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흐동에 도착하자마자 마을 입구 주차장에 차부터 세우고 빈 몸으로 설렁설렁 걸어 올라가 보았다. 체크인을 앞둔 이틀 전, 집주인에게 체크인 시각, 숙소 키 픽업, 주차 문제 등 때문에 미리 이메일을 보내 보았지만 답장을 받지 못 했는데, 예약시 받은 안내문에 따르면 마치 해당 주소지로 찾아오면 키를 받을 수 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직접 페이스 투 페이스 부딪혀 보기로 한 것이다. 


Please note that check-in and key collection take place at: 10 rue basse, Gourdon.

구흐동이 워낙 작은 마을인데다 숙소 또한 비교적 초입에 있는 편이어서 주소지는 바로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초인종을 눌러도 아무런 반응이 없더라. 뭐 어쩌겠나. 전화를 거는 수 밖에. 부킹닷컴에 소개된 번호로 전화를 거니 자동 안내 멘트가 나오는데 집주인과 연락을 원하면... 하더니 갑자기 마구 쏟아지는 숫자 ㅋㅋㅋ 얼른 끊고 펜과 종이를 찾아보려는데 앞서 밝혔듯 맨 몸으로 집 앞까지 걸어왔지 않겠음? 이렇게 꼭 필요할 땐 없는 법 ㅋ 다행히 옆에 서있는 남자가 숫자에 있어서는 나에 비해 놀라운 기억력을 가지고 있는지라 그에게 숫자 외울 준비를 시키고 다시 전화. 그렇게 새로운 전화번호를 따서 집주인 까트린과 연락하는데 성공!


...했는데, 현재 멀리 계시는데다가 결정적으로 영어를 잘 못 하심 아놔 ㅋㅋㅋㅋㅋ 하여간 숙소 문 앞에 붙어있는 번호키 비밀번호와 입력 방법을 어찌어찌 획득하여 숙소 문을 열고 들어가는 데까지 성공했고 - 아아 나의 로밍 통화비 ㅜㅠ - 숙소비 정산은 이따 밤 9시에 만나서 하기로...까지 어찌어찌 불어+영어 단어 조합으로 마무리.   



(다음 날에야 알았는데 숙소 주인 아주머니는 숙소 바로 맞은편, 이 집에 살고 계셨다)


이제 숙소를 드나드는 방법을 알았으니 배낭 가지러 가야겠다. 다시 주차장으로 내려가 하룻밤 숙박에 필요한 물건들을 주섬주섬 챙겨 온다. 이럴 때면 또 멀쩡하던 하늘에서 비가 꼭 흩날리고 그러지. 그러고 보니 주민들은 마을 안에도 주차를 하긴 하는 것 같은데... 집주인한테 그걸 물어본다는걸 잊었네.


Panoramic House


@ 예약 : 부킹닷컴 통해 조식 불포함 3층 짜리 집 한 채를 90유로에 예약. 0.77유로/인 택스 불포함. 총 91.54유로 지불

@ 장점 : 구흐동에서도 이렇게 좋은 입지라니. 마을 (사이드) 전망대 바로 옆에 자리 잡고 있어서 (숙소 이름 그대로) 뷰가 그냥 작살이다. 침실이 세개인 3층 짜리 아파트로 여러 명이 함께 쓴다면 가성비는 더욱 좋아질 듯

@ 단점 : 공용 주차장은 마을 아래 쪽으로 약간 떨어져 있다. 쓰레기도 투숙객이 챙겨 버려야. 계단을 오르내리기 힘든 구성원이 있다면.

@ 기타 

- 주인집은 바로 맞은 편

- 인터넷 속도가 영 안 나와서 숨어있던 공유기를 찾아 밖으로 빼낸 뒤 몇 번 껐다 켜니 훨씬 좋아졌다

- 층당 면적은 넓지 않은 3층 집으로 화장실은 2층에 하나


1층에는 거실및 부엌. 그리고 뷰가 끝장인 테라스. 


부엌엔 없는 것 없음


그래서 오늘도 또 고기를 구워 한 잔 합니다


테라스로 나가면 - 보는 각도에 따라서 - 그 유명한 니스, 앙티브, 칸이 둘씩 셋씩 보인다. 구흐동 들어앉은 자리가 이러하기 때문







2층에는 더블 베드가 하나씩 놓여 있는 작은 침실 두 개와 화장실/욕실 




3층은 커다란 통 다락방으로


그 중 한 침대는 누우면


구름이 흘러가는게 보인다 ㅎ 


둘이서 신난다 하고 모든 방을 컨태미네이션 시킬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ㅋㅋㅋ 얍삽하게도 합리적이게도 깨끗히 세탁된 "2인용" 침대보 세트가 비닐 포장되어 침대 위에 얌전히 놓여 있었다. 마음에 드는 침대를 하나 골라 걔만 쓰라는 무언의 협박이겠지 ㅎ  





오후에는 미친듯한 비바람이 몰아쳐 하늘은 급 확연히 어두워지고 번개가 무수히 번쩍. 우르릉쾅쾅. 평소 지은 죄가 많다보니 좀 무섭.

원 오브 더 모스트 뷰티풀 빌리지고 어쩌고 아 진짜 저 길고 긴 와이파이 암호 입력하면서 인내심에 한계를 ㅋㅋㅋ 연결해야 하는 기기가 (기본) 세 개인데 그나마 인터넷이 잘 안 되어서 세팅을 두 어번 새로 하면서 말 그대로 똥개 훈련 확실히 받다. 월월.



생각난 김에 덧붙이자면, 집주인 아주머니는 약속한 대로 밤 9시에 찾아 왔다. 들어오자마자 담배 냄새가 확 나는, 상당히 세련되고 늘씬한 (마치 자고로 프랑스 여인이라면 이렇게 늙어줘야한다, 의 교본으로 보이던) 할머니였는데 포스가 퐁퐁 풍기는 것이 나도 저렇게 늙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언어의 간극이 존재하긴 했지만 바디랭귀지로 8-90%는 의사 소통이 얼추 이뤄진 듯 하다. 난방, 인터넷, 쓰레기 처리 방법 등 이것저것 투숙과 관련된 사항들 체크해 주고, 불편한 점 있는지 확인하고... 익일 체크아웃시 오늘 체크인처럼 행여 못 만나면 숙박비 지불에 애를 먹을까봐 미리 지불하면서,    


A security deposit of EUR 300 is required upon arrival for incidental charges. This deposit is fully refundable upon check-out and subject to a damage inspection of the accommodation.


예약시 받은 상기 안내문 내용에 따라 보증금 300유로를 함께 맡기려고 했더니 콧등 찌푸리기+손 내젓기 신공으로 그딴 거 필요없다는 제스추어를 취해 주셨다 ㅎ (솔직히 보증금을 300유로나 잡는다고 해서 까탈스러운 주인장인가보다 짐작하고 왔는데 - 실제 그렇게 보이긴 한다 ㅋ) 


다음날 아침, 마을 산책



구흐동의 메인 전망대





구흐동도 똑같은 사진을 계속 찍게 되는 곳 중 하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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