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페이지  http://www.apsarakhaolak.com/

 

@ 예약

호텔트래블(http://www.hoteltravel.com/) 통해 풀 억세스룸 박당 2950밧에 2박 예약.

이후 원화로 222602원이 결제되었으니 나눠보면 대략 박당 111,300원 꼴.

 

@ 전 숙소에서의 이동 방법

보스 택시. 300밧. 약 15분-2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외진 곳에 있다더니 정말 대로변에서 멀긴 멀더라. 

 

@ 체크인

누구나 압사라 비치프론트 리조트 앤 빌라까지 오게 된다면, 깜깜한 밤이라 바깥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면 모를까, 오호... 정말 이런 곳에 리조트가... 그런 생각이 들 것이다. 나름 먼 길을 찾아 들어온 것 치고는 꽤나 규모가 큰 리조트(바로 옆 집인 타콜라부리 리조트도 매우 커 보이고). 그렇지만 그만큼 크고 아름다운 새 리조트였던 더 샌즈에서 막 뛰쳐나온 우리로서는 압사라의 규모는 둘째치고, 소박한 로비의 낡고 추레함부터 눈에 들어왔다. 로비에는 Gift 라는 애칭을 가진 생글생글의 진수를 보여주는 언니가 혼자 서 있었는데 다행히 혼자서도 잘 해요, 언니라서 우리를 편히 먼저 앉히고 체크인 절차를 밟고 웰컴 드링크와 쿨 타올까지 챙겨주고 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심지어 혼자 북치고 장구치던 Gift 가 우리를 방까지도 직접 안내해줬는데, 오오 이 언니 사근사근한 것이 정말 맘에 쏙 들었다(왜 같이 있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타입이랄까). 이런 저런 대화 끝에 한국에서 왔다고 답하니 환하게 웃으며 본인이 한국을 좋아해서 꼭 한 번 가보고 싶다고 하질 않나 결국 우리 방 문을 공손히 닫고 나가며 '감사합니다' 한국어로 인사까지 하더라는.    

 

@ 룸 컨디션

밝히자면, 이번 여행을 계획하면서 내가 가장 빼고 싶었던 곳이 압사라였다(나는 사실 이 곳 대신 르 메르디앙을 다시 가고자 했었다). 그런데 김원장이 압사라의 입지가 카오락에서는 최고의 오지 수준이라는 이야기를 듣더니 바로 압사라로 가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그 곳엔 더더욱 사람이 없고 고요함과 적막함만 있겠지... 뭐 그런 뻔한 이유에서였다. 

압사라 외 예약해 온 다른 리조트들이 모두 오픈한지 얼마 안 된 새 건물들이라 상대적으로 분명 압사라에 실망할 확률이 높다는 점을 미리 짐작했기에 찝찝은 했지만, 그래도 압사라 비치프론트 리조트 & 빌라, 라는 긴 이름에서 뒷 부분을 차지하는 '빌라'만큼은 새로 지었다는 것을 알아내곤, 아, 그래도 나름 재투자는 하고 있나보다 싶어 김원장 의견에 따르기로 했다.

 

(그러나 빌라가 아닌) 리조트의 풀억세스룸은, 지난 시절 언젠가 업그레이드 공사를 한 번은 거친 듯 보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드웨어 자체를 전부 뜯어내어 고치진 않았기 때문에, 일단 객실 디자인부터 불편한 구석이 있었다(게다가 구조를 이상하게 뺐는지 공시된 사이즈보다 작아 보였다. 난 무지 클 줄 알았는데). 마치 새 아파트 모델 하우스 구경갔다 내 집 문 열고 들어와보니 급 왜 우리 집은 이리 후진건가 그런 느낌 들 때 있지 않은가. 이외 열쇠로 문을 열고 그 커다란 키를 삽입해야만 전원이 들어온다거나 샤워 수압은 낮은데 비데 수압은 너무 높다거나 TV가 옛 모델이라거나 등등. 여기에 와서야 새삼 더 샌즈의 풀 억세스 룸이 - 게다가 둘은 같은 가격 - 얼마나 훌륭했는지 김원장이 뉘우치고 깨닫게 된 점은 소득이라고 하겠다.  

 

 

 

비치된 채널 안내서에 의하면 한국 뭔 방송이 나올거라고 했는데 다른 쏼라쏼라 방송이 나왔고, 물은 두 병 기본 제공, 미니바는 채워져 있었다(우리의 경우 오지라고 하여 미리 음료수를 쇼핑해 들어갔다). 방은 깨끗했고 매트리스는 딱딱한 편이었는데 나는 좋았다.

샌즈에서 귀찮게 굴던 파리들은 싹 사라져서 좋았는데, 발코니에 나가 있으니 훤한 대낮에도 모기가 한 두마리 나타나더라.

발코니 밖으로는 꼬불꼬불 수로 형태의 풀이 120cm 의 깊이로 이어져 (김원장식 수영을 하기엔 약간 불편했지만) 물에서 놀거나 바라보기에는 참 예뻤다.

체크인시 조용한 방으로 부탁해 받은 방은 101호로 북향 방이었는데 발코니 문을 열면 왼편으로 파도 소리가 들렸고 머리 위에서는 새와 매미 같은 애들이 마구 울어 매우 자연 친화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리조트에서는 보기 드물게 커다란 도마뱀을 비롯, 청설모도 구경 잘 했다).

방에 대한 첫 인상이야 별로였지만 시간이 좀 흐르니 뭐 그렇듯 별 불편한 점 모르고 잘 지냈는데,

 

자려고 누운 순간, 문제는 일어났다.

김원장이 불 끄고 에어컨도 마저 껐는데, 어디선가 여전히 웅~하는 소리가 나는 것이다. 김원장과 나는 그 소리를 찾아 결국 문 밖으로 나설 수 밖에 없었는데 알고보니 우리 방 바로 옆 공간이 이 건물의 전체 환(풍)기 시스템이랄까 그런 류의 커다란 덕트가 지나가는 공간이었다.

로비로 가서 상황 설명을 하니(병원에서나 쓰던 벤틸레이션 단어를 여기서 써먹을 줄이야) 매우 친절한 스태프 하나가 엔지니어를 보내 곧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고 아니나다를까 방으로 돌아오자 곧 그 소리는 멈췄다(10분쯤 후에 다시 나기는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고요함 속에서 옆 집 102호의 TV 소리가 넘어오기 시작했다(이 집은 우리가 체크인한 후 들어온 3인 가족이었다). 그러자 이미 자려다 일어나 1차로 기분이 상해있던 김원장은 그 소리에 제 2단계로 진입하려는 듯 보였다. 방 옮기고 싶어? 물으니 끄덕끄덕 그렇다고. 그래서 그럼 넌 짐을 싸라, 나는 떡을 썰테니 컴플레인을 하러 다시 갈테니, 하고 다시 로비로 갔다(로비가 지척이라 다행이었다).

무척 졸린 표정을 지으며 이번엔 애가 있는 옆 방이 TV 크게 틀어대 방을 옮기고 싶다, 꼭 풀억세스가 아니어도 좋으니(사실 투숙객이 워낙 없어서 굳이 풀억세스가 아니어도 노는데 아무 상관 없을 것 같았다) 우리를 조용한 방으로 보내줄 수 있겠니? 더듬더듬하니까 아까 그 오빠가 매우 미안해하면서 방이 준비되는 대로 전화 주겠다고 했다. 오케이.

승전보를 안고 방으로 돌아오니 김원장은 이미 방을 옮길 준비를 다 끝내놓았고 다행히도 바로 노크 소리가 들리더니(만약 김원장을 좀 더 기다리게 했다면 바로 3단계로 진입했을 듯 ㅋㅋㅋ) 다른 직원들이 나타났다. 그들의 안내로 새로 도착한 방은, 여전히 풀억세스, 건물의 또 다른 끝인 110호였다.

 

다행히 이후 김원장은 숙면을 취했다고 한다.

 

@ 인터넷

리조트 전역에서 와이파이 무료 제공. 아이디와 암호는 아래와 같다. 놀랍게도 압사라는 인터넷이 되는 게 신기할 정도로 동떨어진 입지인데(실제로 이 지역은 전화가 잘 안 터진다) 속도는 꽤 좋다. 지금까지 묵은 리조트들중 최고 수준. 

 

 

@ 조식

퇴색하기 싫어하는 희나리 키나리던가 하는 이름의 리조트 중앙부 레스토랑에서 진행(시간대는 그 새 까먹음. 엊그제 잔 곳인데! 오전 6시 30분부터 10시까지던가). 실내 공간이 있긴 하지만 실외와 크게 차이 없는(오히려 밖이 더 시원한). 날이 좋으면 가장 바깥쪽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면서 먹을텐데 하필 고 시간대 스콜이 내려서. 종류는 브리자보다 많고 준비된 메뉴도 조금씩 바뀌나 주방장이 요즘 사는 게 매우 귀찮은 듯. 데코는 아무렇게나, 뭐든 너무 큼직큼직하게 썰어놓고. 성의가 안 보여, 성의가 ㅋㅋㅋ

 

 

 

덧붙여, 이 식당에서 한국인을 보았다. 완전 깜놀.

브리자, 센시마르, 샌즈에 이르는 일주일간 한국인은 단 한 명도 만나지 못 했다(물론 만나기를 바랬던 건 절대 아니다). 우리가 여름 휴가를 너무 늦게 왔나, 아무리 그래도 한 쌍 정도는 마주칠만 하잖아. 김원장과 그런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도 난다. 하지만 만남의 장소 후보가 앞선 세 곳이면 세 곳이었지, 절대 압사라는 아니었다. 왜냐하면 압사라는, 적어도 압사라만큼은, 그 손톱만큼의 확률도 피하기 위해 선택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 압사라에서 한국어를 듣다니! 

 

순간 너무 신기해서 야... 한국에 나 말고도 이런 데를 굳이 골라 꾸역꾸역 찾아 기어들어오는 사람이 또 있구나... 얼른 중국인인 척 해야겠다... 했는데, 그 생각은 아주 잠깐 스쳐지나가는 것이었고, 바로 연이어 든 생각은, 아이고, 아니구나. 저 커플은 허니문이구나!!! 였다.

 

왜냐하면 꽤나 황량하고 어두운 밤 조명을 다 꺼버리면 마치 공포 영화 세트장이라도 될 만한 리조트 부지에 비해, 다리 건너(두 부지 사이에 꽤나 큰 강이 바다로 흘러들고 있다) 남쪽 빌라 부지는 완전 쌈박하기 때문이었다. 압사라에 도착해서 룰루랄라 리조트 구경에 나섰다가, 저 강 건너 새끈한 빌라촌을 발견하고 신나게 거기까지 구경 갔었더랬다. 뭐야, 왜 이 집 주인은 리조트는 내팽개쳐 버려두고 여기 빌라에만 돈을 발라놓은거야, 하며. 마치 한강을 건너가 강남 구경하듯 압구정 빌라촌을 한 바퀴 돌아봤는데, 프라이버시가 확연히 떨어져 보이는 가든 빌라는 쉽게 제껴 놓을 수 있었지만, 벽 너머로 꼭꼭 숨겨진 풀 빌라는 좀 궁금했다. 그래서 빌라촌 로비에 있던 직원에게 풀 빌라 좀 보여주라, 하니까 키가 리조트쪽에 있어서 얼른 가져올테니 잠깐 기다려 달라고 하더라. 그럼 됐어, 하고(우리는 포기가 빠른 커플) 다시 달동네로 향하는 강을 건너 리조트 부지로 돌아오는데,

 

누군가 우리를 불렀다. 뒤를 돌아보니 웬 직원이 버기를 끌고와 서 있네(김원장 말로는 이 오빠 애칭은 Golf 라고. 왜 하고 많은 쉬운 영단어 중에 골프를 골랐을까. 친구 이름이 김야구, 김축구라면 욜라 웃길... 아니네? 그리고 보니 우리에겐 김탁구가 있었네???). 빌라쪽에서 전화왔다고, 본인이 키를 가지고 왔으니 어서 타시라고. 그래서 그의 버기에 올라타 와 신나 버기야 달려 하면서 풀빌라 구경까지 했는데, 우와, 겉보기보다 빌라 내부와 풀 모두 크고 좋더라. 역시 아름다운 허니문이야. 

 

 

 

 

 

한 바퀴 둘러본 김원장이 여기 좋은데? 하며 1000밧 정도 추가 요금 정도면 방을 옮겨볼까 어쩔까... 하여 물어보니, 아니나다를까 우리를 위한 특별 할인으로 박당 4000밧 추가 요금만 더 내라고 하더라 ㅋㅋㅋㅋㅋ(홈페이지 공시가 차이로는 아마 5000밧쯤 벌어질거다). 김원장은 그걸 듣자마자 바로 혼잣말로 장난하냐 그랬다는 ㅋㅋㅋㅋㅋ(골프가 그 말을 알아 들었으면 골프 역시 1000밧이라니, 장난하냐 그랬을 것 같은데?)

역시 "여행 예산"이 아름다운 허니문일세(여보, 우리도 공식적으로는 결혼 기념일 맞이 페스티발 여행이지않우?).

 

잡설이 길어졌는데, 하여간 허니문용 빌라만큼은 - 사실 요즘 허니문용 빌라 시장 수준이 어느 정도에 이르렀는지는 잘 모르지만 - 꽤 경쟁력있어 보이는 상품이었다. 푸켓의 비슷한 시설 수준과 비교한다면 당연 카오락이 한 푼이라도 저렴할 것이고, 압사라의 입지는 정말 이 세상에 오직 자기와 나 우리 둘만 존재하는 것 같아 수준인데다, 비치 또한 나잡아봐라 하면서 2박 3일 울트라 마라톤이라도 할 수 있을 만큼 넓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과연 우리의 가설이 진짜일까? 싶어 한글로 압사라+풀빌라+허니문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오호 정말 똭! 압사라 풀빌라 2박과 푸켓 2박을 묶은 상품이 똭똭! 당신의 허니문을 최상급 풀빌라에서 보내고 싶다면,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어쩌구저쩌구 문구와 함께 똭똭똭 뜨더라. 그래, 역시 저들은 허니문이었구나, 럴수럴수이럴수가. 내가 압사라에서 한국인을, 그것도 허니문 커플을 다 만나게 될 줄이야.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