 알아도 버스 정류장이 이쪽편인지 저쪽편인지 여전히 순간순간 헛갈림 ㅎ

순방향으로 걸어 시오히타시 온천 종점에 도착하여 시점쪽으로 되돌아가는 버스를 타려면 찻길 안 건넌 채로 왼편으로 좀 내려가면 오케

 

 

기리시마 묘켄 올레의 시종점을 잇는 양방향 버스 시간표는 아래 링크에서 얻었습니다

http://www.city-kirishima.jp/kirikan/kanko/leisure/documents/zikokuhyo.pdf (여러 노선들 중 妙見이라는 글자를 단 빨간 노선을 찾아보세요)

참고로 노선도는 http://www.bus-ibaraki.jp/busmap-plus/kirishima.html

 

(왼편은 시점->종점 방향 상행선이고) 내 경우 종점->시점(시외 온천지구들에서 시내 

国分駅 쪽으로 가는) 오른쪽 하행선을 탑승하면 된다우리의 경우 일요일이라 (평소보다 3편이 더 줄어들어) 하루 5회 밖에 운행하지 않았음 ㅜㅠ 15:08 버스를 놓치면 다음편은 2시간 30분 뒤에나!

 

한자를 대략 짜집기 해보면

 

塩浸温泉 

시오히타시 온센 - 올레 종점

安楽橋 안라쿠하시 - 숙소와 바로 연결

妙見温泉 묘켄 온센 - 올레 시점

 

버스 온다!

버스 이마에서 妙見이니 

国分駅이니 하는 한자들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맞는 듯 ㅎ 

 

 

塩浸温泉 시오히타시 온센에서 승차,  (

妙見温泉 묘켄 온센에서 안 내리고) 그 한 정거장 전인 

安楽橋에서 하차하였습니다(10분 미만 소요)

210엔/인 X 2명 = 420엔 지불

 

믿거나 말거나...지만 내게는 오료 관련 글 중 가장 그럴싸하게 와닿았던 ㅎ (출처 http://kimjitai.blogspot.kr/2014/07/blog-post_9855.html)
 
 
그이와 함께 가고시마에 갔던 기억이 잊혀지지 않아. 가슴에 난 상처를 치료하기 위한 요양 목적이었지만, 우리는 천혜의 자연 속에서 정말 잘 놀았어. 온천을 돌고, 다카치호도 구경하고, 낚시도 하고, 숲 속에서 신나게 뛰어놀고. 푸훗~ 좀 쑥스럽지만 당시 우리는 팔팔한 청춘이었고, 이런 우리의 놀이가 신혼여행의 시초가 됐다는 거, 니들 아니? 그리고 얼마 후 남편은 비극적으로 세상을 떠났어. 후세의 말 많은 사람들은 남편이 죽고 난 후 내가 찌질한 놈팽이와 재혼을 했네, 술집에서 이놈 저놈 가리지 않고 붙어먹었네, 그래서 남편의 광팬들이 나를 죽이려고 했네, 말들이 많지만 그런 구질구질한 말들에 대해선 노 코멘트. 유신 전야의 피바람이 일던 시기에 어린 아이처럼 천진하게 놀 줄 알았던 사람, 그러다 아무렇지도 않게 ‘서양 애들처럼 큰 배를 만들어서 더 큰 바다로 나가볼까’ 하던 사람. 그렇게 큰 사람의 아내였는데 다른 어떤 남자가 눈에 들어오겠어. 사카모토 료마가 죽었을 때, 이 오료도 죽었던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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