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잤는데도 일찍 눈이 떠졌습니다. 여행 첫 날인데 늦잠을 자는게 이상하겠죠?

 

기차를 타기 전에 시내에 나가보고 싶어졌습니다. 숙소 주인분께 여쭈어보니 나가서 택시를 타야 한답니다. 길을 나섰습니다. 택시를 잡기 전에 조금 걸어보고 싶습니다. 시내 쪽을 향하여 슬슬 걷기 시작하는데 아직 이른 시간인데도 다가오는 사람들이 모두 손에 장바구니를 들고 있습니다. 벌써 장을 봐 온단 말인가? 저희 부부는 이끌린 듯 사람들 손에 들린 장바구니의 행렬을 따라따라 갑니다.

 

아하, 아침에 반짝 서는 도깨비 시장이 있었군요. 이제 말이 필요없는 장 구경이 시작 됩니다. 

 

 

 

 

 

 

 

 

 

 

 

 

 

 

 

 

 

 

 

 

 

 

 

 

육해공군이 다 등장하고 여기에 열대어까지 파니 없는 게 없는 도깨비 시장입니다. 시장 끝 골목에선 의자랑 거울 하나 가져다 놓고 한참 치과 진료 중입니다. 저런 이발소는 많이 봤는데 치과는 좀 생소합니다.

 

 

시장을 통과하여 시내쪽으로 좀 더 걷다가 발견한 월드컵 32강 대진표입니다. 아니, 세계배 = World Cup 대진표네요.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태극 무늬도 약간 삐뚤어졌습니다. 나름 디자인 컨셉인 듯 싶네요. 그러고보니 지난 월드컵 경기 때도 중국이 자기네 땅이라 우기는 티벳에서 보냈는데요 ^^; 중국을 4년 만에 다시 밟는 셈이 되는군요. 계산하기 편합니다.  

 

 

위구르인들의 주식 중 하나인 '낭'입니다. 종류도 몇 가지가 있습니다. 도톰한 피자 도우처럼 생겼는데 갓 구워냈을 때는 따뜻하고 나름 부드럽지만, 식으면 부술 때 이가 아플만큼 아주 딱딱해집니다. 하지만 고소하고 질리지 않는 맛이라 식은 뒤에라도 며칠이고 ^^; 먹을 수 있습니다. 두꺼운 둘레는 대략 싱겁고 눅눅한 '사루비아'(과자) 맛 같고, 얄팍한 안쪽부분은 딱딱하고 두꺼운 '참크래커' 맛이 납니다. 

 

처음에 고른 낭은 이와 다른 낭이었는데 세번째 사진에 있던 위구르인들 직원이 우리가 한국인임을 알고 살갑게 대하며 다른 낭을 권해 주었습니다. 그리하여 제 손에 들어온 낭은 깨가 듬뿍 뿌려진 낭입니다. 이후 기차 안에서 이 낭을 먹는데, 조각을 낼 때마다 깨가 우수수 떨어지더군요. 떨어지는 깨를 보며 그런 이야기를 떠올렸습니다. 꽈배기가 누구랑 싸우는데 자꾸 꽈배기를 툭툭 치니까 꽈배기가 그랬다죠.

 

"치지마, 설탕 떨어져."

 

이 낭이 꼭 그렇습니다.

 

"치지마, 깨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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