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오늘도 날이 흐리고 쌀쌀하다. 이러면 또 작업복 컨셉 커플룩 신세가 되어야 하는데 젠장. 신혼여행 온 셈 치... 




(역사에서 헤스버거 또 사먹었는데 리가에서 0.95유로 하던게 여기선 2유로더라)

(자전거도 못 타는 주제에 부러웠던 것)





(가설 : 핀란드인들은 해치백을 사랑한다)


아, 날이 조금 개려나 보다

오스트리아에 모짜르트가 있고 체코에 드보르작이 있다면 핀란드에는 시벨리우스가 있다. 어째 쓰다보니 밀러샘 여행에 영향을 받은 문장일세


하여튼 한국인 패키지팀을 일차로 만난 곳, 시벨리우스 공원


김원장과 새 구경을 좀 하기도 하고



혼자서도 잘 놀아요 시리즈




(김원장아 손가락 치우고 찍지 못하겠니)

한국인 패키지팀을 이차로 만난 곳, 일명 암석 교회











한국인 패키지팀을 삼차로 만난 곳, 헬싱키 대성당이 자리잡은 원로원 광장




마켓 광장 가는 길







(아 맞다. 우산 들고 다니기 귀찮아서 이렇게 모자에 담아 댕겼었지 / 옆 아저씨 마치 가발 같다)






솔까말 헬싱키에서 딱히 보고 싶은 건 없었다. 미안하다 헬싱키. 오직 먹어보고 싶었던 것만 있었다. 마켓 광장의 연어 구이. 

3부 발트 여행 시작하고는 계속 좋은 호텔에서 묵었던지라 조식 때마다 연어및 어류가 있어서 김원장은 굳이 안 땡겨했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나도 남들한테 헬싱키 마켓 광장에서 연어 먹어봤다고 할테다 우겨서(=끝내 내 계좌에서 까기로 하고) 먹으러 갔다.

(밝히건데 연어를 곧잘 먹는 김원장과 달리 나는 평소 연어 잘 안 먹는다 ㅋㅋㅋ)


연어구이 한 접시 10유로라고 알고 갔는데 12유로던가 13유로던가로 가격이 올라 있었다는 점

그리고 딱히 눈에 띄는 맛집이라 할 것도 없이 대부분 동일 메뉴를 칼같이 동일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한 뒤

노포 바로 앞에서 거리 공연이 행해지고 있던 가게를 노렸으나 (생음악이라도 공짜로 좀 들어보겠다는 심산) 

잔머리를 굴리는건 나뿐만이 아니어서 그 집만 만석. 어쩔 수 없이 옆 집으로 갔다(참고로 옆 집만 해도 음악이 잘 안 들리더라).

연어만은 12였나 13이였나 뭐 그랬는데 모듬은 에브리 가게 15유로였던지라 그냥 모듬으로. 그리고 4유로 맥주 한 병 추가 

그럭저럭 먹을만한, 평범한 맛의 모듬 구이로 식사로는 어떨지 모르겠으나 안주로는 괜찮았다. 감자 말고 다른 야채는 냉동 야채 쓰던데 

(그나저나 한참 먹고 있는데 우리 옆으로 샬랄라한 한국인 부부가 들어와 자리 잡더라. 우리와 행색이 너무 비교돼 ㅜㅠ)



퇴근 시간이 되려면 아직 두 어시간 남은 듯 한데... 현지인들이 분명한 이들은 대체 뭐냐. 불금은 조기 퇴근? 

(우리로선 선호하지 않는 차양 없는 길거리 좌석)




(김원장이 저러니까 고급스러워 보인다던 맥도날드)



짧은 시간 헬싱키를 둘러본 감상은 


- 기대보다 칙칙하다

- 붙어있는 가격표 말고는 예상대로 시민들의 행색에선 부티를 못 느끼겠다

- 6월말인데도 날씨가 그지같다. 태양에 굶주릴만 하다. 급 소나기 내리면 유모차 끌고 룰루랄라 하던 엄마들이 제일 당황한다

- 맞다. 아시다시피 물가 비싸다. 생수 사먹는 대신 수돗물 마셨다 

- 두 번 타 본 버스에서 사람이 중심잡기 전에 출발해서 반가웠(?)다

- 발트3국도 그런 구석이 좀 있었지만 헬싱키에선 보다 더 많이 보인다. 뭐가? 혼자 다니는 사람. 아아 여기는 론리 플래닛

- 미남미녀들은 다 어디간겨

- 노키아 이후 성장 동력은 무엇일까  

+ 시내 한복판인데도 공원이 많다=녹지가 넘친다. 공간 활용이 여유롭다. 자전거도 많이 타고 뛰기도 많이 뛴다

+ 여러 국적 중 유난히 네팔리 식당이 자주 눈에 띈다. 주인은 네팔리인가 티베탄인가. 누구든 상관없다. 정식으로 받아줬으니 대놓고 영업하고 있는거겠지

+ 호텔 식당마저 24시간 룸서비스 제대로 안 한다. 인건비가 비싸서 그런건가 하는 생각 이전에 뭔가 당당해 보였다

+ 어느 공원에선가 폭우를 맞으며 즐겁게 축구하는 사람들을 봤다. 무엇보다 남녀 혼성으로 팀을 꾸린 모습이 참 부러웠다

(추후 기억이 나는대로 덧붙이기로 하고 - 귀국한지 일주일인데 기억이 벌써 가물가물) 

...


헬싱키를 대충 둘러보고 숙소로 돌아와 이제 귀국행 비행기를 타기까지 단 하룻밤만 남아있는 상황에서 심란 심심한데 호텔에 시비나 한 번 걸어보기로 했다. (영어에도 그런게 있는지 모르겠으나) 최대한 해맑고 순진한 톤으로 매니저에게 이메일 발송, 순전히 궁금해서 그러는데 너희는 골드 멤버한테 아무 것도 안 줌??? 하고 날려 보았다. 몇 분이나 지났을까? 갑자기 울리는 전화벨 소리. 으잉, 내가 왜 굳이 이메일로 보냈는지 깨닫지 못한게냐. 이럴 것 같으면 내가 진작 전화로 물어봤지. 어쩔 수 없이 받았다. 역시나 뭐라뭐라 막 그러는데 중간중간 들린 말들로 조합해 보자면 미안하다 / 시스템 오류로 니가 골드인줄 몰랐다(그럴리가) / 지금 뭘 보내주겠다 3종 세트였다. 오호라, 뭘 주긴 주겠다 이거지?


과연 무엇이 와줄까, 꿈도 야무지게 맥주면 좋겠어... 하고 두근두근 버전으로 기다리고 있는데 전화벨이 다시 울린다. 아 또 뭐 왜 쫌!!! 수화기를 들었더니 '방해하지 마시오에 불이 들어와 있는데 문 두들겨도 되냐'고 묻는다. 장난하나. 왜 전화도 하지 말지. '청소해 주세요'로 해놓아도 청소도 안 해주더만. 여튼 방해하지 마시오 버튼을 해제하는 순간 바로 노크 소리가 들렸다. 누군가 앞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나보다. 문을 열어보니 

욕하며 급조했을 과일 접시와 초컬릿 몇 개가 우리 방에 도착했다. 뭐라고 하니 주긴 주는구나. 어쩐지 이러니까 나 진상된 것 같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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