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마리노 공화국 다음 목적지는 BBC 선정 죽기 전에 꼭 가보라는 50곳 중 하나(밑줄 쫙)인, 스위스의 체르마트였다.


스위스는 김원장의 모포안산리룩, 에 속해 있지 않았고, 심지어 둘 다 예전에 (마테호른과 종종 비교되곤 하는) 융프라우에 각자 다녀온 적도 있어서, 솔까말 체르마트가 너무 가보고 싶어 미칠 것 같은 여행지는 전혀 아니었다. 하지만 프랑스/이탈리아 이런 데까지, 그것도 차를 끌고 온 마당에, 저런 수식어 딱지가 떡하니 붙어 있는 여행지이다보니 나의 된장심을 십분 자극했고, 그리하여 국경을 맞댄 스위스의 체르마트를 어차피 후다닥 대충 찍고만 가는건데 방문하는 일은, 일견 지극히 당연하고 효율적으로 여겨지기까지하는 딜이었다.

  

솔직히 우리가 언제 또 서유럽에 오겠어. 김원장이나 나나 이번이 약 20년 만의 서유럽 나들이였으니, 이번이 지나면 다음엔 각 60대 중반, 70대나, 말 그대로 그 때까지 우리가 살아있고 건강이 허락해야 다시 올 수 있지 않을까, 뭐 그런 당위성을 내세우며 ㅎ


하여간 그렇게 셀프 설득력 갑 나에게만 그럴싸하게 먹히는 이유 같지 않은 이유로, 

[산 마리노]에서 [이탈리아]의 밀라노와 [스위스] 루가노를 지나 [리히텐슈타인]으로 곧장 가는 대신,

밀라노에서 살짝 방향을 틀어 체르마트를 찍고 거기서 좀 돌아(=김원장한테는 비밀인데 기왕이면 스위스 유명 고갯길도 좀 맛보고) 리히텐슈타인으로 가기로 한 것이다.   


본격적인 북상의 시작


산 마리노에서 스위스 체르마트 방향으로 일직선을 그어보면, 상기 첨부한 지도와 같이 


볼로냐(볼로네이즈) 스파게티의 볼로냐

발사믹 식초의 모데나

파마산 치즈의 파르

설명이 따로 필요 없는 밀라노 등등을 차례로 지나게 되는데, 오오 이탈리안 먹거리의 위엄


우리의 쿨내 진동 김원장은 그따위 다 관심없긔 ㅋㅋㅋ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냐


참고로 이번 자동차 여행에 있어 (김원장의 요구대로 일평균 200Km를 맞춰왔지만) 이 날은 장장 400Km가 넘는, 가장 긴 거리를 운전해야 하는 날이라 (게다가 며칠전 김원장이 내가 기예약해 온 밀라노 근교 숙소가 마음에 안 든다며 변경을 요구하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이 날 운전 거리가 더 늘어나고야 말았다. 동시에 밀라노 시내 관광 옵션도 날아갔고 ㅜㅠ) 이탈리아 톨비가 비싸다지만 걍 고속도로로 쭉 고고씽해줬다(이 구간 톨비는 4번엔가 걸쳐 총 29.1유로를 냈다).  



오늘도 한동안 쉬었다가는 참새의 방앗간으로는 쇼핑 센터 당첨(Grandemilia. 위치는 모데나 외곽). 뜻밖에 고급진데다 규모가 상당




B&B Il Colle Fiorito


@ 홈페이지 http://www.ilcollefiorito.it/en/

@ 예약 : 부킹닷컴 통해 조식포함 Studio with Garden View를 90로에 예약

장점 : 조용함! 조용함! 조용함! 여성 취향에 딱 맞는 예쁘고 깨끗 B&B (그래서 여기가 이탈리아 맞나 싶을 정도 ㅋㅋㅋ) / 참 얌전한 주인언냐(그래서 역시나 전혀 이탈리안 안 같은 ㅋㅋㅋ) / 기억에 남는 조식당 분위기 

@ 단점 : 다소 좁음(2층 침실로 그 단점 보완), 스튜디오 내 (냉장고와 전기 주전자는 있지만) 조리 시설 없음

@ 기타 

- 원래 이 날의 숙소로는 밀라노 외곽의 한 아파트먼트(Il Giardino Fiorito)를 예약했었는데 - 지금 이 집에 비하자면 훨씬 크고 거기에 조식을 포함해도 70유로가 채 안 되는, 내 기준엔 가성비 와방인 집이었더랬다. 게다가 주인장 마르코의 답장은 또 얼마나 친절했는지... 보아라, 저 한국어를! 

Annyeonghaseyo 써티! Komapsumnita for choosing our apartment for your trip in Italy; we hope you can enjoy a very nice staying at Boffalora Sopra Ticino. We will do everything possible for your comfortable accommodation. Free parking for your car is available inside the structure. For the check-in and any other information you can also contact Roberto (Mobile +39 3381144187). Annyong'hi keshipshyyo! Marco

그러나 김원장이 보다 조용한 곳에서 자고 싶다고 해서 옮길 수 밖에 없었다 ㅜㅠ (불행인지 다행인지 옮긴 새 집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기에 돈 아깝다는 생각은 사라졌다는 ㅋㅋㅋ)

- 주인집과는 사방팔방으로 통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법 프라이빗함

- (아무리 B&B라도) 특이하게도 체크인 시각이 오후 5시부터로 매우 늦은 편이라 미리 이메일로 오후 2~3시쯤 얼리체크인 가능 여부 확인 받고 체크인 



마찬가지로 비가 오락가락 해서 사용 기회를 놓친 우리 전용 야외 테이블 


스튜디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아담한 1층 공간이 펼쳐지는데, 아래 사진상 정면에 보이는 뒷문은 쥔장댁 식당으로 들어가는 문과 가깝다(그래서 밥 먹을땐 이리로 ㅎ) 이외 사진상 보이진 않지만 쥔장댁 사무실과 연결되는 문이 또 하나 더 있는데 평소엔 잠겨 있어 독립성 유지


전체적으로 좁지만 욕실마저 알토란 같은

2층으로 올라가면

아늑하고 예쁜 침실

저 인물이 분위기를 망쳤


솔직히 프랑스를 떠날 때는 그런 마음이 별로 안 들었는데, 오늘이 이탈리아의 마지막 밤이라니 어쩐지 그건 좀 아쉽더라. 이유가 뭘까.

(앞으로의 국가들은 공짜 인심이라는게 사라질 듯 해서 ㅋㅋㅋ)


상기 첨부한 숙소 입지 지도를 보면, 오늘의 숙소가 마조레 호수와 멀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엔 이 근방에서 마조레 호수보다 코모 호수 유명세가 큰 것 같으나, 이 동네에서는 코모보다도 아름답다고 하는 마조레 호수 나들이.


마조레 호수 정보 http://www.illagomaggiore.com/en_US/home 




마조레 호수변에 자리 잡은 수많은 마을들에서 당근 마조레 호수를 구경할 수 있는데, 우리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은, 마침 마조레 호수변에서도 가장 큰 항구 마을이라 할 Arona였다. 


메로나 아로나 싸돌아 댕기기



내게는 다소 듣보잡 -_-;;; 마조레 호수와 아로나였지만 마조레 호수는 이런(?)데 있다고 하기엔 어마무시 크고 아로나는 상당히 관광지스럽...




아까부터 계속 안고 있네







홈페이지 http://www.gelateriamarcella.it/


탈리아에서의 마지막 날이니만큼 젤라또 한 번 더! 아아 언제나 다시 먹어보려나(딴 소린데 아로나에 젤라테리아 진짜 많더라)


한 손에 젤라또 들고 쓰레빠 끌고 이탈리아 여행 중인 김원장 증명사진. 여기 이탈리아 맞음. 두 번 맞음.


다음날 아침 식사는 이 숙소의 진정한 하이라이트였으.


정원이 한가득 들어찬 조식당에서

사실 투숙객이래봐야 우리 둘 뿐이니 저 큰 테이블 세팅이 뻑적지근할리 만무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엄청 있어 보이는데다 기품까지 느껴져 ㅎ 뭐야 왜 이래 여기

(이 때도 그랬지... 즐겨! 내일부터는 이런 멋진 조식 없을거야 ㅋㅋㅋ 아아 웃프다)

# 실제로 배불리 먹고 일어서는데 주인 언냐가 그랬다. 필요하면 싸가라고 ㅜㅠ 어흑 서유럽에서 이런 말을 다 듣다니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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