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건데 태국의 푸켓은 감히 아시아 제 1의 휴양지라 일컬어도 손색이 없을 듯 하다. 남북으로 줄줄이 길게 늘어선 해변도 해변이거니와 저렴한 물가에 그만큼의 여행 인프라를 갖춘 곳이 별로 떠오르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하겠다. 물론 인도네시아의 발리나 필리핀의 보라카이 혹은 세부도 그 반열에 올라있다고 해야겠지. 보라카이는 아직 가보지 못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세부는 아직 발리보다 여러 면에서 뒤쳐지는 듯 싶고, 발리는 푸켓과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보다 정적이면서도 묘한 분위기를 지닌 매력적인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하간 푸켓은 푸켓만의 분위기로 세계 각국에서 꾸역꾸역 찾아드는 여러 여행객들을 두 팔 활짝 벌려 맞이하고 있다. 그럼 여기서 질문, 푸켓에서 뭘하고 놀 수 있을까?

 

답: 대략 떠오르는 건 뭐든지 할 수 있다 (겨울 스포츠 등을 제외하고^^; 말이다. 심지어 성형수술 패키지도 있다)

 

때는 바야흐로 정보의 홍수 시대, 더 자세한 정보를 원하시면 직접 찾아 보시라. 이 공간엔 우리가 직접 겪어 그나마 '정보'랍시고 소개를 할 만한 것만 남겨 두리라.

 

★ 팡아만 씨카누

 

제임스본드

푸켓 최고의 관광명소인 팡아만을 배로 누비며 007 시리즈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에 등장하면서 유명해진 제임스본드섬 등을 관광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이용하는 배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패키지로 푸켓을 오게 되면 보통 버스편으로 이동, 코끼리 트레킹하고 고무 농장 구경가고 팡아만의 수락쿤 부두에 도착, 롱테일 보트를 타고 수상 마을로 가서 이슬람식으로 식사를 하고 카누도 타고 제임스본드섬에 들렀다 귀환하는 것이 그 하나요, 다른 하나는 우리처럼 포 부두로 가서 큰 배를 타고 팡아만으로 이동하여 제임스본드 섬을 포함, 4군데 섬(제임스본드/홍/패낙/라와)에 들러 두 차례 카누도 타고 해변에서 자유롭게 놀기도 하는 것이 나머지 하나 되겠다.

 

전자는 이용해 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다만 패키지를 다녀온 사람들의 후기에서 팡아만 투어에 대해 큰 불평불만을 접한 기억이 별로 없으니 나름대로 한 번에 여러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 

 

우리는 프로그램의 충실성에 대해 평판이 보다 낫고 패키지팀과 만나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하고 무엇보다도 오빠가 멀미에 취약하니 당연히 큰 배를 택했다. 예약은 숙소와 마찬가지로 선라이즈의 도움(

http://joyphuket.com/board/boardTop_View.asp?idx=6&s_scroll=&s_key=)을 빌려 1인 1500밧(45,000원. 음, 좀 비싸다...-_-;)을 지불했다. 빠똥을 비롯 수 많은 푸켓의 여행사들이 다양한 가격대로 판매하는 상품이니만큼 발품을 팔면 좀 더 저렴하게 구할 수도 있겠지만, 부두에 나가 보니 다양한 가격대만큼이나 다양한 종류의 배가 출발하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다 그 가격대로 책정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각설하고, 2인 3000밧을 지불하고 바우처를 한 장 받았다. 팡아만 투어를 하기로 약속한 날, 여느 때와 다름없이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있는데 숙소 직원분이 우릴 찾는다. 약속 시간보다 좀 이르게 픽업할 기사분이 온 것. 어라, 약속시간보다 일찍 오기도 하네...

 

바우처 확인 과정을 거치고 봉고스러운 차를 올라타니 이 차는 빠똥에 위치한 몇 군데 숙소를 더 들러 커플, 커플, 세 명의 여성 트리오(모두 한국인^^)를 더 태우고서야 부두로 떠났다. 놀라운 것은 그 두 커플 모두 여보/당신이 아닌, 남친/여친이라는 점. 요즘 젊은이들은 우리때랑 진짜 다르구나~ 우리 헛살았다~ 우리 진짜 늙었다보다~하다보니 어느새 부두에 왔다.

 

다행히 우리가 탈 배에는 우리 차에서 내린 한국인 부대 뿐만 아니라 다국적 인간들이 모여 있다. 구명 조끼 하나씩 꿰어차고 승선, 배는 팡아만을 달린다. 배에는 우리같은 관광객만 타는 것이 아니라 카누 노를 저어주실 분들이 2~3명당 한 명씩 함께 탄다. 우리도 그 중 한 분에게 찜을 당해 두 차례 카누를 탈 때 도움을 받았다.

 

제임스본드

 

카누도우미

 

4곳의 섬을 들리는 순서는 물 때에 따라 달라지지만 제임스본드섬 구경하고, 두 곳의 섬에선 카누 타고 팡아만을 좀 더 가까이 구경하거나 동굴 내부 관광을 한다. 중간에 끼니때가 되면 선상 위에 멋지게 식사를 차려 준다(음료/과일 역시 무료).

 

팡아만투어, 점심

그리고 나머지 한 곳에서는 자유 수영이나 카누를 직접 저어보도록 우리를 풀어 놓는다(우리는 비치의자 두 개를 빌려 그냥 퍼질러 잤다^^;). 그렇게 놀고 먹고 쉬고를 반복하다 돌아오면 어느새 하루가 다 지나가고 있음을 알게 된다.

 

푸켓을 대표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푸켓에 왔으면 한 번쯤 경험해 보는 것이 좋을 듯 싶다.

 


 

★ 마사지

 

이번 여행에 있어 기억에 남는 성과(?)가 있다면 그건 마사지를 원없이 받았다는 것이다. 태국에서 머무는 동안에만 5번을 받았는데 그에 대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1st & 2nd 푸켓 빠똥 비치의 웰니스 센터>

빠똥웰니스

 

홈페이지 : www.patongwellness.com

 

태국에 왔으니 태국 전통 마사지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에 - 인도네시아를 갔다면 또 달랐겠지만 - 이틀 동안 매일 2시간씩 태국 전통 마사지를 받았다. 가격은 450밧(13,500원).

2시간 짜리를 10번 받으면 1시간 무료로 마사지를 해 주는 카드를 만들어 준다. 팁은 시간당 50밧씩 계산해서 100밧(3,000원)/1인씩 주고 나왔다.

괜찮은 샵이라고 해서 갔었는데, 너무 오래간만에 받아보는 마사지라서인지 이게 잘하는 건지, 못하는 건지 판단 내리기가 어려웠다. 어쨌든 마사지가 끝나니 온 몸이 물 먹은 솜처럼 노곤하게 늘어지는 것이 잠을 부른다.^^

비수기라서인지 특별히 예약을 하지 않아도 마사지가 가능했다.  

 

<3rd 로얄 타이 마사지>

 

푸켓 타운의 선라이즈 게스트하우스에 머무를 때 사장님 소개로 가게 된 곳(이름이 정확히 맞는지 잘 모르겠다). 2시간에 240밧(7,200원. 환상적인 금액이다^^) + 팁 별도.

이 곳은 마사지 전에 발도 씻겨 주고, 잠시 기도(?)를 올리고 마사지를 시작한다. 호랑이 연고 냄새가 진동을 하긴 하지만, 음악이 잔잔하니 깔리고 어두컴컴하니 잠이 살살 온다. 오고 갈 때 무료로 태워다 주셔서 정확한 위치는 모르겠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곳.

 

<4th 레저 코너>

 

마찬가지로 푸켓 타운에 위치해 있다. 타운을 쏘다니다가 선라이즈 사장님께 전화해서 근처에 괜찮은 마사지샵이 있냐고 여쭈어 보았더니 이 곳을 소개해 주셨다.

메트로폴 호텔을 마주보고 오른쪽 구석 2층에 위치한 이 곳은 2시간 하고 나니 440밧/1인을 부르더라. 물론 다 안 줬다. 뭔 소리냐, 현지인 가격으로 하기로 선라이즈 사장님 말씀 듣고 왔다, 했다. 선라이즈? 우린 모르는 곳인데, 하며 내숭을 까더라만 결국 240밧/1인 + 팁 별도로 쇼부봤다. 오빠는 다른 곳보다 이 곳 손 맛이 시원하단다.

 

<5th 낸시 마사지>

 

방콕 카오산 홍익인간 근처에 있는 마사지샵이다. 2시간에 300밧(9,000원)/1인인데 카오산의 전반적인 물가는 때에 따라 가격 변동이 조금씩 있는 듯 싶다. 

앞서 받았던 마사지샵들과는 다르게, 카오산의 특성을 십분 반영한 듯이 넓은 홀(하긴, 그다지 넓지도 않다만)에 모르는 남녀와 섞여 누워 받아야 하기 때문에 갈아입을 옷은 커녕 그냥 평상복을 입은 채로 불편하게 마사지를 받아야 한다. 그나마 카오산의 다른 샵보다는 깨끗하다는 말을 듣고 찾아갔는데... 다른 곳은 그럼 어떻다는 야그? -_-;

대신 남자는 남자 마사지사분이 해 주기 때문에(지금까지는 모두 여자분이 해 주셨음) 좀 더 파워풀한 마사지를 원하시는 분은 좋을 듯. 

덧붙여 세계 배낭여행족의 메카, 카오산에서는 짠돌이/짠순이 여행객들이 넘쳐나는 탓에 팁을 안 줘도 용인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고 한다. 그래도 마사지사들의 열악한 근무 조건을 생각해 보면 꼭 주고 싶어지는 것을... 마사지를 마치고 나를 맡았던 분께 먼저 100밧을 드렸다. 받자마자 그 분이 그러더라. "(오빠를 해 줬던 분과) 나눠 가질까요?"

 


 

다음에 다시 푸켓을 간다면, 팡아만 투어 같은 것은 과감히 생략한 채 타운 내나 근교의 괜찮은 숙소를 잡아서 하루에 두 번 정도 - 캬캬캬 - 마사지를 받고 싶다. 저렴한 피자도 기회 삼아 많이 먹고, 오빠를 꼬셔서 근사한 분위기의 레스토랑에서 맛난 안주와 함께 얼음처럼 차가운 맥주를 한 잔 마시고도 싶다. 못 가 본 피피에도 꼭 가서 포인트 좋은 곳에서 스노클링도 원없이 하고 싶다. 그리고, 그리고, 블라블라블라...

 

그런데... 대체... 언제나 다시 가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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