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당 그랬어야 했을 안티과에서의 평온한 밤이 지나고, 온전히 우리 둘만을 위해 테이블보가 깔린 식당에서의 아침 식사. 분위기 짱

김원장은 과테말라식, 나는 미쿡식. 빵까지 완전 따끈합니다요


과테말라 공항까지 여행사 셔틀(10불/인) 타고 뒷자리 실려 갈래, 비싼 택시(35불=280케찰/대) 타고 편히 갈래 물주에게 물었더니 후자 선택.

숙소 아저씨한테 공항까지 택시 타고 가겠다 했더니 숙소가 고급이라 그런가, 불러준 차도 아주 좋은 우리의 현다이 밴이 왔음 ㅎ



코스타리카에서 렌터카로 여행할 때만 해도 조수석에 앉아, 평소 한국에서 그러하듯 앞 차가 매연 뿜으면 얼른 내부 순환 모드로 바꾸곤 했는데... 니카라과에 도착해서 픽업 나온 앤디 차를 타자마자 아 내가 지난 5일간 참으로 의미 없는 짓을 했구나 바로 깨달았더랬다. 그러다 과테말라에 도착해서는 한국에서 마실 매연 10년치를 한꺼번에 다 마신 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병원에 굴러다니는 메르스 N95 마스크 가지고 올 것을... 후회해도 이미 늦었다. 쿨럭쿨럭. 로라야, 아무래도 내가 너보다 빨리 죽을 것 같아. 숨을 잘 못 쉬겠어.

 

오늘도 과테말라 시티는 막힙니다. 쨈쨈 트래픽쨈


숙소가 안티과 동쪽 끝이기도 했거니와 + 일주일 전 과테말라 시티를 빠져나올 때보다는 들어가는 편이 덜 막혀서 약 1시간 남짓 만에 과테말라 라 오로라 국제 공항에 도착했다(로라야, 과테말라 공항 이름이 라 오로라, 래 ㅎㅎㅎ)


[참고] 과테말라 공항에 대한 이야기 http://www.all-about-guatemala.com/la-aurora-airport.html


오늘 이용할 항공편은 볼라리스(http://www.volaris.com/), 라는 멕시코 저가 항공사다. 프로모션 끼고 1인당 약 133불에 구매를 했는데(예약기), 이 금액에는 30불의 과테말라 (항공) 출국세(Impuesto Instituto Guatemalteco de Turismo), 20케찰의 과테말라 공항 Security Fee (Tasa de seguridad aeropuerto), 21.49불의 멕시코 입국세(Non-resident Tax / DNR), 21불의 비상구 좌석(Premium Seat) 지정료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다. 뜯어가는 돈이 많기도 하다


저가 항공이니 비행기 놓칠라 평소보다 시키는 대로 잘 해야지 싶어 하라는 대로(사실은 길이 안 막혀서) 출발 3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 입구에서 여권 검사 받고 청사에 들어와 오른편 제일 안쪽 볼라리스 항공 체크인 카운터를 찾아가니... 뭐야. 승객들은 진작 줄 서 있구만, 아무도 안 나왔으. 이럴거면 왜 3시간 전에 오라고 했삼?



멕시칸 저가 항공사라 남의 땅 과테말라 공항에 셀프 체크인 기기 따위 없을 줄 알았는데 있네? (실제로 국제선 웹 체크인은 24시간 전부터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보딩 패스 출력과 더불어 필수는 아닌 듯 하여 그냥 편히 공항에 왔더랬다) 노느니 염불한다고 의미 없이 줄 서 있느니 클릭클릭 해본다. 온라인 체크인 완료, 동시에 A4 용지의 허접한 보딩 패스도 출력. 아싸 성공! 자축하고 있는 사이 볼라리스 직원들이 이제 막 등장한다. 출발 2시간 30분 전부터 체크인 수속을 시작하려는 모양. 여권과 따끈따끈 보딩 패스 보여주고 짐 부치고.. 보딩 타임, 게이트, 보딩 순서 설명 듣고... 과테말라 출국 신고서와 멕시코 출입국 신고서, 멕시코 세관 신고서 이렇게 1인당 3장씩 받았다. 끝.

 



일단 제일 급한 과테말라 출국 신고서부터 얼른 채우고, 공항 터미널의 중앙부 유리문에서 다시 여권과 항공권을 확인 받은 후 통과,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 출국 심사(신고서 제출), 그리고 X-ray 검색, 면세 구역 도달. 


참고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공항 Security Fee (Tasa de seguridad aeropuerto)를 따로 징수했던 창구의 흔적이 남아있는데 지금은 폐쇄된 것으로 미루어 보아, 요즘에는 항공권 결제시 다 포함되는 듯 하다


@ PP 카드로 이용 가능한 라운지 : LOS AÑEJOS LOUNGE

https://www.prioritypass.com/loungesearch?entity=f9556a3b-2e5f-4a21-b352-2600b5328699

링크의 위치 설명에 의하면 6번과 7번 게이트 사이라고 하는데, 정확히는 그 부근 주류를 판매하는 상점 안쪽으로, 위층의 라운지로 접근이 가능한 계단/엘리베이터가 존재한다. 미리 리뷰를 읽고 가서 바로 찾긴 했는데, 그냥 표지판만 보고 찾기에는 살짝 숨어 있음 ㅎ 



이 라운지는 특이하게 1인당 비스트로 메뉴 중 하나, 음료는 석 잔까지 무료 제공인지라 랩하고 스프링롤을 하나씩 시키고, 김원장은 콜라를, 나는 칠레산 레드 와인을 부탁했는데, 마침 레드 와인이 똑 떨어졌다고 하여 대신 화이트 와인을 마셨다. 아주 션~하게 서빙. 



기대 안 했는데 비주얼이 근사해. 기대 안 했는데 맛까지 있어. 둘이 싹싹 다 먹음


잘 먹고 잘 쉬다가 오후 3시 30분, 보딩 시간에 맞춰 게이트로 향했다. 오 드디어 칸쿤! 진짜 Cancun!


와, 사람이 많다. 거의 만석일 듯. 그런데... 보딩 시간이 되어도 보딩을 안 해! 뭔가 분위기가 이상해! 안내 방송 하는데 스페인어로만 해! 

슬쩍 가서 물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연기 되었다고 ㅜㅠ 얼마나? 30분 정도 미뤄질 것 같다고. 


에잉... 이럴 줄 알았으면 라운지에서 좀 더 개길걸(근데 고도 때문인가, 와인 고거에 좀 알딸딸하다 ㅎ)


30분은 진작에 넘었고... 아기다리고기다리... 하다보니 웅성웅성. 우리가 타고 가야할 뱅기가 이제야 들어오고 있다

(뱅기 뒤로 펼쳐지는 과테말라 시티의 위용)

승객들이 내리고 그들의 짐이 내려지고, 우리의 짐이 태워지고(내 배낭 실리는게 보여!) 우리가 타고. 

최종 약 1시간 15분 가량 지연. 과테말라를 뜨기도 만만치 않다. 



(과테말라의 어메이징 랜드스케이프, 어라, 나 아는 데가 배경일세 ^^)



3-3 배열. 거의 만석. 참고로 100% 한국인 남성 둘, 67% 한국인 추정 여성 하나가 함께 탑승. 

늦게 도착해서 죄송하다며 그 이유에 대해 뭐라뭐라 방송하는 것 같은데 못 알아 듣겠음 ㅋㅋㅋ 볼라리스는 저가항공답게 물도 판매함. 


앞서 밝힌대로 우리는 추가 요금을 지불하고 비상구 열의 프리미엄 좌석을 선택해 왔는데, 말이 국제선이지, 약 1시간 40분 밖에 안 걸리는 짧은 비행이라서인가. 비행기 중간에 배치된 총 12석의 프리미엄 좌석에 달랑 우리만 앉았다 ㅋㅋㅋㅋㅋ 김원장 왈 2만원의 호사라고 ^^;



(쟤 다음 우리 차례)


떴다떴다 비행기 날아라 날아라


아디오스, 과테말라! 


이제 과테말라에 지진이 나도/화산이 폭발해도/허리케인이 와도/폭우가 쏟아져 홍수가 나도 나는 당신들이 생각나겠죠...

김원장이 잠들었다. 돈 더 들인 보람이 있네 ㅋ


(엇 지금 뱅기에서 뛰어내리면 체투말이네. 나 낼모레 저기 지나 벨리즈 가야 하는데)


과테말라 시티와 칸쿤과는 1시간 시차가 있다(그러나 휴대폰은 정신 못 차린다). 현지 시각으로 오후 8시 칸쿤 공항 무사 착륙. 짝짝짝.


@ 멕시코 칸쿤 공항 입국 수속


공항이 공사 중(?)이라 다소 어수선한 가운데 남들 따라 심사대 줄에 섰다. 길이에 비해 줄은 비교적 빠르게 줄어들어 오 메히꼬, 역시 지나온 나라들에 비해 효율적인 모양이야, 했다. 우리 차례가 되어 과테말라 라운지에서 미리 작성해 둔 출입국 카드(위 아래 두 칸을 다 채워야 한다)를 내밀었다. 남들처럼 아무 것도 안 묻고 후다닥 도장 찍어주겠지 싶었는데, 우리 인상이 더러운지 어디서 오냐, 멕시코에 얼마나 있을거냐, 다음엔 어디로 갈거냐 이것저것 물어보더라. 이후 입국 신고서 잘라 반 쪼가리 우리 돌려 주고 끝 


@ 세관  


X-ray 검색대를 통과하기에 앞서 공항 직원 하나가 어디서 오는지를 확인하고 라인을 정해주더라. 그래서 우리는 같은 비행기를 타고 온 사람들과 함께 (암묵적인 과테말라) 라인에 섰다. 배낭을 X-ray에 통과시키고 나서 평소처럼 번쩍 들쳐 메고 나가려는데, 언냐 하나가 죄송하지만 저쪽으로 가셔서 배낭 좀 열어주셔야겠다네. 엥? 아니 대체 왜????? 누가 우리 몰래 가방에 마약 넣었나

알고 보니 fresh food 은 멕시코 반입이 안 된단다. 우리 fresh food 없는데? 하니까 가방 속에서 찾아내는게 바로 쌀 ㅋㅋㅋㅋㅋ 

먹다 남은 쌀이래봐야 코딱지만큼이었고, 어제 장고 끝에 안티과에서 1Kg에 자그마치 15000원이나 하는 그 비싼 쌀을 결국 사왔는데!!! 이게 안 된다고? 담당 언냐도 좀 난감한지 상관으로 보이는 아저씨에게 SOS. 아저씨도 상황이 너무나 뻔하긴 한데 - 내가 미쳤다고 이 쌀알을 멕시코 땅에 심겠니. 나 먹을 것도 모자라는데 - 규정상 어쩔 수 없다며 우리에게 공손히 양해를 구한다. 뭐, 고압적으로 나왔으면 기분이 제법 나빴을 뻔도 했는데, 아저씨가 굉장히 미안해하면서 어쩔 수 없다 하니 우리라고 우쩌랴. 그래 가져가라, 하니 아저씨가 한 마디 더 덧붙인다. 멕시코에서 더 좋은 쌀을 더 좋은 가격에 살 수 있어. 내가 장담해! 


@ 숙소 Courtyard Cancun Airport 셔틀 공항 픽업


(쌀은 빼앗기고, 페소를 찾고 싶은데 눈에 띄는 공항 ATM은 달러만 나올거라고 하고... 에라 그냥 숙소로 얼른 가자)

개인적인 일정과 칸쿤의 사악한 택시비 특성상 공항 근처면서 무료 셔틀을 제공하는 숙소를 원했었다. Courtyard Cancun Airport는 그 조건에 딱 부합하는 숙소였는데, 문제라면 호텔에선 매 30분마다 공항행 셔틀을 운행 한다면서도, 공항에서의 픽업은 도착후 전화를 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면 20분 내로 모시러 갈거라면서(http://www.marriott.com/hotelwebsites/us/c/cuncy/cuncy_pdf/Free_Round_Trip_Airport_Shuttle.pdf)

고로 과연 공항에서 공중 전화를 잘 찾을 수 있을까, 와 영어 통화, 라는 두려운 이중고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다행히 세관을 빠져나와 ATM을 찾기 위해 두리번거리는 와중에 공중 전화(Telmex) 한 대가 바로 딱 눈에 들어왔고, 그 공중 전화에서 호텔에서 알려준 수신자 부담 무료 전화번호를 그대로 꾹꾹 누르니까 진짜 호텔과 연결이 되었다. 신기. 

- 공항 도착했어, 데리러 와줘

- 몇 번 터미널이야

- 확실치는 않지만 2번일걸

- 무슨 항공 타고 왔는데?

- 볼라리스

- 국제선?

- 응

- 그럼 2번 맞네. 호텔 예약자 이름은? 총 몇 명이야?

- 김원장이고 2명이야. 26번 플랫폼에 있으면 되지?

- 응

뭐 이런 대화가 일사천리로 - 옆에서 보던 김원장이 신통해할만큼 - 이어졌다. 그리하여 세관을 나오자마자 = 청사를 벗어나기 전부터 숱하게 달라붙는 호객 청년들을을 꿋꿋이 뚫고(칸쿤은 난리구나 난리야) 저어기 오른편 앞쪽으로 보이는 26번 주차 공간에 배낭을 던져 놓았다. 



그런데... 전화 끊고 20분이 넘은 것 같은데... 셔틀이 안 와 ㅋㅋㅋㅋㅋ 조금 전 날 보고 신통하다 했던 김원장이 바로 의심의 눈초리로 나를 쳐다본다. 그러니 나까지 몹시 불안해 ㅋㅋㅋ 나 아까 제대로 말하고 알아들은게 맞을까??? 아 쓰봉, 조금만 더 기다려보고 안 되면 옆의 이 호객 청년한테라도 부탁해야겠다, 싶은데 다행히 호텔 이름 박힌 셔틀이 공항 안으로 들어오는게 보인다. 미션 컴플리트.


Courtyard Cancun Airport


@ 홈페이지 : http://www.marriott.com/hotels/travel/cuncy-courtyard-cancun-airport/

@ 투숙일 : 2015년 11월 19일(목) 1박

@ 객실 및 예약 : 홈페이지에서 2 double 룸을 129.71불에 예약하고 '겟어룸닷컴'에서 97.33불을 찾아 클레임 걸어 성공했다. 메리어트의 경우 최저가 보상제가 성공하면 그 최저가로 맞춰주고 추가로 25% 할인을 해주는지라최종 73.15불(조식 불포함)로 재조정되었다. 

@ 결제 : 결제는 현지화인1225.76 페소로, 체크인시 디파짓 잡아두었던 신용카드로 긁음

@ 장점 : 전형적인 브랜드 호텔. 조용한 방 달라고 했더니 4층 꼭대기 정원 바라보는 방향으로 잘 줬다.

@ 단점 : 공항 호텔임을 고려하면 딱히 없다. 굳이 찾자면 좀 낡은 편?

@ 트립어드바이저 리뷰 : http://www.tripadvisor.ca/Hotel_Review-g150807-d677775-Reviews-Courtyard_by_Marriott_Cancun_Airport-Cancun_Yucatan_Peninsula.html



코스타리카 더블트리 힐튼을 떠난 이래 약 2주 만에, 너무나도 익숙한 구조의, 특색은 없지만 효율적인 대규모 숙소에 도착한 김원장이 꺼낸 첫 마디는, 바야흐로 문명(?) 세계에 왔구나, 였다. 비록 원하는 만큼은 아니어도 상대적으로 조명이 충분하고, 에어컨에선 시원한 바람이 쏟아지고, 커다란 침대는 뽀송하니 편안하고, 인터넷 속도 안정적으로 빠르고, 콘센트는 쓰기 편한 자리에 갖춰져 있고, 온수도 수량도 콸콸, 변기도 시원하게 내려가고, 타올은 넘쳐나고, 김원장의 친구 헤어 드라이어도 항상 있던 그 자리에 상비되어 있고, 친밀감은 떨어져도 어느 정도 익명성이 보장되는, 아니 우리가 이런 숙소를 이렇게나 좋아했던가 새삼 갸우뚱하게 될 정도로 나 역시 오래된 친구에게서 느낄 법한 편안한 면이 있었다. 



(최저가 보상제를 거는 바람에 비록 조식은 못 먹었지만 -_-;)

(김원장이 이 야외 수영장을 보더니 하루 더 쉬었다 가고 싶어했다. 안 돼 이랴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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