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도바에서 우크라이로 가는 저렴한 뱅기 시간대는 오전 7시 20분 출발이었다.
숙소에서 공항까지는 택시를 탄다면 20분 정도, 고로 새벽 5시에 출발하면 안전빵이겠다.
어차피 그 시간대 대중교통은 없는 관계로, 키시너우에서 공항까지는 올 때나 갈 때나 본의 아니게 럭셔리 버전 택시 신세. 
공항에서 키시너우 시내 들어올 때야 어쩔 수 없이 나라시 삐끼 청년에게 150레이를 헌납했지만, 갈 때마저 그럴 수 없지.

예약 택시 업체 전화번호 : 14222, 14022, 14008,14400, 14428, 14111 등드르등등 많다

일반적으로 시내에서 공항으로 갈 때는 아래와 같이 70-80레이 수준이라고 한다. 
Estimated Trip Price
Distance:13.7 km
Duration:18분
Start Price:L30.00
13.7 km x L3.00 :L40.97
Waiting time (estimated 8.41 min):L7.01
Overall price (estimation):L77.98


문제라면 택시를 예약하려면 내가 몰도바어/루마니아어/러시아어 등을 해야하는데, 난 한국어만 욜라 잘하는지라...(그나마 요즘은 단어가 하나 둘씩 생각 안 나는 것이 ㅜㅠ) 물론 통화비가 완전 무료라면 미친 척 전화 걸어서 한국어나 영어 하는 사람 있으면 바꿔주세요 하겠지만, 내가 준비해 온 폰은 데이터와 문자까지만 무료 ㅎ 그래서 한 업체의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예약할까 생각도 했는데(https://www.facebook.com/startaxi14999/메시지에 대한 응답이 빠르지 않은 듯 하여 여기도 포기. 그렇다면 마지막 남은 방법은? 숙소 주인 마티에게 부탁한다 ㅎ

마티는 귀엽게도(?) 기꺼이 예약해주려고 하다가 내가 출발하려는 시각이 새벽 5시인 것을 알고 한 발 뒤로 빼더라. 이유인즉 마티 또한 신세대답게 전화 예약 대신 택시 어플을 상용하는데,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픽업 시간이 가까워져 오면 이런 저런 택시 관련 정보를 예약자 폰으로 보내주기 때문에 = 본인 또한 그 시간대에 잠에서 깨어버린다는 치명적 단점이 ㅋㅋㅋ 그래서 마티의 소개대로 어플 이름 itaxicenter / 제작사 lombard inter lp 를 깔아보려고 애를 썼으나 "거주 국가에서 사용할 수 없는 항목입니다"라고 뜨는 바람에 실패(써티=스마트폰맹임). 마티야, 나도 너 정말 정말 안 깨우고 싶은데... 그 놈의 어플이 내 폰엔 안 깔린다. 읍소 작전을 썼더니 마음 약한 마티가 결국 승락했다. 

하여 새벽 4시 45분, 마티에게 문자가 왔다. 5시에 나가면 흰색 다치아가 와 있을 거라고, 차량 번호는 땡땡땡, 회사는 14002, 요금은 74~75레이 나올거라고, 그리고 잘 가라고. 마티야 깨워서 미안하고 예약해줘서 고맙다. 

키는 현관 앞 우편함에 골인시키고 아파트 공동 현관 앞을 나서려니 마티가 알려준대로 흰색 차량이 이미 도착해 문 앞에서 우리를 뙇 기다리고 있었다. 호오... 유럽 최빈국 어쩌니 저쩌니 하더니 몰도바도 똑같구나. 진짜 세상이 눈 깜짝할 새 휙휙 바뀌고 있다. 편안한 미래를 위해 나 말고 김원장한테 스마트폰 공부 좀 시켜놔야 쓰겄다(생각난 김에 지금 공부 좀 하라니까 안 하겠데 ㅋㅋㅋ 내 그럴 줄 알았어). 



열라 우아하고 편하게, 키시너우 새벽길을 15분간 나는 듯 달려 공항에 도착했다. 미터기에는 겨우 65 정도 찍혔으나... 떠나는 마당에 쿨하게 100레이 드림. 내내 뚱한 표정으로 운전하던 드라이버 청년이 100레이 받더니 잠시잠깐 매우 환해지더라 ㅋㅋㅋ 공항에서 시내 들어갔을 때도 그림이 이랬으면 얼마나 좋아. 그건 그렇고, 산유국 같은 극히 일부 나라들을 제외하면, 다들 정말 나름 열심히들 살고 있는데... 이 청년만 해도 새벽 5시 전부터 우리 태워 공항 가겠다고 택시 끌고 나와 기다리고 있는데... 왜 못 사는 나라 잘 사는 나라로 나뉘고, 심지어 아직도 끼리끼리 전쟁까지 해가면서 살아가는 걸까. 내 민족까지는 진화의 문제로 봐준다 쳐, 종교 가지고 (혹은 종교를 한 핑계로 내세워서) 싸우는 건 정말 바보 같다. 인간이란 존재는 참.    

몰도바 공항은 매우 작아서... 체크인 데스크에서 뒤로 돌면 바로 departure 안내문이 뙇. 속이 꽉 찬 만두 같은 공항이랄까러시아<->우크라이나간 직항이 없어진 탓인지 보딩 패스를 두 장씩 들고 있는 승객들이 좀 보이는 것 말고는 별 특이 사항 없이 면세 구역까지 수월히 진입했다. 면세 구역에 들어서니 왜인지 미얀마 양곤 공항 생각이 잠깐 나더라 ㅎ 밤 비행기 다음으로 힘든 건 이른 아침 뱅기로구나... 나이를 체감하며 재빨리 라운지로 고고씽. 기내식 안 줄테니 오늘은 여기서 아침 먹어야 해. 절대 평가로는 처질지언정 공항 규모에 비하면 라운지는 상대적으로 이해가 되는 수준이었다. 예쁘고 얌전한 언냐 또한 매우 친절하다. 

보다 자세한 밤비님 후기 http://blog.naver.com/ohbammbi/220496430888

먹거리에 비해 마실거리가 풍부하다


누군가 이 라운지의 경우 꼬냑은 100cc, 보드카/위스키는 50cc, 맥주는 500cc, 와인/샴페인은 150cc 등등 제한이 있다고 하던데...

부어라 마셔라 하는 CIS family라면 모를까 우리 같은 평범 피플까지 딱히 저지하는 것 처럼 보이질 않아서...

이른 아침부터 모닝 와인 맘껏 드링킹 ㅋㅋㅋ


밤비님 후기처럼 보딩이 시작되면 언냐가 일일이 승객들에게 와서 알려준다. 우리한테도 "보딩 시작은 했는데 10분쯤 늦게 나가도 돼" 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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