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장발장이 탐내던 가라 은쟁반


탑승 예정이었던 파리-마라케시 라이언 에어 FR7759 구간은 오후 3시 30분발이었는데 라이언 에어에서 아래와 같은 메일을 보냈더라. 


We have been advised of potential security delays at Moroccan airports.
We ask that customers travelling arrive at the airport as early as possible, preferably 3 hours before their scheduled flight departure time, to ensure they have sufficient time to clear airport security and to be at the boarding gate at our recommended 30 minutes prior to scheduled fight departure time.


페스 공항에는 PP카드 라운지도 없는데 ㅜㅠ 3시간 전에 도착하라니 흑흑흑. 그래도 공항에서 똥줄 타기는 싫으니 12시 체크아웃 땡에 맞춰 공항까지 데려다 줄 차량을 부탁한다 숙소에 말해 두었다. 


참고로 페스 공항은 시내에서 약 15Km 정도 떨어진 외곽에 위치해 있다. 정확한 정보는 아니지만 내가 끄적여 온 바로는


@ 버스를 탄다면 최소 한 번 이상 환승

공항 <-> 기차역 : 16번(에어포트 셔틀/뉴 볼보 버스), 약 30분 소요, 편도 20디르함(혹은 2유로)/인

New city Fez <-> 메디나 : 9번 혹은 29번(3디르함) 


@ 택시를 탄다면

쁘띠 딱시는 시내 외곽으로는 운행을 안 하므로 

그랑 딱시(Grand Taxis)를 타야 할텐데 알아온 바로는 대당 120디르함이었으나 숙소에서 150디르함 부르더라. 

그 정도 갭이야 이 친절한 숙소에 그 이상도 지불할 의사가 있었으므로 기꺼이 콜. 

나중에 데리러 온 차량을 보니 (내가 예상했던, 이 동네서 그랑 딱시로 익히 쓰이는 낡디 낡은 벤츠가 아니라) 꽤 상태가 괜찮은 쌍용 로디우스였다.


드라이버 아저씨는 11시 30분부터 숙소로 와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고 딱히 할 일이 없으셨는지...

그럼에도 우리는 막판까지 오렌지 주스를 한 잔 더 마시고 가야한다는 일념에 목하 싸돌아 댕기다가 12시에 칼 같이 숙소를 나섰다. 

드라이버 아저씨가 고맙게도 우리 짐 하나를 맡아 주셨고 아저씨와 함께 블루 게이트 밖 주차장까지 가서 아저씨 차에 탑승, 

드디어 페스를, 모로코의 마지막 도시를 뒤로 하고 떠났다. 딱히 본 것도 한 것도 없는데 벌써 모로코 여정이 끝났구나 ㅋㅋㅋ




모로코에서의 6박을 내내 메디나 안에서 했더니만 이렇게 화려한 신도시를 만날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 ㅋ 아 맞다, 메디나 안 세상이 전부가 아니었지, 함시롱. 



도심에서는 정체마저 있어서 - 물론 도심을 빠져나오자마자 황량한 도로를 쒸웅 달렸지만 - 페스 공항에 도착하니 12시 40분이었다. 모로칸 드라이버 아저씨와 한국인 아줌마가 차 안에서 흘러나오는 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 를 함께 흥얼거릴 때는 뭐랄까. 위 아 더 월드였달까. 


페스->마드리드 1시간 35분 비행 구간은 저가항공 라이언에어 https://www.ryanair.com/gb/en/


- 쿨하게 1인당 17유로씩 추가하여 맨~ 앞 열로 좌석 지정

- 두 개의 수하물 추가(이지젯 수하물 무게 기준이 20Kg인데 반해 라이언에어는 15kg부터 시작한다. 개당 180 디르함씩 추가) 

- 예약 당시 최저가 항공권은 달랑 한 장 남아 있었던지라 김원장과 써티 각각 따로 예약(한 명은 314 디르함, 다른 한 명은 377 디르함)하여 2인 약 19만원 결제


라이언 에어의 경우 Visa Check 라고 하여 체크인 후 보딩패스 위에 따로 스탬프를 받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하던데

페스 공항의 경우 라이언 에어 체크인 담당 언니가 바로 같은 자리에서 스탬프를 찍어 주어 편했다. 

(페스 메디나를 돌아댕길 때 한국인 관광객을 두 세명 보았는데, 공항에서도 파리로 가는 한 여성을 보았다)




이후 남은 돈 환전하고, 그리고도 남은 잔돈은 까까 사먹고, 출국 신고서 작성하고, 출국 심사 받고, 온 몸을 만져대는 검색까지 받고, 면세 구역에 들어오니 1시 30분이었다(공항 들어올 때부터 면세 구역 입장할 때까지 여권과 보딩패스를 참 많이도 보여준 것 같다). 이론상으로는 조금 늦게 출발했어도 되지 않았을까...




출국장이라고 해봐야 간이 식당겸 매점 한 개, 매장 서너개, 흡연 구역, 기도실, 게이트도 달랑 4개 뿐이었던가. 그나마 한 개의 게이트만 열어놓고 대략 1시간에 한 대 꼴로 운항되는 항공편(국제선이 생각보다 잦았다)에 맞춰 차례로 보딩을 시키는 시스템이었다. 말 그대로 작은 공항이었지만 뜻밖에 1시간 30분간 무료로 제공되는 인터넷 속도가 훌륭하여 페스 숙소에서 맺힌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풀 수 있었다.  


들인 돈이 있어 보딩도 Priority... 라지만 사실 저가항공에서 프라이어리티 보딩 자체 가성비는 그닥.  


페스 공항의 경우 일반 줄 옆에 나란히 줄 서 있다가 그들보다 조금 빨리 비행기 타러 걸어갈(?) 수 있다는 정도?


이렇게


계단을 오르다 문득 뒤를 돌아보니 대략 이런 형국



다만 좌석만큼은 맨 앞 열이기에 엄청난 extra legroom을 자랑했다. 김원장은 앞으로도 저가항공 탑승시에는 꼭 돈 더 내고 이렇게 갈거라 한다.

(단점이라면 이착륙시 승무원 언냐들과 어색한 미팅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거랑 공간이 넓으니 간혹 승무원들이 여기 모여 잡담을 한다는 점) 



시차가 1시간 있어서 그렇지, 약 1시간 30분 남짓의 짧은(그러나 비행이 항상 그렇듯 다소 지겨운) 비행이었다. 

잠깐 바다 위를 나르는가 싶더니 바로 스페인. 눈 덮인 산들이 보였다. 다시 또 유럽에 왔구나. 가깝기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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