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태국 푸켓에서 놀다가 방콕을 경유하여 캄보디아 씨엠립으로 갔다.

 


 

1. 푸켓에서 방콕으로의 이동

 

국내선 비행기를 이용했다. 한국을 출발할 때부터 방콕 경유 푸켓행 왕복 항공권을 끊어 방콕에서 stopover 하기로 한 것. 국내선 비행기에선 한 시간 남짓의 짧은 비행이지만 간단한 스낵과 주스 등을 제공한다. 

 

방콕에 도착해서는 하룻밤 머무를 카오산까지 택시로 이동했다. 방콕의 택시비가 매우 저렴하여 인원이 2명 이상만 되어도 공항 리무진과 비교하여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비행기가 도착해서 바로 나와 택시를 잡으려면 긴 줄을 서야할지도 모르고 미터 요금에 50밧을 추가하여 내야 하므로, 되도록이면 도착한 터미널에서 한 층 올라가 비행기가 출발하는 터미널에서 택시를 잡는 편이 좋다. 물론 미터 요금으로 가자고 요구해야 한다. "Meter, pls" 한 마디면 족하다.

 

공항에서 카오산으로 가는 길은 가장 짧은 길로 빠르게 내달리는 것부터 엄청 빙빙 돌아 들어가는 것까지 수 만가지가 있을 것이다. 어디로 어떻게 가든 아예 개인 변기를 가지고 타야한다는 방콕의 rush hour에 걸리면 죽음이다. Rush hour에 택시로 이동하게 되면 우리의 유료 고가 도로에 해당하는 'Toll way'를 이용하는 것이 보다 나은 선택이다. 카오산까지 요금 정산소를 한 번 통과할 수도 있고 두 번 통과할 수도 있다. 공항을 기준으로 설명하면 카오산을 향해 달릴 때 30밧 짜리가 먼저, 40밧 짜리가 나중이다. 이 요금은 승객이 내는 것이다. 우리는 30밧 짜리 한 번만 타고 일반 도로로 내려왔다. 카오산까진 157밧(모두 합쳐 5,700원 정도) 나왔다. 5밧 안팎의 짜투리는 운전기사에게 팁으로 주는 게 일반적이란다.

 

2. 방콕 카오산에서 자기

 

요즘 태국 배낭 여행객들에게 좋은 평을 듣고 있는 몇 숙소 중 가장 저렴한 편에 속하는 '럭키하우스'를 찾아갔다. 카오산 입구에서 멀지 않다(태사랑 요술왕자님의 지도를 참조. 럭키맨션이라 되어 있다 http://thailove.maru.net/bbs/zboard.php?id=basic&page=1&sn1=&divpage=1&category=3&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53).  개인 화장실이 딸린 창문 없는 에어컨룸/창문 있는 에어컨룸이 각각 350밧/400밧이란다. 미리 알고 간 가격보다 각 50밧씩 오른데다가 푸켓에서 잘 머물다 와서인지 요금이 방 수준에 비해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별 도리 없이 창문이 있는 방으로 선택했다(12,000원). 그러나 막상 밤에 자려니까 창 때문인지 오빠가 좀 시끄럽단다. 당연히 휴지도 없고, 수건도 없고…(나중에야 알았는데 수건은 빌려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도 TV와 전화는 있더라.

 

3. 카오산에서 국경 가기

 

국경에서 픽업을 오전 11시 경에 부탁한 터라 일찍 서둘렀다. 새벽 4시 기상, 짐을 싸서 4시 30분에 카오산 길거리에서 택시를 잡아 타고 공항 근처에 위치한 '북부 터미널'로 갔다. 요금은 120밧(3,600원). 20분 소요.

 

터미널 건물 내 30번 창구에서 '아란야쁘라텟'행 5시발 버스 티켓을 샀다(시간표는 태사랑의 요술왕자님 정보를 참조 http://thailove.maru.net/bbs/zboard.php?id=basic&page=1&sn1=&divpage=1&category=2&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37). 1인당 164밧 짜리 좀 더 빠른 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이미 다 팔려 180밧 짜리 버스를 타야 했다(둘 다 에어컨 1등급 버스이지만 후자는 자주 서서 사람들을 내리고 태운다). 요금을 지불하면 창구에서 간단한 스낵과 물 한 병씩을 준다.

방콕에서 캄보디아와 국경을 마주한 도시인 아란야쁘라텟까지는 300 Km가 채 되지 않는다. 우리의 경우 4시간 40분 소요.

 

아침도 제대로 못 먹고 아란야쁘라텟까지 장거리 여행을 했으니 배가 어질어질할 터. 캄보디아까지는 아직도 멀다. 아란야쁘라텟에 도착하면 터미널에서 간단히 끼니를 때우자. 영어 메뉴를 구비해 둔 곳이 있다.

 

아란, 식사

 

아란, 식사

 

<나의 덮밥과 오빠의 쌀국수> 

 

터미널에는 우리같이 국경으로 가고자하는 여행객들을 기다리는 툭툭이 아저씨들이 많이 있다. 국경까지 50밧이라고 들었는데 웬 안내판을 만들어 놓고 60밧이란다. 네고를 시도해보지만 쉽지 않다. "OK, Sixty Bhat(1,800원). Border,pls" 그 더위에 걸어가긴 힘든 거리다. 웬만하면 툭툭을 탈 것.

 

4. 출입국 하기

 

툭툭은 국경에 펼쳐진 시장을 지나 우리를 곧 국경에 내려 놓는다. 출입국 절차는 대부분 줄 서기로 시작된다. 먼저 왼편에 위치한 태국 출국 심사장에 줄을 선다. 특별한 서류는 필요 없다. 여권 안에 태국에 입국할 때 함께 써 두었던 태국 출국 신고서만 있다면. 줄 서고 차례 되면 여권/출국 신고서 내밀고 도장 꽝, 태국 출국 끝.

 

이제 다시 캄보디아를 향해 걷는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걸인/장애인들이 많다. 게다가 우리를 어떻게든 등쳐 먹으려는 삐끼까지 정신이 없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자. 캄보디아는 비자가 필요한 나라이고, 여기까지 온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아직 비자를 안 받은 상태이리라.

 

비자를 받는 데에는 사진 1장과 1,000밧(30,000원)이 필요하다(태국 화폐만 받는다). 출국 심사장을 나와 캄보디아를 향해 걷다보면 작은 다리를 하나 건너게 된다. 보통 길의 왼편을 따라 걷게 되는 우리들에게 국경 비자를 내 주는 곳은 길 건너편인 오른쪽에, 다리가 끝나는 지점 즈음에 있다. 국경에 난립한 카지노들의 간판에 가려 잘 보이지도 않는다. 그러나 그 곳을 지나면 캄보디아 입국 심사장에서 협박 비스무레 한 것을 받고 300밧의 바가지를 써야 한다. 그러므로 태국 출국 심사장을 나오면 차 조심해서 길을 건너자. 그리고 비자를 받은 뒤에는 다시 직진을 한다. 곧 캄보디아 입국 심사장을 만난다. 줄 서고 차례되면 여권/비자/입국 신고서를 내밀고 도장 꽝, 캄보디아 입국.   

 

5. 국경에서 씨엠립 가기

 

캄보디아쪽 국경 도시는 '포이펫'이다. 우리는 이미 씨엠립의 한 한국인 업소인 '서울 가든'에 픽업 및 숙박 예약(http://thailove.maru.net/bbs/zboard.php?id=selgarden)을 부탁해 둔 터였다. 11시부터 기다리고 있을테니 걱정 말라는 confirm까지 받았는데 황당하게도 포이펫 기사분들 중엔 우리 이름을 든 분이 없었다. 혹 오해가 있었을지도 모르니 좀 기다려 보자... 그러나 그 시간, 그 더위에, 잘 알지도 못하는 곳에서, 언제 나타날지도 모르는,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일은, 정말이지 쉽지 않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후두둑...

 

Confirmation mail에 방심한 탓에 전화 번호 하나 적어오질 않았는데... 어쩌나...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마구 소용돌이 치고 있는데 갑자기 문득, 가지고 온 노트북에 전화 번호가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노트북을 켜니 아니나 다를까 저장해 온 여러 정보 속에 짜잔~ 서울 가든 전화 번호를 찾을 수 있었다. 

  

캄보디아는 유선 전화보다 무선 전화가 발달한 곳이다. 그만큼 선진국이냐고? 아니다. 유선조차 아직 제대로 깔리지 못 해 그렇다. 주위를 둘러보니 세 자리 숫자를 가득 써 놓은 booth가 보인다. 옳커니, 저기군. 같은 통신 회사끼리 통화해야 요금이 저렴한 탓에 각 통신회사 회선별로 전화기를 한 대씩 가져다 놓고 있다. 전화 번호를 보여 주니 꾹꾹꾹... 따르릉~ 서울 가든과 통화 후 10분 내 기사분과 무사히 도킹, 비실거리기는 하지만 에어컨이 나오는 자가용 택시로 씨엠립을 향해 출발!

 

주유

 

캄보디아, 주유소

 

캄보디아, 주유소

 

<가는 길에 만난 캄보디아식 주유소>

 

중간 갈림길인 시소폰까지는 포장 도로이고 이후는 거의 비포장이다. 하지만 우리같은 이런 차를 타고 있다면 달릴만 하다. 초창기, 이 루트로 여행한 사람들은 픽업 트럭을 이용했다. 구경만 해도 안다. 픽업 트럭의 악명이 왜 그리 높은지...(물론 지금도 현지인들과 함께 픽업 트럭을 이용하는 여행객들이 있다). 총 거리는 약 150 Km. 열심히 달려 씨엠립의 서울 가든까지 2시간 40분 소요. 편도 25불(혹은 1,000밧=30,000원)/1대.

 


 

캄보디아

 

<흙먼지 풀풀 날리는 포장도로>

 

캄보디아, 점방

 

<세계 어딜가나 우리가 좋아하는 점방^^>

 

참고로 방콕 카오산에서, 씨엠립 시내에서 서로를 오가는 버스표를 판매한다. 시스템은 같다. 아침에 출발지에서 여행객들을 태우고, 점심은 국경 근처에서 먹이고, 국경 통과 시킨 후, 다시 상대편 버스에 태우고 목적지로 보내는 식이다.

 

방콕에서 씨엠립을 향해 갈 때는 국경 근처에서 출입국 수속을 대행하면서 바가지를 씌우는 문제와 수속에 걸리는 시간을 비롯, 캄보디아 내에서 엄청난 거북이의 속도로 달리기 때문에 씨엠립에 어두워진 다음에야 도착한다는 문제, 그리하여 미리 계약된 게스트하우스에 여행객들을 내려 숙박을 유도시킨다는 문제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씨엠립에서 방콕을 향해 갈 때에는 마찬가지로 약속된 에어컨 빅버스가 아닌 창문 열고 달려야 하는 (비좁고 더운) 미니버스에의 문제, 캄보디아 내에서의 거북이 운행 문제, 계약된 식당에서의 맛없는 점심 문제 등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어쨌든 국경에서 비슷한 시간에 서로 여행객을 교환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동에 하루 종일 걸리는 둥 문제는 많지만 가격은 확실히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스케줄에 문제가 없다면 방콕-국경까지는 카지노에서 운행하는 버스를 타는 것도 고려해 볼 만 하다. 저렴하고 편하단다. 다만 운행 시각이 우리와 안 맞아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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