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7번 국도 같아! 하니까 김기사왈 딱 동해 묵호 삘이라고 ㅋㅋㅋ 규슈는 울 나라와 참 닮았습니다



이브스키 가이몬 올레(라고 규슈 올레 홈페이지에서 소개하지만... 앞으로는 내 맘대로 이브스키 대신 이부스키라고 할테닷 ㅎ)는 

규슈, 아니 일본 통틀어 JR 최남단역(西大山駅서대산역 =니시오야마 에키)에서 출발한다. 


2017년 11월 현재까지 규슈 올레는 총 19개의 코스가 있는데 내게 주어진 올레 가능 날짜는 14일이었으므로 그 중 5개를 제외해야 했는데...

연륙교가 있던 없던 내게 섬으로 고려되는 4개의 올레는 멀미나 동선 상의 문제로 바로 후다닥 제낄 수 있었으나, 마지막 하나가 애매했다.

나가사키 현의 "미나미시마바라 올레"를 뺄까, 가고시마 현의 이부스키 가이몬 올레를 뺄까... 고민하다가 

아직까지는 규슈 올레 분포가 북부에 치우친 듯 하여 과감히 남쪽을 선택 ㅎ 어차피 운전은 김기사가 하는거니까 ㅋㅋㅋㅋㅋ 나만 아니면 돼


그리하여 영문 1도 모르는 김기사를 끌고 이즈미에서 이부스키까지 달렸다(김원장은 자기가 하는 올레 이름도 모르고 자기가 자는 동네 이름도 모르...)  

가장 빠르게 가려면 이즈미부터 가고시마까지는 KEP가 커버하는 고속도로, 그리고 이후

가고시마부터 이부스키까지는 "이부스키 스카이라인"이라는 KEP가 커버하지 못 하는 타 유료도로를 타야했다.


이부스키 스카이라인

이름이 스카이라인이고 경치가 좋다하여 은근 기대했으나(톨비가 궁금해 검색했지만 경치 얘기만 -_-; 사실 뭐 탁월하게 좋고 그렇진 않은걸로. 

유료도로라고 해서 고속도로만큼 좋을라나 했지만 사실 뭐 그렇지도 않은걸로 ㅎ

그리고 역시나 톨비는 주행 거리에 비해 비싼걸로 ㅜㅠ 구글 내비 안내대로 들고 나며 얼마 안 탄 것 같은데도 (보통차 기준) 320엔 지불 

(참고로 아직까지 ETC=하이패스 설치가 안 되어 있어 동전으로 지불했는데 조만간 설치가 될 듯 하다. 안내문 추정을 제대로 한거라면) 


다시 또 새로운 바다를 만났다. 가고시마만 진입

오옷 기차다! 이 동네 "이부스키노 타마테바코"라는 관광 특급열차가 다닌다고 하더니... 혹 그 놈인가



한동안 바닷가를 달리다 이케다 호수쪽으로 핸들을 돌리니 - 물론 나말고 김기사가


오늘의 올레를 함께할, 오늘의 주인공 가이몬다케(開聞岳) 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 다 왔구나! 김기사 수고했어~ 궁디팡팡


[지도 하단 나가사키바나(長崎鼻) 곶의 하얀 등대까지 다녀온다면 걷는 거리를 꽤 늘릴 수도 있다]


이부스키 가이몬 올레는 상기 지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니시오야마역 西大山駅에서 시작하여 (기차로 3 정거장 뒤인) 이몬역 開聞駅에서 끝난다. 바닷가이다보니 고도차는 최대 50m 정도 밖에 되지 않는지라 우리에겐 어느 방향으로 걷느냐 보다는 (기차가 워낙 띄엄띄엄 운행하는 구간이다보니) 기차 시간표가 더 중요했다 ^^; 


구글링을 통해 일본 특정 기차역의 시간표를 확인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구글맵을 띄워놓고 해당역을 클릭한 후 왼편에서 정보를 확인해도 되고, 구글에 해당역 이름(한자)을 넣으면 http://www.jrkyushu-timetable.jp/jr-k_time/top.html 연계 링크가 잡힐 것이다. 크롬을 쓴다면 한글 번역이 바로 되니 금상첨화 ^^ 

예를 들어 西大山駅을 입력하면 https://www.jrkyushu-timetable.jp/cgi-bin/jr-k_time/tt_dep.cgi?c=29006 가 걸려든다. 본인이 가고자 하는 방향이 상행인지 하행인지만 파악하면 오케


만약 가고시마 권역 내라면 http://www.jrkyushu-timetable.jp/jr-k_time/map_kagoshima.html 에서 해당역을 클릭해도 된다


도착 즈음하여 양 방향 기차 시간표를 재차 확인해 보니, 15분 뒤면 시점인 니시오야마역에서 종점인 가이몬역 방향으로 가는 기차를 탈 수 있겠더라. 하여 니시오야마역에 무료 주차를 해두고 기차를 타고 먼저 가이몬역으로 간 뒤 역방향으로 올레길을 걷기로.  



우리네 해남 땅끝 마을이랄까(신기하게 이 동네도 고구마가 유명하더라), 니시오야마역엔 일본 최남단역답게 관광버스까지 와 있었다.

이 작은 무인역에 오늘 찾아주신 관광객들 또한 여느 때처럼 우리까지 십중팔구 노인 ㅎㅎㅎ 




니시오야마역엔 일반적인 빨강색이 아닌 노랑색의 우체통이 있는데, 이 우체통을 통해 편지를 보내면 행복을 전해 준다나 뭐라나
하여간 일본은 어딜 가나 스토리텔링이야 얄미웡 



니시오야마역 맞은 편에 있는 작은 상점. 이 상점 안에 올레 스탬프 있다


누가봐도 빼박 못하는 화산 모양, 원추형의 가이몬다케. 태평양 전쟁 말기, 가미카제 특공대원들이 이 산을 향해 경례를 하고 떠났다나 뭐라나

너도 멋지긴 하지만 원추형 화산이라면 아쉽게도 나에겐 첫사랑, 코스타리카, 라 포르투나의 아레날이 있다는. 스미마셍 가이몬다케~

김원장이 뙇 보더니 등산이 가능한지 알아보라고 했던 - 아몰랑, 결론은 가능하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막 올라갔다왔다 ㅎ 물론 난 안 갈 거다


드디어 작은 기차가 어둠을 헤치고 아니, 햇살을 헤치고 칙칙폭폭 등장. 사진을 찍네 기차를 타네 웅성웅성 탑승객들 모두 다소 들떴다 ^^



탑승객들 중에서는 그나마 우리가 젊은 축이야 ㅋㅋㅋ 어르신들 모두 앞서 태워드리고 마지막으로 탑승. 근데 다들 어디 가시는건지?



무인역이다보니 마치 버스처럼 탑승 후 객차 내에서 기차표를 뽑는다. 나는 西大山에서 승차, 薩摩川尻와 東開聞을 지나 開聞에서 하차할 예정 


아저씨 어디까지 가세요? 저 이번에 내려요

알아서 내려라. 확 밀어버리기 전에 


(버스와 동일하지만) 東開聞역에서 하차할 경우 요금 보는 법

보시다시피 내가 뽑은 티켓에는 15번이라는 숫자가 쓰여져 있다. 객차내 화면에서 내 번호를 찾으니 180엔이라고 적혀 있네

우리는 다음 역인 開聞역에서 내렸으므로 그 사이 요금은 바뀌어 210엔/인이 되었다. 즉 니시오야먀<->가이몬 편도 요금은 210엔/인

그건 그렇고, 규슈 올레하면서 버스니 기차니 몇 번씩 탔는데... 아무도 내가 얼마 내는지 확인을 안 해! 그러니 나 막 흔들려! ㅋㅋㅋ 


얼마 내는지 관심을 좀 가져주세욧 ㅎ



니시오야마역에서 세(3) 정거장. 8분 소요. 개문역 가이몬역(開聞駅) 하차

우리 말고 백인 한 명, 등산복 차림의 중년 커플 한 쌍이 내렸다. 우리처럼 올레꾼인 줄 알았는데... 가이몬다케를 등산하려는 분들이었던듯


내리니 딱 점심시간이었던지라 가이몬역 근처 아무 식당에서 맘마 먹고 가기로. 구글맵을 통해 정식을 판매한다는 작은 식당에 쓰윽~ 



메뉴판은 받았는데 하얀 것은 종이요, 검은 것은 글씨이니라... 이럴땐 구글 번역 앱을 사용, 메뉴판 사진을 그저 찰칵 찍으니

메뉴

불고기 정식 700엔

튀김 정식 700엔

생강(?) 정식 700엔

돈까스 정식 700엔

생선구이 정식 700엔

까츠카레 700엔

카레 500엔

※ 추가 밥 한 그릇 100엔

이라고 뙇. 오오 정말 언빌리버블한 세상이야. 세상 너무 좋아졌어 ㅋㅋㅋ 촌스런 아줌마 납심 

그래서 (마치 원래부터 일어 읽을 줄 아는 것처럼 최대한 티 안 내며 자연스럽게 ㅋㅋㅋ) 김원장은 카레, 나는 돈까스 정식을 주문했다

누가 봐도 카레와 돈까스 아님? 아싸 진짜 주문한대로 나왔어 ㅋㅋㅋㅋㅋ

사실 카레나 돈까츠는 내가 그냥 한국말로 해도 원래 일본말 

아 됴아! 먹는게 제일 쉬웠어요. 김원장의 유명 맛집 기피증으로 인해 얼결에 얻은 소득 중 하나는 아무 식당 이용에 있어 겁이 사라졌다는 것 :) 


@ 거리 : 12.9 Km

@ 주차 : 니시오야먀 역 앞에 무료 주차

@ 우리 기준 실제 소요시간 : 밥 든든히 먹고 12시 50분 출발, 3시 40분 도착. 2시간 50분 소요. 중간에 본의 아니게 둘러가는 리본을 놓친 구간이 있어 실제보다 좀 더 단축된 듯 ㅎ   

@ 내 경우 스탬프는 시점인 니시오야먀역 앞 상점(상점 이름이 카이몬 시장)에서 받았다. 아래 사진 참고


@ 특이사항 : 이부스키 가이몬 올레는 나가사키바나 곶의 하얀 등대까지 가느냐 마느냐에 따라 12.9Km의 짧은 코스와 20.4Km의 긴 코스로 나뉜다(우리는 오늘 오전 운전 거리가 좀 되었던 탓에 짧은 올레를 선택했다)

긴 코스 리플릿 http://www.welcomekyushu.or.kr/kyushuolle/photo/pamphlet/kr/1359631920.pdf

역방향으로 걸으니 가이몬다케를 상대적으로 적게 보면서 걷는다는 단점(???)이 있는데, 대신 우리가 걸은 시간대에는 해를 등지고 걸을 수 있어서 좋더라. 최남단 어쩌구 그러길래 남국의 분위기가 물씬 나는 이국적인 코스가 되려나 싶었는데 전반적으로 짧은 코스 자체는 크게 인상적이지 않았다. 그저 가이몬다케가 다야(그래도 김원장은 차소리 안 들려서 좋다고). 내 경우 지난 올레들에서 오르락내리락하면서 땀 흘린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바닷가라 그런가 유달리 시원해서 걷는 내내 쾌적해서 좋았다. 비록 퇴비 냄새가 좀 나긴 했지만 ㅎㅎㅎ 

@ 교통 : 상기 내용 참조. 시점 <-> 종점이 기차역이니 기차로 이동하면 되는데, 배차 간격이 상당히 애매하니 계획을 잘 짜시길.

@ 관련 후기 몇 개

베쯔니님 

http://likejp.com/2870

http://likejp.com/2871

유림님  http://blog.naver.com/8916016/20207210099  

긴 코스 걸으신 분 http://blog.naver.com/spain6161/220902846480


다음은 이부스키 가이몬 올레를 걷는다면 피할래야 피할 수 없는 가이몬다케 사진 시리즈 ㅋㅋㅋ




아까 기차타고 지났던 東開聞역


어쩐지 오란씨가 생각나는... 살짝 남국 삘


이 동네는 화산 작용으로 인해 모래색이 검다. 이부스키의 검은 모래 찜질 또한 유명하다 



아득한 바다 저멀리 산 설고 물길 설어도 나는 찾아가리 외로운길 삼만리~♬




머리가 커서 슬픈 짐승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