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이전 포스팅에 첨부했던 지도를 또 다시 우려 먹어보자. 왜냐, 처음(이후 귀국할 때까지도 그 이유를 몰랐다) 쉐라톤의 비치에 나가봤을 때 '아니 여긴 비치가 왜 이 모양이야' 생각부터 들었기 때문이다(개인적으로 비치는 거의 이용하지 않으므로 전혀 문제될 바 없었지만). 그래서 한 때 구글은 왜 이런 쓸데 없는 걸 만들었을까 싶던 위성 지도가 또 한 번 빛을 발하게 된다. 



자, 빨간 박스 안을 보자. 답이 보이는가? 

시험 삼아 김원장한테 먼저 보여주며 뭐 이상한 점 없어? 물었는데 못 찾는구나. -_-; 김원장 같은 분을 위해,

쉐라톤은 비치 부지를 리조트 연장선 상에 놓일 만큼의 높이까지 쌓아올려 원래부터 그랬다는 듯 정원처럼 만들었다. 비치를 꿀꺽한거다.   


고로 실상은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인피니티 풀 끝단부터 비치였을텐데, 보시다시피 지금은 정원, 비치체어, 레스토랑이 늘어선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그래서 김원장 전면에 보이는 저 급경사 계단을 내려가면 철썩거리는 파도가 거의 바로 발을 적시는 환경이다. 음... 작년에 카오락 방니앙 비치 밀물 때를 능가하는 모습이랄까. 하지만 쉐라톤 부지만 벗어나면 바로 좌우로 원래의 비치가 제 자리를 고수하고 있으니 크게 아쉬울 것 없을지도 모르겠다. 


북쪽 해변은 대략 아래와 같은 모습인데, 이상하게도 좀 황량한 분위기가 풍겨서 어쩐지 멀리 가면 안 될 것 같은 심정이었다. 

  






그래서 저 앞에 보이던 선박들까지만 구경갔다가 유턴. 아래 사진상 가장 가까이 보이는, 비치에 면한 축대(?)가 쉐라톤의 작품이다 . 



다음은 남쪽으로 가는 길,



이번에는 리조트 뒷 길을 이용해서 고고씽(김원장은 맨발의 청춘)



신나게 가다보니 얼마 지나지 않아 두짓타니 후아힌 호텔(http://www.dusit.com/dusit-thani/dusit-thani-huahin.html)이 보인다. 어라, 두짓타니 후아힌도 후아힌 지역이 아닌 차암에 있었던 모양이구나. 두짓이 워낙 태국의 유명 로컬 호텔 브랜드이다보니, 그 속이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이번 휴가를 떠나오기 전 알아본 가격으로는 (안 그래도 다소 무리였던) 인터컨을 상회할 정도여서 일찌감치 제껴둔 곳.  





슬쩍 둘러 봐도 엄청난 부지를 자랑하는 곳이었다. 우와, 식후 한 바퀴 돌기는 그야말로 딱이겠어. 하지만 쉐라톤에 비해 오션뷰 객실이 많다고는 해도 외관은 다소 낡아보이는데다 아무래도 평범한 호텔 디자인이라(게다가 일부 방은 프라이버시 문제도 있을 듯 하고) 그다지 매력적으로 느껴지진 않았다. 

만약 쉐라톤이 아닌 두짓타니에 묵었다면, 그래서 역으로 쉐라톤 구경을 했다면, 그 때는 또 거꾸로 생각했을런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사진은 없지만 추가로 산책한 곳에 대해 말해보자면,

현지에서 아래와 같은 위성 지도 띄워놓고 들여다 보다가 문득, 



아니, 쉐라톤이 후아힌에서 제일 큰 수영장을 보유한 리조트라더니 쉐라톤 안쪽으로 쉐라톤보다 더 큰, 저 엄청난 수영장을 보유하고 있는 건물들의 정체는 대체 무엇???? (차량을 이용하여 메인 도로에서 쉐라톤으로의 진출입시 이 건물들 사이의 중앙로를 통과하기는 했지만 저렇게 큰 수영장이 있다는 사실은 전혀 눈치채지 못 했기에) 호기심이 극해 달해 직접 내 눈으로 확인 사살하고자 김원장을 끌고 가 보았다.


이는 바로 썬 빌라 후아힌 http://www.sunvillas-huahin.com/ 

일종의 콘도라고 해야 하나, 1층은 풀억세스가 가능하도록 설계된 3층 짜리 건물들이었는데, 한 채내 침실이 2개, 화장실도 2개에다 거실과 부엌까지 큼지막하게 갖춰진 터라 "전 가족"이 사용하기에 매우 좋아보였다. 수영장도 그 총 길이가 1.5Km라고 했던가, 태국 최장 수준이고. 

만약 쉐라톤의 부대 시설을 누리고 싶다면 (유료이긴 하지만) 얼마간 걸어 넘어가기만 하면 오케이고. 

알고보니 대로변에서 펄럭이던 쉐라톤 어쩌구 분양 광고도 이 건물 대상이었던게구나.    


처음에는 심봤다, 삘 받아서 온 가족 다 함께 여기로 와서 맛있는 한식 직접 해먹어가며 묵는거야, 김원장과 신나게 계획을 세우기도 했지만, 나이 드신 부모님들께서 과연 이 볼 것 없고(?) 할 것 없는(?) 후아힌에서의 휴양을 마음에 들어하실까, 게다가 (비치의 반대쪽인) 서쪽에 가까운 건물들은 아무래도 차량의 소음에서 자유롭지 못 하다는 점, 수영장이 크긴 하지만 한 눈에 보기에도 쉐라톤만큼 관리되고 있는지는 의문스럽다는 점, 쉐라톤의 화려한 조식/호텔식 서비스를 편히 즐길 수 없다는 점 등등(혹자는 비치와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점을 중요시 여길지도 모르겠다. 비치까지는 걸어서 5~10분 정도)이 차차 수면 위로 부각되면서 그 계획은 빠르게 없었던 일이 되고 말았다. 


우리의 결론 : 썬 빌라가 쉐라톤보다 나아보이는 것은 오직 규모만 큰 수영장 뿐이구나. 아아, 가격 경쟁력이라도 조금만 더 있었다면 혹은 내게 아이라도 많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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