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크로아티아에 대해서는 예전에 아쿠아를 통해 소개한 바 있다(http://blog.daum.net/worldtravel/10238739)

 

거기에 더해 오늘 내가 하는 일에 대해 굳이 설명을 달자면, 크로아티아 미공개 사진 모음이랄까... 쿠쿵.

 

 

있을게 다 있는 위의 사진. 아름다운 바다와 (속사정과는 달리 보기에는) 한가로이 떠가는 배, 그리고 파키스탄 라카포시에서 내려온 내가 앉은 자리에서 두 병인가를 연달아 들이키고도 잠시 후 한 병 더 청해 마신 적 있는 환타 오렌지, (여행지에서 또 다른 여행을 준비하는 모습이 썩 맘에 들진 않지만 여하간) 김원장까지. 쿵짝쿵짝.

 

 

 

 

아유~ 김원장, 지금 이 사진을 보니 젊기도 하지. 그러니까 손가락 계산을 해보자면... 당시 김원장은 서른 여섯?

 

 

 

반짝반짝 빛을 내는 포도를 보니 말이야. 여기가 이탈리아 어디래도 그런가보다, 하겠어.

실상 크로아티아를 다니다보면, 아드리아해 건너편 이탈리아, 그 나라가 자꾸 떠올라.

 

 

크로아티아에서 김원장은 인도에서 자르고 한동안 묵혔던 머리를 또 잘랐지. 거기가 자다르였나, 아님 스플릿이었나. 주택가 골목 한 구석에서 발견한 미용실 아주머니는 들어서는 우리를 보고 깜짝 놀랐지. 손에 날카로운 가위를 든 사람은 자기였으면서 말이야. 비록 그 공간이 우리가 그나마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는 영어가 통하는 곳은 아니었지만, 머리 하나 자르는데 뭔 말이 길게 필요할까. 컷, 컷 몇 번 외치면서 손으로 원하는 길이를 대충 표시해주는 것으로 오케이. 머리를 자르면서도 내내 어딘가 한 구석 불안해 보이던 그 주인 아주머니(김원장이 외국인이라고 심히 긴장하신 듯)와 우리를 신기하게 여기던 동네 아주머니겸 손님들의 힐끔거림. 그리고 다소 마음에 안 드는 얼굴이긴 했지만 그래도 깔끔해진 모습으로 의자에서 툴툴털고 일어나던 김원장이 생각나.

 

음... 그리고...

 

지금도 치아파타나 포카치오를 먹을 때면 매번 생각나는 레스토랑이 있는데, 거기가 바로 크로아티아의 한 레스토랑이지.

 

물론 론리를 보고 찾아가긴 했지만, 식당 골목 입구부터 론리에 나온 식당임을 자랑스레 알리던 입간판이 있던 그 곳에서 염치없이 몇 번이고 식전 빵을 요구했던 기억. 내가 어느새 부스러기 몇 개만 남기고 텅 비어버린 큼지막한 빵 바구니를 다시 주방쪽에 들이밀면, 인상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던 주인 아저씨는 커다란 도마 위에 그만큼이나 커다란 빵을 들고 와 기다란 칼로 쓰윽쓰윽 몇 조각이고 썰어 다시 바구니를 채워주곤 했었지. 그 집 빵 말야, 진짜 맛있었거든. 식전 빵이 그렇게 맛있기는 또 처음이었지. 아마 그 때 배가 고팠나봐. 아님 메인 요리가 주책맞을 정도로 늦게 나왔거나.    

 

 

 

 

 

 

코르출라 섬에선 작은 스쿠터를 빌려서 진짜 고 섬 속을 많이도 싸돌아 다녔네. 바다와 면한 시내를 벗어나려면 작은 언덕을 넘어야했는데, 그 때마다 오르막길에서 나 뒤에 태우고 비틀거리며 달리느라 김원장, 고생 많았어요(이래뵈도 초등학교때 담임 선생님의 '참 잘했어요' 톤이어요 ^^;) 그래도 덕분에 아직껏 섬 구석구석이 기억나지 않아? 수녀님들 가득 태우고 우리 옆을 달리던 봉고도 기억나지?

 

  

 

 

 

 

 

 

해안선 경치가 끝내주고, 섬도 많고, 섬을 오가는 각종 배들도 사이즈별로 가득. 그러니까 저렇게 바다 위에도 주유 탱크를 마련해 놓았겠지. 보기 드문 풍경.

 

우리 스쿠터도 어느새 텅 배를 비웠네. 밥 줄께. 내가 좋아하는 철가방 분위기 사진.

 

 

코르출라 섬에서 우리가 빌린 집은 엎어지면 코닿을만큼 시내 한복판과 가까운 한 언덕을 오르다 얼마 오르지 않아 왼편에 있었지. 몇 층짜리였더라? 그다지 높지 않은 층 수를 가진 건물의 1층 공간을 우리가 썼는데, 앞 마당이랍시고 코딱지만한 공간도 있었어. 그러고보니 이 언덕은 그다지 높지도 않았는데, 이 섬에 머무는 동안 꼭대기 한 번 올라가 보질 않았네(아니지, 올라갔었는데 별 거 없어서 실망하고 내려왔던 것도 같아). 그저 반대편으로, 그러니까 제법 화려한 성 같은 게 있고, 마르코폴로 생가가 있고, 수퍼와 기념품샵이 약간 즐비한, 다시 말해 관광지라 말할 수 있는 시내쪽으로만 대부분 드나들었단 말이지.  

 

저렇게 시내 수퍼에서 장 봐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한식 요리랍시고 한국에서도 안 하던 짓을 실험 정신에 입각하여 하곤 했었는데, 밀가루를 잘 못 사는 바람에 찰져야할 수제비 반죽이 아예 죽 되어버린거랑(다음에 나갈 땐 박력분이랑 강력분이랑 공부 좀 해야겠어. 아니, 공부는 뭔 공부야. 그냥 포스트�에 적어 가이드북 어딘가에 붙여둬야지), 프렌치 스타일로 먹겠답시고 스테이크용 고기를 와인에 너무 오래 담궈놓는 바람에 술 냄새 풀풀 나던 스테이크 먹고 취했던 기억은 여태 생생. -_-; 아, 그래도 감자는 나름 잘 볶아 먹었지 않아? 계란찜도 그만하면 성공이지 뭐, 안 그래?   

 

 

 

 

 

크로아티아는 네팔처럼,

여행 전에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여행하면서야 그 진가를 알게 된 나라지.

 

남들은 크로아티아에서도 두브로브니크가 최고라고 하는데,

만약 크로아티아를 다시 가게 된다면 두브로브니크 때문은 아닐 것 같아.  

 

그럼 무엇 때문에?

 

 

 

 

 

 

 

 

답은 스스로가 찾아야지.

 

 

김원장, 댁은 거기서 뭘 찾고 있는거유? 혹 답을 찾은거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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