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 전부터 료칸에 묵으며 온천을 즐기기 위해 규슈를 찾는다면, 그 때는 유후인구로카와(Kurokawa)에서 묵어야지 생각했었다.

규슈 올레를 계획하면서 드디어 실제로 그럴 기회가 주어졌구나! 싶었는데... 오호 통재라 오호 애재라 그새 가고자 했던 곳들이 너무 떴구나.

도저히 예산내 커버가 안 되는 관계로 이리저리 통밥을 굴리다 

유후인과 구로카와가 아닌, 유후인과 구로카와의 지척에 묵는 것으로 퉁, 그렇게 가성비를 굴복 선택하고 ㅜㅠ

아쉽지만 유후인과 구로카와는 구경만이라도 하고 지나가는 것으로 셀프 설득 완료


그리하여 오늘 가는 곳은 유후인 근교 "유노히라"라는 지역으로(유후인 중심부와 약 15Km 거리) 

우리가 흔히 유후인으로 알고 있는 지역의 주소가 오이타현 유후시 유후인초 가와카미 XXX 이런 식으로 나간다면

               유노히라는 오이타현 유후시 유후인초 유노히라 XXX 이런 식으로 나간다. 



먼저 투숙하신 분들이 상류옥 상류옥 그러길래 하류 말고 상류쪽에 있는 숙소인줄 알았더니... 하긴 유노히라 마을 제일 꼭대기 상류쪽에 있긴 하더라만 류가 버들 류(柳)였네. 각설하고 보통은 유후인에서 유노히라까지는 기차를 타고, 기차역에서 유노히라 숙소까지는 송영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 그럴 경우 지도상 아래쪽(실제로는 동쪽)을 이용해 유노히라를 들고 날 것이다. 우리는 오쿠분고 올레를 하고 오느라 지도상 윗쪽 부분(실제로는 서쪽)에서 접근을 했는데, 이처럼 차를 가지고 방문하는 경우 카미야나기야 측에서는 아래와 같이 안내한다


- 내비게이션에는 숙소 주소 대신 숙소 전화번호나 숙소명으로 입력하세요

안내 간판 "⑤花合노구치" 또는 "⑥약사당 입구"를 따라 진입하세요 (도로 입구 안내판에서 번호 확인 용이)

- 조약돌 거리 쪽으로는 진입하지 마세요 (내가 지도에 빨간 X표 쳤다)


나는 김기사를 첨부한 지도상 오른편의 주황색 길로 몰았는데, 카미야나기야에 방문해 보니 대략 ; 

빨간 루트-카미야나기야 전용 주차장-별채-노천탕들 주르륵-안채(본관/로비)-코딱지만큼 떨어진 공용 주차장-주황 루트 순으로 배치되어 있더라. 

차로 들어온다면 (빨간 진입 루트는 이용해 보지 못했지만) 주황 루트는 도로폭이 좁고 공용 주차장도 살짝 언덕에 위치해 있는지라 빨간 진입 루트가 좀 더 나을 것만 같은 느낌. 만약 별채를 예약했다면 더욱 빨간 루트 추천(이 경우 짐 없이 체크인 먼저 하고 짐은 나중에 꺼내어 별채로 직접 옮기는 것이 편리할 듯).


@ 홈페이지 http://www.kamiyanagiya.jp/

@ 예약 : 홈페이지

@ 조건 및 가격 : (번역기를 돌린 결과) "당관 인기 넘버 1의 표준 플랜, 유기농 야채와 분고 소고기 스탠다드 플랜 "

안채 객실(6조+ 4조반 툇마루) 1박 2식 23760엔(입욕세 별도)에 예약, 체크아웃시에는 저녁때 마신 나마비루 2잔과 입욕세 포함 총 25060엔 지불 

@ 한글 리뷰 : 꽤 많아서... 비교적 최근 리뷰 몇 개

네이버 카미야나기야

네이버 유노히라 상류옥

@ 기타

장점부터 이야기 하자 ;

1. 유후인에서 가깝다 - 대중교통은 불편하지만서도

2. 작고 조용한 시골 마을, 오랜 역사와 옛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소규모 료칸이다 - 물론 편의시설 부족으로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우리는 다케타에서 이미 쇼핑도 해왔고 ㅎ 숙소에 (살짝 비싼) 자판기는 있다

3. (다른 분들도 매우 친절하시지만) 젊은 주인 아주머니는 "상냥"의 화신이다. 어르신들이 간혹 아들이 있으면 며느리 삼고 싶다는 말씀을 하시는데(자고로 이런 말씀 하시는 분들은 아들이 없다는게 함정) 거기에 딱 부합한달까. 간단한 영어와 한국어마저 구사하시고, 체크인시 객실 설명까지 모두 마치고 나가며 갑자기 공손히 큰 절을 올리시는 바람에 (그런다는 후기를 이미 읽었으면서도) 순간 당황하여 같이 맞절 ㅋㅋㅋㅋㅋ 

4. 이 가격에 이 객실 크기에 이 전세 노천탕에 이 식사에 이 서비스라면 가성비가 진짜 훌륭하다 인정한다. 쿵


그렇다면 내가 꼽는 단점은 ;

1. 이미 가성비가 좋은 료칸이라 알려졌다

오쿠분고 올레를 마치고 카미야나기야 숙소로 향하는 길, 김기사에게 넌즈시 경고 아닌 경고를 했었다. "오늘부터 3박은 한국인을 만날 확률이 있어". 하지만 솔직히 말해 그 때는 그렇게 말하는 나조차 그 확률이 매우 낮다고 믿었다 -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헐~ 말이 씨가 됐어! 우리 옆 방에 뜨거운 젊은 한국인 커플이 들어오고야 말았다. 

2. 오래된 목조 건물이다 - 객실간 방음이 전혀 안 된다. 우리 옆 방 커플이 다운 받은 예능 프로그램이라도 보는 모양인데... 김원장(은 물론 나까지) 미치는 줄. 해외 여행 떠나온 젊은 커플의 즐거움과 설레임, 들뜸을 나라고 왜 이해하지 못하겠나... 못하겠더라 ㅋㅋㅋ 돌고래 소음 싫어요.

카미야나기야는 객실이 총 7개던가 그렇고 본관 2층에 5개, 별채에 2개던가 대충 그렇다. 이 날은 총 다섯 팀인가 투숙했는데 별채에 한 팀 들어가고 본관에 우리까지 세 팀이었다(늦게 온 한 팀은 어느 방으로 갔는지 모름 ㅎ). 우리는 쪼르륵 붙어있는 3개의 방 중 가운데 모란 객실을 사용했고 3명이 온 일본인팀은 조금 큰 산다화 객실을 사용했는데, 만약 창포, 모란, 목련 3개의 방 크기가 같다면 이 날 같은 경우 객실 배정을 (중간의 모란을 비워두고) 창포와 목련으로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혹 (방 가격이 비싸겠지만) 별채에 묵었다면 소음으로부터 자유로웠을...까?

3. 객실 내에는 욕실이 없다 - (보는 상대방이 괴로울지 몰라도) 개인적으로 딱히 불편함을 느끼진 못 했지만.




다른 분들 리뷰가 워낙 잘 되어 있어서... 간단히 몇 장만

여기는 로비 - 아늑해 보이긴 하는데 편안히 앉아 노닥거리기는 또 좀 애매한

 조식후 커피는 로비에서 셀프


"6조+ 4조반 툇마루" 객실. 둘이 사용하기에 충분히 크고 입구쪽 침실과 안쪽 마루가 분리되어 있어 공간 활용도가 높다. 화장실은 마루쪽에 위치 


자고 있는 김원장을 넘나들며 찍느라 안 그래도 심란한 동영상이 더 심란해졌다 


객실뷰


카미야나기야 안채 5개의 객실들에는 욕실이 따로 없어 꾀죄죄 or 부시시 모드로 돌아다녀야 한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나

몇 개 안 되는 객실 수에 비해 4개나 되는 (작은 2개는 내탕만, 큰 2개는 내탕+노천탕 더해진 구조) 전세탕은 어마어마한 장점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매번 실내탕+노천탕이 있는 전세탕을 아무 기다림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었는데, 글쎄, 조식 시간 전 투숙객이 몰린다면 좀 기다릴지도

노천탕은 사랑♡입니다


식사는 석식, 조식 모두 1층 식당, 지정석에서 한다. 투숙객이 적어서 그런지 석식은 오후 6시, 조식은 오전 8시로 다함께 차차차 지정 세팅. 

식사 시간이 되니 각 방마다 전화를 넣어주시더라. 안 그래주셔도 제가 늦게 내려갈 인간이 아니랍니다

방 배정이 그러했듯, 한국인 커플이 우리 옆 좌석에 앉았는데 (칸막이가 있어서 서로 보이진 않는다) 역시나 김원장에겐 괴로운 소음원 ㅜㅠ

참다참다 안 되겠다 싶었는지 김원장이 갑자기 큰 소리로 나한테 "자, 먹자" 했던가? 하여간 한국어로 말을 하니까 순간 건너편에서 움찔, 

맞아요, 우리도 한국인이었어요. 본의 아니게 두 분 대화를 100% 엿듣고 있었답니다 -_-;;;


카미야나기야의 가이세키도 식전주 한 잔으로 시작합니다. 식전주 고까이게 뭐라고 한 잔 주는게 와이리 좋노 물론 한 잔으론 만족이 안 되지 말입..  

플랜 이름이 "유기농 야채와 분고 소고기" 그러하다

진지 드시더니 사뭇 진지해지신 꿀먹은벙어리 김쉐프님


내 촬영 사전에 타이밍이란 없다. 대충 사는 인생 (먹는게 중요하지 사진 따위) 대충 찍어



숙소의 규모/고전적 분위기를 떠올렸을 때, 대단하다 생각이 들 정도의 정성과 구성이었다. 맛 또한 대부분 Good



몇 안 되는 가족 운영 체제로 보였는데(체크아웃 후 청소만 아웃소싱 분위기랄까) 언제 몰래 다녀가신거임???

페이드아웃 

페이드인


 밥 먹기 전 모닝 온천하게 빨리 일어나라 인간아

온천인

온천아웃

네, 맞습니다. 즐거운 조식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빰빠빠빰빰

 왜 밥상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걸까? (먹으면 더 좋고)

연이어 국도 나오고 밥도 나오고

잠깐, 이 식사에 대해 말씀 드릴 것 같으면

유기농 야채를 듬뿍 사용한 일본식 아침 식사입니다. 계약 재배의 유노히라산 고시히카리 쌀은 고객에게 호평! 당관 자랑의 쌀입니다



오늘은 먹는 사진 말고 색다르게(?)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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