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에서 공항을 가는 방법으로 고려해 본 옵션은 모두 세 개(코르푸 공항 http://www.corfu-airport.com/getting.html)


1. 버스 : 예상 요금 6유로

2. 도보 : 예상 요금 무료

3. 택시 : 예상 요금 15유로


그러나 버스의 경우 기본적으로 한 번 갈아타야 하는데다가 결정적으로 오늘이 토요일인데 막차가 오후 2시대 끊긴데. 장난하나. 자판기 못 찾고 있는 것도 서러운데. 평일에도 썩 열심히 일하는 것처럼 안 보이던데 주말은 정말 화끈하게 제껴 주는구나. 

그래서 숙소를 예약할 때부터 도보로의 접근을 염두에 뒀더랬다. 누군가 숙소 후기에 걸어서 15분이면 가능하다기에 얘가 그랬다면 우리라고 왜 못해, 싶었기 때문. 그런데 위성 지도로 보면 어떻게든 빠르게 질러가는 지름길(?)이 있을 것만 같은데, 스트리트맵으로 둘러보면 울타리가 쳐져 있는거라. 만약 그 울타리를 빙 둘러 가야한다면 우리의 숏다리로는 20분 정도 잡아야 하지 않을까... 김원장한테 그 이야기를 꺼내니 답사를 한 번 가보잖다. 그래서 별 답사를 다 갔다. 일명 (공항으로 들어가는) 개구멍을 찾아서. 이게 남들 해수욕하고 광합성하는 코르푸에서 할 짓이냐 

로커스 맵을 들고 동네 뒷골목을 돌아 돌아 공항 앞 울타리 시작점에 딱 서니 예전엔 정식 개구멍(?)이 있었는데 지금은 철조망으로 둘러놨더라. 
하지만 그 정도에 굴할쏘냐. 좀 더 울타리를 따라가 보는거야. 졸레졸레 걷다보니 분명 드나드는 사람들로 인해 길이 난 개구멍이 하나 더 있었다. 그러나 경사가 심해 배낭을 메고 접근하기는 어려울 것 같았고... 그래서 계속 직진. 엇 이제 없나보다... 싶었던, 하수구 냄새 풀풀 풍기는 지점에 마지막으로 하나가 더 있었는데, 그 쪽은 수풀이 좀 더 우거졌을 뿐 비교적 경사도 낮아 그럴싸해 보였다. 여기로 통과해 보자! 

낮은 수목이 우거진 작은 경사로를 올라 몸을 숙여 난간과 난간 사이의 큰 구멍을 이용해 통과! 하니 드디어 공항 주차장 한 켠 ㅋㅋㅋ 이따가 이 개구멍으로 곧장 찾아온다면 15분 안 걸릴지도 모르겠어! 


(공항까지 온 김에 체크인 카운터를 파악해 보려고 했으나 안 보임. 이따 시간 되어서나 나타날 듯)

다시 숙소로 돌아올 때도 개구멍으로 통과통과 ㅋㅋㅋ 나는 나름 꼼수를 발견한 듯 하여 신난다 재미난다 이따 다시 와야지 그런 마음이었는데, 정작 같이 낄낄거려놓고는 막상 비행기 시간이 다가오자 개구멍은 도무지 가오가 안 선다며 내키질 않아하는 그 누구. 
큰 길은 차 다녀서 싫다 개구멍은 폼이 안 나서 싫다 그럼 어쩌라구. 결국 택시로 ㅋㅋㅋ    

오후 8시, 체크아웃 하면서 공항 가게 택시 좀 불러 주세요, 하니까 바로 전화로 택시를 불러 주었다. 참고로 코르푸 택시 태반이 벤츠 e 클래스여서 김원장이 나라가 이런데 택시들은 어쩌구 해가면서 혀를 찼었는데 정작 우리 택시로는 보기 드문 폭스바겐 차량이 왔으. 사실 코르푸는 원웨이가 너무 많아서 숙소에서 걸어가나 택시를 타고 가나 소요시간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던 함정. 미터 택시였는데 공항까지 4.얼마대가 나오길래 오옷 이게 어찌된 일이야 하면서 5유로 짜리 지폐 손에 꼭 챙겨쥐고 있었는데, 공항에서 하차시 조르륵 출력된 영수증에는 4.X유로 + 5유로 = 9.X 유로가 찍혀있네. 대체 따로 붙이는 5유로는 뭔가. 이게 그 유명한 세금인가 아니면 서비스 요금인가. 그리스어 아는 사람만나면 물어봐야겠다. 하여간 10유로 지불. 김원장은 고거 오고 10유로나 받는다고 투덜거렸지만, 본인도 이미 알고 있었다. 내가 인터넷 예약하면 15유로 나왔을 거라는거 ㅋㅋㅋ


(체크인을 기다리는 사람들. 모두 우리와 같은 뱅기를 탄다니 만석이겠군)


예전에 밝혔듯, 2부 종착점 그리스 코르푸에서 3부 시작점 리투아니아 빌뉴스로 가는 항공편은 헝가리 기반 저가 항공사 Wizz Air 였다(http://wizzair.com)

예약 시점에선 발칸의 인터넷/출력 사정을 확신할 수 없었기에 공항 체크인을 신청하고, 배낭도 한 개씩 부칠거니까 그것도 신청하고... 이것저것 클릭하다보니 계산상 따로따로 신청하는 것보다 차라리 1인당 9.5유로씩 더 써서 '프리미엄 플러스'라는 상품을 구매, extra legroom 까지 확보하는게 나은 딜 같았다(최근 프리미엄 플러스 상품 내용과 이름이 변경된 듯 하다). 투덜이 김원장의 컨디션을 십분 고려하여 내 쿨하게 만원씩 더 썼지 ㅎ


Flight details
Flight No.Departs fromDeparture dateArrives inArrival date
W6 8042Corfu 20. Jun 2015 22:10Vilnius 21. Jun 2015 00:55



Payment summary
Payment datePayment methodPayment IDStatusPayment amount
16. Dec 2014VIconfirmed258.98 EUR

Payment details
Type of serviceDescriptionTotal
Base fareTicket fare130.78 EUR
TAX 1Passenger Service Charge33.20 EUR
Type of serviceDescriptionTotal
ADMAdministration Fee8.00 EUR
ADMAdministration Fee8.00 EUR
BNDLBWIZZ Premium Plus39.50 EUR
BNDLBWIZZ Premium Plus39.50 EUR
Grand total
258.98 EUR
Wizz Air will issue an invoice only for the value of the flight ticket. If you require a receipt for other services purchased (travel insurance, bus transfer, etc) please contact the service providers directly (contact details can be found below).


발칸을 여행하다보니 인터넷이 생각보다 잘 되고, 출력도 좋은 숙소 주인 만나면 별 문제 없을 것 같아서 시험 삼아 웹체크인을 시도해 본 적도 있었지만, 계속 뭔가 잘 안 되어서 그냥 포기하고 이 날 공항으로 간 거었다. 어차피 나는 공항 체크인 신청도 미리 해왔으니까. 그런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마 코르푸 공항 자체가 웹체크인이 안 되는 시스템인건지 2시간 전에 갔는데도 체크인 줄이 꽤 길었다. 비행기도 작다면서.


저가 항공이니만큼 앞 사람들은 수화물 가지고 이게 기내에 들어가네 안 들어가네 돈을 더 내네 못 내네 씨름하느라 다소 시간이 걸렸고 하여간 드디어 우리 차례가 왔는데... 체크인 담당 언냐를 보니 용역이라고 해야하나, 대행이라고 해야하나, 위즈 에어 직원이 아닌거다. 언냐는 우리가 부치려는 배낭들이 기지불한 가격에 포함된건지 안 포함된건지 잘 몰랐고 그래서 좀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무사히 짐을 부치는 데는 성공했다(체크인 데스크에서는 무게 재고 택만 붙여주고 다시 그 배낭을 들고 데스크 끝쪽의 검색기기로는 직접 가져가야 한다. 하와이 생각 나더라).


출국장으로 들어가려는데 입구에서 보딩패스와 여권을 확인하던 그리스 경찰 청년이 리투아니아 비자는? 하고 물어왔다. 한국인은 필요 없어, 하니까 그래? 여행 잘해~ 하고 그냥 들여보내줬는데, 곧이어 김원장 웃음 소리가 나길래 뒤따라 들어온 그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자기한테 또 리투아니아 비자는? 하고 물었단다. 한국인은 필요 없어, 하니까 아이 빌리브 유 어게인, 그랬다나. 그 이야기를 듣고 빌리브는 또 뭐야 아님 어쩌려구 ㅋㅋㅋ 같이 빵터져서 웃고 있는데 어라, 앞을 바라보니 바로 검색대고 그 너머가 곧장 면세 구역이다. 아하, 출국 심사가 따로 없구나. 쟤가 비자 필요 유무를 묻던게 나름 이유가 있었던 모양이구나.


헐. 간만에 겪는 도떼기 시장이었다. 공항 규모도 작거늘 이게 다 뭐냐. 웬 아기들은 그렇게들 많이 데려왔는지 난장판이 따로 없네.


독일 여기저기로 가는 뱅기들이 제법 있어서 여기까지 날아와 놀아야 하는 독일 애들 불쌍하다(?) 그게 뭐 불쌍한 일이냐 동남아 생각하면...

서로 그런 영양가 없는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함부르크행 뱅기, 로마행 뱅기가 연이어 딜레이 되었다는 소식.

바뜨, 우리는 다행히 그런 일 없이 무사히 제 시간에 (달 보며) 탑승

(내 앞에 나는 실패한 웹체크인을 한 후 보딩패스를 출력해 온 커플이 있었는데... 탑승 거절 당함 ㅋ 다시 제대로된 보딩패스 받으러 감)


국제운전면허증도 있었는데 귀차니즘에 돈아까움이 더해지니 코르푸 섬 한 바퀴를 끝내 못 돌아보고 뜨는구나 ㅜㅠ




웹 체크인을 시도할 때 분명 우리 자리가 비행기의 맨 앞 좌석(다리 뻗을 공간 나오는)임을 확인했었는데... 보딩패스에는 18 어쩌구였나 그런 번호가 적혀 있었다. 중간 비상구 좌석으로 변경되었나보다 하고 제 자리를 찾아갔는데... 어라??? 일반 좌석??? 이게 어찌된 일이지???

혹시나 하고 스맛폰에 캡쳐해 왔던 (상기 첨부한) 프리미엄 플러스 구매 내역 화면을 얼른 띄워 승무원 언니에게 보여줬다. 나 프리미엄 플러스 샀는데 우리 자리가 저기래! 하니까 언니가 화면을 살펴 보더니 '그럼 이 줄 앉고 싶은데 앉아' 하면서 중간 비상구 좌석으로 바로 안내해줬다. 아이고 십년 감수했네. 이렇게 써먹으려고 캡쳐해 온 건 아녔는데. 아마 체크인 수속을 대행해 준 언냐가 위즈에어 항공사 직원이 아니어서 실수한 게 아닐까?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겠네 (승무원 언냐가 갸우뚱 한 번 없이 너무 자연스레 옮겨주니까 어쩐지 종종 일어나는 일은 아닐까 의심이 들기까지 ㅋ) 어쨌든 다행히 바로 해결되어서 넓은 좌석에 착석 ㅎㅎㅎ 와, 나름 비즈니스 같다 ㅋㄷㅋㄷ  


(김원장이 넘 좋아하며 이 시간대 이 좌석은 5만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나 뭐라나. 당신 항공권 가격이 20만원이 안 되는데 뭔 소리유

이번 경우 1인당 만원 남짓 밖에 더 안 쓴 거니까 가성비면에서 완전 만족)



물마저 판매해서 아쉽기는 했지만(기내식 관련 전반적인 요금은 저렴한 편이었다), 2시간 45분의 짧은 비행, (적어도 김원장은 보시다시피) 편하게 왔다. 빌뉴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정신이 말똥말똥해져서 탱크 하겠다고 한 걸 보면(하긴 코르푸에선 인터넷 사정상 못 했었지). 


참고로 리투아니아 빌뉴스 공항(http://www.vilnius-airport.lt/en/)에 내려서도 아무런 입국 관련 절차가 없었다. 짐 찾고나서 세관 신고 할 것 없지롱 쪽으로 나오니까 그냥 끝. 헐. 이게 뭐야. 왜 여권 보여주는 데가 없는거야. 우리가 진짜 오랜만에 쉥겐 협약국에 온건가 보다. 직접 겪어보니 완전 신기방기. 




AirInn Vilnius Hotel


@ 예약 : 부킹닷컴
@ 홈페이지 : http://www.airinn.lt/

@ 방 : 더블룸

@ 가격 : 62.1유로 

@ 장점

- 공항 청사 바로 맞은 편. 청사 밖으로 나오니 비가 오고 있었는데 후다닥 뛰어서 골인 

- 예상보다 조용했다. 참고로 조용한 방 달라니까 중정(?) 보는 쪽으로 줬다.

- 인터넷 훌륭

- 직원들 빠릿빠릿

단점

- 물을 비싸게 팔아 ㅜㅠ (작은 병 2유로)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뱅기 안에서 사 먹거나 공항에서 사올걸 ㅋ 

@ 기타 

- 뱅기가 새벽 1시에 떨어지는 일정이라 곧장 시내 들어갈까 말까 하다가 잡은 곳인데 나로서는 별 아쉬움이 없었지만 각자의 일정에 따라 곧장 시내로 들어갈 수도 있겠다. 공항에서 시내가 멀진 않으니까(버스는 없을 시간이지만 예약 택시라면 비싸지 않은 편)

- 그리스에 있다 와서 그런지 직원들이 상당히 빠릿하고 지극히 심플한 방 구조였지만 새삼 효율적으로 잘 빠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따뜻한 유럽에서 추운 유럽으로 왔구나, 완전 다른 인간들이 사는구나, 그런게 실감 났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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