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하하~ 치치캄마 국립공원에서 벼르던 Otter trail 맛을 봤다 ^^

 

우선 한동안 구경 못했던 인도양에게 안부부터 전하는 시간을 갖고,

 

흐음~ 맞아, 바로 이 냄새야~

 

 

 

 

 

잠시 Storms river의 suspension bridge 방향으로 mouth trail을 밟다가, 

 

 

 

<혹시나 펭귄인줄 알고 얼른 쌍안경을 빼어 들었더니 가마우지였다>

 

 

<수영하는 사람들이 보이는지? 이 곳 바닷물도 참 맑구나>

 

<한가로이 피크닉을 즐기는 부부>

 

아차, 이럴 때가 아니지! 체력이 떨어지기 전에 Otter trail부터 얼렁 다녀오기로 한다.

 

<흠, 은근 겁주는데?>

 

오터 트레일은 눈물 나도록 아름다운 바닷길을 따라 완만한 내리막으로 시작된다. 세상에나, 이런 길이라니!

 

 

 

 

 

 

 

인도양이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파도 소리와 양념처럼 울어대는 바닷새소리를 벗삼아 행복하게 걷다보면 갑자기 제 구역을 침범당한 Bushpig이 걸음아 나 살려라 와그르르 도망을 가기도 한다. 네가 놀란 것에 비하자니 내가 놀란 것은 아무 것도 아니였구나 ^^;

 

트레일 초반, 길이 제법 잘 나있어 역시 서양애들은 엄살이 심해~ 따위의 생각이 들 무렵,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안내문에서 경고(!)했듯이 길은 묘하게 틀어지기 시작한다. 사진과 같은 숲을 잠시 오르락내리락 통과하기도 하고,

 

 

아직 거친 제 모습을 잃지 않은 자갈 투성이의 바닷길을 걷게 되는가 하면,

 

 

 

어느 순간, 아예 길이 사라져 버리는 지경에 이른다(바위를 자세히 보면 노란 곰발바닥 무늬를 그려 놓았는데, 바로 그 발바닥 표시를 따라 바위를 타라는 소리다). 오호.. 이건 내가 극도로 두려워하는 네 발로 기어가는 코스가 아닌가!

 

 

 

<트레일 중 만나게 되는 엄청 커다란 동굴. 용기를 내어 얼마간 들어가보다 무서워 나올 땐 서둘러 뛰어 나와야 했다. 뭐야, 김원장은 안 따라오고 있었잖아?>

 

 

 

<마찬가지로 트레일 중 만난 Rock Dassie. 얘는 여기가 집인지 우리를 주의깊게 노려보기만 할 뿐 도망을 안 간다. 실제로는 제법 덩치가 큰데도 생김새는 은근 귀엽다는>

 

 

김원장처럼 두 발로 성큼성큼 걸어 바위와 바위가 빚어내는 자연 그대로의 길을 뛰어 넘어 가든,

나처럼 네 발로 엉금엉금 기어 바위와 바위 사이의 끝도 안 보이는 틈으로 안 빠지려 노력하며 가든,

결국 우리는 무사히 오늘 트레일의 종착점이자 반환점이 되는 폭포에 도착했다. 아싸~

 

이 루트는 LP에서 추천하는 코스였기도해서 이 폭포가 극히 멋질 줄 알았더니 실제로는 이 폭포보다 이 폭포까지 오가는 길이 백만 스물 두 배 더 멋지다는 사실. 폭포 수량이 많으면 좀 더 그럴싸하려나? 그래도 바다로 곧장 떨어지는 폭포라는 의미는 절대 퇴색되지 않는다.

 

<바위 위에 떡 하니 서 있었을 때에는 나름 멋지더니> 

 

<물 위에 떠 헤엄쳐 가는 모습을 보니 마치 오리 같더구나>

 

<4박 5일 짜리 오터 트레일 전 구간을 하이킹 하는 사람들>

 

<척 보기에도 베테랑 캠퍼로 보이던. 자신의 기름기 남은 식기를 바닷물과 모래를 적절히 이용하여 깨끗이 닦아내는 모습에서 포스가 철철>

 

 

 

 

그들을 부러워하는 것은 이번으로 족하다. 다음엔 내가 직접 하면 되니까.

하지만 오늘 우리는 이쯤에서 그만 돌아가야 한다. 아쉬움을 만족감으로 치환시켜야 할 시간이다.

 

 

 

 

 

 

 

<미안, 결국 뒤집고만 불가사리>

 

<썰물 때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물고기. 어찌보면 쏘가리 삘이 좀 나는 것도 같네 ^^;>

 

 

<끝내 뒤돌아보게 만들던>

 

<역시나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오터 트레일 입구 주차장>

 

<보너스샷. 트레일 막판에 이르자 부슬부슬 가랑비가 내릴 정도로 날이 흐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치치캄마 국립공원에 그만 불이 나고 말았다. 다음날 뉴스에서도 이 소식을 접할 수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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