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을 가장한 경비행기 투어를 마치고 니카라과 마나과 국제 공항, Augusto Calderón Sandino International Airport에 도착했다. 벌써 세번째 나라 도착 ㅋㅋㅋ

파나마나 코스타리카에 비해 매우 작은 공항 - 그러니까 비행기에서 바닥으로 내려서서 고대로 걸어서 입국장 건물로 들어가는 - 이었다.

가장 먼저 승객들 대상으로 열이 있는지 체크하는 듯 했고 바로 입국 심사대가 이어졌다. 참고로 승객 총 15명이 타고 왔는데, 텅 빈 건물에 입국 심사대 직원이 15명인가 그랬다 ㅋㅋㅋ 그래서 전 승객이 즉시 쫙 흩뿌려져 한꺼번에 동시 다발적으로 입국 심사를 받았다. 


심사래봐야 뭐 딱히 묻는 것도 없었고 그저 돈을 달라고 했다 ^^;


니카라과 마나과 공항을 통해 입국할 때 입국세를 받는다. 1인당 10불


뭐랄까, 보통 출입국세나 비자 때문에 공항에서 돈을 지불해야 할 때는 미리 별도의 창구에서 돈을 주고 받고 거기서 받은 종이쪼가리나 스티커를 입국 심사시 확인받기 마련인데, 그 따위 중간 절차 다 걷어치우고 입국 심사대에서 바로 미달러를 흔들어 대는 그 모습이 다소 참신하게 느껴졌다 ㅋㅋㅋ 돈을 지불하니 뭔 종이를 내어줬는데 어쩐지 출국시 필요할 귀중한 아이 같아 여권 커버에 잘 끼워두었다. 

(나중에 출국할 때 보니 딱히 필요 없는 종이였던듯 ㅋㅋㅋ)


배낭도 재빠르게 모습을 드러냈고 바로 세관. 담당 언냐는 방긋 웃으며 니카라과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 언젠가부터 환영,이라는 스페인어가 들리기 시작했 오 좋아 이런 매너. 바람직한 자세야. 

X-ray에 배낭을 통과시키는 것으로 모든 입국 절차가 끝났다. 체감하기로 뱅기에서 내려서 10분도 채 안 걸린 것 같았다. 


그럼 이제 마나과 공항에서 그라나다를 가야한다. 미리 알아온 방법은 크게 3가지였다. 


1. 대중교통

2. 여행자용 셔틀

3. 택시


각개격파 첫번째 대중교통

- 일단 공항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마나과 시내의 UCA 터미널로 간다(공항에서 바로 잡으면 15불 부를 것 같고 공항 길 건너편까지 걸어가 잡으면... 과연 10불에 네고 가능할라나). UCA 터미널에서 그라나다행 익스프레스 버스를 탄다(미니밴. 1인당 25 코르도바=약 1불. 20분 간격. 약 1시간 소요). 이 경우 예상 경비 최소 12불. 

- 공항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UCA 터미널보다 조금 더 가까운 Mercado Roberto Huembes 터미널로 가는 방법도 있다(8불 부르려나). 여기서는 좀 더 저렴한, 흔히들 치킨 버스라고 부르는 미국의 중고 노랑 스쿨 버스를 타고 그라나다에 갈 수 있다. 사실 마나과-그라나다는 그다지 멀지 않은 구간이라 이번 기회에 치킨 버스 한 번 타 보고는 싶지만... 메르까도 터미널 자체가 혼잡해서 좀 위험하다는 소문이 있다. 몇 불 아낄 수는 있겠지만... 다행히 몇 불 정도의 여유는 있으니 늙은 몸을 사리도록 하자. 


두번째 여행자용 셔틀.

검색을 해 보면 몇 곳이 잡힌다. 가격대는 최소 16불~39불선. 

그 중 평이 괜찮은 셔틀 업체는 빡쎄 "팍세오"라고 홈페이지는 http://www.paxeos.com/transporte.php?lang=en

하루 세 번 정해진 시각에 운행을 하고 그 날 그 날 몇 명이 탑승하느냐에 따라 요금은 달라진다. 며느리도 모르는 요금이랄까. 

예를 들어 9명 이상 모이면 1인당 8불, 즉 우리 둘이 16불

아무도 없고 우리 둘만 달랑 타게 된다면 1인당 18불, 즉 우리 둘이 36불. 

우리의 마나과 도착 예정 시각은 오전 9시 20분이었는데 팍세오 첫 셔틀은 10시 30분에 있었다. 

입국 수속이 얼마나 오래 걸리느냐에 따라 애매할 수도 딱 좋을 수도 똥줄이 탈 수도 있었다(물론 미리 예약을 해둔다면 기다려는 줄 것 같았으니 똥줄 탈 일은 없는 것으로). 


세번째 택시. 보통 40불 정도 부른단다.


이렇게 정리해 보고 나니 가장 저렴하게 간다면 약 12불, 가장 비싸게 간다면 40불이었다.

김원장한테 사전 보고 했더니 만약 그 날 비행기 멀미하면 대박이라며 버스는 피하고 싶다고 했다. 그렇다면 셔틀 아니면 택시인데...

복불복이긴 한데 만약 팍세오 셔틀을 둘만 타게 된다면 36불로 택시와 큰 차이가 안 나는거라.

그렇다고 여러 명이 함께 타게 된다면 비용은 줄겠지만 도어 투 도어 해줄 때 우리가 일등으로 내리게 될지 100% 확실치 않다.

그렇다면 답은 아무래도 택시 쪽으로. 


이 쯤에서 숙소에 연락을 취해 보았더니 숙소에서 픽업 나오는 비용 또한 40불이라고 한다. 오라, 그렇다면 굳이 공항에서 택시 아저씨랑 지도 들고 설명하고 계산기 붙들고 네고 치느니 차라리 픽업을 신청해야겠다(세가지 방법 기껏 알아보고 결론은 숙소 픽업 ㅋㅋㅋㅋㅋ). 그랬더니 답장. 

     

Our driver Andy will be waiting for you at the airport holding a Miss Margrits board with your name on it. 

오케이. 그래서 또 한 번, 오오 (파나마, 코스타리카에 이어) 니카라과 사람이 니카라과 공항에서 내 이름 들고 서있어 ㅋㅋㅋ 를 외칠 수 있었다. 내 여행이 언제부터 이렇게 우아해졌... 


앤디 차는 별로 안 우아했지만

앤디가 친절히 마사야 화산이라고 알려주길래 뱅기 위에서 본 티 안 내고 처음 보는 양 사진기를 꺼내 찍는 척 했더니 또 속도까지 줄여줘요 ㅎ


조금 전까지 코스타리카에 있다가 니카라과에 막 떨어진 김원장은 ;

태국에 있다가 캄보디아 온 것 같다고 했다. 

어디다 가져다 놓아도 우리는 뼛속까지 아시안

 

마나과 공항에서 앤디 차로 열심히 달려 그라나다 숙소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10시 15분. 

김원장이 뱅기 멀미를 안 해서 천만다행이긴 한데, 이렇게 컨디션이 좋을 줄 알았으면 조금 저렴한 옵션을 택해도 괜찮지 않았을까

만약 셔틀을 선택했다면 아직도 공항에서 셔틀 출발 시각만을 기다리고 있겠지 낄낄낄 거리며 자화자찬하고 있었는데...

우리 방 손님이 아직 체크아웃을 안 하고 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참고로 오늘 일찍 도착할 것 같아서 미리 메일로 얼리 체크인 가능하냐고 물었을 때 가능한 일찍 준비해 놓겠다고 걱정 말라고 했는데...

머물고 있는 손님을 쫓아낼 수는 없는 노릇이니 ㅜㅠ


그래서 주인장 해리엇에게 그라나다 지도 한 장 받아 추천 식당 동글뱅이 받고 일단 밥부터 먹으러 갔다. 

아 그 전에 니카라과 화폐 코르도바부터 좀 찾아야지. 


이상하게 한 장 밖에 안 가져온 현금 카드가 코스타리카부터 계속 잘 안 먹힌다 ㅜㅠ 두 군데 은행 ATM에서 실패하고나니 에라 만사 귀찮도다. 

아예 총 든 경찰 아저씨가 지키는 은행에 환전을 하러 들어갔다. 진짜 몇 년만에 현지 은행 들어가 환전하나 모르겠네. 

그리고 보니 ATM 생각만 하고 ID를 안 가져왔는데... 수줍음을 엄청 타던 담당 청년이 다행히 휴대폰에 찍어둔 여권 사본으로 처리해 주었다.


1불 = 27.54 코르도바에 환전(2015년 11월 6일 기준).


니카라과 역시 상당수의 업체에서 달러를 취급한다. 단 이 경우 보통 1달러 = 25 코르도바로 치는 경우가 많고 괜찮은 곳은 27 코르도바까지 쳐준다고 한다. 참고로 그라나다 메인 사거리 곳곳에 돈 다발을 들고 있는 아저씨들이 보인다. 안전성 면에선 떨어지지만 아무래도 좀 더 쳐주시겠지. 


추천 받은 식당 Restaurante El Garaje에 도착. 우리가 오늘의 1등 손님. 연세가 지긋이 있어 보이는데도 굉장히 빠릿하신 남성분이 반가이 맞아 주신다(알고 보니 캐나다인이라고). 배고프다 얼렁 밥먹자 앉았는데... 메뉴가 분명 영어로 쓰여 있는데 뭔 음식인지 알 수 없는 상황. 더 웃긴건 모르니까 물어봤는데... 열심히 뭔가 영어 같은 걸 듣긴 했는데 그래도 감이 안 와 ㅋㅋㅋㅋㅋ  


어쩔 수 없다. 아무렇게나 대충 시키고 그제서야 주위를 천천히 둘러본다. 호오... 분위기 괜찮은데? (이 동네 저 정도 철창은 준수한 수준) 어째 트립어드바이저 상위권에 랭크되었을 법한 곳이다(돌아와 찾아보니 자그마치 1등이었 ㅋㅋㅋ)


Brown Sugar로 시작하는 메뉴


Spicy로 시작하는 퀘사디아

그래, 꽤 먹을만 하네. 우리 이제 하루 한끼 정도는 현지식에 도전을 해보자구! (작심 하루가 되고만 결심)

참고로 이렇게 먹고 15%의 세금 포함 총 443 코르도바가 나왔다. 한국 돈으로 약 18,000원. 

니카라과 물가 수준 생각하면 어마어마한 가격이지만 실제 음식 수준은 캐나다 수준이므로 충분히 수긍할 정도. 또 와야지 할만큼.



(김원장을 찍은게 아니고 우리 숙소 대문 사진이다)


Miss Margrit's Guesthouse


@ 홈페이지 : http://www.missmargrits.com/

@ 투숙일 : 2015년 11월 6일(금), 7일(토) 2박

@ 객실 및 예약 : 이메일로 꼭대기층 Mirador Suite을 조식 포함 박당 95불(+17% 택스)에 예약. 

@ 사전 응대 : 코스타리카-니카라과간 이른 시간대 항공 이동으로 인해 숙소에 일찍 도착할 것 같아 얼리 체크인에 관하여 이메일을 보냈더니 문제 없을거라는 맘에 드는 답장을 빠르게 보내주었다(그럼 뭐해. 예측 불가 상황이 벌어지는 바람에 ㅋㅋ). 공항 픽업건도 신속 정확 빠릿하게 잘 처리해 주었다.  

@ 결제 : 체크아웃 하면서 얼마야 하니까 190불이란다. 택스 받아야지, 하니까 현금으로 내니 안 받겠단다 ㅋㅋㅋㅋㅋ 고마워라. 

참, 나 체크인할 때 해리엇이 시원한 물 두 병이나 줬는데 그거까지 계산해줘. 그거 말고 또 뭐 더 냉장고에서 꺼내간 것 있어? 아니 없는데. 그건 웰컴 드링크로 쳐. 안받을께. 그래서 딱 190불 냈다.  

@ 장점 : 엄청 친절한 주인. 우리 방의 전망. 바깥 세상과는 완전 딴 나라인 숙소 분위기. 수압 좋고. 환하고. 물도 무료 제공

@ 단점 : 중심지에서 약간 떨어진 위치(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조용하긴 하겠지만...). 인터넷 불량(정전도 되는 그라나다인걸).  

트립어드바이저 리뷰 : http://www.tripadvisor.co.uk/Hotel_Review-g580113-d1500329-Reviews-Miss_Margrit_s_Guest_House-Granada_Granada_Department.html


김원장 옆의 저 멋진 문을 열고 들어서면


공간이 칸칸이 나뉘어져 있는데 

첫 공간은 라운지 비슷한 개념, 두번째 공간부터는 등에 번호를 단 거북이들과 ^^ 가위 개미라고 부르는, 코스타리카에서부터 보던, 거 왜 나뭇잎 잘라서 들고 다니는 이 동네 개미들이 돌아다니는 예쁜 정원이 있다. 분수대와 맛사지용 베드도 있고.   

(참조 https://ko.wikipedia.org/wiki/%EA%B0%80%EC%9C%84%EA%B0%9C%EB%AF%B8)


세번째 공간에는 수영장과 공동 식탁, 간단한 오픈형 주방이 있고. 

객실들은 두번째 공간과 세번째 공간의 윗층에 위치해 있다.  

여기저기 해먹이 걸려 있는 이 공간들 자체가 상당히 매력적인데 내가 써놓고도 제대로 맞게 쓴 건지 잘 모르겠는 구조 ㅋㅋㅋ 




다른 방들은 다 2층에 있는데 우리 방은 나홀로 3층(사진상 우뚝 솟은)


내 기준에 비싼 방이라 고급진 시설을 기대했으나, 그렇진 않은지라 첫 인상은 실망스러웠는데 

(딱히 우리와는 상관 없는 부분이지만 TV도 전화도 없다. 조영남 아저씨의 도시여 안녕 버전인가)



(좀 치우고 찍어라 가시나야)


지내다 보니 밝고 시원하고 천정 높고 전망이 좋아서 그래도 뭐 괜찮다 싶었다. 그러니까 왼편으로는 대략 이런 뷰 - 그라나다 중심지쪽





정면으로는 몸바초 화산 뷰


좋지 아니한가.


조식은 오전 8시부터 커다란 공동 식탁에서 서빙이 되는데 기본적으로 

모둠 열대 과일 / 방금 내린 커피 / 방금 만든 그 날의 주스 / 언제 짰는지 모르는 우유 / 시리얼 등이 세팅되어 있고




메인은 크게 4가지 중 선택. 클래식 / 니카 클래식 / 오믈렛 / 팬케이크. 서브 메뉴는 또 나뉘는데 뭐 중요한 건 아니고

클래식 : 토스트, 계란 후라이, 베이컨 선택


팬케이크 : 바나나 토핑 선택


클래식 : 토스트, 계란 후라이, 소시지 선택


정성스럽고 신선한 음식은 꽤 좋았다. 다만 문제가 하나 있었는데... 커다란 공동 식탁이다 보니 아 진짜 영어 듣고 말하기 괴로워 ㅋㅋㅋㅋㅋ

우리는 그냥 조용히 먹고 일어나고 싶은데 여기저기서 계속 말을 시킨다. 짜증나. 밥 좀 편하게 먹자 이것들아 ㅋㅋㅋㅋㅋ

영어들을 다 잘 하길래(우리만 못 해 ㅜㅠ) 모두들 미쿡인인줄 알았는데 신기하게도 반 이상 유럽인(물론 영국인 부부 포함)이더라. 

내 경우 나무 늘보 오늘도 발음 교정 받았다. 대체 나무 늘보 어딜 가서 써먹어. 몇 시간 지나면 또 바로 잊을텐데 ㅋㅋㅋㅋㅋ 그나마 위안인건 지들도 그 발음 쉽지 않데. 



기타 숙소 제공 서비스. 세탁 부분 뒤늦게 발견하고 땅을 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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