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는 어제 숙소에서 우연히 만난 한국 젊은이들과 함께 괜찮은 숙소 찾아보기에 돌입, 트래블게릴라에서 추천한 업소들 위주로 한바퀴 돌았는데 성수기라서 그런지 <홀리롯지>는 12불, <프린스>는 11불을 부른다. 그나마 <다운타운>은 600루피를 불렀는데 가격적인 면에서는 셋 중 가장 경쟁력이 있는 셈이지만, 아무래도 현재 묵고 있는 <샹그릴라>보다는 소음에 노출되어 있는 편이라 김원장이 썩 내켜하질 않는다. 반면 EBC행을 계획하고 있는 우리 젊은이들은 저렴하기만 하면 오케이인 것 같길래 어제 미리 봐둔 바 있는 <뉴 나마스테>로 안내, 650루피 짜리 깨끗하고 환한 트리플룸을 보더니 역시나 환호한다(뉴 나마스테에서는 우리 부부에게 약간 어두운 복도쪽 더블룸을 450루피에 주겠다는 제안을 해왔다).

 

결국 마음에 드는 숙소를 찾아내지 못한 우리 둘은 <샹그릴라>의 조용한 입지에 그래도 손을 들어주기로 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가다가 막판에 다시 샹그릴라 바로 옆의 <무스탕 홀리데이 인>이라는 숙소 딜럭스룸으로 옮기기로 한다(더블베드+싱글베드가 있는 트리플룸. 25불을 20불로 깎아 묵기로 하다. 발코니 앞으로 새들이 잔뜩 사는 나무가 있어 해뜨고 질 무렵 매우 소란스럽다).

 

홈페이지 http://www.mustangholiday.com/index.php

 

 

<무스탕 왕가 소유라는 설(?)이 있는(사실 그렇다고 하기엔 좀 허접 -_-) 무스탕 홀리데이 인의 일명 딜럭스룸>

  

점심으로는 <카트만두 게스트하우스> 맞은 편 슈퍼마켓에서 구입한 짜파게티와 오징어짬뽕(각 70루피)을 하나씩 끓여 일명 짬짜면을 해먹었는데, 김원장왈 집 떠나온지 하루만에 이렇게 먹을 것 같으면 왜 여기까지 왔냐며 자문한다. 우습게도 김원장 말마따나 어제 한국에서 왔는데도 오늘 먹는 짜파게티와 오징어짬뽕이 꽤나 그윽한 한국의 맛처럼 느껴지니 정말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린 것인가.

 

 

 

 

 

오후 나들이는 원숭이 사원쪽으로. 정말 오래간만이지? 옛 추억에 젖어 오르는 길, 그렇지만 여전히 입장료에 대한 거부감을 지닌 우리 부부. 사원 언덕 적당한 선에서 더 이상의 전진을 멈추고 잠시 쉬다가 다시 내려와 이번에는 아랫길을 따라 오른편으로 돌아가 본다. 어라, 이것 좀 봐라. 얼마간 걷다보니 사람들이 마치 코라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니까 우리와는 반대 방향으로, 즉 시계 방향으로 원숭이 사원이 있는 언덕을 돌고 있는 듯. 그들을 따라 제대로 된 방향으로 코라를 하기엔 이미 다리가 아파오는 터, 다음에 카트만두로 돌아왔을 때, 그 때 다시 정식 코라를 하기로 하고 오늘은 이만 후퇴하기로 한다.  

 

 

 

 

저녁은 맛집으로 소문난 에베레스트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스테이크를 먹었는데 이 연한 소고기들이 대체 어디에서 오나 했더니 인도 캘커타에서 온다고 한다. 6년 전 이 동네서 월드컵 경기를 보며 먹었던, 질기디 질겼던 일명 물소 고기 버팔로 스테이크는 여기선 명함도 못 내밀 수준(그러고보니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우리는 주방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2층 창가에 앉아 식사를 했는데 맛도 청결도도 서비스도 모두 좋았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나만은 아닌듯 식당은 차례를 기다리는 손님들로 미어지고 있었고. 역시나 밀어닥치는 손님들의 수만큼이나 정신없이 불판에서 구워지고 있는 고기들을 보고 있자니 과연 육식을 한다는게 – 그것도 마지막 힌두왕국이라는 네팔에 와서 – 잘하는 짓인가 싶더라만.

 

축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는지 골목길 여기저기서 귓전을 얼얼하게 할 정도로 폭죽을 터뜨려대고 있다. 여전히 전기가 오락가락하는 세계 최빈국 중 하나 네팔, 그 곳의 수도 카트만두.

 

@ 짱 사장님 말씀으로는 축제 기간=휴일이라 오늘 허가서 발행이 안 되었다고 한다. 분위기가 이래서는 내일도 발급이 될 지 확실하지 않다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포카라로 그냥 먼저 갔어야 했나?

 

@ 네팔에서 숙소를 구할 때는 택스 포함 여부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 짱을 오가는 길에 번호 다이얼형 자물쇠를 하나 구입했다. 400루피 부르는 것을 결국 200루피에 샀는데, 이거 잘 산 게 맞는거야? 김원장 말로는 우리와는 달리 여기 사람들은 단 몇 루피만 남아도 일단 팔고 볼 거라며 잘 산거라 하던데.

 

@ 저녁 식사 주문시 그리워하던 레몬 환타를 발견하곤 얼른 시켰다. 6년 전 네팔에서 그 독특한 맛에 많이도 마셨던 레몬 환타. 그런데 어쩐지 내 앞에 등장한 레몬 환타는 색도 맛도 그 때의 그 것이 아니다. 레몬 환타가 바뀌지 않았다면, 바뀐 것은 나일텐데.

 

 

@ 오른쪽 발목에 통증이 생겼다. 아직 산길을 걷지도 않았는데. 산에 가기 싫은 마음이 육체에 힘을 뻗치고 있는 것일지도.

 

@ 날진 물통을 하나 사려고 돌아다녔는데 마음에 드는 것은 700루피나 한다.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비싸다. 산에서 저녁때 뜨거운 물을 받아 녹차 티백 하나 넣고 껴안고 자면 잘 때 따뜻하고 다음 날 산행 중에도 녹차를 마실 수 있어 좋다는 정보를 얻은 터라 물통을 꼭 하나 준비해가려고 했는데… 비싼 가격 때문에 물통 없이 그냥 가야쓰것다.

(한국에 돌아와 지금 인터넷으로 확인해보니 한국에선 그와 비슷하거나 더 비싸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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